햐... 룰북 번역 어렵네요...

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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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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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삼아 영어 룰북 번역을 가끔 하는데요.

기존에 번역이 됐건 안됐건, 한글판이 나왔건 안나왔건 신경 안쓰고, 제가 가지고 있는 영문 게임 중 관심있는 게임을 골라서 번역을 합니다.

물론 제가 번역하면서 막히는 부분은 이전에 번역하셨던 분들의 내용을 참고하기도 합니다.

한글판 게임도 영문 룰북이 공개되어 있으면, 원문을 찾아서 보는 경우가 많구요. 이게 또 나중에 번역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물론 번역을 직접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정확한 룰을 숙지하기 위함입니다.

암튼 그동안 별 문제없이 잘 해오고 있었는데... 큰 암초를 만났네요.

Letters from Whitechapel...

번역하시는 분들마다 스타일이 있으시겠지만, 저같은 경우 사골을 우려낸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까요?ㅋ

초벌 번역을 할 때는 게임 내용의 전체적인 이해보다는, 최대한 영문 해석 위주로 문장 단위의 번역을 합니다.

일단 이 정도만 하고 방치해둡니다.

이걸 시간이 좀 지나고 다시 읽어보면, 정말 웃깁니다.

그야말로 번역체가 난무하죠.

초벌 번역 정도는 번역기 가지고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사실 안해봐서 모릅니다;;;)

여기부터는 시간이 좀 많이 필요합니다.

첫 단계인 초벌 번역이 단순한 기계적인 루틴에 의해 진행된다면...

번역의 두 번째 단계부터는 게임의 전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의역을 해야합니다.

사실 이게 룰북 번역의 핵심이죠.

게임의 전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의역을 해야한다...

게임에 대한 이해는 룰북을 보면 볼수록, 게임을 해보면 해볼수록 깊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렇게 믿어요.)

그런데 저한테 가장 힘든 건 의역입니다.

머리로는 분명히 게임의 룰을 이해하고 있고, 문제될 것이 없는데...

이걸 문장 단위를 넘어 문단으로 확장시켜서 우리의 모국어(!)인 한국어로 표현하다 보면, 이상하게 스텝이 꼬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뿔뿔히 흩어져 있는 번역체의 문장들을 하나하나 엮어가는 과정에서 의역이 필요한데...

이건 영어와 그닥 상관없는 국어의 영역입니다.

이제부터 저는 사골을 우려내기 시작합니다.

영어 룰북에서 한 문장을 읽고, 제가 번역해놓은 글에서 한 문장을 읽습니다. 읽고 읽고 또 읽습니다.

번역의 두 번째 단계 초기에는, 이런 식으로 영어를 다시 우리말로 우려냅니다.

특정 영어 단어, 숙어를 우리말 중 어떤 표현으로 바꾸면, 글이 좀 더 자연스러워질까...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문장 단위의 표현들은 점점 나아집니다. (철저히 저의 기준에서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 룰북을 보는 시간보다 제가 번역한 글을 읽는 시간이 많아지더군여.

이 정도되면 영어를 우려내는 것이 아니라, 국어를 우려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이게 가장 힘들어요.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인데...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모 광고 카피를 빌려서 얘길하자면...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데... 난 정말 알고 있는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간을 두고 두세 번 정도 우려내면 해결이 됐었습니다. 그동안에는요...

그런데...

Letters from Whitechapel...

여기서 막혔네요.

충분히 시간을 두고 같은 문장을 몇 번 정도 봤는데... 정말 난해하네요. 정말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질 않습니다ㅠㅠ

하다 하다 번역 내용이 궁금해서 한글판을 사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ㅋ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 쓰고 나니 그냥 제 넋두리였네요.

더 고민하러 가겠습니다.

모두 즐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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