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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2~4월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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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17:09

안녕하세요.

작년부터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라쓰입니다. 해가 바뀌고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거 같은데, 벌써 4월이네요. 그간 여러 이벤트가 있었는데, 작년에 같이 모임하던 옥씨는 파주에서 구미로 1년간 출장을 가버리고. 대신 신입사원 강씨, 최씨, 양씨가 합류하였습니다.

회사내에서는 이씨네 보드게임 집모임이 그렇게 맛집이라는 소문이 퍼져, 타부서 분들까지 모임 소식을 알고 계시더라구요. 올해에는 월1회 정도로 지금까지 3번 모임을 가졌고, 그간 모임에 대한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 지난 2021년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8791&tb=community_post

2월 26일 토요일.

이 날은 기존 멤버인 집주인 이씨와 임씨, 그리고 새로이 작년 입사한 최씨와 올해 들어온 강씨가 모임에 합류하였습니다. 최씨와 강씨는 보드게임 카페에서 파티게임은 몇번 해봤으나 전략게임은 어떤건지 잘 모른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테라포밍 마스"라는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봤다 합니다.

좋아, 그럼 이 어린양들을 전략게임의 세계로 인도해 줘야죠. 첫 게임은 테포마입니다. 간단히 룰을 설명해 주고 초심자 배려 차원에서 업적과 기업상은 빼고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웬만하면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빨간색 사건 카드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초심자라고 우습게 볼게 아니더군요. 어느정도 빠르게 룰 파악이 된 후로 강씨는 장고도 없이 너무 잘 합니다. 첫판은 가장 젊은 청년인 강씨가 우승하였습니다.

"오... 강씨 처음인데 잘하네요. 새로운 다크호스인데?"

"이거이거 봐주면서 할 필요없겠어요. 너무 잘하는데?"

"와 이거... 왜 다들 테포마 테포마 하는지 알겠습니다. 바로 재시작 가시죠!"

테포마 두번째 판을 연이어 달렸습니다. 이번에는 짬차이가 어떤건지 보여주겠다며 이를갈던 임씨가 우승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4명의 점수차는 불과 1~2점씩 밖에 나지 않았네요.

"강씨. 인정. 잘해..."

"어우 너무 재밌습니다. 테마까지 작가가 진짜 잘만들었네요.ㅎㅎ"

빠르게 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다음 게임으로 넘어갔습니다.

"강씨, 배와 비행기중. 어떤게 좋아요?"

"저는 비행기요."

"그렇다면 팬암."

얼마전 아마존을 통해 직구한 "팬암" 이라는 게임을 꺼냈습니다.

팬암에 대해 잠시 설명드리면, 게임의 테마는 과거 미국의 팬암이라는 항공사가 마이애미에서 출발하여 항로를 넓혀가며 저가 항공사 항로들을 사들입니다. 플레이어는 저가 항공사가 되어 공항을 설치하고 항로를 개설하여 수익을 냅니다. 또한 항로를 팬암에 비싼값에 팔 수도 있는데 팬암이 사들이는 항로를 선점하는 것이 게임의 묘미입니다. 그리고 매 라운드 변동하는 팬암의 주가에 맞춰 주식을 사들이는데 이것이 승점입니다. 7라운드 후 팬암 주식이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자! 일꾼 놓기에요. 공항건설, 착륙권한카드, 비행기, 항로개설, 황금열쇠 중에 일꾼놓고 경매해서 가져가면 되요."

"뭘 해야할지 감이 안오는데..."

게임은 아무 경매 견제가 없이 진행되었고, 저 혼자 팬암 주가가 낮은 초반에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게임 초반 팬암 주식이 4원일때 존버하던 어린양들은 마지막 라운드가 되어 한 주에 11원 가격으로 사가더군요.

"아씨... 망했다. 아까 껌값일때 샀어야 하는구나..."

"잘 보면, 팬암이 사갈만한 항로 선점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마련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해요."

"와 이제 알겠어요. 이거 너무 재밌네요! 저는 테포마보다 이게 더 재밌어요!!!"

"강씨 취향에 맞는 게임이라니, 굿 초이스였네요.ㅎㅎ"

게임이 끝나고 나니 5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이날은 강씨와 최씨가 전략게임 입문하는 첫날이었기에 이정도에서 마무리 지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회사에서 동료들과 만나 커피타임을 할 때면, 지난 보드게임 모임 이야기로 시간가는줄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2월에는 결혼 준비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테포마 고인물 고씨가 아쉬워 하며, 3월 모임에는 참석할 수 있도록 일정을 맞추었습니다.

3월 13일 일요일.

아침 9시부터 모여 첫 게임은 테포마입니다.

"강씨. 좀 한다며? ㅎㅎㅎㅎ"

"어우 무섭게 왜그러세요. ㅎㅎㅎㅎ"

"강씨 되게 잘해요. 고씨 함 고인물 실력 보여줘요.ㅋㅋㅋ"

이번에는 업적과 기업상까지 적용하고, 하우스룰로 초반 받는 10장 카드를 드래프트로 진행했습니다. 다들 공격형 사건 카드 사용이 난무하고, 업적 레이싱에는 초보인 강씨가 들어올 틈이 없네요. 역시 고인물은.. 고인물이더군요. 게임 카드를 거의 다 외우고 업적과 기업상을 휩쓸은 고씨가 월등히 높은 점수로 우승했습니다.

"와아... 고였다..."

"진짜 이제는... 이분 서곡카드 하나 빼고 해야한다..."

"지난번하고는 차원이 다르네요..."

"아니 뭐... 제가 이정도입니다, 여러분.ㅋㅋㅋ"

고씨의 양학 타임이 끝나고 다음으로 꺼낸 게임은 역시 팬암입니다. 지난번 팬암의 뽕맛을 맛본 강씨의 눈이 빛나며 칭찬이 이어집니다.

"고씨 이거 정말 재밌어요. 지난번 잘 못했는데 이제 자신있습니다."

"저도 이제 이해했어요. 주식은 초반 쌀때 후딱 사라.ㅋㅋ"

고씨가 초플이기에 빠르게 룰 설명을 하고 시작했습니다. 지난번하고는 판이 다르더군요.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항로 카드가 어떤건지 인지하고, 크루저급 항공기가 오픈되는 라운드에는 치열한 경매가 이어집니다. 게임이 끝나고 정산 결과. 근소한 차이로 임씨가 우승했습니다.

"와씨 쩐다. 진짜 재밌다! 이기니까 더 재밌어!"

"아... 아까 다음판 비딩할 돈은 남겨놨어야 했는데... 싸그리 주식 사버리면 또 안되네..."

"빨리 리셋 가요!!!"

치열한 경쟁속에 대단한 중독성입니다. 연이어 이어진 게임에서는 마지막 황금열쇠 카드로 주식1장을 추가로 얻은 강씨가 우승했습니다.

"미쳤따아... 주식을 그냥 주기도 하네?"

"와 엄청 재밌다... 플레이 타임도 짧아서 금방 끝나네요."

다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 상태에서 눈빛을 보니 보드게임 중독증세가 확실합니다.

4시경 저녁 약속이 있는 임씨가 먼저 일어나고, 이날의 마지막 게임으로는 비티컬처를 꺼냈습니다. 비티컬처는 와인농장 테마의 일꾼놓기 게임입니다. 초반에 아빠, 엄마 카드로 물려받게 되는 비대칭 초기자원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여름에는 건물을 건설하고 포도나무 심으며 초기 인프라를 다지고, 겨울에는 포도를 재배하고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납품하며 승점을 냅니다. 최종 점수에 누가 빨리 도달하냐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레이싱 요소가 있습니다.

"아! 그래. 이씨네 올 때마다 이거 꼭 해보고 싶었어요."

"이게 그거죠? 형수님의 최애게임. 티펜탈과 비티컬처."

"맞아요. 둘다 술 테마네요. ㅋㅋ"

간략히 룰을 설명하고 진행하는데, 강씨와 고씨는 초플임에도 어려움 없이 잘 하더군요. 보통 여름 방문객은 와인농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고 겨울 방문객은 와인 납품과 점수에 영향을 주는 카드가 많습니다. 하우스룰로 게임 종료 점수를 25점으로 하고 진행했는데, 방심한 차에 고씨에게 역전당했네요. 게임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와 이것도 미쳤다."

"비티컬처 또 하고 싶어요!"

"진짜 와인농장 운영하는 테마가 느껴져요."

게임이 끝나니 6시가 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저녁에 강씨가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이날 모임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무리 지었네요.

4월 2일. 토요일.

이날은 회사 동료들과 모임이 있던 날은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죽마고우 친구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저희 집을 방문했습니다. 와이프까지 껴서 부부동반으로 4명이서 집에서 식사를 하고 수다를 떨다, 위너스 서클을 꺼냈습니다.

위너스 서클은 간단합니다. 돌아가며 비공개로 1~7번 말에 배팅하고, 자기 차례가 오면 달리지 않은 말 하나를 선택하고 주사위를 던져 주사위 문양에 맞는 칸수만큼 달리게 합니다. 3등 말까지 결승점에 들어오면 라운드가 끝나고 배팅한 칩에 해당하는 수치만큼 상금을 받아요. 3라운드 반복 진행인데, 마지막 라운드에는 상금액이 2배입니다.

게임 초반에는 친구의 여자친구분과 서로들 초면인지라 조용한 가운데 진행이 되다가, 역시나 첫 우승 상금이 지급되면서부터 재미가 붙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게임 중반. 초면 구면 차릴거 없이 주사위 한방에 웃음소리와 돌고래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집니다.

"오빠! 나 게임 이기게 해준대며!"

"기다려바. 내가 얼그레이 빼줄게!"

<짠~! 데구르르... 얼그레이. 한칸!>

"아... 아닛...;;"

"나보다 더 못굴려!!! 이따 집에 갈때 봐. ㅋㅋ"

아이스 브레이킹용 파티게임으로는 이거만한게 없는듯 합니다. 물론 라스베가스도 좋지만 라스베가스는 킹메이커적인 요소가 있어서 와이프님이 싫어합니다...

이날 위너스 서클은 언제나 그렇듯 대성공이었습니다. 친구의 여자친구분이 이제까지 했던 보드게임 중에 이거만큼 재밌었던게 없었다며 다음에도 초대해 달라고 하더군요. 게임이 끝나고 영입 성공에 뿌듯함을 느끼며 친구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몇일 후 회사에서 모임일정을 맞추다 회사가 쉬는 날인 4월 8일로 정해졌습니다. 이날 강씨는 집에 일이 있어 참석을 못했네요. 모임 멤버는 기존 멤버인 집주인 이씨와 고씨, 임씨 3인이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4월 8일 (금요일)

임씨는 10시즘 도착한다고 하고, 보드게임에 목마른 고씨는 아침 8시까지 온다더니 9시에 왔네요. ㅋㅋ 오랜만에 청소를 마치고 거실과 작은방 책장을 찍어보았습니다. 보드게임하기 좋은 날씨네요. ㅎㅎ

임씨가 도착하기전 고씨와 2인이서 꺼낸 게임은 세븐원더스 듀얼(+판테온 확장)입니다. 세듀는 1~3시대까지 카드 배치가 새로 깔리고, 서로 번갈아가며 카드를 가져가는 너무도 직관적인 엔진빌딩 게임입니다. 카드는 크게 생산/군사/과학/시민 카드들로 나뉘며 서로 견제하고 수 싸움하는 전략이 대단히 재밌습니다. 판테온 확장을 끼니 수 싸움이 더 치열해 지면서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고씨와 플레이한 결과 3라운드 후반에 방심한 고씨를 군사승리로 이겼네요.

"와 겁나 재밌네. 군사 승리는 안나올 줄 알았어요."

"견제 안하면 방심하다 훅가는 거죠. ㅋㅋ"

"왜 긱 순위가 높은지 알겠습니다. 이따가 임씨 가고 나면 다시 한판 해요!!"

딱 게임을 마치고 정리할 때 임씨가 도착하더군요. 다음 게임은 듄 임페리움(+익스의 부상 확장)입니다.

임씨와 고씨 모두 듄 플레이에 익숙하여, 에픽 확장으로 진행했습니다. 에픽 확장은 시작카드로 "사막행성듄" 을 빼고 "스파이스를지배하라" 카드를 넣습니다. 초기 군대는 5개로 시작하고 종료 점수는 12점으로 늘어나며, 시작부터 전투 보상을 2단계 카드로 시작합니다. (드레드노트 피규어는 이클립스에서 가져왔습니다) 캐릭터는 하우스룰로 랜덤하게 2장씩 받고 그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했습니다. 저는 기존 캐릭터인 일반 라체스, 임씨와 고씨는 신캐릭인 테시아 버니우스와 헌드로 모리타니를 골랐네요.

듄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냥 사랑입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듄 플레이 사진을 보면 엄청 땡깁니다. 서로 계략 카드 어떤것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 전투력 후턴 눈치보는 재미와 전략에 맞춰 덱빌딩하는 맛이 일품입니다. 확장을 끼면서부터 기존 똥카드 제거가 쉬워져서, 더욱 덱빌딩하는 효과가 커졌습니다. 정말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명작이네요. 3인의 치열한 접전 끝에 결국 임씨가 12점을 먼저 내며 승리했습니다.

"와~ 이거지! 이게 듄이지!"

"진짜 에픽모드 적용하니까 초장부터 바로 전투네요. 진짜 재밌다!"

"전 이거 몇달 전부터 하고 싶었다구요!!!"

게임이 끝나고 다시 한판 돌리고 싶었지만, 임씨가 선약이 있어 바로 다음 게임을 꺼내야 했습니다.

다음으로 지중해의 해상 무역과 전투가 메인인 세레니시마 2판을 꺼냈습니다.

세레니시마의 룰은 간단합니다. 각자 대도시 하나와 배 2척을 가진채로 시작합니다. 배에는 번호가 씌여있어서 번호 순서대로 배를 운행하거나 배를 운행하는 대신 투자를 합니다. 배를 운행할 때는 반드시 "선적(선원이나 물품)-이동-전투/판매"로 진행되고 투자시엔 돈을 내고 배나 선원을 사거나 요새나 대성당을 건설합니다. 보드판 상단 시간 마커가 붉은 곳을 지날 때마다 중간 정산을 하며, 자기 도시에 교역품이 채워진 정도에 따라 돈을 받습니다. 3번 정산이 끝난 후 돈을 가장 많이 번 사람이 우승합니다.

3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베네치아쪽은 폐쇄를 하고 시작했네요. 제가 빨간색, 임씨가 파란색, 고씨가 검은색을 맡아 진행을 했는데 임씨와 제가 근거리에 붙어 있어서 자잘한 전투가 계속 일어났습니다. 그 사이 힘을키운 고씨를 견제하러 임씨가 원정갔지만 박살나고 말았네요. 임씨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잠깐만... 이거 우리 둘이 싸우면, 가장 이득보는거는 제3자 아니에요?"

"이 게임이 원래 그런 협잡게임이에요. 그렇다고 안 싸울 수 없잖아요? ㅋㅋㅋ"

"맞아요. 어디 한번 들어와봐. 아주 그냥 죽여버릴거에요 ㅋㅋㅋ"

게임은 한시간 정도로 짧게 끝났고 역시나 멀리 떨어져서 시작한 고씨가 우승했습니다.

"아니 이거.. 돈 많은 사람이 이기는건 알겠는데.. 중간정산 해서 벌면 결국 전투비용으로 다 쓰네. ㅋㅋ"

"이거는 네명이서 해야겠어요. 저쪽 고씨 견제를 누군가 해야해.ㅋㅋ"

"담번에 다시하면 강씨껴서 2:2로 편먹고 동/서 대결로 해보죠. 돈은 합산해서 많이 번 팀이 승리하는 거로 하고."

"와 그거 진짜 재밌겠다! 또 기대되는구만."

세레니시마가 끝나고 3시즘 급하게 임씨가 먼저 가고, 고씨는 이제 2인 빡겜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 합니다.

고씨와 2인 빡겜으로 꺼낸 게임은 브라스 랭커셔 입니다.

브라스 랭커셔는 영국의 산업시대를 테마로 한 건설게임입니다. 운하시대를 거쳐 철도시대를 플레이 하며 공장을 짓고 철도를 놓으며 승점을 따냅니다. 브라스 버밍엄과 가장 큰 다른점은 맥주가 없어서, 랭커셔는 철도시대에 들어서 돈만 있다면 철도를 마구 깔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략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하우스룰로 자기턴에 철도는 2개까지만 깔기로 했습니다. 게임 첫판. 고씨의 조선사업을 우습게 보고 수수방관했다가 패배했습니다.

"어우~. 이씨 너무 쉽네요. ㅋㅋㅋ"

"이런 제길.. 다시 갑니다. 이번엔 아주 매운맛을 보여주겠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