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vs 추리: 용의자들 체험판 후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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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 오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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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크로마크로 2의 사은품으로 받은 ‘용의자들 체험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수사 vs 추리’ 시리즈의 다른 글들은 수사 vs 추리: Top 3’s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 깔끔한 진행

먼저, 이 게임은 규칙이 굉장히 간단하고, 전반적으로 엄~청 깔끔하게 진행되더군요.

여타 추리게임에서 필요 없는 군살을 쫘악 뺀 것 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플레이하면서 다른 추리게임이 전혀 생각나질 않더군요. 지도 한 장과 카드 33장만으로

진행하는데, 지도를 잘 활용해서 더더욱 깔끔한 느낌을 받은 거 같네요.

여기에다 개연성도 좋아서 확실히 웰메이드 추리게임이었습니다.

(2) 난이도

하지만, 평범한 ‘웰메이드 추리게임’에 머물진 않더군요. 독특한 두 가지 특징을

보여 줬기 때문인데요...

그 첫 번째 특징은 낮은 난이도입니다.

많은 추리게임에서 적은 정보만 보고 사건을 해결하면, 더 높은 점수를 받는데,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다 본다고 해서 사건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추리게임 중 가장 쉬운 왓슨 앤 홈즈나 셜록 파일즈만 하더라도

제법 어려운 추리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점수는 어느 정도 포기하고

모든 정보를 다 본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용의자들 체험판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든 카드를 다 보면, 단서를

잘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쉬운데, 특히 범인에 대해서는

과할 정도로 단서가 많더군요. 마치, 디자이너가

“일단 범인이 누군지는 알려 줄게.”

라고 말하는 거 같다고나 할까요? 사실 추리게임에서 범인만 알면 추리가 굉장히

쉬워지죠. 이런저런 고민 없이, 범인으로부터 시작해 주변으로 뻗어 가며

사건을 추적하면 되니까요.

(용의자들 본판도 체험판처럼 난이도가 낮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거 같네요.)

(3) 점수 계산 방식

하지만, 이 게임의 두 번째 특징인 (참 별거 아니면서도) 아주 영리한 점수 계산 방식 때문에

쉽기만 한 게임은 또 아니었습니다.

이 게임은 (점수 계산 방식 때문에) 플레이하면서 세 번 추리하게 되는데 (이게 강제됩니다!),

총 33장의 카드 중 10장을 본 다음

1) 범인은 누구인가?

2) 정황 증거는 무엇인가?

3) 범행 동기는 무엇인가?

에 대해 한 번 추리하고, 10장을 더 본 다음 한 번 더 추리하고, 모든 카드를

다 본 다음 마지막으로 추리를 한 번 더 합니다. 그런 뒤, 1), 2), 3) 각각을

몇 번째 추리에서 맞혔냐로 점수를 받는 거죠. 물론, 빨리 맞히면 점수를 더 받구요.

예시. 범인은 첫 번째 추리에서, 정황 증거는 두 번째 추리에서,

그리고 범행 동기는 세 번째 추리에서 맞혔으면 각각 5, 4, 3점을 받아

총 12점을 받습니다.

(4) 수사 vs 추리

첫 번째 추리는 카드 열 장만 보고 하기 때문에,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추리를 하게 됩니다. 만만치 않은 거죠. 하지만, 세 번째 추리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서를 정리하는 수준이라 추리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추리에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디텍티브처럼?) 어떤 카드를 선택해서 볼지 굉장히 신중해지는 반면,

반대로 두 번째 추리가 끝나고 나면 단서만 수집하고 정리하면 되는 쉬운 수사게임으로

바뀌기 때문에 긴장이 풀리게 됩니다.

(수사와 추리의 차이에 대해서는 수사 vs 추리: 사건의 재구성 리뷰를 봐 주세요.)

(5) 숙련자와 초심자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

이런 이유로, 추리게임이 익숙한 플레이어라면 디자이너가 심어놓은 단서를

잘 찾는 한편, 어그로만 끄는 가짜(?) 단서들을 잘 피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추리에서 사건을 해결하면 되고, 추리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모든 카드를 본 뒤 (주로 소거법을 사용해) 사건을 해결하면 되니까, 난이도 면에서

숙련자와 초심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 되더라구요. 영리한 점수 계산 방식

덕분에 추리를 세 번 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6) 마무리

용의자들 체험판 후기를 쓰신 많은 분들이 호평을 하신 것처럼, 저 또한

무척 재밌게 플레이해서 곧 도착할 본판이 기대되네요. 체험판이 이 정도면

본판은 어느 정도일까요?

새로운 웰메이드 추리게임을 고대하는 분이라면 용의자들 체험판을 구해서 한 번

플레이해 보시길 강력하게 권해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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