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화 잡담 - 이노베이션 딜럭스 작업 끝.

쉐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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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17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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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은 제가 보드게임에 대해서 많이 알지도 못할뿐더러

한글화 작업은 거의 할 줄 몰라서 개인 자료만 대강 만들 적에

다른 분의 한글화 자료로 처음 접했던 게임이었습니다.

그 게임의 딜럭스 버전을 전체 한글화한다는 게 저에게는 크게 와닿는 작업이었네요.

지금의 저는 뭐... ㅎ

글룸헤이븐의 한글화 작업을 끝내고 조금 슬렁슬렁 한다는 심정으로 작업하려 했던 이노베이션은,

그러나 알고 보니 전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이노베이션 특유의 문장 구조 때문인데요.

그건 사실 게임 구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이 게임에서는 카테고리 분류가 참 많습니다. 카드의 위치, 상태, 색상, 값, 효과의 종류 등.

그러다 보니 사실상 쉬운 문장인데도 카테고리를 파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문장이 복잡하게 꼬여 들어가는 거죠.

노란색 카드 -> 노란색 최상위 카드 -> 요구가 아닌 노란색 최상위 카드 -> 값이 가장 낮은 요구가 아닌 노란색 최상위 카드 -> 당신의 게임판에 있는 값이 가장 낮은 요구가 아닌 노란색 최상위 카드......

뭐 이런 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문장을 읽고 있는데 눈이 핑핑 도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더군요.

확장이 뒤로 가면 갈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해져서,

역사의 유물들 확장은 확장이 나오면서 과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까지 왔습니다.

물론 뽑기 규칙을 보니 베리에이션 가미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지금은 하게 되었습니다만.

플레이를 해봐야 알겠죠. :)

본판 수정을 하면서 크게 달라진 점 중의 하나는

각 카드의 영문명을 국문명과 병기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3판 본판 자료에서는 영문명을 병기하지 않았는데요.

이번 확장에서 단 1장의 카드에(즉, 딜럭스 에디션에 있는 510장 중 단 1장에)

카드 알파벳 순 어쩌구....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간만에 영문 타이핑을 무지막지하게 했네요. ㅎㅎ

‘역사의 유물들’ 같은 경우는 번역에서 더욱 힘들었던 게

카드 이름에 해당하는 한국식 번역 용어라 할 만한 게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검색되지 않는 거였습니다...

거의 구글링으로 찾는데 구글에서는 한국식 독음이 안 나와 있고,

각 유물이 다 영어식으로 읽는 게 아니니 속이 답답해지더군요.

이름 찾는 데에 시간이 더 많이 걸렸고, 결국 몇 가지는 제가 대강 작명하기도 했습니다.

파블로비안 상아를 검색한다고 pavlovian을 치면 국내 포털에선 죄다 파블로프 실험 이야기만 나오고......

구글에서야 파블로비안 문명에 대한 내용이 있더라구요.

시비두 동굴도, 모일러트 허리띠도......

아니 대체 이 디자이너들은 이런 건 어디서 다 찾았는지. (구글이겠죠...... 영어권 사람들......)

그렇다고 이런 용어를 번역하지 않으면 사실 이 게임은 그냥 카드를 사용한 추상전략 게임이 되어 버리니 말입니다.

물론 그 이름의 대상과 능력이 꼭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만

그래도 느낌이 다르잖아요.

워낙에 테마성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버릴 수 없는 집착 때문에 어거지로라도 한역을 해 두었으니

혹 전문가 분께서 보시고 이건 아니다 싶은 용어가 있으면 알려주시기만 하면 삭삭 고치도록하겠습니다.

사실 이노베이션에서 이렇게 선정된 것들 혹은 곳들 혹은 인물들의 기준이 모호한 감은 없잖아 있습니다만.

뭐랄까요, ‘이노베이션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100대 인물선’ 약간 이런 느낌이랄까요.

그 와중에 모래 속의 인물들 확장에선 한국 인물이 두 명이 나옵니다.

한 분은 세종대왕님. 그리고 한 분은 김연아......

하. 연아느님은 이노베이션 선정 정보화시대 10대 인물 중 한 명이었던 것입니다.

(그 중에는 성룡도 있고 마틴 스콜세지도...)

팬은 아니지만 빙상여제 김연아 만세. ㅋㅋㅋ

그리고 정보화 시대의 (이노베이션 발) 세계 10대 도시에 서울. 하하.

*다음 한글화 작업은 아컴 호러 : 카드 게임의 카르코사로 가는 길 패스 남은 세 개 확장입니다.

(창백한 가면, 검은 별이 떠오르다, 흐릿한 카르코사)

잊힌 시대 디럭스 확장은 아직 입수를 못 했네요.

보드피아에서 늘 잘 들어오더니 갑자기 입고가 안 되어서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하하......

이러다 갑자기 들어왔는데 못 사서 품절나면...... ㅠㅠ ㅋ

그런 상황은 아직은 상상하지 않기로. (이미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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