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 고전게임카페 방문 후기

s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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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1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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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모임 후기를 올립니다.

이번에는 제가 모이는 장소가 아닌 서울까지 원정을 갔습니다.

최근에 제이엘v 님이 반지 전쟁을 열심히 하고 계신 듯해서 룰 좀 잡아 드리고 확장도 알려 드릴 겸

8호선 석촌 역 부근에 있는 푸른하늘 고전게임카페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거의 한 달째 편집 중인 영상 때문에 밤새 작업하고 아침이면 완료하고 좀 쉬었다가 출발해도 될 줄 알았는데,

쉴 시간도 없이 딱 맞춰서 작업이 끝나더라고요. ㅠ

검색을 해 보니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사는 동네에 푸른하늘 고전게임카페 바로 앞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어서

그걸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었습니다. ㅎ

평일에는 낮 2시부터 영업한다고 하셨는데요.

길이 막히지 않아서 1시 50분 즈음 도착했습니다.

사장님이 막 가게 문을 여신 것 같았습니다.

제가 웹 상에서 이 사장님을 본 게 자유게시판에 게임 소개를 올리시는 글 때문이었는데요.

A4 용지에 펜으로 정성스럽게 게임 규칙 요약을 써서 사진 찍어 올리시던 글이죠.

그래서 제 호기심이 동해서 사장님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보드게임을 하시다가 가게를 여신 건지, 아니면 가게를 하시면서 보드게임을 시작하셨는지 말이죠.

(가게에는 보드게임뿐만 아니라 예전 오락실 게임기도 있거든요.)

사장님 말씀이 가게 하시면서 보드게이머분들한테서 게임을 배우셨다고 하셨습니다.

조금 전 얘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최근에 보드게임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보드게임 규칙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걸로 예상합니다.

이건 사람마다 독해력의 차이가 있는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점차 출시되는 게임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게임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거든요.

(또는 게이머가 현재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밖의 게임을 선택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드게임이란 게 아무리 어려워 봤자 어쨌거나 사람이 노력하면 이해 못 할 정도로 어렵지는 않다고 보는데요.

그러면 게임을 어떤 방법으로 이해하면 좋은가가 남습니다.

저는 그 해결책 중 하나가 여기 고전게임카페 사장님처럼 종이에 요약 내용을 적으면서 게임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게임 리뷰를 쓰거나 규칙 영상을 만들기 전에 종이에 게임의 구조나 흐름에 대해서 적으면서 하고 있는데요.

이 방법이 손으로 일일이 적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고전게임카페 사장님 말씀을 빌려 쓰자면)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제가 예상하건데 아마 보드게임을 배우는 대부분의 분들이 적으면서 하지는 않을 거예요.

7년 전엔가, 제가 반지 전쟁을 알려 드리러 서울 강남의 한 보드게임카페에 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가 룰 설명해 드릴 때에 마치 강의를 적 듯이 노트에 적으시는 분을 분을 뵈었는데요.

(일단, 반지 전쟁 룰 설명이 60분 걸리니까 웬만한 강의와 비슷할 겁니다. ㅋㅋ)

(그리고 제 기억이 정확히 맞는지 모르겠는데 그날 오신 초코벌레 님은 회사에 반차를 내고 오셨던가 그러셨을 거예요. ㅎ)

굉장히 감사하더라고요.

'이 게임을 정말 배우고 싶어서 오셨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무튼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게임 규칙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은

(왠지 천천히 돌아가는 길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종이든 아니면 태블릿 같은 것이든 이용해서 적고 내용을 요약하면서

그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거다라는 내용입니다.

약속한 2시가 되자 제이엘v 님이 오셨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질문하고 답하면서 웹상에서만 몇 번 얘기를 나눴고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이었어요.

반지 전쟁 기본판 (한글판)을 가지고 오셨는데, 확장은 아직 구입하지 않으셔서 확장은 제가 가져갔습니다.

제이엘v 님이 기본판은 몇 번 해 보셔서 설명 없이 바로 기본판부터 시작했습니다.

같이 하다 보면 빠트렸거나 틀리게 한 규칙들이 나타나니까요.

진영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저는 (초보자 분들에게 알려 드릴 때에 자유민족을 너무 많이 해서) 이번에 암흑군단을 선택했습니다. ㅎ

제이엘v 님이 카운터/토큰을 캡슐에 넣으셨더라고요.

제 건 많이 써서 닳았는데. ㅎㅎ

캡슐에 넣으니까 두께가 생겨서 구분이 잘 되는 점이 좋더군요. 오호

1턴에 제가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를 여러 개 굴려서

사루만도 나오고 아이센가드에 병력을 빠르게 찍어냈습니다.

원정대 진행을 하셨는데, 제가 추적 굴림에서 주사위 2개로 추적 성공했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 제 주사위 운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2턴에 제이엘v 님이 행동 주사위를 칼 3개와 서부의 의지 1개를 굴리셨습니다.

저는 그걸 (?) 하시면 좋은 타이밍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외국에서 스트라이더 스프린트라고 부르는 전술인데요.

원정대에서 스트라이더/성큼걸이를 분리해서 곤도르의 도시나 거점으로 달리게 하고,

거기에서 서부의 의지를 써서 아라고른으로 바꾸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그 턴을 통째로 버리지만 행동 주사위가 늘어서 남은 턴들에서 행동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죠.

중반부터 제이엘v 님이 행동 주사위를 잘 늘리셔서 역으로 제가 수세에 몰렸습니다.

마술사-왕이 나와야 할 타이밍에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가 안 나와서 애를 먹었죠.

반지-운반자들은 모르도르에 잘 도착했습니다.

이때에 타락 점수가 낮아서 제이엘v 님이 어쩌면 안심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숙련된 암흑군단 플레이어는 반지-운반자들을 타락시킬 카드를 항상 쥐고 있거든요. ㅎㅎ

모르도르 트랙에서 한 걸음씩 올라갈 때마다 동료를 하나 던지더라도 남은 타락은 올라가고,

타락을 올리거나 추적 타일을 뽑는 사건 카드로 추가로 두들겨 맞으면 낮았던 타락 점수도 순식간에 올라갑니다.

모르도르 트랙에서 4번째 칸에서 타락 점수는 11이었습니다.

마지막이 될 이동을 실행하셨고 "2" 타일이 나오면서 프로도가 타락하면서 제가 승리했습니다.

이때에 (골룸의 능력을 써서 올라갈 추적 피해 1을 줄일 수 있어서) "1" 이하의 숫자 타일이 나왔거나 원정대 타일이 나왔다면 제가 졌을 거예요.

아깝게 패배하신 제이엘v 님이 패인에 대해서 물어 보셨는데,

위에서 설명한 스트라이더 스프린트를 아셨다면 운영이 조금 더 쉬우셨을 것 같고요.

모르도르 트랙에서는 제가 추적 타일을 잘 뽑아서 말 그대로 운이 좋아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봤습니다.

추적 풀에 제이엘v 님이 추가하신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이 2개 정도 들어가 있었는데, 그게 안 나왔을 뿐이거든요.

2시 좀 넘어서 시작했는데, 4시 30분 즈음에 끝났습니다.

세팅한 시간까지 계산하면 플레잉 타임만 130-140분 걸린 것 같네요.

생각보다 그렇게 긴 게임은 아닙니다. ㅎㅎ

그 다음에 제가 가져간 확장을 넣어서 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본판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셔서 (1차 합격!) 확장도 잘 이해하실 것 같았습니다.

제이엘v 님이 암흑군단을 원하셔서 진영을 바꿔 앉았습니다.

첫 번째 확장은 두 개의 모듈로 되어 있는데요.

둘 다 쓰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모듈은 자유민족이 원정대 덱을 짜는 것 정도여서 (+ 고향에서 시작하는 동료에 따라 암흑군단에게 행동 토큰 지급)

제가 일부러 나랴의 소지자인 회색의 간달프를 시작 길잡이로 정했고,

나중에 혹시라도 나올지 모르는 사건 카드를 대비해서 메리를 샤이어에 놓았습니다.

그래서 제이엘v 님이 행동 토큰 2개 중에서 정치 카운터 내리는 것을 선택하셨고,

(빨간색) 나랴 특별 행동 주사위가 1턴부터 행동 주사위 풀에 추가되었습니다.

1턴에는 원정대 이동을 2번인가 3번을 했고요. ㅋㅋ

2턴에 스트라이더 스프린트를 할 수 있는 행동 주사위들이 굴려져서 그렇게 했습니다.

제이엘v 님의 추적 주사위 운과 추적 타일 운이 안 좋으셔서

반지-운반자들이 리븐델에서 모르도르 입구 중 한 곳인 모란논까지 도중에 노출되지 않고 한 번에 갔습니다;;;

당연히 (?) 모르도르밖의 상황은 곤도르와 로한이 거의 다 쓰러진 상태였고요.

그나마 다행으로 사건 카드로 미나스 티리스에 병력을 좀 추가했고,

로리엔은 포위 중이었어도 갈라드리엘의 능력으로 병력을 소집할 수 있어서 잘 버텨냈습니다.

모르도르 트랙에서 이동할 때에 제이엘v 님이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을 뽑으셔서

게임이 저에게 많이 유리하게 기울어 버렸습니다. (운빨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아래 사진이 종료 시의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요.

로한 땅을 버리고 달려온 로한군이 돌 굴두르를 점령해서 승리 점수 2점을 땄습니다.

오스길리아스에 있다가 튀어나온 곤도르 군이 움바르 앞에서 공격가는 것처럼 위장해서

프로도가 반지를 파괴할 때까지 시간을 잘 벌어 줬습니다.

움바르에 올리펀트들을 소집해서 막지 않으셨다면 움바르까지 먹었을 겁니다. ^^;;

자유민족의 전략 사건 카드에서 로한에 소집하는 카드가 꽤 있어서

로한에 시간을 주면 병력을 금방 모을 수 있습니다.

자유민족 군대가 두세 개 정도 풀 인원으로 모이면 그걸로 암흑군단 거점들을 뚫어서 군사적 승리를 이룰 수 있죠.

자유민족 플레이어가 병력을 잃지 않고 잘 모으고 또 잘 도망 다니면

암흑군단 플레이어가 신경 써야 할 곳이 늘어서 공격이 분산되어 약해집니다.

그러면 그 사이에 원정대가 계속 전진 (반지에 의한 승리)하거나 아니면 암흑군단 거점을 공격 (군사적 승리)하면서

승리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저녁 7시 반 즈음에 끝났고요.

이것도 설명 빼고, 플레잉 타임이 대충 2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시간이 좀 애매하게 남긴 했지만

두 번째 확장만 넣어서 끝까지 못 하더라도 하는 데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진영은 동일했고요.

두 번째 확장은 저도 그렇게 많이 해 본 건 아니어서 설명이 부실했지만

예습을 아주 잘 해오신 제이엘v 님이 잘 이해하셨습니다. (준비가 미흡해서 죄송했습니다. ㅎ)

1턴엔가 제이엘v 님이 혹독한 날씨 사건 카드를 써 가면서

이제 한 번 진행한 원정대를 리븐델 밖으로 빼 내셨습니다.

그 사건 카드가 모리아나 돌 굴두르 같은 곳으로 집어 넣을 때, 아니면 모르도르 입구에 들어가기 전에 한 칸 후퇴시킬 때에 주로 썼는데요.

두 번째 경기에서 제 반지-운반자들이 리븐델에서 10 걸음을 한 번에 점프한 게 너무 싫으셨나 봅니다. ㅎㅎ

그렇게 해서 반지-운반자들 피규어가 리븐델 밖에 위치하게 되면 암흑군단에게 여러 이점이 생깁니다.

나즈굴을 반지-운반자들에게 날려서 추적 굴림할 때마다 다시-굴림을 얻는 것,

그리고 쉴롭의 새끼들이 나올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요.

모리아에는 발록이 서 있고, 사루만도 나와 있고, 던랜드인들도 나와 있고...

제이엘v 님이 일찍부터 행동 주사위를 많이 확보하셨습니다.

저는 어쩌다 보니 행동 주사위 4개로 기본판 운영하 듯이...;;; ㅠㅠ

게임에 집중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습니다.

10시가 다 되어서 세 번째 경기는 끝을 보지 못 했습니다. ㅠㅠ

반지-운반자들이 모르도르로 가는 길에 거미들이 쫙~ 거미길만 걸으세요. ㅎㅎ

독수리들을 어렵게 뽑아서 센터로 날렸는데 활약도 못 해 보고 ㅋㅋ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저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버스가 금방 왔는데, 버스에서 졸다 보니 어느새 도착!

덕분에 즐겁게 게임 하고 왔습니다.

제이엘v 님이 반지 전쟁을 잘 전파해 주시길 바라고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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