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쉽 미니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

1,944

2016-6-16 오후 12:40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32

컴포넌트를 개량하고 가꾸면서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특히 생경한 형태로 나온 나무 컴포넌트를 보면 사죽을 못 씁니다. 그런 동지님들을 위해

오래 전 일이지만

푸코쉽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느꼈던 고군분투 작업일지를 소개합니다.

어느날 푸에르토리코 게임을 하던 중에, 선박 타일 위에 올라간 작물이 쓸려 넘어지거나

몇 개를 올려야 하는지 늘 신경쓰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무로 배를 만들고 상품이 들어갈 홈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주간 고민 끝에 모 미술대학 작업실에서 어설픈 초창기 모델을 만들어 다다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호평과 제작 문의를 주셨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단가에 맞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수작업이 아니라 기계 가공을 해야 하는데 나무를 파내는 것이 상당한 비용이 드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레이저를 쏘게 되면 시커멓게 나무가 타게 되어 상품성이 떨어지고, 아니면 선반이라는 기계를 쓰거나, 혹은 드릴로 적당한 높이의 구멍을 파내야 하는데..그렇게 되면 상품이 놓이는 곳이 평평하지 않아 다른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사진은 당시의 아이디어 노트입니다.

암튼 이래 저래 연구 끝에 지금의 모델과 같이 두 판을 만들어 한판은 구멍을 뚫고 밑판을 붙이는 방식을 생각해 냈습니다. 레이저가 두꺼운 판이 아닌 상대적으로 얇은 판을 자르기 때문에 시간이 적게 걸려서 단면이 덜 타게 되고 가공 시간도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그 당시 깔끔하게 떨어지는 결과물을 보고 와이프랑 하이파이브 하던 짜릿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당연한 상식처럼, ‘나무 판을 붙일 때 오공본드를 사용하면 되지’라고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주변에 아무도 아는 분들이 없어서 순간 접착제도 써보고 돼지본드도 써보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그 무렵에 카드 홀드 제작 방법이 떠올랐던 것이니..이래 저래 많은 경험이 된거죠..

암튼 판을 붙이는 이 방법은 나름 획기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왜냐면 마무리가 전 보다 훨씬 깨끗하고, 상품이 놓는 곳이 평평했습니다. 모서리도 살았구요.. 무엇보다 가공비가 엄청 저렴해졌어요. 씨엔씨나 레이저 가공이란 나무의 두께 값에 따라 가격이 심하게 올라가거든요. 긱에서 찾아봐도 이 방식으로 작업하시는 분들을 못 봤으니 나름 방법을 고안해내었다는 자부심도 생기더군요..

제가 만든 푸코쉽은 E1등급 고밀도 엠디에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싼 소재입니다. 사실 일부 원목보다 더 고급 재료입니다. 써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물이 묻으면 종이처럼 뭉개지거나 가볍지 않습니다. 밀도가 높아 묵직합니다.

그런데 작업 중에 한가지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나무 표면에 물이 닿거나 손때가 타면 얼룩이 지는 문제가 생긴거예요..결국 칠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렇다고 손으로 만지는 물건인데 공업용 유성페인트로 칠을 하는 것 아닌 것 같아 천연 염색처리를 하게 된 것인데..이렇게 함으로써 레이저 가공시 모서리가 검게 타서 보기 흉한 것까지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푸코쉽입니다.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나름 오랫동안 고민하고 연구한 거였고 많은 리뷰어님들이 구입해주셨고 칭찬해주셨습니다..자...그러면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구구 절절이 할까요?..

오늘 여러분에게 공개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실 많은 분들이 푸코쉽 일반판에 대한 문의를 주셨고 약속은 해놓고 몇 년째 차일피일 미루었었어요..그런데 드디어 오늘 푸코쉽 미니 일반판을 선보일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노하우가 생기고 꾸준히 작업을 하는 바람에 단가를 많이 낮출 수 있었습니다.

대신에 이전의 10주년보다 크기가 작고 귀여워졌습니다. 일반판을 기준으로 하다보니 상품의 크기가 작아서 배를 더 작게 만들고 가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17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25000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대량 제작한 작업이 품절되었습니다. 이후의 재생산은 소량이라서 단가가 다소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10주년판 푸코쉽이 고가여서 망설였던 분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것이라고 믿습니다. 30개 정도 만들었구요..품절되면 다시 제작 들어갈께요..

그러면 잠깐 작업을 볼께요..10주년이랑 대동소이하지만 몇 부분에서 생김새가 달라졌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반판 푸코의 아우라는 팔각형의 상품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구멍을 팔각형으로 따내었습니다. 워낙 구멍이라는 것이 조형적인 측면으로 볼때 시각적으로 강한 형태들이 반복되는 거라 나머지 형태는 미니멀하게 연출했습니다. 크기에 비해 지나친 장식은 조잡해질 우려가 있었거든요. 제가 아는 푸코를 하시는 유일한 디자인과 교수님도 좋아하시더라구요.

상점도 마찬가지입니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비용을 적은 상점의 간판은 같습니다. 팔각구멍이 상당히 유니크하게 느껴집니다.

보드피아의 메탈코인이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효과가..^^

일단 겹치던 세워놓든 박스에 완전히 수납이 가능하도록 컴팩트하게 디자인했습니다. 그동안 푸코쉽 일반판에 대해 특히 많은 문의를 주셨던 분들.. 좋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죄송하지만 구입을 원하시는 분들은 저의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그럼 늘 행복한 보드라이프 되시구요..

모두 건강하세요.감사합니다. 현재 품절되었습니다. 다음 주 초에 2차 물량 준비해서 올리겠습니다..성원 감사드립니다.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 드림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