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후기
게임을 해보기에 앞서 다른 분들의 평을 보았을 때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푸에르토리코'
'개선되었다(카네기가 푸코보다 훌륭하다)', '푸코는 요즘에는 맞지 않는 구식이다', 이런 얘기들도 보였습니다.
저는 푸코를 좋게 본다는 점 주의(?) 바랍니다.
생각보다 많이 좋았습니다.
이안 오툴님의 아트도 실물로 보니 전자 화면으로 볼 때보다 더욱 눈이 즐거웠고
콤비나토리얼 게임이지만 경합을 완화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같은 부서 타일이 1개씩만 있는 건 아니고 2개씩 있고, 대도시에는 다른 플레이어가 먼저 건설을 했어도, 그 도시의 남은 칸 중에 또 건설을 할 기회가 남아 있는 등)이 괜찮았습니다.
회수 타이밍에 해당 지역에 미리 파견시켜둔 직원이 없으면 회수 수입을 못 받지만, 파견을 시킬 기회가 많아 '회수 수입을 못 받는 경우'는 생각보다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카네기를 플레이하면서 받은 느낌은 푸코보다는 가이아프로젝트에서의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물론 선택 행동을 따라한다는 것이나 건물(부서)에 직원이 배치된 상태/배치되지 않은 상태를 구분한다는 점은 푸코와 비슷하지만
"푸코 좋아하신다고요? 그럼 카네기도 좋아하실 거에요."보다
"가이아프로젝트 좋아하신다고요? 그럼 카네기도 좋아하실 거에요."가 맞을 확률이 더 높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긱에서 Fans also like 탭을 보면 그렇네요(가이아의 Fans~ 탭에는 카네기가 있는데, 푸코의 Fans~ 탭에는 카네기가 없음).
우선, 카네기는 가이아처럼 게임을 시작하면 바둑처럼 운 요소, 비공개 요소가 없는 Combinatorial 게임입니다.
푸코도 실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운(작물 타일 풀이 어떻게 나오느냐)이 전략 수립에 분명히 영향을 줍니다.
카네기의 '직원 파견-회수'는 가이아프로젝트의 '파워 순환'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회수 타이밍에 회수될 직원이 준비되어있어야 하고, 회수되면서 수입을 가져온 직원은 초기화(로비에 누움)되죠. 파워 토큰이 1그릇으로 가듯이요. 그리고 순환이,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에서 영향을 받고요.
저는 푸코의 '선택되지 않은 선택지의 가치 증가'를 아주 좋아합니다.
카네기에는 그 요소가 없습니다.
푸코를 좋게 보는 중요한 이유가 '그리 복잡하지 않고 컴팩트하면서도 풍부한 재미를 잘 담았다'인데
전반적으로 카네기는 푸코보다 복잡합니다.
카네기는 무언가 얻는 곳이 여러 곳이죠. 이 점에서 또한 푸코보다 가이아 쪽에 가까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돈을 얻는 것도, 푸코는 (뭘 할 때 추가로 돈을 더 주는 건물이 있기는 하지만) '1)판매' 또는 '2)돈 쌓인 역할 선택'으로 돈을 얻을 수 있죠. '지금 돈이 없지만, 다음 번에 저기 돈 쌓인 역할 선택하는 걸로 돈 얻어야지' 하고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카네기는 상업및재무 부서를 통해(또는 다른 몇 가지 추가 부서를 통해), 또는 회수로, 또는 운송수입 아이콘이 있는 도시에 건설을 함으로써 돈을 얻을 수 있죠. 회수로는 돈을 못 얻을 수도 있고(해당 지역에, 먼저 파견돼있던 자기 직원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므로), 회수 전에 먼저 연구 포인트로 운송수단 수준을 진전시키거나 주택/상업 건설로 탭 수입 규모를 늘려놓지 않았으면 달랑 1$만 받습니다(푸코의 1더블룬에 비해 가치가 많이 낮습니다.). 건설도 조건이 필요합니다(가이아에서 건설을 하려고 할 때 그 건물이 자기 개인보드에 있는 상태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카네기는 건설을 하려면 자기 탭에 해당 디스크가 있도록, 연구를 해서 탭을 빼놓았어야 함). 운송 수단 수준에 따른 수입은 각 칸마다 보상이 달라서 어떤 칸은 1$고 어떤 칸은 직원 추가고, 어떤 칸은 1큐브고, 어떤 칸은 연구포인트3이고... 다 생각을 해야 합니다.
다른 게임들 중엔 자원이 주기적으로 자동으로 들어오는 게임도 많은데, 그렇지 않으면서
카네기처럼 이렇게 조건이 필요하면
수계산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호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자기를 피곤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승점을 얻는 곳이 다양하다는 점도 푸코와는 상이합니다.
푸코는 1)선적 승점, 2)건물 승점(∋큰 건물 승점) 이렇게뿐입니다.
카네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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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해보기 전에
저는 부서 중 기부 할인(Communications), 직원 추가(Recruiting)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부서 많이 만들어봐야 다 배치해서 써먹을 여력이 안 될 것 같아 부서를 최소한만 만들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일단 미리 생각을 해두고, 생각해둔 대로 해서 임기응변을 잘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고집이 더럽게 세죠.
다른분들은 다 이동에 6~9 쓰고 다 파견, 부서 신설 많이 하시더군요.
저는 처음부터 기본 이동 부서(Human Resources)에 있는 직원도 빼버렸는데, 결과적으로 안 좋은 수였던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