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잘 없는 게임 후기 - 85 -

양철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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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7 오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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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라이프를 하면서 은근히 많은 쪽지나 연락을 받는데요. 한번씩 색다른 쪽지를 받곤 합니다.

± 2018년에 어떤 게임의 개봉기에 "이 게임을 구하고 싶다"는 내용의 댓글을 주고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 그렇게 댓글을 주고 받았던 마리 님이 갑자기 제게 게임을 보내주겠다고 하셨어요.

± 일면식도 없는 제게 그 게임을 보내주시다니, 너무 감사한 마음을 담아 후기 첫 글에 적어봅니다.

± 코로나도 빨리 끝나게 되어 대전에 가는 날이 오면 꼭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1. 붉은 대성당

± 아스모디에서 왠지 한글판을 낼 각의 게임이죠?

± 주사위 눈금만큼 자원 론델칸을 빙글빙글 도는 변형 론델에, 대성당을 짓는 테마의 자원 운용 게임입니다.

± 요즘 게임들의 대세를 따른 트렌디한 게임이예요, 예쁘고, 깔끔하고.

± 주사위 눈금 칸 만큼만 전진할 수 있고, 도착한 지점의 주사위 갯수만큼 자원을 받기 때문에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자원 얻기가 힘듭니다.

± 모든 게임이 그렇지요. 타이밍을 재서 적절한 타이밍에 자원을 세이브해야 하는데...

± 자원은 최대 10개밖에 세이브를 못 합니다. 이것 때문에 온갖 제약이 생기고 머리 굴리는 포인트가 나오죠.

± 대성당을 짓는 포인트도 선점 + 각 세로줄 별로 우위 + 늦으면 감점 등의 독특한 포인트가 많습니다.

± 다분히 트렌디한 게임입니다. 르네상스의 거장들 같은 웨이트로 보시면 좋겠네요.

2. 미크로 마크로

± "월리를 찾아라"로 대표되는 숨은 그림 찾기 류 퍼즐 좋아하세요?

± 그럼 당장 해보세요. 설마 아직도 안 해보시진 않았죠?

±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야 리플레이가 가능할테지만, 그보다 강렬한 재미를 주기 때문에 무조건 추천드립니다.

3. 팬데믹 레거시 0 (스포 없이 감상만)

± 팬데믹 트릴로지의 마지막은 다소 밋밋했습니다.

± 오히려 1편의 강렬한 첫 느낌과, 2편의 스토리가 저는 더 좋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1개의 캐릭터이면서 신분에 따라 특수능력을 다양하게 표현하려 했던 점은 참 좋았습니다.

4. 알마 마터

± 게임 디자이너 팀인 아치토카 팀이 자기들만의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 솔직히 말해서 코임브라는 그냥 그저 그런 평범한 게임이였는데요.

± 알마 마터에 와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이런 거다!" 하면서 자기들만의 색을 드러낸 게임을 만들었어요.

± 상대방의 자원을 어쩔 수 없이 사와야 하는 등의 인터액션이 재미있습니다.

± 그러면서도 너무 인터액션에만 얽매이지 않게 전략적 중심도 잘 잡혀 있어요.

± 2020년 하반기에 나왔나요? 코로나만 때문에 덜 알려진게 아닐까요.

± 이 팀의 전작인 코임브라의 이미지 때문인것도 있나 싶네요. 지금의 인지도보다는 조금 더 떠야 할 게임입니다.

± 개인보드가 듀얼 레이어인걸 게임을 뜯어보고나서야 알았지요. 아이콘 화도 잘 되어 있습니다.

5. 상인들의 계곡

± 승리조건의 변경 하나만으로 평범할뻔 했던 덱빌딩 게임은 이렇게 바뀝니다.

± 정말 가벼운 필러 스타일의 덱빌딩 게임인데요. 게임이 추구하는 캐릭터성이 뚜렷합니다.

± 철저하게 라이트 게임이면서 전략성은 안 놓치고 있어요.

± 비슷한 컨셉의 게임으로 왕들의 계곡이라는 덱빌딩 게임이 있었는데, 그 왕들의 계곡의 점수 제도를 잘라내면서 훨씬 속도감을 붙였습니다.

± 다양한 동물 컨셉으로 카드 풀을 조합하는 것도 매력적이구요. 동물들의 개성이 뿜뿜!!!

± 로터스 프로그도 판매전략을 잘 잡은 거 같아요. 16,800원에 팔았는데 이정도 게임성이다? 땡큐죠.

± 1편 품절인가요? 그럼 풀셋 들어갑시다. 가즈아!!! 저도 들어갑니다. 가즈아!!!!

6. 지킬 하이드

± 만두에서 나온 2인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 지킬 박사는 가급적이면 상대와 비슷하게 이겨야하고, 하이드는 일방적으로 이기던가, 일방적으로 지던가 해야하죠.

± 수트의 강함이 게임 중에 결정 되고, 특수 카드의 변수도 재미있어요.

± 3라운드제로 결정해놓은 것도, 첫 라운드 선이 결정되는 시스템도 기가 막힙니다.

± 고수라면 지킬 박사로, 하수라면 하이드로 게임을 배우면 좋을 것 같아요. 실력이 비슷하면 바꿔가면서..

± 건일 작가님 응원합니다.

± 보드게임 아레나 사이트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도 심심할 때마다 하고 있어요.

7. 트루아 다이스

± 트루아 라는 잘 알려진 게임의 테마와 일러스트를 따왔지만, 사실 트루아와는 크게 관계 없는 게임입니다.

± 서로 인터액션은 아예 없이 서로서로 1인플을 진행하고, 최종 점수만 비교하는 게임입죠.

± 그런데 재밌어요. 트루아랑 비슷한 점이 거의 없는데 묘하게 트루아 느낌이 조금 납니다.

± 이게 참...설명하기 어렵네요. 그냥 게임 자체를 잘 만들었다고 보여집니다.

± 룰 번역하면서 느낀건데 개별적으로는 전혀 매력적인 요소가 없는 개체들인데, 모아놓으니까 재밌습니다.

± 코로나 시즌에 맞춰 챌린지를 공개하는 등의 요소도 은근히 좋은 인상을 주는데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8. 팬암

± 저가 항공사가 되어서 일단 항로를 개척하고, 뒤늦게 등장한 거대 항공사 팬 암(=인공지능)에게 개척한 항로를 팔아넘기는 게임입니다.

± 이 게임도 룰 번역하면서 느낀건데 게임 자체는 재미 없을 줄 알았습니다.

± 그런데 왠걸? 이 게임도 너무 재밌었습니다.

± 티켓 투 라이드 정도의 루트 빌딩을 하는 가족게임 수준의 게임인데, 인공지능에게 항로를 판매한다는 요소가 기가 막합니다.

± 비싼 항로를 개척하면 당장의 수입이 늘어나지만, 팬 암은 너무 비싼 항로는 아예 구매하지 않구요.

± 싼 항로는 팬 암이 빨리 빨리 사주지만, 수입이 줄어들고, 가지고 있는 착륙 권한이나 공항들이 다 무쓸모가 되는 딜레마를 안겨줍니다.

± 처음엔 색감이 좀 옛날 게임난다 생각했는데, 하다보니 너무 잘 어울리고, 비행기들도 너무 잘 어울리네요.

± 이런 게임은 같이 하는 플레이어들끼리의 비딩 경쟁도 재미에 한 몫 하지요.

± 기대 안했는데 너무 괜찮은 게임 하나 건졌네요.

9. 퍼틸리티

± 공용 맵에 타일을 배치하고 자원을 받아오며, 그 자원으로 상점 타일을 구매하거나 점수로 변환하는 등의 타일배치 + 자원운용 게임입니다.

± 간단한데 나름 있을 것 다 있고 생각할 거리도 다 담아 둔 게임이더군요.

± 박스도 일반 정사각 박스이고, 전략 게임처럼 해뒀지만 초급 게임입니다.

± 보드게임의 세계에 빠뜨리고 싶을 때 쓰는, 소위 보드게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어려워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쉬운 게임입죠.

± 게임 하고 나서 "와, 나도 어려운 게임도 했다"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기에 적합한ㅋㅋㅋ

± 저한테는 좀 많이 쉽다고 여겨졌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 코보게에서 나온 리틀 타운 정도 웨이트 느낌을 받았습니다.

10. 포켓 디텍티브

- 이 게임은 1편의 가능성을 보여준 뒤에, 2편에서 브레이크를 심하게 밟으며 U턴을 한 뒤에 3편에선 길을 잃었습니다.

- "자신들만의 것"을 충분히 구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만 꾀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11. 다이스 타운

± 이 게임도 팬 암처럼 기대 안 했는데 너무 빵 터진 게임이였습니다.

± 주사위를 컵 안에서 굴리고, 하나씩 공개하고, 나머지는 다시 굴리며 각 주사위 면의 메이저 싸움을 하는 게임인데요.

± 주사위라는게 늘 그렇듯 내가 원하는 대로 안 풀려주는 맛 아니겠습니까?

± 주사위를 하나씩 공개하다보니 컵을 들어올릴 때마다 서로의 탄식이 터져나옵니다.

± 감히 라스베가스 류 주사위 파티 게임 추천 리스트에 올려도 될만한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이 게임도 너무 재밌게 즐겼습니다. 안 알려진게 좀 신기하네요.

12. 워드 캡처

± 오랜만에 나온 갓- 게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단어 빨리 말하기 류의 덱스터리티 게임인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냥 연상되는 단어를 가장 늦게 말하거나, 틀리게 말하면 카드를 먹는 게임입니다.

± 당연히 먹은 카드는 벌점이 되구요. 제일 적은 사람이 승리.

± 그런데 독특한 규칙들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 빨강 + 1,2,3,4,5 의 조합이면 불, 성냥, 소방차, 레드벨벳, 캠프 파이어 식으로 1~5글자 단어로 말하기 라던가

± 제시어가 들어간 단어를 말하면 안된다던가 (제시어: 김밥 -> 치즈"김밥" 말하면 안됨)

± 할리갈리처럼 카드를 갑자기 내려쳐야 하는 정말 덱스터리티를 요구하는 상황도 있구요.

± 너무 좋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루피 작가님의 게임이네요.

13. 두리안

± 오잉크 스타일의 인디언 포커류 블러핑 게임입니다.

± 슈뢰딩거의 고양이 라던가 블러프 같은 계열의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자기 앞에 있는 과일 카드는 못 본채, 우리 전체가 가지고 있는 과일 카드의 합계를 넘기지 않아야 되는 게임이죠.

± 4인 이상? 5인 이상에서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류 게임은 플레이어가가 많으면 언제나 평균이상은 하죠.

± 오잉크 답지 않게 나무 카드홀더가 들어 있습니다. 물론 가격과 부피도 조금 더 있는 편...

14. 엑시트 - 심해의 보물선,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 사건

± 가이오트 님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엑시트는 1세대 방탈출 게임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게임이죠.

± 퍼즐의 퀄리티야 뭐 언제나 평타 이상을 해주니 말할 필요가 없구요, 시리즈 후기만 언급하자면...

± 심해의 보물선은 이제서야 제대로된 초보자용 입문 엑시트를 낸게 아닐까 싶네요. 시즌 3에 와서야 입문작을 내다니ㅎㅎㅎ

± 오리엔트는 엑시트가 새로운 변화를 꾀한 작품입니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참신했어요. 이런 시도도 좋았습니다.

± 오리엔트 식의 엑시트가 한 편 더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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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게임 추세를 보면서 느끼는건데, 초중급 웨이트에서 참 트렌디하면서 잘 빠진 게임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점점 적당한 플레이 시간에 준수한 재미와 좋은 컴포넌트, 수준 있는 전략성 등을 알차게 담는 것 같아요,

± 마트에 파는 밀 키트 같은 느낌? 하루 끓여야 하는 사골이나 2~3시간 요리해야 하는 진수성찬 같은 하드 전략도 좋지만...

± 이제는 딱 필요한 요소들만 적당히 간결하게 담은 게임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 상인들의 계곡이나 팬암 같은 적당한 웨이트면서, 전략성을 잡고있는 게임들이 이제 대세가 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 보드게이머들이 전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딸리고 하여 예전처럼 긴 게임은 하기 힘들어서 그런지도...

± 저도 역류성 식도염이 생겨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건강 챙기세요.

±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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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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