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보드게임] 4. 본격 손등 부어오르는 타코 캣 고트 치즈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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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3 19:10

※ 주의사항

- 모든 플레이어가 초보이며 이들을 입문시키는 저도 초보입니다. 따라서 글 안에 에러플이 자주 등장할 수 있습니다.

- 아직 군 복무 중이기에 직접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찍고 싶은데 말이죠ㅠ

- 요새 시킨 보드게임들이 다 집으로 가고 있어서 빨리 휴가를 가고 싶은데... 코로나가 막고 있어 슬픈 요즘입니다ㅠㅠ

1화 2화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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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본격 손등 부어오르는 타코 캣 고트 치즈 피자

타코 캣 고트 치즈 피자는 1화에 소개 되었던 해저탐험과 같이 주문해 받은 보드게임입니다. 단순히 리뷰보고 재밌다는 글이 많길래 다같이 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하나 냉큼 샀습니다. 일러스트도 귀엽고 규칙도 할리갈리같으니 이거 부대로 가져가면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격리당할 땐 한번도 플레이를 하지 못했습니다. 플레이에서 오는 소음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전에 이야기했던 보드게임들과 더불어 찍먹의 느낌으로 TRPG까지 해보니 할 새가 없더군요. 그렇게 이 보드게임은 알게모르게 방치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플레이

전 이 아이의 첫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주인 첫 플레이어가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일까요. 격리가 풀리고 한 2주정도의 보드게임 소강기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해야지 해야지 하는데 몸은 침대에 딱 붙으라고 명령하니 어쩔수 없이 침대에 박혀 사는 삶을 주말에 즐기고 있었습니다. 평일에는 당연히 할 시간이 없었고요. 그렇게 국방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북카페를 관리하던 후임이 저에게 와선

"그... 치즈 뭐시기 보드게임 있지 않습니까. 소대장님이 재미있으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사야되냐고 궁금해하시는데..."

라고 말하더군요.

뭔 소리지? 싶었는데 후임이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제 보드게임은 북카페 책장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관리하던 후임도 보드게임 모임원이었기에 흔쾌히 쓰라 했습니다. 당시 보드게임 모임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막사에서 일하는 행정병, 관리병, 작업병이었기 때문에 일과 중 쉬는 타임에 북카페로 와서 제 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타코캣을 하는 사이 북카페를 관리담당하신 소대장님이 궁금해하셔서 같이 하게 되었고, 너무 재밌다면서 자기 아들들하고 하면 좋겠다며 하나 사고 싶다고 말씀까지 하신 것이었습니다.

이런식으로 영업이 되는 것도 신기한데, 소대장님이 이런 게임을 좋아하실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 없이도 돌아가는 보드게임 모임이 되었다는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관리병 후임이 말을 더 이었습니다.

"근데 이 게임 할 때마다 아파서 많이는 못하겠습니다."

후임 말로는 작업병인 선임분이 힘이 무지막지하신데 반응이 후임들보단 조금 느리셔서 카드에 딱 손을 올릴 때마다 선임분이 후임 손을 치는 상황이 계속나오는데 문제는 빠르게 한다고 힘조절을 못해서 아주 그냥 후임들의 손등을 선홍빛으로 만들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안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만 다들 너무 즐겁게 해서 필러게임으로 굉장히 자주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플레이한 용사들의 이야기

하우스룰로 1등을 정하는게 아니라 꼴등까지 정하기로 했습니다. 워낙 다들 열정적이라 1등만 고르기엔 게임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확실한건 선임의 취향인 게임이었습니다. 굉장히 단순한 규칙, 역동적인 행동. 이 두가지 만으로 선임은 즐거움을 얻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초반에 반응속도가 느렸던 것도 빨라지기 시작해서 게임을 밥먹듯이 1등하는 겜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못합니다. 역동적인 행동이 제 발목을 잡습니다. 매번 꼴지 다툼을 하는 건 제 차지입니다.

후임들은 선임 손을 안 무서워하며 막 달려듭니다. 재밌다고 계속 하자고 하는 모습이 좋지만 저는 후임들의 손이 굉장히 걱정됩니다.

-후기

손 부상을 우려한 저는 카드더미에 손을 올리지 말고 자기 앞 책상을 치자는 제안을 하며 후임들을 손을 지켜주었습니다. 그만큼 다들 역동적으로 재미있게 즐긴 보드게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