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부심이 넘치는 자의 자기반성. ㅠㅜ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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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3 오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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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오늘 문득 생각난 주제가 있어서 끄적여보려합니다.
내용은 설명을 하는 방법과 설명을 자주하다보니 생긴 부작용에 대한 내용입니다.

일단 자백부터 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자백하겠습니다.

저는 설명부심이 있습니다. ㅠㅜ

게임을 주로 지르는 입장이다보니 필연적으로 룰을 익혀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줘야 제가 놀 수 있는 상황이고, 제가 놀고 싶다보니 계속 제가 룰을 알려주게 됩니다. 성격이 아주 꼼꼼하지는 못한터라 필연적으로 에러플을 가르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놀아주는 주변 사람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흑흑흑.

여튼 계속 설명을 하다보니 나름 자기만의 설명하는 방법이 생기게 되고 그에따라서 또 단점도 하나 생기긴 하더군요. 이른바 설명부심으로 표현가능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설명 부심 이야기하기전에 설명자주하다보니 생기게 된 노하우랄까 그런것부터 한번 적어보죠.

1. 본인이 룰을 잘알아야 설명이 쉽습니다.

당연한 소리입니다. 본인이 룰을 이해하고 나서야 남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지게 됩니다. 게임을 설명하는건 본질적으로 보드게임 작가가 구상한 어떤 체계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체계는 내부적인 완결성이 있고, 게임 내적으로 논리적인 톱니바퀴들이 서로 맞물리는 조직적인 물건이죠.

설명하는 사람은 그런 논리 체계를 전달해야하는데 당장 본인부터 그 논리체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서야 남에게 전달을 할 수가 없는거죠. 저 개인적으로 후배가 회사에 입사하면 팀의 업무를 정리한 책자를 보여주고 하루나 이틀후에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 그 내용을 책을 보지않고 본인의 언어로 나에게 다시 설명해보라고 시킵니다. 후배가 팀 업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를 가늠해보는 척도로 활용중인거죠. 설명이 가능하냐 그렇지 않느냐.이 것이 판단기준이고요.

저게 첫번째 느낀 점입니다. 여담을 좀 하자면 요새 저도 게을러져서 ㅜㅠ 룰 대충읽고는 친한 사람들에게 일단 같이 플레이하자고 모아놓고 돌려보며 같이 익히는 약간 그런 버릇이 생겨서 약간 반성중입니다. ㅠㅜ 친하면 더 잘대해줘야하는데 말이죠

2. 두 세문장으로 게임을 관통하는 매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어야합니다.

약간 위의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구석이 있기는 한데.....

저는 설명을 들을 때 이런 방식을 들으면 약간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점수 많으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or 점수내는 루트는 다양합니다.
자 그럼 시스템 설명할게요.

하며 디테일한 부분으로 바로 넘어가는 설명이 답답합니다.

음.. 뭐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 약간 생각해보면 뭔가가 빠져있어요. 그리고 핵심을 놓치기도 하고요.

저는 게임 제목과 테마를 짚고 넘어가고 난 뒤에 이 게임은 어떤 어떤 게임이다. 라고 게임의 주된 매커니즘을 한 두문장으로 설명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가이아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일단 이 게임은 최종 목표의 점수와 매 라운드 목표 점수를 신경쓰면서 연방을 3개 이상 짓는걸로 목표로 해야해. 연방은 건물들을 뭉쳐서 많이 지으면 연방이라는 묶음이 되는건데 이걸 3개를 짓는걸로 해봐. 첫플에 3연방은 힘들수도 있지만 한번 노력해봐"

갤러리스트의 경우에는 "이 게임은 미술 갤러리 주인이 되어서 돈을 많이 버는 게임이야. 갤러리 주인이 되어서 작가를 발굴하고, 홍보해서 작품값을 높이고, 작품을 팔어. 그럼 돈이 생길거야 그걸로 또 작품사서 홍보하고 돈벌어."

티츄의 경우에는 "카드를 써서 손에서 내려놓게 될건데, 최대한 빨리 내려놓는걸 목표로 삼는게 좋다고 생각해"

사실 이런 설명은 굉장히 거친 설명이긴 합니다. 그리고 디테일을 놓치는 설명이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디테일을 일부러 언급안한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데테일을 다 듣고 났지만 멍해지는 경험이 꽤 있었거든요. 비록 디테일을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큰 가이드 라인이 되는 걸 미리 던지는게 설명을 듣는 입장에서 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3. 큰 단계부터 설명하고 나서 세부 액션으로. 그리고 내턴에는 뭘 할 수 있는가.

위에서 저렇게 거친 설명을 하고나서는 이제 세부적인 것으로 들어갑니다.

설명을 할 때는 일단 전체 라운드 흐름을 설명해줍니다. 종료 조건이 있는 게임에는 종료 조건을 설명하고, 라운드 제한이 있으면 몇라운드에 끝난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한 라운드내에 여러 단계가 있는 게임이면 각 단계별로 뭘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내 턴에 뭘할 수 있는가. 이것도 중요하죠. 여기서 불명확하면 막상 턴이 되었을 때 그럼 뭐하면 돼? 이런 의문이 많이 들거든요. 보통 액션의 가지수를 설명해줄 때도 뭐뭐뭐뭐뭐를 할 수 있고,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뭐는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하고, 그 다음 뭐는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한다. 이런 설명방식을 취합니다.

간단히 떠오른 세가지 정도를 적어봤는데, 나름 노하우라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팁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 설명부심이 발동을 하는거죠.

음... 결론적으로 요새 다른 사람이 설명하는걸 못듣겠어요. ㅠㅜ 으허어으어흐어으엉어어엉

이게 제 나름의 설명방식이 머리속에 박히다보니 다른 사람의 설명을 들으면 '왜 저렇게 설명할까...?' 이게 머리속에 먼저 떠올라서 설명에 집중이 안되더라고요. 흑흑흑. 그래서 남 설명듣기가 너무 싫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 객관적으로 봐서 룰설명못하시는 분이 아니라도 그래요 ㅜㅠ

게을러져서는 룰도 대충익히는데 남 설명 듣기 싫어지다니 참 큰일이네요.

약간 반성하는 느낌으로 한번 적어봤습니다. 좀 더 열심히 룰을 익혀봐야겠어요. 그래서 요새는 새로산 게임들 룰을 꼼꼼히 읽어보려하는 중이네요. 헤헤.

그런 의미에서 룰 북 읽으러 이만하겠습니다.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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