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솔플 기록과 소개 : Dawn of the Zeds 제드의 새벽 간단 플레이 후기 1[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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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13 오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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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모두 관심 없는 간단 소개 아니면 게임 후기 입니다.

Dawn of the Zeds, 제드의 새벽 입니다. 제목부터 유명한 영화제목이 강렬하게 떠오릅니다. B급 정서의 좀비 콘텐츠와 워게임의 뿌리를 가진 디펜스 요소가 범벅된, 그리고 다인 및 경쟁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지만 1인 솔리테어 플레이가 가장 추천되고 있는 독특한 게임입니다.

*** 건너 뛰어도 좋은 잡설 파-트 ***

1. 긱 평점 8점대에 투표수도 많은 나름 검증된 게임이고, 무려 3판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도 많은데 국내에선 찾기가 힘든것 같습니다. 솔레테어 뿐 아니라 다인 플레이에 대한 평도 썩 나쁘지 않거든요. 테마에 대한 호불호가 너무 강하거나 유사 테마 게임중 강력한 녀석이 버티고 있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기 힘들었던건가 싶었습니다. 심지어 절판되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많이 팔리고 있어요. 국내 쇼핑몰의 해외직구 서비스로도 바로 구매 가능합니다. 왜때문인걸까요?

2. 이유를 찾으러..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긱에서 퍼온 사진 한장입니다.

워...깨알같은 글자들 좀 보세요. 노안 온 사람은 읽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3. 또다시 긱펌 사진입니다.

규칙서가 여섯권이예요. 글자도 많네요. 그만 알아봐야겠습니다.

4. 그래도 오해를 줄이기 위해 작은 변명을 좀 해야겠네요. 규칙서 여섯권은 이유가 있는 여섯권이었습니다. 긱에서는 이 게임의 계단식 규칙설명을 정말 높게 보고 있더랍니다. 과연, 첫 게임인 기본게임(Basic game)부터 5단계 게임까지 세세하고 합리적으로 분리해 놓았습니다. 초보들은 기본게임부터 하면 되고, 익숙해질 수록 테마와 규칙을 조금씩 더해 1,2,3,4,5단계까지 늘려나갈 수 있게 배려 해 놓은 것이지요. 더 익숙해지면 특별게임까지 규칙서 하나를 할애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푸짐한 구성이로군요. 다만, 계단식 구성은 난이도가 아니라 규칙의 복잡성이라는게 함정입니다. 기본게임과 1단계 게임은 규칙이 단순한거지 난이도가 낮은게 아니예요. 오히려 대응책과 사용할 영웅이 적어 더 어려워진다는 평도 많습니다. 물론 제일 복잡한 5 단계는 역시 제일 어렵다고 하긴 하네요.

5. 제목의 ZEDS 부터가 말장난입니다. 좀비를 부르는 두가지 zombie와 dead를 적당히 섞은 단어예요. 게임 안에선 Zombie Epidemic Disease 의 약자라고 주장하는데, 역시 서구식 말장난이죠. 또 한가지, 대결게임중 제드 세력을 플레이 할 때 좀비 뿐 아니라 좀비와 협력하는(?) 사람들도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를 굳이 Un-zeds 라고 부릅니다. 언제드, 언제드...계속 혀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죠.

6. 게임은 B급 좀비 영화를 레퍼런스로 하는걸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놓고 드러내고 있어요. 유명 좀비 영화의 명대사가 여기저기 등장하고, 어디선가 봤던 설정이나 상황들이 튀어나오고(룰북에서 트윙키가 언급되기도 하고), 박스 아트나 카드 디자인에 필름이 그려져 있다던지 이벤트카드는 act(막)으로 구분되어 있다던지, 4단계 게임 이름은 워킹제드(?!)이고 5단계 게임 이름은 심지어 '디렉터스 컷' 입니다. B급 좀비영화나 그에 준하는 크리쳐, 재난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파도파도 끝없이 소재가 쏟아져 나오는 희한한 게임이예요. 작가의 덕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좀비 영화 뿐 아니예요. 게임을 도와주는 특별 카드를 사용하면 석양에서 무법자가 한번 나타나서 도와주고 사라지는데, 이름이 '이스트 클린트우드'랍니다. :p

7. 아컴호러나 죽음마저 죽으리니 시리즈와 유사하게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테마게임인 만큼, 플레이할 수 있는 등장 영웅이 정말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소도시의 시장이나 보안관, 생존주의형 은둔자나 은퇴한 군인, 특수요원 등등이 있습니다. 거기에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루차도르, 시간여행자, 유전자조작 유인원, 개, 말(!), 트럭(!!?)도 있네요. 캐릭터를 무작위로 뽑아서 플레이하게 되는데, 개, 말, 침팬지, 트럭 조합이 나온적도 있습니다. 으응?

8. 재미있는것은 영웅카드 뒷면에 깨알같이 적힌 영웅들의 뒷 이야기가 게임에 어느정도 반영되어 녹아있다는겁니다. 설정들이 따로 놀지 않아요. 존경받는 유능한 시장의 과거는? 왜 정부에선 특수요원을 굳이 이런 깡촌에 발령내게 된걸까요? 모두에게 큰 도움을 주는 시골 의사는 왜 대도시의 큰 병원을 포기하고 이곳으로 오게 된걸까요?

9. 일반 개인 영웅뿐 아니라 영웅적인 시민단체들도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한참 쉬고 계시다가 좀비사태를 듣고 다시 모인 재향군인회(우리로 치면 해벙대 전우회 정도?)라던지, 때리는거 하나만큼은 잘 하는 지역대표 여성 하키팀, 종과 바구니 대신 앞으로 나선 구세군, 뛰어난 머리로 상황을 헤쳐나갈 체스 동호회(!)도 있군요. 심지어 '그냥' 시민도 플레이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몸빵이 괜찮아서 방패로 쓰기도 하구요 -_-

10. 대결 게임을 하게 되면 사용하는 안티 히어로들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재난-크리처물에 나오는 악당들의 클리셰를 적당히 범벅해서 퍼트려놓은 느낌입니다. 정말 유쾌하지요.

11. 여기까지 하고 잡설을 끝내면 좋으련만, 아직 더 남아있답니다. 바로 이 게임에 옅게 묻어있는 워게임의 향기입니다. 사실 제드의 새벽은 일련의 시리즈물 중 '제일 잘나가는 우리 형제' 같은 게임입니다.

12. 제드의 새벽은 Israeli Independence: The First Arab-Israeli War라는 게임으로 시작된 States of Siege 게임시스템 시리즈물중 하나입니다. 1인용 단촐한 워게임 시스템으로, 여러 방면에서 진행되는 정치적 또는 물리적 압박을 선택과 집중으로 막아내는 카드 기반 디펜스 게임입니다. 긱에 등록된 시리즈만 40개 가까이 되는데, 그렇게 썩 잘 나가는 시스템은 아닌지 평점이나 순위가 높은 게임이 딱히 없습니다. 다만 제드의 새벽을 출판한 Victory Point games 에서 제작된 시스템인지라 조금씩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제드의 새벽은 그 와중에 갑자기 튀어나온 잘나가는 이단아입니다. 워게임 시스템의 시리즈중 제일 잘 나가는게 워게임이라고 부르기 조금 뭐한 상황이예요 ;;

13. 그래서 그런지 제드의 새벽의 여러 시스템에 워게임의 향기가 조금씩 남아 있습니다. 전투에 CRT(전투결과표)를 사용하고, 보정으로 쉬프트(raw shift)를 사용하며 캐릭터 중첩(스택) 개념도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워게임을 지우고 테마게임을 덧씌워 놓았지만, (워게임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어라? 이건? 하는 상황이 조금씩 나와요. 신기합니다.

14. 테마게임 좋아하고 서브컬쳐 좋아하는데 워게임도 조금 좋아하던 중(?) 만난 게임이라 너무 마음에 들고 할말이 산더미 같습니다. 이러다가 잡설로 시작해서 잡설로 끝나겠네요. 그만해야겠습니다.

*** 잡설 끄-읕 ***

파밍데일이라고 하는 미국 어딘가의 조용한, 작은 소도시가 배경입니다. ZED 라고 불리워진 알 수 없는 질병이 갑자기 도시를 휩쓸고, 시민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어섰습니다. 다만, 너무 복잡하지는 않게 기본게임같은 느낌으로 일어섰군요.

기본게임의 간단한 진행 후기입니다.

게임 준비입니다. 산악, 고속도로, 교외, 숲의 네군데 트랙에서 좀비들이 몰려오고 우리 영웅들은 무사히 막아내야만 하는 게임입니다. 카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벤트 카드를 하나씩 뒤집고 이벤트 카드가 다 떨어지면 게임도 끝이 납니다.

기본게임은 4명의 영웅과 하나의 시민 영웅으로 도시를 지켜내게 됩니다. 영웅 하나는 직접 선택하고 나머지는 무작위예요.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강캐인 헌트 보안관을 먼저 선택하고, 남은 3명의 영웅은 무작위로 뽑았습니다. 특수요원인 피아자대위, 확장 캐릭터인 근접캐릭터 베티 볼리바르, 생존주의자 존슨씨가 나왔네요. 시민영웅은 12지역 재향군인회 입니다. 전반적으로 사격이 우수한 대신 베티 볼리바르같이 원거리는 아예 못하는 근접 캐릭터가 하나 낑겨 있습니다.

영웅들과 시민영웅, 그리고 공격력 2의 단촐한 시민도 하나 있습니다. 이들은 도시 중심부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어떤 경우든지 좀비가 도시 중심부로 들어오면 바로 게임이 끝나버립니다. 잘 막아내야 할텐데요.

교외는 6짜리 좀비가 등장합니다.

숲의 좀비는 공격력 5입니다.

고속도로는 4, 수월하겠네요.

산악 트랙의 좀비도 4 입니다. 운이 좋습니다.

첫번째 이벤트를 뒤집습니다. 기본게임에선 앞선 세가지 페이즈는 무시하고, 4번째와 5번째 페이즈만 실행합니다. 산악과 숲에서 좀비들이 행동하고, 추가 행동은 4가 주어졌습니다. 심지어 이벤트도 첫 이벤트로 너무 너무 좋은게 나와버렸네요. 모두에게 달달한 공짜 이동입니다.

보안관 헌트는 주변 시민들을 격려해서(닥달해서) 무료로 한번 행동할 수 있게 합니다. 바로 써먹어야죠.

산악 트랙으로 몰려오는 좀비들을 막기 위해 피아자 대위를 급파했습니다. 피아자 대위는 2~4칸까지 장거리 대응이 가능한 원거리 캐릭터 입니다.

11! 처음주터 주사위 운이 좋네요.

피아자 대위의 2칸거리 공격력은 4, 주사위는 11입니다. CRT를 보니 피해 3점입니다.

좀비는 6피해를 받으면 제거됩니다. 3 피해를 받으면 약한쪽으로 뒤집힙니다. 이제 공격력 2의 약한 세력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차저차 해서 게임이 끝났습니다(갑자기?!)

초반 상황이 너무 잘 풀려 그대로 수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너무 좋았네요. 그래도 마지막 종료 이벤트로 시민 하나가 무덤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운이 나빴다고 하기엔 다른 상황들이 너무 좋아서 불평 할 수도 없었습니다.

***

솔리테어 게임 순위에서 항상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길래 호기심에 구매해보았는데, 생각 이상의 게임이었습니다. 우리말로 바꾸는게 좀 힘들었는데, 그 덕분에 이 게임에 녹아있는 서브컬쳐에 대한 향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1인 게임으로 더할 나위 없지만, 2~4인 그리고 대결게임도 손색이 없습니다. 아주 약간 워게임 하는 느낌도 나는게 더 취향에 맞기도 했네요.

좋은 밤 되세요.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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