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강의 후기 (21. 8월 5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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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4 21:47

사놓고 못해본 퀸게임즈 게임들이 좀 있어서 당분간 이 게임들을 들이밀것만 같다.

대상 : 초등학교 3~5학년 5인 + (그 아이들의 학업을 도와주시는 자원봉사자) 대학생 썜 1명 = 총 6인

트래져 헌터

작가가 리처드 가필드. 아시다시피 무려 '매직 더 개더링'의 작가죠.

매직 더 개더링을 생각하고, 이 게임을 접하면, 솔직히 시스템 적으로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심지어 필자가 가진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들을 떠올려봐도 당장 몇 개 정도는 떠오를 정도죠.

물론 누가 먼저냐?로 다퉈볼 수도 있겠지만, 게이머들에게 그런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그냥 재밌으면 된거죠... ㅎㅎ

전형적인 눈치보기 스타일의 게임으로 밸런스도 좋고, 게임 일러스트도 괜찮고, 어렵지 않은 룰에 적응하기도 쉽고...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게임이지요.

물론 '적'으로 등장하는 고블린과 이를 막는 경비견의 역할의 비중이 너무 초라하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만 한다면 확실히 더 좋은 게임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지만, 뭐 내가 직접 개선해볼 건 아니니까... (함 해볼까????)

강사로서 이 게임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러분은 결코 생각조차 안해보셨을.... 게임의 설명 방식에 있었습니다.

게임을 가르쳐줄때, 룰을 설명하는 방식을 말하는 겁니다.

이곳에서 보드게임 후기를 읽고 계시는 분이라면, 다들 누군가에게 보드게임을 설명해주는 경험들이 다 있으실 것이라 짐작되는데요?

보드게임의 룰을 설명하는 본인에게 있어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뭘까요???

다들 나름의 기준이 있으실 테지만, 저에게는 '아직 설명해주지 않은 숨어있는 매커니즘에 대해 저에게 질문해줄 때'와 '특정 부분을 설명할때, 설명을 듣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갑자기 동시에 "와~~!!!" 라는 탄성을 터뜨렸을 때' 입니다.

이게 저에게는 경험적으로 어떻게 다가오는 거냐면, 둘 다 '게임을 이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겁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아~~ 내가 정말 설명을 잘했구나!!" 라는 거지요.

"와~~!!!" 라는 표현 뒤에는 보통 "어라~ 이거 생각보다 만만치 않겠는데.." 라거나 "오호~~ 이러 이러한 루트를 타면 도움이 되겠는데..." 라거나 "음~~" 하면서 끄떡끄떡 하는 모습 등등이 나타나거든요...

(물론 그냥 아무 이유없는 리액션을 때도 있지만요.. ㅎㅎ)

이 게임은 시스템 적으로 정말 뭐하나 특별할 게 없는 게임입니다.

딱 하나~~

내가 사용할 카드를 고르는 방식이 '드래프트' 방식이라는 점만 빼면 말이죠...

당장 여러분은 '그게 뭐??' 라는 반응이시겠지만, '드래프트' 방식을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었는 사람들에게, 절대 1도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게임에게 뭐 하나 설명할때마다 "진짜 결정적인 것은 나중에 나옵니다." 라는 기대감을 심어준 뒤에...

모든 설명을 끝내고, 각 플레이어에게 카드를 9장씩 나눠준 후에 이렇게 말하는 거죠....

[

자~!~, 여기까지 카드를 받으신 여러분은 이제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와~~ 더러운 카드발 게임 같으니~~"

실제로 그런 말도 하셨잖아요??? 그죠~~

자~!! 이제 정말로 중요한 한가지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지금 받은 카드 중에서 가장 갖고 싶은 카드 1장을 골라 자신의 앞에 안보이게 내려놓습니다. 오직 1장만 골라야합니다.

뭘 고를지 모르겠다면, 그냥 이건 남에게 주기 싫다... 싶은 카드를 고르시면 되겠죠!!

다 고르셨나요???

이제 진짜 중요한 과정~~

여러분은 남은 카드를 몽땅 바로 옆사람에게 건네줍니다.~~~~~~~

]

바로 이 지점에서 필자는 앞서 강조한 "와~~" 라는 감탄사를 모두에게 들을 수 있었던 거죠.

이 친구들도 이제 이해한 거에요. 왜 이 게임이 특별해질 수 있는지를...

(더 재밌는 건, 함께 하신 대학생 선생님의 반응이었는데... 보드게임 초보자이신지, 보드게임의 이 매커니즘에 아주 감탄을 하시더군요... 괜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 친구들은 '드래프트 방식'의 게임이 처음인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혹시 해봤다고 하더라도 거의 1년에 1~2번 해볼까 말까 하기 때문에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거죠.

내가 처음에 받은 카드가 오전히 내꺼가 아니고, 심지어 내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을 때, 선택의 기로에 섰을때의 마음... 내가 필요한게 들어와야 하는데??/ 하는 두근거림...

그런게 사실 '드래프트 방식'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얘기하면 '드래프트 방식'이 뭔가 엄청나고 대단해 보이겠지만, 사실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참, 은근히 까탈스러워요... 그래서 역시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지켜보는 걸 선택한 겁니다. ㅎㅎㅎ)

게이머에게 있어서 이 게임은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재미를 주는 게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상이 게이머가 아닌 일반 분들이거나 아이들과 함께 할 생각이라면, 이 게임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적극 추천드립니다.

다만, 게임의 특성상 인원수가 좀 많은게 좋습니다.

저는 최소 4인 이상 권장합니다. 사람이 많을수록 재밌습니다. 원래 눈치게임 스타일은 무조건 사람이 많아야 재밌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