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시티 첫인상 후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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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5-29 오후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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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저는 원래 마이 시티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규칙 설명서를 읽어 보니,

이 게임의 디자이너인 라이너 크니치아 박사님이 예전에 만든 피츠(FITS)와

유사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죠. 피츠는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게임이긴 하지만 운이 엄~청 많이 작용하는 게임이라,

스카라비야 vs 피츠(FITS) 비교 리뷰

이런 게임을 굳이 레거시로 여러 번 반복해서 플레이하고 싶지는 않았던 겁니다.

게다가 경쟁게임이라는 것도 걸렸습니다. 아내가 승부욕이 너무 강한 탓에

오히려 협력게임만을 해 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내가 테트리스를 워낙에

좋아해서 (아내는 여기저기서 비웃음을 받는 우베 로젠버그의

드로우앤라이트 게임 Second Chance도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게임이고요;) 혹시나 하고

“테트리스 게임인데 팬데믹 레거시처럼 스티커 붙이는 게임이 있거든?

한 번 해 볼래? 근데 경쟁게임이야;”

라고 물어봤는데,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을 엄청 재미있게 플레이해서 그런지

해 보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기대는 안 됐지만 일단 주문했습니다.

1. 게임의 특징

총 여덟 개의 봉투가 들어 있는데, 봉투 하나당 세 번의 게임을 서로 다른

규칙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8*3=24라서) 총 스물네 번의 게임을 모두 다른

규칙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봉투 1을 끝냈고 봉투 2는

뜯어서 읽기만 했습니다;)

게임의 진행은 드로우앤라이트처럼 진행됩니다. 그때그때 카드를 뽑아

거기에 그려진 테트리스 조각을 모두 자신의 개인판에 놓으며 진행하거든요.

마이 시티 개인판.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테트리스 조각을 놓는 개인판은 11x11이라 큰 편이지만, 실제로 해 보면

테트리스 조각을 놓는데 제약 조건이 많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개인판에는 위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강이 있는데, 조각을 놓을 때

강을 가로지를 수 없기 때문에 개인판이 강을 사이에 두고 강서와 강동으로

분리된다는 겁니다. 특히, 위 사진을 보시면 강서 쪽의 폭이 좁아서

놓을 수 있는 조각이 한정적이란 걸 짐작할 수 있는데, 조각을 돌릴 수만 있고

뒤집어 놓을 수 없다는 굉장히 이례적인 규칙 때문에 더 한정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2. 첫인상

(1) 계획적인 플레이

저는 테트리스 게임을 할 때 어디에 어떤 조각을 놓을지 미리 계획하길

좋아하는데, 대표적으로 (좋아하는 분은 별로 없으시겠지만;) 저의 최애

테트리스 게임인 코티지 가든이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또 이걸 실행하는

맛이 좋습니다.

코티지 가든 리뷰

한편, 피츠는 정반대 쪽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게임으로, 전혀 계획을

세울 수 없습니다.

두 게임과 비교했을 때, 마이 시티는 코티지 가든 만큼이나 계획을

상세하게 세울 수 있지만, (피츠만큼은 아니더라도) 운이 제법 작용하는 만큼

계획대로 되지 않아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드로우앤라이트 게임인 애비뉴가 떠오른다고나 할까요?

단체게임으로서의 애비뉴

(2) 실력 보정

마이 시티는 (세 번밖에 못 해봤지만;) 게임마다 2점 이내의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고, 승리한 플레이어에게는 페널티를 주고 패배한 플레이어에게는

보너스를 주는 규칙으로 실력을 보정합니다. 게다가 카드 운도 꽤 작용하는

게임이라 실력차 때문에 게임을 못 하지는 않을 거 같았습니다.

(3) 게임성

게임을 할 때마다 규칙이 추가되는 느낌은 마치 베런파크에서 업적 타일을

계속 하나씩 추가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그만큼 신경쓸 게 많아져서

앞으로 규칙이 계속 추가된다면 얼마나 골치 아플지 괜히 걱정되더군요;

그렇긴 하지만, 베런파크의 확장처럼 굉장히 골치 아픈 테트리스가

되기 보다는, 점점 더 복잡한 계획을 세우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운적인 요소로 비명을 지르게 되는 재미가 더욱더 극대화될 거 같네요.

(4) 커플 게임?

마이 시티는 2인플임에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보드게임긱을 봐도

2~4인플이 거의 비슷한 평가를 받았고 말이죠.

계획대로 되지 않아 아내가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 (협력게임인 양) 어떻게 할지

조언도 해 주면서 진행하니 혼자 하는 느낌도 줄고 커플 게임으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개인판에 처한 상황이 서로 다르고 또 견제도

할 수 없어서 이렇게 플레이해도 되더라구요.

게다가, 2인플이면 스물네 번의 게임을 모두 끝낸 다음에 (아마)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할 수 있어 2인플이 꽤 괜찮은 선택이 되겠더라구요.

(레거시 게임임에도 다시 플레이해도 전혀 문제 없을 거 같습니다.)

규칙이 너무 빨리빨리 바뀌기 때문에 한 번만 플레이하면 아쉬울 거 같거든요.

3. 마무리

마이 시티에 대한 첫인상은...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지만 그 계획대로

되지 않아 비명을 지르는 (애비뉴 같은) 드로우앤라이트 게임의 재미를

잘 보여줬고, 한편으로 베런파크에 업적 타일을 계~속 추가해 가는 것 같은

재미도 잘 보여 준 게임이었습니다.

한편, 경쟁게임임에도 운요소도 꽤 있고 실력 보정도 되기 때문에

드로우앤라이트 게임과 베런파크를 좋아하는 커플이면 무조건

좋아하실 거 같네요. 2인플이라 전체 게임을 한 번 더 플레이할 수 있어

더욱 좋고 말이죠.

빨리 봉투 2로 플레이하고 싶네요!

마이 시티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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