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레이어가 운의 영향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거의 모든 보드게임-간단한 파티게임이나 카드게임부터, 수시간 걸리는 전략게임까지-은 선플레이어가 있습니다. 없는 경우는 동시진행이나 실시간 게임인 정도?
실시간 게임은 제가 잘 모르니 넘어가고, 동시진행의 게임도 사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 떠오르는건 정령섬이나 모던아트중 비공개경매가 다네요.
그리고 제가 게임을 할 때 9할은 그냥 가위바위보로 선을 정합니다. 가끔 사람이 많으면 앱을 쓰기도 하고요.
고로 누가 선을 잡고, 누가 두번째, 세번째, 마지막 턴을 잡느냐는 항상 운입니다.
물론 게임 내에서 이 요소를 적당히 컨트롤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턴에겐 뭔갈 더 얹어주거나, 선을 갖고오는 액션이 있거나, 아님 그냥 후턴도 좋은게 있거나.(파워그리드가 대표적이죠)
그렇지만 이런게 없는 게임도 많습니다. 테오티우아칸, 테포마, 테... 푸에르토 리코. 그냥 선마커가 뱅글뱅글 돌 뿐이죠.
저는 딱히 이런 요소에 대해 크게 불만이 있진 않습니다. 애초에 게임 시작이 공평하지 않아도 난 상관없어. 처럼요. 촐킨같이 시작자원부터 랜덤인 게임도 있고, 카드게임은 처음 몇장 드로우 한 걸로 갈리는 게임도 있고. 테포마의 시작 10장이나 후지플러쉬 시작 패라던가. 뭐 이런거요.
그런데 오늘 이런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운이 들어간 게임(주사위나 랜덤카드뽑기나)를 싫어하는 분은 많죠. 저만 해도 정치로 가는 게임은 말빨게임이라 싫어하니.
다시 보면
1. 후턴에게 뭔가 더 얹어준다 한들(돈이라던가 자원) 그게 공평함을 보여주는가? 오히려 후턴이 더 유리해지거나, 격차는 좁혀도 여전히 선이 더 유리한 거 아닌가?
2. 선을 갖고오는 액션을 게임 중 고르는게 패널티라면(그 대신 다음 턴 선이라는 유리한 걸 갖고오니) 처음부터 운으로 후턴이 된 플레이어는 이미 패널티를 하나 지고 시작하는 거니 불공평한게 아닌가?
3. 선마커가 뱅글뱅글 돌면 라운드에 따라 누군 선 2번 먹는 거 아닌가? 가령 6라운드 게임이라면 1라운드 첫턴, 두번째턴 플레이어는 선을 두번 먹지 않는가? 또 중요한 시기에 선을 먹게 되는 것(아콜의 경우 첫 가늘이 나올 타이밍)에 선을 못 먹게 되는 사람이 불리한게 아닌가?
4. 선 왼쪽 사람은 그냥 꽁으로 먹는 거 아닌가? (물론 퍼클같이 그에 따른 밸런싱이 있는 게임도 있습니다만)
같이... 전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밸런싱이라는게 모든걸 고려해서 완벽하게 맞춘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란건 압니다. 하지만 턴순서 하나로 10점이상이 왔다갔다 하는 게임도 부지기수거니와 (누가 1턴 차이로 앞에 있는 걸 뺏겨서 큰 점수를 놓친 경험은 다들 있을겁니다... ㅋㅋ) 이런 요소가 사실상 완전히 운에 맡겨진다는게, 운의 개입을 꺼리는 플레이어에겐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평한 방식도 있습니다. 경매를 한다던가(물론 고수랑 초보사이 간극이 넓어지는 일도 초래하겠지만) 선수 후수 차이가 사실상 없거나(간츠 뭐시기는 딱히 턴플레이어가 먼저가 아니어도 큰 의미는 없더라구요) 그냥 동시진행게임이라던가. 하지만 게임 개성에 달린 거고 디자이너가 고르는 거겠죠, 선플레이어를 정하는 방식은.
그래서, 제가 궁금한건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지만 결국 이겁니다.
(랜덤하게 정해진) 선 플레이어가 게임 내 운적인 요소에 해당하는가? 해당한다면 얼마나 강한 요소인가?
하여, 다른 보드게이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이 듣고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