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쓰다 지쳐서 쓰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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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6:00

요즘 오랜만에 괜찮은 게임을 몇 개 만나서 리뷰 작성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글쓰기 관련 책을 많이 본게 되려 독이 됬네요 -_-

한참 쓰다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퇴고하고... 그렇게 고친 글을 읽다가 영 마음에 안들어서 또 퇴고하고... 다 쓰고 전체적으로 읽어보니 내용을 풀어가는 전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또 퇴고하고... 이렇게 3시간 반을 끙끙대다 지쳐서 결국 가볍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후기를 쓰면서 마음을 비우고 다시 리뷰 작업을 하려 합니다.

세 자매네요. 바로 이 게임이 오늘 저를 지치게 만든 주범입니다. 게임이 가진 특징과 게임 도중에 느꼈던 여러가지 요소들을 논리정연하게 써내려 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네요. 특히 게임 회차가 늘어날 수록 게임에 대한 인상이 달라져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위 게임이 4회차였나? 5회차였나? 그랬을 거예요. 이젠 게임의 흐름이 눈에 환히 보이다보니, 상품만 빼곡하게 채워가며 보너스 액션을 극대화 한다면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누를 수 있는 점수가 나올까? 하는 실험을 해보는데 의의를 둬봤죠. 전 수월하게 이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상대방에게 큰 차이로 패배하더라고요. 역시 머리 속에서 게임을 굴리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걸 새삼 깨닳았습니다. 리뷰를 작성할 수 있게 게임을 가져와준 개굴개굴님에게 감사를!

개굴개굴님 입장에서 찍으신 사진인가봐요. 여담이지만 이번에 제도 1000 샤프를 한다스 주문했어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제도 1000으로 공부했던 기억 때문인지 다른 샤프보단 제도 1000 이 가장 손에 잘 잡히더라고요. 다만 여러 후기를 찾아보니 샤프중에서 필기감은 굉장히 구린 쪽에 속한다고... -_-;; 추억 보정의 힘은 엄청나네요.

답례로 가르쳐 준 게임이예요. X윙 미니어처 게임. 기본판 + 추가 기체 2개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룰도 간단하면서 다이얼 속에 자신의 기동 방향을 숨겨 동시에 공개하는 재미가 좋죠.

스타워즈를 거의 모른다길래 그냥 간략하게 스토리 개요만 설명해주고 바로 게임에 돌입!

이리저리 빙글빙글 날아다니며 상대방의 꼬리를 잡는게 재밌는 게임이지요. 나온지 꽤 된 게임인데도 미니어처들의 퀄리티가 꽤 좋아서 보는 맛도 좋습니다. 우주 그림이 그려진 매트에서 하는게 최고지만... 보드게임을 좀 오래하다보니 매트라는 것 자체가 꽤나 번거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안그래도 게임들의 부피가 있는데 거기에 맞는 매트까지 준비하려니 공간이 더 추가로 필요해서... ㅠㅠ 저는 그냥 검정 테이블보로 만족하고 있습니다요.

이 날 게임을 하다 문득 느낀건데... 원래 주사위가 3개씩 들어있죠? 그런데 게임을 하다보면 거리 보너스 덕분에 주사위를 하나 더 굴려야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럼 4개를 굴릴 때도 있는데... 3개를 가지고 4개를 굴리라니... -_-;; 설마 이것도 주사위를 사라는 FFG의 상술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그 의도가 정말 맞다면... FFG는 한국의 NC와 비슷한 위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리뷰 쓰고 싶은 게임 2.

임호텝 듀얼인데요. 이 날은 B면으로 해보았어요. 상대에게 일부러 타일을 떠먹여주며 훼방을 놓는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한데... 저는 B면이 압도적으로 더 재밌을 줄 알았는데, 점수를 시원시원하게 모으는 맛은 A면이 더 좋았어요. 이 게임도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리뷰를 빨리 써서 올려봐야겠어요.

캐나다 기준 가격이 약 $18 달러 선인데, 이 정도면 꽤나 가성비 좋은 멋진 2인 게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굴개굴님이 제 콜렉션을 슥- 보다가 문득 집어든 개암나무님의 핸즈켓. 동전으로 하던 농구게임을 보드게임으로 옮긴거죠. 저는 이걸 프로토타입 때 해봤는데, 그때 정말 재밌게 했어요. 게다가 유독 그 날은 장거리 슛이 "땡그랑!" 하며 시원하게 꽂히던 날이라 유독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간단한 게임이지만 블럭을 이리저리 밀쳐가며 좋은 포지션을 잡는 것도, 자신이 슛을 잘 쏘는 위치에다가 플레이어를 놓는 것도, 고득점을 노리기 위해 캐릭터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게임이예요.

이게 진짜 별거 아닌데 림 안에 땡그랑! 하며 들어가면 엄청 기분이 좋습니다요.

마지막으로 던전 파이터.

이름만 들으면 던전을 탐험하는 게임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웃긴 자세로 주사위를 던져 과녘에 올려놓는 파티 게임입니다. 주사위 하나를 테이블에 튕겨서 과녘에 올리는 게 데미지를 주는 방법인데요. 몬스터 마다 "멀리에서 쏘기" / "뒤로 쏘기" / "눈 감고 쏘기" / "기도하는 자세로 쏘기" 등 온갖 방법으로 제한을 거는데다가 아이템 또한 비슷한 행동을 요구하기 때문에, 가끔은 황당한 자세로 주사위를 던져야 해요.

이 게임은 저주가 하나 있는데 "연습!" 하고 던지는 것은 적중률이 굉장히 좋은 반면 "도전!"하고 외치며 던지는 주사위는 폭망하는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