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보드게임] 5. 단지 나 혼자 하려고 산 예쁜 게임, 사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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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7 22:31

※ 주의사항

- 모든 플레이어가 초보이며 이들을 입문시키는 저도 초보입니다. 따라서 글 안에 에러플이 자주 등장할 수 있습니다.

- 글쓴이 본인은 읽는 사람들이 대충 이 게임을 알겠다고 생각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규칙설명 같은 게 없습니다.

- 아직 군 복무 중이기에 직접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찍고 싶은데 말이죠ㅠ

- 나름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왜곡이 없진 않을 겁니다(?) 과거의 이야기다보니 대부분 요즘 게임들이 아닙니다.

1화 2화 3화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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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단지 나 혼자 하려고 산 예쁜 게임, 사그라다

1화에서 이야기 했을 때 가져왔던 보드게임들은 모두 소개가 되었습니다. 소개가 되었다는 건 컨텐츠로서 소비가 끝났다는 말이고, 더불어 같이 플레이 했던 사람들의 흥미도 같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이대로 뭔가 모임을 파하게 할 수는 없다 생각했기에 저는 두가지 방법으로 게임을 충당하게 되었습니다.

1) 집으로 배송 된 보드게임을 부대로 보내달라고 하기

부모님께 부탁드리기엔 미래에 제 등이 빨개질 것 같아서 동생에게 부탁해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이것 저것 많이 보내 달라고 이야기하면서 제발 부모님께는 이야기하지 말아달라 했습니다. 동생도 나름 제 간절한 마음을 알았는지 알겠다며 보드게임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때 들어온 보드게임들이 이 모임의 주요한 게임들이 되게 됩니다.

2) 부대로 주문하기

부대로 택배를 보내기 위해선 우체국 택배만을 이용해야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위병소에서 빠꾸먹고 반송됩니다. 그런데 우체국으로 배송이 되는 보드게임 쇼핑몰은 단 한군데였습니다... 게임풀이 조금 제한이 되다보니 아쉽더군요ㅠ 그래도 자주 이용해서 몇개를 부대 안으로 들여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 할 보드게임은 주문으로 받은 첫번째 보드게임이었습니다.

+ 여기서 사연이 조금 붙는데, 처음 주문 할 때 우체국 택배가 아니면 받지 못한다는 걸 모르고 주문해버리는 바람에 확장까지 샀다가 한번 포기했던 애였습니다. 그래서 받는데까지 일주일 더 되게 기다려서야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첫플레이

처음에는 혼자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머리빡세게 써서 높은 점수 얻고 성취감 얻을 수 있는 류의 게임이었기도 하지만 개봉하자마자 주사위랑 보드판의 색감에 순간 매료 되서 주말도 아니고 평일 개인정비시간에 핸드폰도 제쳐두고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일단 주사위 운이 드럽게 안좋았습니다. 도구도 그 상황에서 그닥 쓸모없는 놈들로만 배치가 되어있어서 난감한 상황에서 게임을 마쳤습니다. 36점... 처참한 점수가 나오더군요. 그리고 느꼈습니다. 1인플을 지원하지만 다른사람들하고 해야 머리를 옥죄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 주 토요일에 모여서 4인플을 진행했습니다.

일단 공통적으로 굉장히 화려한 도면 위주로, 어려운 도면 위주로 가져가서 플레이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 규칙과 도면에 잘 맞춰 주사위를 집어넣더군요. 역시 저는 게임을 좋아하는거지 잘하는게 아니었습니다. 당당히 3등으로 마무리짓고 보니 첫 플레이였던 선임과 후임한명이 60점을 넘는 고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저는 40점 언저리였고, 다른 후임이 제 뒤를 따르고 있었죠.

다 괜찮았는데 4명이 하나같이 장고를 두게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주사위 하나를 가져오는데 고민하는 시간, 가져와서 다시 한번 고민하는 시간, 도구를 사용할지 고민하는 시간 등등... 어디선가 굴러다니던 1분짜리 모래시계라도 들고 와야 된다면서 재촉하고 재촉당했지만 다들 고민을 오래해서 한 판에 많은 시간을 쏟아버렸습니다. 그래서 다들 한 판하고 지쳐서 다른거 하자고 했습니다.

- 플레이한 용사들의 이야기

그 뒤로 굳어가는 머리를 굴리고 싶을 때마다 꺼내와서 플레이했습니다. 제 실력도 나름(?) 올라와서 고득점도 해보았습니다.

장고를 가장 많이 하던 선임은 할 때마다 머리 아프다고 호소하는데 정작 할 때 보면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주사위 골라서 해내는 걸 보면 확실히 취향인 것 같았습니다. 근데 제발 주사위 고를 때 3분씩 안 썼으면 하는 바램이ㅠ

후임들은 인터렉션이 왕성한 걸 좋아해서 정적인 편에 속하는 이 게임을 딱히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오늘 이거 하자고 하면 반대 안하는 정도?

전 운이 가미된 머리쓰는 게임을 좋아해서 그런지 별로라 생각한 1인플 조차 자주 플레이했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거와는 별개로 잘하진 못했지만... 재밌으면 장땡아닌가 생각합니다.

- 후기

이 모임에서 처음으로 머리를 조여오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하자고 꺼내오기도 했고, 자주 플레이하기도 한, 저 한정으로 아끼는 보드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을 기점으로 모임안 선후임들이 머리쓰는 게임에 대한 거부감을 조금 줄이게 되었고 이 게임이 기폭제가 되면서 다른 게임들을 막 사들이는 참사도 같이 벌어지게 됩니다. 텅장이 되가는 제 통장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