9월 첫주말 가족게임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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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4 21:11

8월에 캠핑을 열심히 다녀서 지쳤던 우리 가족의 9월 첫주는 휴식&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토요일부터 빡세게 최근 구매 게임들을 플레이해보고 싶었으나 갑작스럽게 벌초를 가는 바람에 일요일 하루 밖에 게임을 즐기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문명의 시대>

아내와 2인플. 최근 게임 구매를 조금 신중히 하고 있습니다. 대충 알아보고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들을 샀더니 개봉노플이 되거나 1회플 후 방치되는 게임이 너무 많아요. 심지어 밀봉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게임 발매 시 바로 구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회원님들의 후기를 많이 보며 정말 칭찬이 많은 게임들 위주로 한 발 늦게 구매합니다. 비록 출시가보다는 살짝 비싸지만 적당한 행사 때 구매하면 그래도 조금 밖에 차이가 안나서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요.

암튼 문명의 시대 이 게임은 정말 심플합니다. 불가사의 세팅, 문명 카드 세팅하고 액션카드 준비 후 간단히 룰 알려주고 바로 플레이해도 되더라고요. 최근에 조금 중상급(다윈의여정, 트릭케리언 등)의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지 와이프도 아주 쉽게 받아들이고, 나름 머리를 굴려가며 재미있게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게임하는 내내 돈이 너무 궁했다는 점입니다. 기본 세팅으로 해서 초반 라운드에 돈을 벌 수 있는 칸이 사라져서 더욱 가난했던 것 같아요. 이 판에서는 제가 첫 턴에 바빌로니아를 잡아서 매라운드 공짜로 연구를 하면서 연구2개당 1점 주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어떤 문명을 조합해서 마지막 점수 계산에서 승리했습니다. 일단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여러 카드의 조합으로 리플레이성이 높은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어요. 거기에 아직 사용해 보진 않았지만 기술카드 모듈이나 이벤트 넣으면 게임에 변주를 줄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가격 싸고, 컴팩트 해서 어디 가지고 다니기에도 좋고, 30분 정도 커피 마시면서 가볍게 한 판 하기에 아주 좋아서 매우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언더다크의폭군들 2>

큰 아이의 사실상 입문작이 도미니언입니다. 그 때가 6년 전인데요, 하루에 도미니언을 몇 판 씩 했고, 아마도 지금까지 수백판은 했는 것 같아요. 거기다 정말 많은 회원님들이 갓겜의 반열에 올려놓으셔서 너무너무 해보고 싶었던 게임입니다. 출시 특가가 5만원이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 7만원이 넘어서 제발 행사해라 행사해라 하고 기원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행사를 해서 문명의 시대랑 같이 업어 왔습니다. 룰이 정말 간결하더군요. 사실 도미니언에 군사력이 더해지고 지역을 차지하는 부분만 가미하면 되는 거라, 룰마가 잘만 설명하면 도미니언 즐겼던 사람은 5분 정도면 감을 잡고 바로 플레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룰북만 봐도 너무 재미있을 것이 뻔해서 주중에 정~말 열심히 부대토큰과 스파이를 3D 프린터로 출력하고 가문 문양에 페인트마커로 대충 칠해주니 나름 쓸만하게 되었습니다. 와이프, 큰딸과 3인플로 진행했는데, 와 이거 치고박고 장난 아니더군요. 스파이 보내서 주요도시 완전지배 못하게 하고, 부대 암살하거나 교체해 버리고, 정말 직접적인 인터액션이 너무 강해서 행여나 게임의 흐름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엄한 공격하면 마상을 입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처음이라 누가 잘 나가는지 조금 모호할 때 몇 번은 아내와 딸에게 가위바위보 해서 지는 사람 공격한다고 하기도 했어요. 근데. 큰아이는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 따라 계속 아내만 공격해버려서 게임 끝나고는 마음이 상한 아내가 아이와 크게 말다툼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ㅠㅠ 지난번 테포마 때도 아이가 아내만 집중 공격해서 아내가 꼴지, 큰아이가 2등, 제가 1등을 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결과가 나와서 막~ 다투다가 마지막에는 화해를 하며 극적인 모녀 연합이 형성되었습니다. 결론은 주적이 저였던 걸로. 맨날 제가 게임 중에 앓는 소리하면서 뒤로는 조용히 빌드업을 해나가면 막판에 크게 터트린다면서 말이죠. ㅋㅋㅋ 그래서 저는 막내를 꼬셔서 제 편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ㅎㅎㅎ

<아줄 : 마스터 쇼콜라티에>

모녀의 극적 화해 후 치킨을 시켜서 맛있게 뜯어 먹으면서 재미있는 TV도 보면서 밤이 깊어갔습니다. 지난 캠핑에서 아줄 미니를 너무 재미있게 해서 구매한 쇼콜라티에를 오늘의 마지막 게임으로 펼쳤습니다. 3D프린터로 오버레이도 뽑아놓고(시간이 부족해서 제 껀 오늘 만드는 중입니다.ㅎ) 준비를 좀 했습니다. ^^ 타일이 정말 너무 맛있어 보여서(먹고 싶은 마음도 들더라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확실히 타일이 미니에 비해 크고 두꺼워서 손맛이 좋았습니다. 점수트랙에 표시하는 것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손맛도 느낄 겸 아이언클레이칩을 가져와서 했더니 손맛도 더욱 좋았지만, 버린 타일 모으는 트레이가 생겨서 더욱 쓸 만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올초에 아이언클레이200을 중고로 11만5천원에 구매했는데, 이번에 펀딩 가격이 너무 좋더군요. 지금까지 너무 만족스럽게 쓰고 있는데, 예전에 5~6인플로 어떤 게임할 때 1원짜리 살짝 모자라서 아이언클레이100으로 하나 더 살까 봤더니 6만원 후반대여서 그냥 3만원정도 더 내고 200을 하나 더 구매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 살 수도 있고요.ㅎㅎ 다시 게임으로 돌아가 이 날은 최강자인 아내가 술에 취한 상태라 조금 허술한 선택이 잦았고, 매번 잘 하던 큰 아이도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늘 저와 꼴지 싸움을 하던 막내가 점수가 팡팡 터지면서 개인 최고 기록으로 승리를 했습니다. 너무 귀여운 막내라 매우 크게 축하를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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