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봉사후기 - 스플렌더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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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9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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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스플렌더는 가장 놀라웠던 게임 중에 하나였습니다. 제가 가졌던 엄청난 실망감에 비해 아이들은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친구에게 설명하기 쉬운 규칙.

뚜렷한 목적.

반복적인 행동.

숨김 패가 없어 질문하기 쉬운 환경.

이런 환경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반대로 제겐 너무 단조로운 게임이라 지루했습니다. 아이들과 해서 그런걸지도...)

지긋하게 생각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남자 아이들보단 여자아이들이 스플렌더를 좋아하는 성향이 강했습니다. 특히 사진 속 분홍 옷을 입은 이쁘장한 8살배기 여자아이가 가장 좋아했죠. 거의 틈만나면 "보석게임 해요" 하며 자기 몸뚱이만한 박스를 제게 가져오곤 했습니다.

워낙 어린아이라 "첫 한두판은 져줘야지..." 하며 쉬엄쉬엄 했는데... 어라? 생각보다 게임의 흐름을 잘 캐치하더군요.

물론 첫게임에선 고득점 카드에 필요한 보석확인 / 남의 카드 낚아채기 / 보너스 점수 가져오기 등 상대를 견제하는 요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필요한 카드는 제깍제깍 구입하며 열심히 저를 따라왔습니다. 박스를 보니 10살부터 권장하길래, "음.. 이정도가 한계겠지..." 싶었습니다.

이런저런 요령을 보여주자 "선생님 미워!!!" 하면서도 꾸역꾸역 점수를 챙겨가는게 귀여웠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죠.

제가 90% 정도 실력발휘를 해도 못 이기게 될 줄은 -_-;;

수차례 이후 게임에 익숙해지자, 주변 언니들을 가볍게 격파. 똑똑히 오빠들을 격파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도 두어번 좀 진지하게 덤볐지만 1~2점 차이로 항상 깨지기만 했네요.... 심지어 게임을 하면서 훈수를 두거나, 제가 보석을 모으는걸 보면서 "선생님. 이 카드사고나서 저 카드 사려는거죠. 그럼 아줌마(보너스) 가져올 수 있겠다!" 하고 정확히 제 계획을 맞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쇼핑하는 것 같아 재밌다."

"보석 만지는게 재밌다."

"보석 이쁘다"

이런 말을 하며 늘 노랑박스를 들고다니던 이 꼬마아이...

캐나다로 돌아오며 스플렌더를 센터에 냅다 기증했지만, 사실 이 아이만을 위한 선물이었어요.

아, 캐나다로 돌아오기 약 일주일 전. 이 꼬마와 다른 아이들과 함께 빌더스를 했습니다.

전 빌더스가 좀 더 재밌더군요.

이 아이는 어떨까 싶어,

"A야. 빌더스랑 보석게임(스플렌더)랑 어떤게 더 재밌니?"

하고 물어봤는데... 입을 오물오물하며 대답하더군요.

"음... 빌더스요."

"왜?"

"보석게임은 너무 단순해요. 어떤걸 해야할지 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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