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르의 전설 : 북부를 향한 여정 리뷰

가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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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2 오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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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한글판이 발매된 후, "명칭"개정이 될 수 있습니다.

안도르의 전설은 2012년에 코스모스를 통해 첫선을 보였고, 2013년 KDJ(독일연간게임대상 숙련자부문) 를 수상했습니다. 많은 언어로 발매되었고, 2019년에 코리아보드게임즈를 통해 한글판이 정식출판되었습니다. 당시 첫번째 확장인 ‘별빛방패’도 동발되어서, 커뮤니티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홍수처럼 쏟아지는 신작들에 비해 발매된 지 오래된 게임이고, 국내에서도 큰 팬덤이 자리잡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느낌때문에, 아마 확장판은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곧 두번째이자 첫번째 빅박스인 확장‘북부를 향한 여정’의 공식한글판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2021년 10월 파주슈필을 통해 첫 발매를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도르 시리즈의 팬으로서, 시리즈의 여정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기쁩니다.

*7년의 여정.드디어 한글판이!

[안도르의 전설 : 북부를 향한 여정](후술에는 ‘북부편’으로 통칭)은 별빛방패 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 확장인 ‘별빛방패’가 본판과 똑같은 ‘안도르 대륙’에서의 사건을 다뤘다면, 두번째 확장은 시선을 바다 건너 북쪽 지방인 하드리아로 돌렸습니다. 보드판은 본판처럼, 앞, 뒷면을 활용하여 두 곳의 장소에서 게임을 진행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면은, "하드리아해의 군도", 뒷면은 "눈보라가 퍼붓는 겨울왕국 마법사의 땅 하드리아"를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편의 주요 배경이 바다인 만큼 수생 괴물들도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전설은 7부터 10까지 총 4개의 전설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7, 8, 9는 하드리아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마지막 전설 10은 하드리아 대륙에서 펼쳐집니다.

*안도르너머로 확장되는 세계 (출처:보드게임긱) ※게임에서는 1부 보드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본판의 영웅들이 그대로 활약하게 되는데, 드워프 [크람/바이트]가 빠져있습니다. 대신, 해군출신의 [슈티너/슈티안나]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이번 확장에서 활약하게 됩니다. 새로운 캐릭터의 특성에 대해서는 뒤에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드워프가 빠진 이유는 보너스 전설로 소개된 "동굴을 둘러싼 싸움"에 나와 있습니다. ) 링크→동굴을 둘러싼 싸움

*너! 내 동료가 되라! (출처:www.5ing-myway.comreview-boardgame-andor-north)

이번 ‘북부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전투결과에 대한 나레이터 전진이 변경되었다는 점입니다. 본판에서 적을 하나 해치우면 나레이터도 1칸을 전진했기 때문에, 전투회차를 최대한 줄이거나, 피하면서 목표를 달성해야 했습니다. ‘북부편’에서는 2마리를 해치워야 1칸씩 전진합니다. 오히려, 전설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전투에 임해야 합니다. (하드리아 땅에서는 무려 3마리!) 리트부르크성으로 달려가는 고어나 스크랄을 두고보며 눈물을 삼켰던 플레이를 경험했던 게이머들에게는 좋은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은 해산물파티 (출처:www.5ing-myway.comreview-boardgame-andor-north)

두번째, 핵심변화는 ‘명예’시스템입니다. 이제 영웅들은, 명예에도 신경을 써야합니다. 이번 모험의 배경은 영웅들이 활약했던 ‘안도르’ 땅이 아닙니다. 바다를 건너온 외부인들은 어디까지 경계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험난한 여정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신들을 증명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죠. 그것이 ‘명예’입니다. 구성은 명예의 전당 트랙과 "음유시인"녹색말로 되어 있습니다. ‘명예’는 적을 쓰러뜨리거나 미션을 성공했을 때, 받을 수 있습니다. 기본판에서 보상으로 받던 의지력과 금화와 함께 추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선택해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좀더 고민거리가 늘게 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명예의 전당 트랙이 '0'이 되면, 해당 전설도 실패하게 되므로, 관리를 느슨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구성에 대한 접근성을 위해 도입된 게 ‘음유시인 그레놀린’입니다. 그레놀린은 항상 음악으로 영웅들의 모험담을 노래합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명성을 보상받을 경우, 하나 더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레놀린은 게임의 난이도 조절을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전설에서 자유롭게 넣거나 빼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어느시대든 여론전이 기본이죠 (출처:happycompany.geproductseducational-toyslegends-of-andor-journey-to-the-northsl=en)

마지막으로, 가장 눈에 띄는 새로운 변화는 바로 ‘배’입니다. [알데바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선박은 주로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확장에서 영웅들의 발이 되어 줍니다.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바람의 방향이 정해지는데, 잘 활용하면 한번에 많은 칸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데군데 있는 작은 섬이나 역풍이 있기 때문에, 매번 각각의 미션들의 경로를 수정할 수 있도록, 생각하며 진행해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새로운 캐릭터 [슈티너/슈티안나]가 배에 관한 특수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만약 해당 캐릭터가 배에 타고 있을 경우, 기본 액션(이동, 전투등)을 하기 전/후에 인접한 해상칸으로 무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만약, 전작을 플레이해 보셨다면, 아마 한칸을 더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걸 아실겁니다. 모든 액션을 시간단위로 공용하고 있는 이 게임에서, 무료이동은 결국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하루에 2, 3번 정도라도 하나의 전설을 클리어 할 때, 대략 서른시간에 가까운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 겁니다. (※모든 나레이터 구간을 사용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어디까지나 배와 바다에 한정된 능력이기 때문이지만,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거의 필수에 가까운 캐릭터인 것은 분명합니다.

*쁘띠뽀짝 알데바란 (출처:www.5ing-myway.comreview-boardgame-andor-north1)

배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큰 특징은 개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배는 목재 피규어와 큰 타일로 각기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큰 배 타일에는 다른 작은 타일을 끼우도록 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필요한 자원이나 금액을 지불하면, 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데, 타일을 뒤집어 끼워 그림이 달라지는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해당 액션에 관한 설명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캐릭터들을 태울 수도 있어 직관적 입니다. 선박 개조는 전설의 성공을 좌우할 정도로 굉장히 중요하고 막강합니다. 선수상의 경우에는 해당 영웅의 공격력을 +4, 두번째 돛대는 바람의 영향을 두배로, 마지막 배 후미의 발리스타는 공격 주사위를 두개 합산하게 해줍니다. 미션 성공을 위해, 많은 이동과 전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유념해 둬야 할 부분입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 했던가? (출처:보드게임긱)

이번 확장의 핵심 시스템인 ‘선박’의 도입은 게임을 좀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줍니다. 하지만, 게임 디자인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박 업그레이드는 게임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걸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다른 영웅들의 성장보다 우선시 해야한다는 말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안도르의 전설]은 한정된 시간안에 최선의 수를 고민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본판의 경우에는 한정된 자원과 액션을 활용해서, 각기 다른 개성의 캐릭터들을 전설성공에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성장시켜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배의 강화가 절대적인 공략법이라면, 캐릭터들의 성장과 장비에 필요한 자원들은 모두 "성공"이라는 이름하에 배에 투자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결국 해당 전설 성공 전략에 대한 획일화를 야기시킬 우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의 등장과 더불어 궁수의 개성이 많이 약화된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깐부끼리는 니꺼 내꺼가 없는 거야. (출처:www.eapresto.comindex.phpmain_page=product_info&products_id=46985)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분량입니다. 본판에서는 총 5가지의 전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6번째 전설은 유저가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뺍니다.) 그리고, 차후 공개된 공식 보너스 전설도 4개나 준비되어 나름 큰 분량을 자랑하는 게임입니다. 이에 반해, 이번 확장은 총 4개의 전설과 보너스 전설 2개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보너스 전설이 공개된 지 벌써, 6년이나 지났고, 3편마저 마무리 지어졌기 때문에, 추가 전설 공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본판 스몰확장은 지금도 계속 발매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도 만나볼 수 있는 무게감있는 추가 확장 전설 (링크→"블랙코그선의 도래")

디자이너 미하엘 멘젤은,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능동적인 개입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독일 홈페이지에는 그가 그린, 새로운 캐릭터나 몬스터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재, 발매되고 있는 스몰확장들이 공식적으로 작가에게 인정받아, 만들어지고 있는 경우입니다. 이번 편에서도 그런 의미를 담아 정작 게임에는 사용하지 않는 캐릭터 타일이 들어 있습니다.　(※보너스 전설에서 해당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업데이트가 지속되고 있는 안도르의 전설 팬페이지 (출처:https://legenden-von-andor.de/forum/)

*당신이 원하는 미지의 전사를 만들어보세요 (출처:보드게임긱)

[북부를 향한 여정] 안도르의 전설 3부작의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시나리오가 이어지는 게임이다보니, 전편인 본판과 첫번째 확장 [별빛방패]를 클리어해야만 플레이할 수 있는가 고민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게 가장 몰입하기 쉬운 방식입니다. 그러나, 본판의 이야기를 몰라도,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가 구성되어 있고, 오히려 단독이야기로서 즐겨도 무방합니다. 다만 아쉬운점은 스탠드 얼론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다는 점입니다. 본판의 컴포들이 오히려 부수적이라서, 위치가 바뀐게 아닌가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만약 스탠드 얼론으로 발매했다면, 1부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좀더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마지막 전설의 배경 하드리아. 누구의 편에 설것인가. (출처:www.miniaturemarket.comreviewcornerlegends-of-andor-journey-to-the-north-review1)

안도르의 전설은 공식 OST가 있습니다. 확장 "북부를 향한 여정"편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70분이 넘는 사운드 트랙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게임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재밌는 점은 일정 구간에서는 소리가 전혀들리지 않기도 하는데, 홈페이지에서는 이것 또한 의도된 부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료 다운로드로 제공하고 있으니,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링크→북부를 향한 여정 사운드트랙

저는 안도르의 전설이 판타지장르의 외형을 덮은 전략 퍼즐게임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속아(?) 게임을 구매하고 실망하신 분들도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확장에서도 게임 시스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호불호가 확실한 게임이지만, 또한 대체불가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게임인 것도 분명합니다. 안도르의 전설 팬으로서 이번 확장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아 마지막 3부작까지 ‘한글판 발매’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는 시리즈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습니다.

*모험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출처:https://legenden-von-andor.de/wallpa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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