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모임 후기]구미에서 강릉까지 보드게임하러 손님이 오셨었습니다.
강릉에서 모임하고 있는 가든빈입니다. 한때는 동네바보라는 닉네임을 쓰기도 했었습니다(여전히 바보는 맞습니다ㅎㅎㅎ).
저희 모임멤버중 한분이 경상도로 일을 찾아 떠났습니다.
보드게이머가 멀리가봐야 어디가겠습니까. 보드게임해아죠.. 그런데 지역 모임에서 강릉 홍보를 맛깔나게 하셨는가 봅니다.
지난 주말에 경남모임 멤버 한분이 구미에서 강릉까지 게임을 함께 즐기러 오셨었습니다.
게임을 한가방 짊어지고 버스를 타고 5시간이나 걸리셨답니다.
함께한 게임들 좀 풀어놓으려 합니다.
1) 보드게임카페 타이쿤(Board Game Cafe Frenzy)
자신만의 보드게임 카페를 운영해서 높은 점수(돈)을 모으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은 2페이즈로 진행됩니다. 모두가 10장의 카드를 살때까지 경매를 하는 1페이즈와 산 카드를 내려놓으며 트릭테이킹으로 재분배하는 2페이즈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셋콜렉션을 여러모습으로 비틀어놓은것(손님의 요구사항 만족, 세트구성시 득점 등)과 액션토큰을 통한 추가 액션, 트릭테이킹 등 여러요소들을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보드게이머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테마로 엮어놓은 꽤나 취향저격 게임이었습니다(사실 제가 졌으니 똥겜망...).
컴포중 미플모양의 납작한 토큰이 앞뒷면 색깔이 다른..(의도적으로가 아닌 인쇄오류) 제작사가 날라버린 비운의 게임이지만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2) 파프니르(Fafnir)
게임판중앙의 저 닭(?!)이 바로 파프니르입니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드래곤이 어쩌다 닭이..
오잉크게임답게 진행은 간단합니다.
닭 위에 6각형모양의 서로다른 자원2개(같은게나오면 추가로2개뽑아서 올림)을 올려놓고 주먹경매를 합니다.
닭위에 놓인 자원이 포함되면 탈락, 더 많은 자원을 낸사람이 승리해서 자원을 보이는것처럼 버리고 올려진 자원과 1점을 가져갑니다.
어느 자원이든 2인 6개, 3인 7개, 4인 8개가 버려지면 라운드가 종료되고 가지고있는 자원을 공개합니다.
금을 빼고 모두의 자원을 더해서 가장많은 자원이 3점, 두번째가 1점, 나머지 자원들은 -1점, 금은 1점을 얻습니다.
누군가 40점을 얻을때까지 게임을 진행하여 승자를 정합니다.
은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쫄깃한 승부였습니다(하지만 꼴찌했으니 똥겜망..넝담입니다 ㅎㅎㅎ).
3) 두리안(Durian)
세번째 게임도 오잉크 게임입니다.
과일가게 점원이되어 고릴라 사장님을 최대한 화나지 않게 과일주문을 받으면 되는 게임입니다.
카드를 보지않고 한장씩 내앞에 꽂아두고(상대는 내카드를 봅니다) 주문받는 과일들이 재고를 넘어갔다 싶으면 딸랑딸랑 종을울려 사장님을 부르는 게임,
Limit라는 게임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테마조합을 잘해서 Limit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내 카드를 모르기때문에 전략적인 행동보다는 남에 카드를 잘 속이는 블러핑이 필요한, 하지만 말도안되는 블러핑은 씨알도 안먹히는 파티 파티한 게임입니다.
고릴라 사장님의 벌점이 1~7점까지 점점 커지지만 누군가 합계 7이 넘어서면 끝나는 짧은 게임입니다.
넘 재밋어서 나중에 추가멤버가 왔을때 한번 더했습니다. 파티게임으로 강력추천!
4) 블러드본:카드게임 (Blood Borne: Card Game)
동명의 PC게임을 보드게임으로 이식한 카드게임으로 7명의 부하들, 3명의 중간보스와 1명의 최종보스를 잡으러 떠나는 '장대한' 여정을 콩코르디아의 카드액션을 통해 표현한 괜찮은 게임입니다(제가 1등해서 멋지게 묘사한것처럼 느껴지시겠지만 맞습니다).
먼치킨처럼 대놓고 뒤통수도 막 쳐가며 보스를 잡으면 입힌 데미지를 점수로 정산해 승리합니다.
간략하게 묘사했지만, 근거리, 원거리, 특수형태의 공격이 등장하고 죽으면 저장하지 않은 가한 데미지토큰(점수)는 잃게 되거나 조건에 따라 추가로 얻고 잃는 등 세부점이 있고 매우 다양한 보스들과 몬스터들이 등장해서 플레이 회차를 많이 늘려놓았습니다(게임의 주인도 보스를 다 못봤답니다). 아. 추가점수는 처치한 몬스터들의 태그(3종)에 따라 누적 추가점수를 주고, 죽으면 태그별 얻을 수 있는 최대점수가 깎이기도 합니다. 특성 확장까지 더해서 꽤나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5) 왕의 수도 프라하 (Praga Caput Regni)
관심있게 보고있던 게임 중 하나인 왕의 수도 프라하도 손님덕분에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중세 도시건설게임이었습니다. 비공개요소가 없는 전략게임이었고,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대칭형이었습니다.
기술을 개발하거나 성벽을 짓거나 마을에 건물을 짓는 타일액션들과 생산량을 올리고 자원을 생산하는 등 여러 액션들이 존재했는데 이를 선택하는 방법이 조금 특이했습니다.
상단의 톱니바퀴에 2종의 액션이 그려진 토큰이 조립되도록 설계되어서, 하고싶은 액션이 있는 톱니에서 보너스를 받고 토큰을 가지고 와 둘중하나를 선택해 액션을 하고, 톱니를 한칸 돌린 후 12시방향에 반납하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엔드게임의 트리거가 모두가 동일한 턴을 가지도록 계산되어 톱니가 설계되어 있었다는 점과, 라운드가 넘어가는 시점에 톱니의 홈에 큐브가 걸리도록 설계해 라운드 전환시점을 주지시켜주고 세팅할 수 있도록 한것이 독특했습니다.
자원이 종류가 다양했고, 점수를 낼 수 있는 방법도 다양했지만, 각자에게 딱 정해진 횟수의 턴(아마도 12턴)만 주어지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일러스트와 듀얼레이어로 구성된 개인판, 탑과 성당을 계단처럼 오르게 만들어놓은 점도 게임하는 재미를 꽤나 더해주었습니다.
6) 퓨덤 (Feudum)
이미지 업로드가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있네요..ㅠㅠ 세로로 찍은 제가 잘못이죠..
퓨덤은 중세 가문이 되어 6개의 길드와 영지들을 두고 영향력 싸움을 벌이는 전략 게임입니다.
파스텔톤의 독특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3개의 주사위는 어느면으로 놓느냐에 따라서 기사가 되기도 농부가 되기도 하여 놓을 때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큰 흐름은 콩코르디아, 위에등장한 블러드본:카드게임처럼 동일하게 주어진 카드를 통한 액션의 선택이 이끌고 있었습니다만, 두 게임과는 달리 퓨덤은 턴마다 4개의 카드를 마음대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전략성을 높였습니다.
영지에서는 언제 영향력을 놓는지와 얼마나 놓는지에 따라 영주와 귀족, 농노가 되어 상황에 맞게 다양한 변수들을 만들 수 있게 해 두었고, 길드에서도 영향력에 따라 길드장(통칭 사장), 장인(통칭 부사장), 손님으로 액션에 추가적인 변화를 주었습니다. 영주나 길드장이 추가적인 이익(돈 또는 자원)을 얻을 수 있게 해두어 치열한 영향력 싸움을 벌이도록 만들었습니다.
개발을 통한 추가 자원도 놓자마자 털어갈지, 놔뒀다가 한번에 왕창 털어갈지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 전부 쓰려면 꽤나 설명이 길어질 듯 하니 디테일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신데렐라라서 시간에 쫓겨 급하게 엔드게임을 트리거시키느라 꼴지(그럴듯한 꼴지 핑계)를 했네요.. 하지만 나중에 제대로 다시 해보고싶은 게임이었습니다.
6개의 게임 모두 손님분이 들고오신 게임이었습니다.
더 많이 들고오셨는데 시간관계상 다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ㅠㅠ 그래도 다행히 큰 게임은 모두 해보았습니다. :)
강릉에도 같이 하고싶었던 게임이 많은데 시간이 너무 야속하네요..다음달에 또 오신다고 하시니(프라하 미플을 흘리고 가셔서 인질로 잡아두었습니다) 그때 또 같이 후기를 써보겠습니다.
간만에 쓰는 글이라 안그래도 없는 말재주에 횡설수설만 하는듯 합니다. ㅎㅎㅎ
강릉으로 놀러 오시면 언제나 누구나 환영합니다! 같이 보드게임해요~~
저희 모임이름은 오픈톡 '우리동네보드게임' 이지만 더 크고 파티파티한 모임을 많이 하는 다른 팀도 있으니 많이들 놀러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