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아니 반지 전쟁 두 게임밖에 못 하다니... ㅠ
안녕하세요? skeil입니다.
몇 주 전에 지인으로부터 어떤 분이 반지 전쟁을 판매하려고 하셔서
판매하기 전에 저한테서 배워 보시라고 말씀 드렸다고 얘길 했습니다.
닉네임이 '블랙 마켓'이였는데, 왠지 낯익은 닉네임 같았죠.
그래서 현충일 다음 날 일정을 잡고 원래는 셋이서 만나려고 했으나
지인이 목감기에 걸려서 빠지고 둘이서만 만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만나니까 한 십몇 년 전에 종종 뵈었던 분이었습니다!
날씬하고 큰 키의 블랙 마켓 님은 옛날 모습 그대로였습니다만
아이돌 (?) 같았던 저의 외모는 세월의 풍파를 직방으로 맞아서 이제는 늙고 살찐 노인돌이 되어 버린... ㅠㅠ
그래서인지 저를 보신 블랙 마켓 님은
"스케일 님 예전에 이런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 (말잇못)" 제가 다 죄송합니다... ㅠㅠ
아무튼 근처에서 점심식사로 중국음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식사를 먹으면서 옛날에 보드게임 카페를 창업하셨다가 최근에 영업을 종료한 지인들의 이야기,
이제는 나이가 40줄에 있다 보니 보드게임 모임에 나가는 게 자의적으로도 타의적으로도 어렵다는 이야기 등을 했네요. 나이로 인한 입구컷은 너무나 무섭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서 모임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세팅을 천천히 하고 규칙 설명을 하니까 첫 번째 게임을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반지 전쟁 규칙을 설명하려고 하니 많이 버벅이게 되더라고요. 나이탓인지도 ㅠㅠ
블랙 마켓 님이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오래 전에 보셔서 그런지
작중 인물들을 헷갈려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그러하 듯이, 게임에 나오는 지역의 위치가 어려워서 찾으시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고요.
제가 자료실에 올려 놓은 이미지 (링크)를 보고 하시면 좀 더 찾기 쉬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랙 마켓 님이 이 게임을 전쟁 게임에 더 가깝다고 느껴서 그러셨는지
원정대 진행보다 군대로 공격하는 걸 선호하셨습니다.
자유민족을 플레이하셨는데도 말이죠. ㅎ
제 경험으로 볼 때에, 블랙 마켓 님이 정말 운이 좋게도 초반에 북부국과 드워프국을 활성화해서 "전쟁 중"으로 바로 전진시킬 수 있는
사건 카드 둘을 다 플레이하셨거든요.
제가 턴을 대략적으로 카운팅했는데, 8번째 턴에서 원정대가 처음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때까지 블랙 마켓 님은 작은 군대로 군다바드 산 쪽을 노리고 공격하셨다가 저의 마라맛 매운 공격으로 병력들이 살살 녹아 버렸죠. ㅎ
나중에 또 쳐들어 오셨는데 제 군대가 거점 안으로 후퇴하고 버텨 냈습니다.
그렇게 3시간 40분만에 제가 군사 점수 10점을 달성하고 게임을 끝냈습니다.
후반에 전투에 집중하시느라 비워 놓은 거점들 때문에 제가 점수를 쉽게 올릴 수 있었네요.
딱 2번 진행한 원정대... ㅎㄷㄷ
잠깐 쉬고 두 번째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호기롭게 네 게임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이게 이날의 마지막 게임이었고, 심지어 엔딩도 못 봤습니다. ㅠㅠ
두 번째 게임에서는 제가 약간 개입을 해서
자유민족의 행동 주사위를 조금 더 일찍 늘리실 수 있게 도와 드렸습니다.
첫 게임에서 중후반까지 행동 주사위 4개로 하셔서 답답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행동 주사위 개수 차이를 더 벌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마술사-왕도 등장시키지 않고 운영했었거든요.
블랙 마켓 님이 이번에도 초반에 원정대 진행을 안 하셔서
원정대 진행을 해 보시라고 권유를 했습니다.
자유민족 플레이어가 승리할 수 있는 두 방법 중 하나를 완전히 배제하고 플레이하면
선택의 폭이 계속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림자군 플레이어에게
'나는 반지에 의한 승리도 노리고 있다.'
라고 압박을 계속 넣어야 오히려 군사적 승리를 할 수 있는 틈을 더 열 수 있습니다.
저는 초반부터 모란논에서 출발한 군대를 북쪽으로 계속 올려서 북동부 전선을 노렸습니다.
데일과 에레보르, 아이언 힐즈 세 곳을 빠르게 점령하고,
우들랜드 렐름을 치려고 했으나 자유민족의 병력이 많이 쌓여서 더 들어가지 못했네요.
그 대신에 변칙적으로 아이센가드군대를 모리아를 통해 돌려서 로리엔을 공격했습니다.
중반 즈음에 전 국가가 "전쟁 중"이 되어서 마술사-왕을 로리엔에 등장시켜서
포위 공격으로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첫 번째 게임과 달리 두 번째 게임에서는 강력한 사건 카드들을 되도록이면 플레이하려고 했습니다.
그런 카드들을 어떻게 쓰는지 보셔야 다음에 하실 때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움바르의 해적선들"로 움바르에 모아 놓은 군대로 돌 암로스를 공격해서 어렵지 않게 점령했고,
그 군대가 다시 돌아 나와서 미나스 티리스를 향했습니다.
그리고 "오르상크의 팔란티르"와 마술사-왕의 "흑마법사" 능력 덕분에 핸드가 덜 말랐네요.
밤 11시 즈음 되어서 도중에 끝냈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 턴 더 하면 엔딩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만
양 진영 모두 행동 주사위가 많고 전투가 여러 번 벌어지면 최소 15분은 걸릴 텐데
그러면 막차를 놓칠 것 같더라고요. ㅠ
거점 하나만 더 먹으면 끝인데...
이렇게 해서 블랙 마켓 님께 반지 전쟁을 알려 드릴 수 있었습니다.
자잘한 규칙까지 다 알려 드리지 못해서 몇 게임 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서로 거리가 멀지 않으니까 나중에 시간이 맞으면 또 하기로 해요. ㅎ
저의 반지 전쟁 200회까지 이제 8게임 남았군요.
긱에서 보니까 세 번째 확장이 머지 않아 나오려는 것 같은데,
그거 나오기 전에 남은 여덟 번을 채우고 싶습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