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6월(1/2)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 후기입니다. (10차)

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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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10 오후 9:37

IP: 1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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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라쓰입니다.

그간 회사 동료들과 2번의 모임이 있었고, 추가로 차씨 톡방 모임도 참석하여 6월 중순까지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아직 6월이 남아 있지만 한번에 후기를 올리면 너무 길어질까 2주간의 후기를 먼저 쓰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동료들 모임과 함께 톡방 모임 이야기를 추가로 풀어보겠습니다~.

* 지난 2021년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8791&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1625&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1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1869&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2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118&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3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555&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4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738&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5월(1/2)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952&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5월(2/2)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3015&tb=community_post

5월 31일. 수요일.

"이씨.. 저 이번주는 참석이 힘들거 같습니다.. ㅠ"

"아~ 그러면 뭐 어쩔 수 없죠. ㅎㅎ"

토요일에 예정되어 있던 모임은 고씨와 임씨가 참석하여 3인으로 진행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임씨가 개인 사정으로 참석이 힘들다 연락이 왔습니다.

오랜만에 연휴가 시작되는만큼 다른 동료들도 여행일정 등이 잡혀 있어, 다들 참석이 힘들다 하더군요.

"선생님... 듄이... 듄이 너무 하고 싶어요. ㅠㅠ"

"고씨... 간절하시군요... 저도 간절하긴 한데.. ㅠㅠ 어쩔수가 없습니다."

고씨의 간절한? 부탁에도 임씨는 참석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이렇게 이번 토요일 모임은 캔슬이 되는가 싶었습니다.

고민고민 하다 고씨에게 톡방 사람들과 조인트가 어떨지 물어보았습니다.

우려와는 다르게 고씨는 두팔벌려 너무 좋다고 반기더군요. ^^

다행히 톡방에서도 차씨가 참석 가능하다고 하셔서, 이번 모임은 집주인 이씨와 고씨, 차씨 3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토요일 모임이 너무 기다려졌어요~.

6월 2일. 토요일.

"아이고~ 처음 뵙겠습니다~"

"어서오십쇼~. 환영합니다~"

"와~ 거실 너무 멋진데요. 여기는 정말 완벽한 보드게임 공간이네요 ^^"

거실 사진은 멋지게 차씨가 찍어주셨네요. ^^

서로 초면인 차씨와 고씨를 소개시켜 드리고, 잠시 보드게임에 대한 스몰 토크를 오갔습니다.

자, 첫 게임은 팬암입니다.

팬암은 지난 2월 의씨 모임 이후로 4개월만에 꺼내보네요.

팬암은 과거의 미국 항공사 팬암을 테마로 하여, 항로를 통해 돈을 벌고 팬암 주식(승점)을 사들이는 간단한 일꾼놓기 게임입니다.

7라운드로 진행되는데 라운드마다 팬암 주식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번 라운드에 주식을 살지 존버할지 선택하는 운 요소가 있습니다.

"저는 게임 즐기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요. 항상 2등 정도만 하려고 합니다~."

"와우... 차씨, 그런거 치고는 너무 잘 하시는데요? ㅎㅎ"

차씨는 뉴델리, 캘커타, 홍콩을 아우르는 아시아 지역에 항로를 놓아서 돈줄을 뽑아내고 있었습니다.

6라운드까지 팬암 주식변동이 크지 않았고, 편온하게 게임이 마무리 되나 생각되는 찰라.

마지막 라운드에 '시대의 끝' 이벤트가 뽑혔네요.

6원 정도 하던 팬암 주식이 순식간에 11원으로 뛰었습니다.

매 라운드 항로를 팬암에 매각하여 싼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해 온 저나 고씨보다, 항로를 안 팔고 존버해 온 차씨가 입은 타격은 컸습니다.

이어서 라운드가 종료되고 서로 획득한 팬암 주식을 공개했습니다.

저와 고씨가 20주, 차씨가 19주입니다. 동점일 경우 돈을 더 많이 소지한 제가 승리합니다. ㅎㅎ

"자! 굿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이겼네요. ㅎㅎ"

"잠시만요! 저 사실... 이런거 있습니다."

고씨는 게임중 황금열쇠 카드?를 공개하며 주식 1주를 가져가더군요.

아... 고씨의 승리구나... 그렇게 여긴 순간! 갑자기 차씨가 외쳤습니다.

"잠깐만요!!! 저는 사실... 3장이나 있습니다. ㅎㅎ"

"와... 차씨가 22주로 승리네요."

"영화에서 포커칠 때 나오는 장면 보는줄 알았어요. ㅋㅋ"

첫 게임은 차씨의 역전승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자, 오랜만에 새로 배운 게임은 두번씩 돌려줘야 안 잊어먹는 법이죠~.

이어서 재시작 된 두번째 팬암입니다.

두번째 게임에서는 다행히? 비밀 주식 운은 크게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ㅎㅎ

초반부터 지역 카드와 공항을 통해 유럽권 항로를 구축한 제가 무난하게 20주로 승리했네요.

"와~ 팬암 간단한데 운 요소도 있고 너무 재밌네요."

"저도 팬암은 지난 아마존 핫딜때 샀다가 펀칭도 안하고 있어서 방출하려 했었는데... 이거 완전 재밌는데요?!"

첫 게임으로 팬암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이어서 펼친 게임은 요즘 엄청나게 빠져있는 듄입니다.

듄은 불멸 확장 이후 현재 긱순위 8위까지 올라와 있더군요.

차씨도 듄에 진심이셔서 저희집에 오실 때 컴포 업글에 매트까지 챙겨서 오셨습니다.

이번 듄은 차씨가 가져오신 것으로 진행했습니다. 아쉬웠던 나무 컴포들이 엄청 멋지게 바꼈습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첫 판!

저는 팩션 동맹들을 챙겨갔고, 고씨는 연구 트랙을 올리며 승점을 내고 있었습니다.

둘이 선두 경쟁을 하는 사이, 마지막에 고씨가 먼저 승점 12점을 내며 끝이 났습니다.

군사력을 비축해 오던 차씨는 제대로 날개를 펼쳐 보지도 못하고 끝났네요.

"테마도 훌륭하고 졌지만 너무 재밌었습니다."

"선생님... 듄이... 듄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ㅋㅋㅋ"

"듄은 정말 영화도 그렇고 게임 몰입도가 미쳤네요. ㅎㅎ"

다들 듄 찬양을 이어가며 두번째 재시작을 준비하고 있었죠.

듄은 오리지널 캐릭터들도 굉장히 매력있고 재밌지만, 최근 팬메이드 캐릭터들이 긱에 올라오면서 또 다른 재미를 주더군요.

보드라이프에도 GoodDS님께서 12개의 팬메이드 확장을 올려주셔서 이번에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번째 판!

이번에는 각자 팬 메이드 확장 캐릭터 1장씩을 랜덤으로 받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하코넨 가문 인물로. 점령지역에 있는 드레드노트를 주둔지에 있는 것처럼 취급할수도 있고, 인장 효과로 카드 폐기가 용이했습니다.

차씨는 뮤텔리 가문 인물로. 세모 지역에 들어갈때마다 카드를 버리고 새로 받을수 있으며, 인장 효과로는 스파이스 2개를 내어 설득 6점 이하 카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씨는 베네 틀라이락스 인물로. 언제라도 인장 카드를 버려서 책략 카드 및 스파이스를 받을 수 있고, 인장 효과로는 다른 사람의 인장 효과를 베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와~ 팬메이드 캐릭터에요? 능력들이 다들 너무 좋다!"

"그래서 보통 팬메이드와 오리지널 섞지 말고 하라고 하네요."

"오! 좋아. 그럼 셋 다 팬메이드 한 장씩 받고 가시죠! 크~ 너무 재밌다!!!"

첫 번째 판때와는 다르게 차씨는 플레이가 날카로워졌습니다.

차씨는 길드와 베네게세리트 동맹을 쓸어가며 승점을 챙겨갔고 고씨는 연구트랙으로 승점을 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드레드노트 2대를 빠르게 뽑고 초기 카드들을 폐기하며, 덱을 압축한 덕에 전투 보상을 톡톡히 챙겨가고 있었죠.

프레멘과 황제까지 동맹을 차지해서 제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을때, 급작스레 차씨에게 황제 동맹을 빼앗기며 동점이 되었습니다.

다들 각자 엎치락 뒷치락 하며 선두 경쟁을 하는 사이, 그리고 어느덧 마지막 라운드까지 왔습니다.

마지막 교전은 카르타고 대전투로. 승점을 2개나 주는 이번 전투로 승부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아니 게임 2등으로 만족하신다는분 어디가셨나요? ㅋ 이러다 1등 하시겠는데요? ㅎㅎ"

"캬~ 이번판은 승리가 보입니다!!"

"저는 망했습니다. 2등이나 노려야지, 차씨 전투력이 어마어마 하네요."

마지막 라운드기에 군력을 아낄 필요가 없습니다.

싸그리 내보내야 하는데... 캐릭터 능력으로 그간 세모와 동그라이 카드들을 마구 폐기했더니 손에 팩션 카드 5장만 잡히더군요.

그나마 프레멘에 들어가서 드레드 노트 2개는 어찌어찌 교전 지역에 투입 시켜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개 차례.

파란색 차씨의 전투력은 23점. 녹색 고씨의 전투력은 21점입니다.

저는 기술카드와 드레드노트 2대로 꼴랑 10점 이었습니다.

"자~, 이대로 끝인가요? 제 전투력이 가장 높네요. 그러면 제가 승자..."

"잠깐만요! 저 책략카드 모아 놓은게 좀 있어서요.."

저는 마지막 라운드까지 비축해 놓은 전투 책략 카드 4장을 하나씩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제 전투력은 최종 28점까지 급상승하며 대 역전극이 벌어졌죠.

"와!!! 이씨 미쳤다. 책략으로 전투력이 18점이나 더 올라간다고??"

"덱빌딩 잘못해서 도시나 사막에 못들어갔는데, 마지막 전투는 정말 책략 하나에 목숨 걸었습니다. ㅋ"

"와~ 이씨 인정입니다. 잠시나마 우승을 보았는데.. 헛된 꿈이었네요. ㅋㅋㅋ"

듄 두번째 판은 다채로운 팬메이드 캐릭터로 또 다른 재미를 보았고.

거기에 추가로 짜릿한 역전극을 이뤄냈기에, 승리의 뽕맛이 유독 컸던 것 같습니다.

정말 음모와 책략의 테마가 살아있는 듄!

책장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주저없이 듄을 추천드리겠습니다!

6월 5일. 월요일.

이 날은 징검다리 권장 휴무일로, 톡방에서 한달 전부터 다들 연차내고 모이기로 한 날입니다.

안씨는 인천에서 목공소와 카페를 운영하시는데 이번 모임장소는 안씨네 카페입니다~.

파주에서 인천까지 1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아침 9시 15분즘 도착하니 주인장 안씨가 반기며 마중나와 주셨습니다.

안씨는 지난 5월 차씨댁 모임에서 뵌 적이 있어서, 이번이 두번째 재회였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니 먼저 온 송씨가 주방에서 나오시며 반겨주시더군요.

"아이고~ 먼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씨는 지난번 뵈었었고, 송씨는 처음 뵙겠습니다~."

"이씨, 반갑습니다~. 오늘 엄청 기대됩니다."

안씨네 카페는 층고가 높고, 통유리 창을 통해 탁 트이는 전망이 기가 막혔습니다.

층고가 높아서인지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는 더욱 울림이 좋았으며, 최고급 원두로 내린 커피향으로 분위기가 정말 아늑했습니다.

이 날은 카페도 다 닫고 보드게임을 위해 세팅까지 해 놓으셨더군요.

여기가 천국인가 싶었습니다.

모임 멤버는 카페 주인장 안씨와 저(이씨), 송씨. 그리고 아직 도착하지 않으신 스씨입니다.

스씨가 약 1시간 정도 늦는다고 하여, 3명이서 짧막하게 할 수 있는 게임을 하나 챙겨왔습니다.

위너스 서클입니다.

라이너 크니치아 작가님의 경마 도박 게임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업용 파티 게임입니다.

워낙 유명한 게임인데, 보드피아판 구하기가 힘들어 다들 처음 해보신다 하더군요.

간단히 3분 룰 설명을 마치고 1라운드 정도만 진행했습니다.

원래는 3라운드 게임이지만, 오늘은 더 큰 게임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1라운드만으로 마무리 지었네요.

게임은 굴릴 때마다 주사위 운이 어마어마 했던 송씨가 크게 따셨습니다~.

저는 잘못된 얼그레이에 배팅해서 그만.. 딴 만큼 다 잃었네요. ㅋㅋ

게임이 마무리 될 때즘 마지막 멤버 스씨가 도착하셨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씨입니다."

"넹 스씨입니다. ㅎㅎ 다들 일찍 오셨나 보네요."

"예~ 그럼 다 모였으니 본 게임으로 넘어가실까요~."

오전의 메인 게임은 우드크래프트입니다.

웨이트가 3.8 정도 되는 묵직한 게임인데, 목공소도 운영하시는 주인장 안씨께서 룰마를 맡아주셨습니다.

처음 룰마 해보신다고 하시는데, 엄청 차분하고 상세히 룰 설명 해주셔서 진행에 전혀 무리가 없었어요.

우드크래프트는 말 그대로 나무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드는, 목공예를 테마로 한 게임입니다.

프라하의 작가인 블라디미르 소치님이 디자인 하신 게임이지요.

중앙 보드판에는 원형 모양의 톱날이 있는데, 자신의 차례가 되면 톱날 위에 있는 액션타일 하나를 뽑아들고 사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사용한 액션 타일은 원형 톱날의 다음 사분면으로 이동시킵니다.

이에 따라서 플레이어들에게 간택?받지 못한 액션 타일은 보너스가 강력해지는 잇점이 생깁니다.

액션 타일들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조수를 데려오거나, 작업장을 업그레이드 하여 공예품을 좀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도록 인프라를 형성할 수도 있고.

주문서가 요구하는 목재(맞는 색의 주사위)를 사오고 다듬어서 공예품을 완성시키면 됩니다.

주문서 마다 요구하는 주사위 갯수나 색깔, 눈금등이 다릅니다.

정확하게 일치하는 주사위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눈금이 높은 주사위를 톱질하여 나누던가.

눈금이 작은 주사위들을 접착제로 붙여서 키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주문은 돈과 승점등을 제공하여 다음 주문을 처리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커피러시'와 유사한 메커니즘이 하나 추가됩니다.

바로 일정 시간 내에 주문서의 공예품을 못 만들면, 명성이 떨어지는 페널티를 받게 된다는 겁니다.

게임 종료 후 (명성치 X 완성한 주문량) 을 승점으로 받기 때문에, 어렵게 올려놓은 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꽤나 크리티컬 합니다.

"저는 노랑색 나무 심을게요. 요거는 이제 매 라운드 눈금이 2씩 성장해요~."

"와~ 흠... 3원짜리 조수 데려올게요. 이제부터 저느 다른 조수들 데려올때 2원씩 할인 받아요~."

"오! 뭔가 다들 작업장이 커지고 있네요. 좋아 좋아 진행시켜~!"

게임 초반. 다들 조수를 놓거나 작업장에 화분을 놓는등 차곡차곡 인프라를 다져 나갔습니다.

라운드가 한두바퀴 돌자 정말 내 목공소를 빌드업 하는 엔진빌딩 하는 맛이 납니다.

초기에 발주받은 공예품도 완성하는 등 슬슬 뿌듯함이 차오를 때즘.. 과소비로 인해 돈이 부족해 지더군요. ㅎㅎ

이때부터는 갖은 보너스를 챙겨가고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게 됩니다.

"음... 저는 그러면... 아... 어디까지 생각했지... 다른분들꺼 구경하다 까먹었다.. ;;"

"송씨, 이렇게 하시는건 어떨까요?"

"송씨, 저렇게 하시는 것도 좋을거 같아요!"

다행히? 장고가 유발될 틈이 없습니다. 다같이 초플인지라 집단지성으로 옆집을 도와주게 됩니다.

옆집 목공소를 도와주고 돌아오면... 머릿속에 지우개가 들었는지 뭘 하려고 했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ㅋㅋ

하지만 괜찮아요. 심성이 착하신? 옆집 목공소분들이 저희집도 도와주십니다. ㅎㅎ

그렇게 각자 밀린 주문서를 처리하며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날 때즘, 라운드 마커는 마지막을 향해 가더군요.

특히나 스씨는 조수들 연계 콤보와 그로인한 수확철 인컴이 장난아니었네요.

결국 감탄만 나오는 플레이로 우승을 가져가셨습니다.

"와... 겁나 잘하신다... 초기 엔진빌딩이 장난 아니시네요."

"근데 이거 진짜! 너무 재밌어요. 커피러쉬 느낌도 나면서 주문서 압박이 장난아니네요. ㅎㅎ"

"정말. 작가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끝났는데... 또 하고 싶다..."

10시가 조금 넘어서 시작한 게임은 오후 2시가 넘어서 끝났는데, 시간이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간줄도 몰랐습니다.

우드크래프트는 점수를 챙겨오는 소스가 여기저기 널려 있기에, 최대의 효율을 뽑으려는 눈치작전도 필요한 게임입니다.

일러도 너무 준수하고 공격성 인터액션도 많이 없기 때문에 2인플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초반 진입 웨이트가 살짝 높지만, 테마 연계성이 훌륭하여 묵직한 커플게임으로도 추천할만 하네요. ^^

점심으로는 피자를 시켜 먹고, 이어서 진행한 게임은 스씨가 가져오신 업세션입니다.

업세션은 스씨의 원픽 게임인데, 시작하기 전부터 엄청 기대되는 게임이었습니다.

업세션은 과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각 플레이어들은 몰락해 가는 가문을 맡아서 귀족 자식과 결혼시켜서 가문의 부흥을 꿈꾸는 게임입니다.

가족 구성원으로는 엄마, 아빠와. 다 커서 혼기가 찬 아들, 딸들로 구성됩니다.

플레이 방식은 자신의 턴에 자신이 가진 액션 타일(다양한 파티를 여는 행위)를 선택합니다.

그리고는 액션 타일에 맞는 미플(시종)과 지시된 사람들(인물카드들)을 지시된 명 수에 맞게 내려 놓아서 파티에 참여시키면 됩니다.

인물들은 크게 기본 시작시의 가족 구성원과 1레벨 짜리 캐쥬얼(평민?), 2레벨 짜리 귀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인물카드마다 내려 놓을 수 있는 조건(가문 명성치)과 능력이 명시되어 있는데, 주로 돈을 준다거나 가문의 명성을 올려준다거나 새로운 인물 카드를 뽑게 해줍니다.

이렇게 파티를 열며 번 돈으로 새로운 액션 타일을 사오게 되고, 인물 카드들은 풍족해 집니다.

그리하여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많은 인물들이 참여 가능한 큰 파티를 열 수 있게 되는데, 마치 가문이 성장하는 엔진빌딩 느낌을 제대로 주더군요.

재밌는 점은 1레벨 짜리 캐쥬얼(평민) 카드들입니다.

캐쥬얼 카드 중에는 뭔가 돈이나 작은 이득을 안겨주지만 (행실이 안 좋아) 가문의 명성을 떨구기도 하고, 심지어는 게임 종료 후 감점을 시키기도 하는 인물들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캐쥬얼 카드를 뽑을 때마다 이런 부랑자들이 안 뽑혀 나오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우왁! 부랑자 나왔어요... 제길... 심지어 웃고 있어... ㅂㄷㅂㄷ"

"와~ 진짜다 비웃고 있어. ㅋㅋ. 안씨, 관상은 과학입니다. ㅋㅋㅋ"

"ㅋㅋㅋ 미치겠땈ㅋㅋ 업세션 너무 재밌어요!!"

"엇! 스씨, 그러면 얘네들은 어떻게 못 내쫓아요??"

"ㅋㅋ 가족중에 엄마가 내쫓아 준답니다~!"

안씨는 캐쥬얼 카드들 데려올 때마다 부랑자가 섞여있었는데, 카드속에서 정확하게 비웃고 있었습니다. ㅋㅋ

안씨의 한탄 속에 주변에서 웃음이 그칠줄 몰랐네요. 이어서 송씨도 질새라 부랑자를 뽑아댔습니다.

그러는 사이 스씨의 차례가 오면.. 스노우볼을 제대로 굴린 엄청나게 큰 파티를 열어버리시더군요.

다 같이 입벌리고 감탄하는 동안 저는 머릿속에서 쥐가 나고 있었습니다.

파티 열어서 안씨나 송씨처럼 이상한? 부랑자들을 데려올까바 노심초사하며 소극적인 플레이를 이어 나갔죠.

"자! 저는 파티 열어서~ 남자가 많으니까 신사분들로 여기 8명 파티 참가 시킬게용~"

"우와... 쩐다..."

"그리고 명성은 이미 맥스니까~ 올라간 만큼 돈으로 바꿔 먹을게요~"

"와...아..."

게임 후반. 스씨는 도저히 같은 조건으로 게임을 시작한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고인돌 스씨는 최종점수 200점을 돌파해 버리며 개인 최고점수를 갱신하셨습니다.

무서운 사람...

부랑자가 단 한명도 없는 저는... 꼴지했습니다. ㅋㅋㅋ

어셉션은 테마, 아트, 게임성까지 너무도 훌량한 게임으로. 끝나고 나서도 자꾸 생각나는 게임이었습니다.

후기 글을 적는 지금도 당시를 회상하면 많이 아쉬움이 남네요.

보드게임몰에서 올해 말 출시 예정인듯 하니 이거슨 무조건 필구각입니다. ㅎㅎ

업세션을 마치니 저녁 8시즘 되었습니다.

다같이 너무 재밌어서 배고픔도 잊고 게임을 했네요. ㅎㅎ

오늘 저녁 메뉴는 주인장 안씨께서 양갈비를 준비해 주셨답니다.

다같이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화로를 가운데 두고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다만 송씨는 양갈비를 먹기 전, 양고기 누린내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다며 자신없어 했습니다.

그러나 안씨가 구운 양갈비를 입에 댄 순간! 뭔가 다르구나를 느꼈죠. ㅋㅋ

"와!... 내가 먹었던건 잘못 먹은 거였네! 진짜 맛있어요! 진짜!!!"

"어쩜 굽기도 너무 잘 구워주셨어요~! 살이 엄청 부드럽다."

"ㅎㅎ 소금이 맛있죠 뭐~."

안씨 이분은 정말 겸손까지 채비한 팔방미인 입니다.

저도 왼손에 목장갑을 끼고 양갈비를 뜯는데, 정말 맛이 기가막혔습니다.

안씨 최고로 굽장인 인정입니다.

식사를 마치고도 우리는 모닥불 앞에서 각자 사는 이야기와 보드게임 이야기로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웃고 떠들어 댔습니다.

늦은밤. 밤 날씨는 찬데 모닥불 앞은 또 따스하여 포근한 느낌을 주더군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장작이 바닥날 때즘 정리하고 나니 벌써 밤 11시가 넘었네요. 다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안씨의 카페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모임을 기약하며 마지막으로 안씨의 1층 목공소를 구경하고는 헤어졌습니다.

글을 올리는 오늘도 회사 동료 의씨 가족들과 모임을 진행했고, 차차주에도 모임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매주 모임 이벤트가 있어서 6월도 바쁘게 지나가고 있네요. ^^

다들 지인 분들과 즐거운 보드라이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6월이 마무리 될 때즘 또 돌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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