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회) 18KOREA 리뷰

마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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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21 오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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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은 자발적 후기입니다 *

* 네이버 블로그에 편하게 쓴 글을 복붙한 리뷰입니다. 혹시 말투가 불편하시면 살포시 뒤로가기 부탁드립니다 *

합정역 코티지가든에서 열린 18KOREA에 참여하게 됐다. 마침 홍대 쪽에 볼 일도 있었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실질적으로 플레이 해본 18xx시리즈는 1889와 18릴리퍼트가 전부이다.

아래는 예전에 작성해둔 1889에 대한 후기이다.

https://m.blog.naver.com/tmxk9070/221714047249

https://m.blog.naver.com/tmxk9070/221897282486

https://m.blog.naver.com/tmxk9070/222189036132

#게임의 흐름#

게임 시작시 자산카드라 불리는 세 장의 카드를 드래프트(1-2-3-4-4-3-2-1-4-3-2-1 순)를 통해 획득한다. 이 자산카드로 인해 각자의 플레이 방향이 달라진다. 일종의 비대칭 능력인 셈이다.

게임은 3개의 종료 조건중 하나가 달성될 때까지 주식라운드 - 운영라운드 - 운영라운드를 반복한다.

주식 라운드에서는 경매를 통해 새로운 회사를 창설하거나, 기존에 창설된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으며, 프리액션으로 원하는 만큼의 주식을 팔 수 있다.

운영 라운드에서는 다음 액션을 순서대로 진행한다.

1. 액션포인트(3TP)를 이용해 타일을 깔거나 업그레이드

2. 기차역 놓기

3. 회사별 수익 계산

4. 배당 or 보류

5. 기차구입

라운드를 반복하다가 게임의 양상이 크게 변화하는 시점이 생긴다. 바로 '한국전쟁 이벤트'이다.

전쟁이 일어나 도시 타일이 전부 파괴되고, 북한 지역의 모든 타일은 제거된다(북에게 압류 당한다).

또한 더 이상 북한에 타일을 깔 수 없게 되며, 북에서 탈출하지 못한 모든 회사 조차 게임에서 제거된다.

파산을 한 플레이어가 생기거나, 특정 회사의 주식이 460원에 도달했거나, 8기차가 팔리게 되면 일정 라운드를 진행하고 게임이 종료된다.

#좋았던 점#

1. 자산카드로 인한 비대칭 능력

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게임 시작시 드래프트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자산카드는 A, B, C, 세 가지 더미가 있다. A > B > C 순으로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모든 플레이어가 각각의 카드를 한 장씩 가지고 시작한다(2인플은 예외).

이 자산 카드로 인해 플레이어별 플레이 방향이 정해진다. 20% 저렴하게 기차를 구입하는 능력으로 물량공세를 펼치거나, 자신만 이용할 수 있는 투어를 통해 처음부터 한 도시에 몰빵하거나 등등 카드에 따라 특화되는 테크가 갈린다.

비대칭 능력이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게임에 조화롭게 녹아있다.

자산 카드별 느낌이 꽤나 다르고, 세팅시 들어가는 회사도 랜덤으로 정해져 리플레이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2. 한 시도 방심할 수 없는 주식 시스템

18KOREA에서는 주식의 묘미가 잘 살아있다. 수익을 배당하면 주식가치가 올라가고, 반대로 보류하면 주식가치가 떨어진다. 물론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 때도 주식가치가 떨어지는데, 1889와는 다르게 '경영주'가 주식을 팔 때만 주가가 떨어진다. 고인물의 주식 장난질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는 좋은 규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난질은 여전히 가능하다. 1889처럼 깡통회사 떠넘기기가 가능해, 손익을 확실히 계산해서 주식을 구입해야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었던 부분이다.

3. 한국전쟁 이벤트 전후로 달라지는 게임의 흐름

북한 지역이 압도적으로 수익이 높고, 남한 지역은 수익이 낮은 편이다. 당연히 초반에 북한 쪽의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한국 전쟁 이후 북한은 쳐다도 볼 수 없기 때문에, 남한에서 피 터지는 전쟁이 벌어진다.

한국 전쟁 이후로는 북한 지역이 아예 폐쇄되기 때문에 좁아터진 남한 땅에서 땅따먹기를 하게 된다. 초반에 자리를 잘 선점한 회사의 등골을 빨아먹는 플레이와, 그 사이를 꾸역꾸역 비집고 들어가려는 플레이가 난무한다.

엘리 당하지 않기 위해 스멀스멀 기어서 이동하는 회사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고, 저 사람이 나 대신 길을 깔아줄 것을 기대하며 눈치를 보는 부분도 재밌었다.

초반에 크게 한 탕 하고 도망칠 것인지, 시작부터 안전하게 플레이를 할 것인지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4. 빠르게 시작되는 초록색 시대

기존 18xx와는 다르게, 첫 번째 운영 라운드가 끝나자마자 2기차가 제거된다(구입만 불가능. 2기차 노후화는 4기차 시대). 곧바로 초록색 시대로 넘어가, 지루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초반 부분이 빠르게 스킵된다. 도시들이 시원시원하게 연결되며, 그로인해 수익도 시원시원하게 올라간다.

다만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점 1번에서 후술하기로 한다.

5. 달라진 종료조건

18KOREA는 게임 종료 조건이 3가지다. 파산을 한 플레이어가 생기거나, 특정 회사의 주식이 460원에 도달했거나, 8기차가 팔리게 되거나.

첫 번째 경우는 거의 없는 조건이나 마찬가지고, 대부분의 경우는 세 번째 조건이 만족되어 끝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체험에선 두 번째 경우로 끝이 났다.

1889와 18릴리퍼트는 이제 시작해볼까...?하다가 끝나는 느낌이었다면, 이 두 번째 조건이 달성되는 경우 모든 걸 다 하고 딱 만족스럽게 끝나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끝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아쉬웠던 점#

1. 타일 까는 재미가 덜 하다

좋았던 점 4번과 연관되는 단점이다. 곧바로 초록색 타일을 깔 수 있다보니 맵을 까는 재미가 덜 해진다. 초록 타일로 너무 쉽게 길막을 뚫을 수 있어서 큰 고민없이 타일을 둘 수 있다.

타일의 종류와 수량도 문제이다. 특이한 모양의 타일이 없을 뿐더러, 각각의 타일의 수량이 너무나 많다고 느껴졌다. 3인플로 진행했던 1889의 경우, 필요로 하는 타일을 누가 선점해버리면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18KOREA는 그런 경우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4인플로 진행했고, 맵 대부분에 타일이 깔렸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타일을 까는 재미보다는 주식의 재미와 비대칭 능력에 재미 포커스가 맞춰진 느낌이었다.

2. 한국전쟁 이후 사용되지 않는 맵 보드

이 점도 굉장히 아쉬웠다. 18KOREA의 맵 보드는 800*600(일반적인 보드게임 매트 사이즈)정도로 거대한 편이다. 심지어 한 판에 회사가 16개가 들어가는 걸 생각한다면 그 이외의 공간차지도 어마무시하다.

하지만 한국 전쟁이후, 즉 게임의 절반 정도가 흐를 무렵부턴 맵의 절반 정도를 사용하지 않는다. 쓸데없이 공간차지만 하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셈이다.

북한 부분의 맵이 분리되거나, 그 위를 덮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냥 북한 지역위에 타일 무더기를 놓고 플레이하면 모양이 살지 않는다...

3. 아쉬운 UI

한국테마의 게임이고, 한국에만 출시되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영어 텍스트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카드도 북한 회사, 남한 회사 딱 두 가지 디자인으로 획일화된 것이 아쉬웠다.

경계가 불분명한 지역도 있었고, 특수 타일의 경우 수익이 얼만지 직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이 세 부분은 제작자분들이 피드백 받고 수정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부디 잘 바뀌어서 나오길..

4. 스트레치골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풀 스트레치골 기준으로, 가격은 감히 혜자라고 말할 수 있다. 매끈한 카드 코팅과 두툼한 타일들, 엄청난 두께의 맵 보드. 수 많은 타일과 카드들을 본다면 창렬이라는 단어는 절대 떠올릴 수 없다.

하지만 이것도 풀 스트레치 골을 달성했을 때의 경우....

다른 스트레치골은 몰라도 기찻길 타일과 회사별 색깔 목재 토큰 필수의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달성이 안 되면 추가 금액을 지불할 용의도 있다.

#간단한 총평#

아쉬운 점은 개인적인 아쉬운 점일 뿐. 게임 중 재미없거나 불필요하다고 느껴진 부분이 거의 없었다.

게임의 룰 설명부터 비하인드 스토리, 그 밖의 설정들까지 제작자분들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그 만큼 애정이 느껴지기도 했고.

체험회를 하기 전엔 풀 스골 도달이 안되면 빠질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무조건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만한 게임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비대칭 능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18xx 시리즈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게임이다.

18릴리퍼트보다 18xx의 향기를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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