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윰 후기
파이윰 후기입니다.
보겜긱에 후기가 올라올때마다 꽤 기대를 했습니다. 한국어판을 구매해서 드디어 해봤네요.
(사진 찍기 전에 실수로 보드에 폰을 떨어트려서 컴포넌트를 재배치했는데, 도로 위치가 이상한게 몇개 있네요.)
파이윰은 악어가 잔뜩 있는 지역을 사람의 손길로 발전시키는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동일한 카드 5장을 가지고 진행을 하지만, 새로운 카드를 구매해나가면서 각자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워갑니다. 이 게임은 가지고 있는 카드들을 계속 순환시키는 덱 빌딩 게임이고, 최종적으로 게임 도중 얻은 점수가 가장 큰 사람이 승리합니다. 저는 2인플을 두 번 해봤습니다.
1. 먼저 이 게임은 카드 능력 숙지가 필수적입니다. 직접 해보면서 알아가자 하면 중간즈음에 이상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게임에서 사용하는 건물이나 일꾼이 정해진 기능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등장할 여러가지 카드에서 용도가 나오는데, 미리 알아야 건물을 어디 세워야할지, 어느 일꾼을 제거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라도 훑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시장 시스템이 마음에 듭니다. 파워그리드의 시장 시스템을 차용했기 때문에, 아직은 등장하면 안 될 오버파워 카드는 자연스레 닫힌 시장으로 밀립니다. 시장의 카드를 리필하기 위해 카드를 직접 구매할 필요없이, 카드를 회수(관리 행동)하면 시장의 매력적이지 않은 카드가 자연스레 제거됩니다. 구매할 카드가 정체돼서 답답한 느낌이 없이 계속 새로고침됩니다.
3. 카운팅 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카드의 효과가 대단하게 복잡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포도밭에 공방 놓는 점수 카드' 혹은 '도로 2개 놓는 카드' 정도이기 때문에 진행하면서 상대의 패에 대해 머리를 쥐어싸맬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접근성이 좋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4. 게임 보드에 있는 것들은 모두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눈치 싸움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득을 위해 게임 보드 상황을 좋게 만들어 놓으면 다음 사람이 눈치채고 본인이 이득을 취해버립니다. 거기에서 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재미있는 중급 유로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아트워크가 밋밋하고 칙칙해서 영 별로다 싶었는데 하다보니 빛바랜 파피루스같은게 영락없이 이집트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자세히 보면 생각보다 퀄리티가 높습니다. 그리고 컴포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악어는 게임에서 대단한 역할을 하지는 않고, 단지 최초로 그 칸을 쓰는 사람에게 추가 점수를 주는 걸 표시할 뿐인데 이게 묘하게 테마랑 맞아떨어져서 귀엽습니다.
하다보니까 마을끼리 도로를 연결하는게 카탄같기도 하고, 악어를 없애나가며 넓게 퍼지는 게 문명(PC게임)같기도 합니다. 헥스 타일이라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토큰들 퀄리티도 만족스럽습니다. 일부는 프리제의 이전 작과 동일한 토큰이긴한데, 그래도 테마랑 잘 어울려 보기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