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보드게임한 이야기 - 2023년 6월

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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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7-6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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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캐나다에서 살면서 가족들과 소소하게 취미로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주로 세 아이들 (6학년 아들, 5학년 딸, 2학년 딸)과 보드게임을 하고 간간히 지인들 & 와이프와 간단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혹은 지인들과 즐긴 게임들을 남겨두고 후에 아이들이 크면 찾아보고 싶어서 남겨놓는 후기입니다.

오늘은 2023년 6월에 플레이한 게임들 이야기입니다.

글룸헤이븐 (2인)

올 해 초에 사자의턱을 마무리한 후 시작한 글룸헤이븐입니다. 아직 극초반이라서 대단한 스포일러는 없지만 그래도 열람시는 주의해주세요.

3번째 시나리오를 플레이했습니다. 지난번에 도적 소굴을 소탕하고 나서 3번과 4번 시나리오가 열렸는데, 아무리 봐도 젝세라 (이 친구가 글룸 박스 표지에 나오는 빨간 망토 뒤집어쓴 녀석 맞죠?)는 악역느낌을 풀풀 풍기는지라 4번시나리오를 하고싶었지만, 아들이 3번시나리오를 요청해서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진행 텍스트를 읽으면서 악역이 된 기분을 느끼면서 아들이 후회하더군요.

시나리오 자체는 무난무난하게 깼습니다. 승리조건이 적 전멸이 아니고 일정 수의 적을 섬멸하는거여서 좌우에 돈만 있는 방들은 포기하고 보물상자를 먹기 위해서 턴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플레이했네요.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악당에게 놀아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며 다음번에는 아마 시나리오 4번 아니면 8번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자의턱 때에 2인플로 보이드워든을 할 때에는 초반에 뭐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어서 4~5레벨 될때까지 아들 딜만 믿고 따라가면서 엄청 고생했었는데, 주문직인으로 광역기를 난사하면서 플레이하니 시원시원하고 경험치도 쭉쭉 들어오고 좋더군요. 이번 시나리오를 기점으로 2레벨도 달성해서 새 카드를 사용해볼 다음 시나리오가 기대가 되네요.

처음 글룸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사자의턱을 마무리한 여운이 남아있어서 한 해 내내 주구장창 돌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자주 안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자의턱에서 7~8레벨 캐릭터로 강력한 카드를 사용하다가 갑자기 다시 1레벨 캐릭터를 운용하는 점 + 맵타일로 인해 더욱 길어진 세팅 + 바빠서 길게 보드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이 없음 이 겹쳐서 그런지 한 번 꺼내려면 정말 많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더라구요. 그래도 할 때마다 즐겁게 플레이를 하다보니 꾸준히 하긴 할 것 같은데 이런 속도로 플레이해서야 언제나 끝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프로스트헤이븐은 언제나 구매할지 고민중이었는데 지금 페이스로는 몇 년간은 걱정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ㅎㅎ

랫어탯캣 (4인)

아무래도 일이 바쁜 평일 저녁에는 아이들과 함께 플레이하기에 짧게 할 수 있는 카드게임만큼 좋은 게 없죠. 여러모로 짧은 시간내에 플레이가 가능해서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해서 자주 꺼내게 됩니다만, 결국은 드로우빨이 다 하는 게임이라서 플레이가 쌓일수록 손이 잘 안 가게 되네요.

스컬킹 (4인)

반면에 스컬킹의 경우에는 비딩의 존재로 인해서 손패 운빨을 어느정도 보정해 주기때문에 리플성이 보장되는 갓겜인 것 같습니다. 제 후기에는 뭐 거의 매달마다 나오는 것 같은데 그만큼 많이 돌려도 질리지 않는 좋은 게임이라는 뜻입니다!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2인)

평일 저녁에 친구가 놀러온다기에 게임을 하나 세팅해놓고 플레이 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어떤 게임을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일꾼놓기 게임을 한 번 소개해 보려고 비티컬쳐를 꺼냈습니다. 저도 몇달 전에 구매하고 플레이할 타이밍이 안나와서 계속 기회만 보다가 지난달에 아들이랑 겨우 첫 플레이를 해봤는데요, 확실히 한 번 더 해보니 게임이 굉장히 간결하고 플레이가 쉽더라구요. 친구도 처음 몇 라운드를 진행하고 나니 별 무리없이 쭉쭉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아무래도 본판만으로는 방문객 카드가 강력하다는 말도 많고, 투스카니/라인밸리 확장까지 끼우면 더욱 더 전략성이 늘어난다고 듣긴 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제 기준으로는 본판만으로도 충분히 즐기기 좋은 게임인 것 같고, 확장을 사기에는 그 돈으로 다른 게임을 더 구매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게임을 확장을 사면 오히려 더 플레이를 안 하게 되더라구요. 예를들면 탐험대장 확장을 구매한 후에 바뀐 룰 공부가 귀찮아서 본판까지도 플레이를 안 하게 되는 아르낙 이라던가… 게임은 경험이 있었던 제가 이기긴 했는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보니 이제 2인플 말고 다인플로 플레이가 해 보고 싶네요. 일꾼칸은 세 칸인데 왜 한 칸밖에 가지를 못하는지…

도망자 (2인)

며칠 후에 이번에는 제가 놀러갈 기회가 있어서 2인 전용 게임을 함께 플레이했습니다. 무려 한국에서 공수해온 게임이더라구요. 그동안 제가 너무 해보고 싶었지만 제대로 해 볼 기회가 없었던 히든 무브먼트 류 게임이었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보드에서 이동하는 게 아니라 카드로만 이동하는 게임이었지만, 제가 도망자 역할이었는데 저는 상당히 재밌게 했습니다.

도망자는 숫자를 놓는 룰에 따라서 0부터 오름차순으로 카드를 뒤집어서 내려놓고, 추격자는 숨겨진 카드의 숫자를 추리해 나가면서 카드를 뒤집어야 하는데, 한 번에 하나의 숫자만 말해서 천천히 안전하게 추격해 가거나, 한 번에 여러개의 숫자를 말해서 한번에 추격해 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러 숫자를 한 번에 부르면 모든 숫자의 카드가 내려져 있을 경우에만 카드를 공개하고 하나라도 틀린 숫자를 말하면 카드를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해서 내려놓은 카드를 추격자가 전부 뒤집거나, 도망자가 42의 카드를 내려놓게 되면 게임이 끝납니다.

게임의 중반부에 친구가 미친듯이 추격해 오면서 지는 줄 알았는데, 친구가 후반부 높은 숫자의 카드들을 별로 드로우를 안 해 가는 바람에 친구의 뒷심 부족으로 간신히 이겼네요. 저는 상당히 재밌게 했고, 다음에 시간적 기회가 된다면 역할도 바꿔가면서 몇 번 더 플레이하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계속해서 플레이가 쌓이다보면 초반에 선택 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정해져 있다보니 리플성이 엄청나게 높을 것 같지는 않은 게임입니다. 그래도 물론 아직까지는 한 게임밖에 못 해 봤으니 다음에도 할 수 있으면 해 봐야죠!

하이브 (2인)

도망자를 플레이 한 후에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하이브를 플레이했는데, 도망자와는 반대로 하이브의 경우는 플레이가 쌓일수록 게임이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원래도 한국에서 학생이던 시절에 친구들과 장기를 엄청나게 뒀었는데, 요런 추상전략류 게임이 전 취향에도 잘 맞고 좋은 것 같아요. 이제는 친구랑 몇 번 플레이가 쌓이다보니 게임 한 판의 시간도 길어지면서 점점 고민할 것도 많아지고 이런게 참 재밌네요. 물론 이제 이런 추상전략류 게임의 단점은 아무래도 계속 같은 사람과만 플레이를 하다보면 플레이가 고착화 될 것이고, 그렇다고 아예 처음 게임을 하는 새로운 사람과 플레이를 하게되면 경험에서 나오는 실력 차이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아레나로 플레이하거나 하면 해결될 일이지만 저는 보드게임은 꼭 오프라인으로 실물을 만지면서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리고 인터넷으로 하면 제가 일방적으로 당할 확률이 99%다보니…) 앞으로 어찌될지는 모르겠네요.

워체스트 (2인)

큰아들과의 2인플도 꾸준히 돌아갔습니다. 아들이 드래프팅하는걸 귀찮아해서 그냥 5장씩 랜덤으로 카드를 받고 그 중에서 4장을 뽑았는데, 저는 기병 / 경기병 / 창기병 / 궁수, 아들은 보병 / 용병 / 검사 / 석궁사수 라는, 기동성과 사거리에서 압도하는 제가 보기엔 너무 일방적인 조합이 나와버렸네요. 제가 다시 뽑자고 제안을 해봤지만 아들이 그냥 해보자고 해서 플레이했는데, 예상대로 일방적으로 달려서 게임을 끝내버렸습니다… 제가 워체스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유닛이 기병이랑 경기병인데 둘이 다 나와준게 너무 컸네요.

워체스트는 토큰이 주는 손맛도 너무 좋고, 추상전략의 맛을 살려주는 플레이 방식에, 토큰 드래프팅으로 운빨을 추가해줘서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결국은 아무리 토큰 숫자 비율을 보정해봐도 토큰 드로우의 운빨이 아예 없을수는 없어서 완벽한 추상전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시겠지만, 그래도 위에 하이브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력에 대한 차이가 어느정도 보정이 되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아요. 확장을 추가하면 리플성도 늘어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본판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게 즐기고 있어서 확장이 굳이 필요하진 않은 것 같아요. 지금도 16개의 병종중에 8개밖에 사용을 안하니까요… 혹 4인플로 꾸준히 돌리는 날이 와서 12개의 병종을 계속 사용하게 된다면 확장을 고민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그때는 확장을 구하기 힘들어지겠지요…)

산토리니 (2인)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추상전략 게임인 산토리니도 플레이했습니다. 그냥 룰만 봐서는 엄청 건조한 추상전략 게임인데, 솔직히 컴포가 너무 이쁜 것 같아요. 그리고 워체스트의 토큰 운빨들처럼, 신 카드들이 비대칭성을 주면서 게임의 재미를 더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아들이랑 플레이할때는 신 카드를 꼭 끼고 플레이하는데, 추상전략을 좋아하는 사람과 할 때는 신 카드 없이 기본룰만으로 플레이하면 또 그 자체에서 오는 수싸움의 재미가 있지요

이날도 3장씩 카드를 뽑아서 3판 2선승제로 플레이했네요. 제가 메두사랑 비아 카드가 나와서 2승 1패로 이겼는데, 산토리니를 아들이랑 정말 많이 플레이 해봤지만 상대방을 보드에서 아예 제거해 버릴 수 있는 신들이 너무 강력한 것 같아요. 아차하는 사이에 캐릭터 하나를 잃게되면 게임이 확 기울어지게 되네요.

사그라다 (4인)

제가 쓴 5월 후기를 보시면 캐나다 휴일을 맞아서 여러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여러 보드게임을 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 당시에 몇몇 게임을 즐기고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얼마 후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지요.

친구: 덜키야, 지난번에 사람들이랑 모여서 같이 보드게임 하니까 너무 좋더라. 앞으로 시간 나는 사람들끼리 몇몇 모여서 꾸준히 보드게임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저: 오 나는 좋지, 그때 모였던 학생들이 보드게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으니 우선 그 친구들부터 연락해서 모이면 좋겠다.
친구: 그래 그러면 너가 모임장을 해
저: ?????

그렇게 얼떨결에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려서 작은 모임을 한번 준비해 봤는데, 대학생 친구는 여름방학이지만 이사준비로 바쁘고, 고등학생 친구들은 기말고사 준비로 시간을 내기 힘들어 하더라구요… 장소는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서 일단 저희 집으로 모이기로 하고 노력 끝에 저, 친구, 고등학생 친구, 고등학생 친구의 동생 이렇게 4인이 최초로 오직! 보드게임을! 하기위해! 날을 잡고 모였습니다.

날을 잡은 시점부터 어떤 보드게임을 할지 엄청나게 고민을 했는데요, 친구는 브라스를 강추했지만… 처음 모임부터 브라스 같은걸 들이밀면 모임이 파토날게 뻔하기 때문에… 일단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볼 수 없는” 게임 이면서 “비주얼이 좋고", “룰이 쉽고", “고민할 거리가 많고",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인터랙션이 너무 심하지 않은" 게임을 고민하다가 사그라다를 골랐습니다. 사실은 얼마전에 구매해놓고 아직 플레이를 못 해본 니다밸리르가 너무 해보고 싶었지만 비주얼에서 탈락…

간단히 룰 설명이 끝나고 한 게임을 돌려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한 게임만 하고 다른 게임도 시도해 볼 생각이었는데 첫 게임이 끝나자마자 “다음판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판 더"를 외친 고등학생 친구 덕분에 한 게임 더 돌렸네요. 보드게임 하나를 두 번 연이어서 한 게 얼마만인지… 그렇게 두 번째 판 까지 하면서 나온 평가는 “이 게임은 진짜 사야겠다". 토요일 오후에 약 3시간 정도밖에 모이지 못한 날이어서 사그라다 두 게임 후에 아쉽게 접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헤비한 게임을 꺼내진 못했지만 이정도면 굉장히 성공적인 모임이었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기세를 몰아서 다음 모임을 준비해 보려고 했으나, 이 날 왔었던 학생이 6월말에 학교가 끝나고 8월말까지 한국을 들어가는 바람에 다음 모임은 또 언제나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네요;; 과연 7월에도 모임을 가질 수 있을 지… 한 번 노력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팔레오 (4인)

아이들과 간만에 팔레오를 돌렸습니다. 지난번에 A+B 모듈의 첫번째 시나리오를 클리어했으니 이번에는 C+D 모듈의 두번째 시나리오를 플레이했는데요… 아 어렵더군요… 처음 1~2일 사이에 미래를 위한 빌드업을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당장의 재료 찾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결국에는 음식이 모자라서 다같이 굶어죽고 말았습니다… 4인 플레이는 각각 돌아오는 턴도 짧은데 첫날밤부터 음식이 8개씩 필요하다 보니 좀 어렵긴 하네요. 매 턴마다 카드가 4장씩 나오는데 자꾸 1~2장씩 능력이 부족해서 날리다 보니 어렵긴 합니다. 다음에 또 언제 기회가 될진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매뉴얼 추천 시나리오는 전부 깨 보고 싶은데 그런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세븐원더스: 듀얼 (2인)

6월의 한 주말 친구집에 놀러갔습니다. 와이프는 친구 부인과 여자애들을 데리고 다른 곳에 놀러가고, 친구 아들과 제 큰아들은 따로 놀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친구와 함께 보드게임을 펼쳤습니다. 우선 친구가 아직 뜯어보지 못했다고 하는 세듀 본판을 플레이했습니다. 이 게임은 몇년전에 제가 처음 친구에게 보드게임을 영업할 때에 돌렸던 게임인데요, 친구 말로는 엄청 재밌었던 기억은 나는데 룰이 기억이 안난다고 해서, 저도 룰북을 빨리 훑어서 자잘한 부분을 파악하고 두 게임을 내리 플레이했습니다. 첫 게임은 제가 과학승리로 승리하고 두 번째 게임은 제가 군사승리를 노리고 열심히 밀어붙였지만 열심히 방어한 친구를 상대로 게임을 끝내지 못하고, 뒤늦게 9점짜리 원더까지 지으면서 따라가봤지만 결국 2점차로 제가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이 저랑 세듀를 플레이 해 주질 않아서 저도 정말 오래간만에 플레이 했는데, 정말 재밌더군요… 저는 필수확장이라고 하는 판테온만 구매해 놓은 상태이고, 이미 박스 하나로 정리까지 끝낸 상태여서 집에서는 항상 확장 포함으로만 돌린지 좀 됐었는데, 본판의 그 깔끔한 맛을 오랫만에 즐기니 너무 좋더라구요. 역시 여러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고평가를 받는 게임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도 다시 한 번 즐겨보고 싶은데 아직 기회가 없네요 ㅎㅎ 언젠가는 또 즐길 날이 오겠지요.

패치워크 (2인)

세듀를 이어서 또 다른 2인 전용게임 패치워크를 돌렸습니다. 제가 타일놓기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원래 참 좋아하는 게임인데, 세듀를 하고 바로 이어서 하니 또 뭔가 약간 밋밋한 느낌이 있더라구요? 뭔가 조금 더 인터렉션도 있고 눈에 보이는 경쟁이 있는 게임을 하고 이어서 플레이를 하니 갑자기 너무 심심해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초반에 구매한 몇몇 단추 타일들이 스노우볼을 굴려서 점수차도 상당히 많이 나게 한쪽으로 쏠린 게임이었어서 이날은 조금 아쉬운 게임이 되고 말았네요.

스플렌더: 듀얼 (2인)

패치워크를 이어서 제가 부탁해서 플레이하게 된 스듀입니다. 세븐원더스 듀얼과 같은 브루노 카탈라님의 작품인데, 이 게임도 스플렌더 본판보다 2인플을 훨씬 재밌게 풀어낸 명작이죠. 패치워크를 하면서 세듀보다는 아쉽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스플렌더 듀얼을 하면서는 확실히 세듀와는 다른 엔진빌딩의 느낌이 정말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은 제가 초반부터 카드를 잘못 모아서 제가 모은 카드들의 할인 보너스랑 바닥에 깔린 카드들의 시너지가 너무 안 좋았고, 반대로 친구는 제대로 엔진을 굴려서 제가 상당히 큰 차이로 졌네요. 지긴 했지만 너무 재밌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이 아니라서 친구 집에 갈때만 이렇게 플레이 할 수 있는데, 제가 직접 구매하기엔 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취향의 게임은 아니라서 망설이고 있네요.

카르카손 (2인)

스듀를 끝내고 저녁을 먹은 후에 친구와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게임은 카르카손 입니다. 친구가 클래식한 보드게임을 해보고 싶다 라고 해서 친구 컬렉션을 쭉 둘러보다가 고른 게임이지요. 일단 친구의 첫 게임이기도 하고, 저도 굉장히 오랜만에 플레이 하는거라서 본판에 포함된 강 확장이나 수도사 확장도 빼고, 농부도 빼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이 날은 저 사진 중앙에 엄청나게 큰 성을 두고 쟁탈전이 어마어마했는데요… 친구가 먼저 짓기 시작한 성에 제가 일꾼을 둘 넣으면서 점수를 뺏으려 했으나 결국 막판에 친구가 역으로 일꾼 둘을 추가로 넣으면서 점수를 독식해 버렸습니다;; 저 성에서만 40점을 얻어간 친구는 저랑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차이를 벌려버렸고 타일이 약 10개쯤 남은 상황에서 GG치고 게임을 끝냈네요. 간단한 룰이지만 역시 언제해도 재밌는 명작입니다. 2000년에 나온 작품이니 벌써 23년이나 된 게임인데 오랜 시간이 들어도 이렇게 사랑을 받는 게임에는 확실히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라비린스 (3인)

6월의 마지막 게임은 첫째, 막내와 함께 가볍게 즐긴 라비린스 입니다. 제가 머리가 많이 굳었는지 이 날은 제 목표로 갈 수 있는 길을 못 찾아서 계속 헤매고 있는 사이에, 막내가 목표카드 3~4장을 연이어서 성공하면서 압도적으로 1등으로 게임을 끝냈네요. 막내도 이제 9월이면 3학년이니 조금 더 복잡한 보드게임을 가르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몇 달 전에 휘슬 마운틴도 문제없이 플레이 했었으니 아마 어지간한 2점 중후반대 보드게임은 조금만 노력하면 플레이가 될 것 같은데 기회를 잡기가 영 쉽지 않군요.

2023년 6월에 플레이한 게임은 여기까지입니다.
요즘 들어서 여럿이 하는 보드게임에 맛을 조금씩 보면서 2인플만으로는 만족하기 힘든 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ㅠ
3~4인플 유로전략 게임을 매 달 돌릴 수 있는 그 때까지 한 번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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