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린이 살면서 해본 보드게임들 간략 리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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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16 오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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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아빠에 의해 보드게임을 많이 하며 자랐습니다 한때는 아빠를 보드게임 수집광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죠(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반인의 시선으로 였습니다ㅋㅋㅋ)

서랍장 하나하나가 서양 고전 추상전략 보드게임판인 협탁(?이 있었습니다. 그거 참 많이 하고 놀았던 것 같네요.

그중에서도 체스는 정말 많이 했는데 정말 단 한번도, 단! 한! 번! 도! 아빠에게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어린 딸 데리고 게임하면서 한번쯤은 져줄 법도 한데 말이죠?

여행 갔을 때 호텔 로비에서 엄마 기다리며 짧게 한 판 했을 때도 져서 속으로 '음 여행와서까지 안 져주네'라고 생각했었던게 아직도 희미하게 기억에 납니다...ㅋㅋㅋㅋㅋㅋㅋ

두툼한 책자 형식으로 된 바비 보드게임 세트(?도 있었고, 그런식으로 뭔가 집에 보드게임 올인원 세트? 같은 각종 신기한 것도 많았었네요(아마 미국 살 때 샀었던 듯?)

조금 크고 나서는 만칼라, 이거 진~~~짜 재밌게 사골처럼 하고 또 하고 또 하고....했던 기억이 있고

그 뒤에도 스크래블, 인생게임, 10일간의 미국 일주, 딕싯, 당시 좋아하던 모남자아이돌버전 모노폴리, 클루, 루미큐브....등등등

중고등학교 때는 인생게임이랑 클루를 너무 좋아해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서 재밌게 하곤 했던 기억이 있네요ㅋㅋㅋ(참고로 전 10일간의 미국 일주는 대체 뭔 재미지 했는데 아빠가 굉장히 좋아했었습니다. 진짜 여행 다니는 느낌이 나서 좋았다네요?)

할머니가 브릿지 모임을 다니셔서 브릿지도 한 때 잠깐 배웠었는데 이건 정말 잠깐 즐겼고 금방 룰을 잊어먹어서 오래 하진 못했습니다....ㅎㅎ

그렇게 저는 어디가서 적당히 "저 보드게임 좋아해요!"라고 말하고 다니는 일반인 어른으로 컸습니다.

한번은 소개팅 때 제가 보드게임 카페를 가자고 했는데, 앞에 남자는 뒷전이고ㅋㅋㅋ게임을 너무 재밌게 했었던ㅋㅋㅋ

근데 깔깔거리면서 했던 거 보면 나름 앞에 상대가 중요했었는지도?

최근에 입덕이란 걸 하고나서 그때 했던 게임이 뭐였을까 한참 고민했는데 오늘 드디어 알아냈습니다. 카후나였던 것 같아요ㅋㅋㅋ

하지만 그 뒤론 다른 여러 취미생활이 생기면서 보드게임을 할 일은 흔치 않았는데....

반년 전쯤, 친구와 놀다가 보드게임 카페에 간게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근데 이때도 뭔가 이미 싹수가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가자마자 "우리 두명이니까 세븐원더스 듀얼을 해보자! 이게 재밌대." 라고 했던 기억이 있거든요(어디서 본거지?)

그런데, 너무너무 재밌는 겁니다! 이게 뭐지!?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집에 가자마자 세듀+판테온 세트를 샀고....그렇게....보린이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진 엄청 긴 서론이었고, 이때 이후로 한 게임들 짧은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구매 순서와는 상관 없습니다. 기억 안나거든요. 그냥 눈에 보이는대로 씁니다.

1, 탕 가든

사람과 플레이는 못해보고 왼손과 오른손의 대결과 1인플만 해봤습니다. 산 이유는 1. 너무 이뻐서 2. 카르카손이 유명한데 카르카손은 안 끌리고 이게 메커니즘이 비슷해보이길래 였습니다.

근데 타일놓기 이외에도 은근 뭐 신경 쓸 게 많더라구요. 인물들로 점수 먹을거까지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려면 은근 머리를 돌돌돌돌 굴려야했습니다. 1인플도 재밌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테포마 1인플보다 나았던 것 같아요(1인플로만 비교했을 때). 그리고 게임 끝나면 사진촬영은 필수입니다, 필수!

2. 르네상스의 거장들

재미....없었습니다. 뭐랄까, 시장에서 자원 가져오는 시스템도 생각보다 신선?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고 그냥 굳이 왜...이렇게 가져와야 하지..? 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ㅋㅋㅋ

카드 사오고...생산하고...신앙 트랙 올리고....테마도 안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머리를 돌돌돌 쓰는 것도 아니어서 굉장히 심심했습니다.

3. 대만 차 연대기

왼손과 오른손의 플레이를 너무 재밌게 한 후, 아빠한테 들이밀었다가 2라운드만에 엎어진 비운의 게임...(ㅜㅜ) 하지만 전 차를 재배한다는 테마도 너무 마음에 들 뿐더러(차덕후까지는 아니지만 차를 좋아합니다) 일꾼 놓고, 계약 완수하고, 점수 트랙 올리고 하는게 너무 재밌더라구요? 제대로 다시 플레이하고 싶은데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ㅜㅜ

4. 롤플레이어

제가 trpg를 해서 산 게임입니다. 시스템이 디앤디를 차용한게 흥미로워보였거든요. 1인플만 해봤는데 감상은 쏘쏘? 그냥 trpg 할 때 팀원들한테 이런 보드게임도 있다~하고 가끔 돌릴 것 같아요.

5. 판타지 왕국

심플한데 재밌다는 후기를 보고 산 게임입니다. 그리고 기대만큼이나 심플하고 재밌었어요. 가족과 하기에도 훌륭! 단점은 지금 한....5판 좀 넘게 했는데 질려서 묵혀놓는 중입니다.

확장 빨리 나왔으면!!

6. 워터게이트

사람 모으기 힘들테니 2인 갓겜을 사자! 해서 세듀 산 이후로 산 게임인데, 생각보다 사놓고 보니 사람을 모으면 앗싸리 3~4명을 모으지 딱 2명만 모일 일이 더 없더라구요!?

그래서 아빠랑 딱 1판한 게 전부입니다...닉슨이 좀더 강력하다길래 아빠 닉슨 주고 제가 워싱턴 포스트했는데 졌습니다. 요건..그럭저럭 재밌었던? 재밌었는데 강렬한 인상이 남지는 않아서

막 또하고 싶다! 이런 생각은 잘 안 드는 것 같아요.

7. 안도르의 전설

아, 이거 기억났어요. 이게 제가 친구랑 보드게임 카페가서 세듀하기도 전에, 정말 처음으로 제 돈 주고 산 보드게임입니다ㅋㅋㅋㅋ갑자기 왜 보드게임에 관심이 생겼었지...?

암튼 친구집에서 하룻밤 자고 올 기회가 생겨서 그때 하려고 샀었던 게임이에요ㅋㅋㅋ

나레이터가 전진한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플레이하다가 시나리오에 실패했었습니다. '와, 보드게임에서 패배란 걸 할 수 있구나...'를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그 전까지 보드게임은 뭔가 다같이 하하호호하는 이미지였고(체스 같은 걸 해도 그렇게 승부욕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승패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안 져주는 아빠와 그렇게 맨날 할 수 있었던 것 같은ㅋㅋㅋㅋ) 이런 실패!는 컴퓨터 게임에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이후에 결국 파티를 구성해서 끝까지 깨고, 집에서 1인플로 2캐릭터 잡고 다시 한번 끝까지 깼습니다.

근데 막 재밌었냐, 확장까지 살거냐 하면 잘 모르겠어요. 퍼즐 푸는 재미는 있었는데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고 단순했고, 굳이 퍼즐게임하려고 이걸 해야하나?하는 생각이 든달까요?

8. 광기의 저택

이건 제 게임은 아니고 지인분껄로 해봤었습니다. 결론은 음...별로! 저는 이거 할 바에 크툴루의 부름을 하겠어요. 뭐 애초에 크툴루의 부름에서 시스템을 따온거니...

중간에 나오는 퍼즐들은 너무 뚱딴지 같았고....trpg도 플레이어가 아닌 마스터 하는걸 즐기는 사람이라 어플이 마스터해준다는 메리트도 저에겐 없었네요.

그래서 앞으로도 rpg류 게임은 굳이...? 안 살듯 싶습니다.

9. 도미니언

이거....클래식하게 재밌어요....잡다구리한거 없이 심플하게 재밌는데 질리는 느낌도 아니구요! 콤보 터지는 맛이 너무 좋아요.

에이언즈 앤드를 도미니언과 비교하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보스레이드는 취향이 아니라서...전 이렇게 평화롭게 영지 가꾸는게 좋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릴 때 모바일 게임도 거의 타이쿤류만 즐겼던 것 같은...?)

10. 돌팔이 약장수

음 첫인상은 이게 뭐지...? 였습니다. 가족이랑 했는데 정말 이게 무슨 재미지 했어요ㅋㅋㅋ전략성이 있다고 하기에도 애매한데 어디서 웃어야 할지도 모르겠는...?

최근엔 친구들과 다시 한 판 해봤는데 그래도 친구들이랑 할 때는 서로 솥 터질 때 낄낄거리긴 해서 한결 낫긴 했습니다.

11. 테라포밍마스

이거 약간 뭐랄까, 분명히 뭔가 포텐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아직까지 제가 진정한 재미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1인플 2번, 다인플 2번 해봤는데 뭔가 느낌이 오는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인플로는 항상 첫플인 사람들과 해서 대기업확장도 못껴봤고 드래프트룰 적용도 못해봤습니다.

좀 더해봐야할 것 같아요ㅋㅋㅋ

12. 다섯부족

아 이거, 요즘 약간 고민입니다. 혼자서 왼손과 오른손 플레이했을 땐 진짜 머리에서 스팀나고 재밌었거든요?

그리고 최근에 가족이랑 한 판 했는데, 인터넷에서 본대로 장고방지용으로 2분 타이머를 놓고 했습니다(저희 가족이 다 엄청 장고러거든요...도미니언 한판에 1시간 30분 조금 넘게 걸립니다..)

그랬더니 그냥 그때그때 괜찮아보이는거 슥슥 골라서 플레이하게 되고, 그러니까 재미가 없더라구요!?

이걸...어떻게 밸런스를 잡아야할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13 서머너워즈

이거 너무너무 재밌게 했습니다. 이동이니 카드능력 사용이니 머리도 돌돌돌돌 써야하는데 주사위 굴리는 전투도 막 주빨망이라는 생각은 안들면서 적당히 쫄깃하고! 종족 특성 다양한 것도 좋고!

일단 고블린 종족으로 한 판 했는데, 해보니까 좀 어떻게 운용해야하는 건지 감이 오는 것 같아서 일단 고블린 종족으로 뽕 뽑아보려구요. 그리고나서 나머지 종족들도 빨리 다 해보고 싶네요ㅋㅋㅋ

14. 역사의 흐름

이거 음....그냥 쏘쏘 했습니다. 문명 느낌을 내기엔 컴포나 메커니즘이 너무 조촐한 느낌이랄까요? 간단한 문명게임이라고 해서 샀는데 그냥 문명게임은 복잡하게 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안 매운 불닭볶음면을 먹을거면 뭐하러 불닭볶음면을 먹겠어요?

15.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은 말야~사람 얼굴보고~육성으로 대화하고~손으로 컴포 만지는 맛이지~!!라고 생각해서 아레나는 들어가볼 생각도 안했는데.....

이게 음, 게임이 고파지니까 결국 들어가게 되더라구요 허허

그래서 친구와 둘이서 버건디의 성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모로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게임 자체의 느낌은 뭐가 되게 많아보였는데(이런걸 포인트샐러드라고 하던가요)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단순하다? 근데 점수가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걸 보는 쫄깃함이 있더라구요.

단순한 건 아직 1번 보드밖에 못해봐서일 수도? 막 크게 빡!하고 온건 없지만 다른 보드들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 보면 꽤 재밌게 즐긴 것 같습니다.

그외 샀으나 못해본 게임들

: 파워그리드, 팬데믹 레거시 시즌2, 황하와 장강, 에볼루션 기후, 세듀 아고라 확장

오늘 공룡섬 할인하길래 코보게에서 공룡섬과 스페이스 크루 질러서 행복한 마음으로 책장 공간 마련하다가 써봤습니다 후후

빨리 아직 못해본 게임들도 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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