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플레이#1 프로스트펑크 보드게임 리뷰

조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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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0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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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얼릴 혹한으로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한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부와 명예는 위조지폐처럼 의미 없는 종이 쪼가리가 되었고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체온을 유지하는 일만이 인류의 공동 목표가 되었습니다.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사람들은 늘 죽음을 가까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지도자로서 불안과 추위에 떨고 있는 시민들을 보살피며,

동시에 모두의 생존을 위해 이들을 위험 속으로 몰아넣어야 합니다.

어느 하나 괜찮은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모든 것이 괜찮은 것처럼 이들을 이끌어야 합니다.

#서문

저는 이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TTS로 다섯 번, 대략 18시간 솔로 플레이를 했습니다.

아직 미완성된 게임의 리뷰인 점 참고해주세요.

#소개

프로스트 펑크는 혹한이 찾아온 세상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테마 게임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의 게임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꼬리 칸의 혁명가가 아닌 머리 칸의 지도자의 관점에서 플레이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머리 칸의 부유함과 안락한 삶은 없고 오로지 책임과 그에 따른 결과만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임은 한 라운드에 아래의 9단계를 거치며 12라운드 동안 진행됩니다.

새벽 - 아침 - 발전기 - 날씨 - 준비 - 액션 - 황혼 - 굶주림 - 밤

이 중 플레이어가 실질적으로 플레이하는 단계는 '액션' 단계 뿐이며,

나머지 단계는 일종의 '체크'를 하고 이벤트가 발생하는 단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협력하여 12라운드 동안 생존을 목표로 일꾼을 배치하여 자원(목재, 석탄 등)을 수집하고

건물(수집소, 병원, 거주지 등)을 건설하며 발전기(열 관리)를 가동, 관리(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원은 극도로 제한되어있고, 모자란 일손은 그마저 혹한 속의 노동에 병들어 갑니다.

차츰 나아질 거라 기대했던 날씨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악화되어 발전기에 더 많은 석탄이 필요하게 되고

점점 발전기는 과열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협이 되어 갑니다...

액션 단계에 일꾼을 놓는 게 끝일만큼 플레이는 쉽고 간단하며 반복적이지만,

이벤트가 발생해 계획이 틀어지고 추위에 노출될수록 병들어가는 일꾼과

자원의 수량을 극도로 제한해 수집에 페널티를 준 생존 게임.

그게 프로스트펑크 보드게임의 메인 메커니즘입니다.

단순히 일꾼을 배치해 자원을 수집하고 건설하는 게임이라고 소개했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더 많은 것들이 얽혀있습니다.

석탄을 들이부을수록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발전기

부실한 거주지를 얼려버릴 폭풍우

터져 나오는 시민들의 불만과 요구

그리고 어린아이들....

지도자로서 당신은 자원의 고갈을 해결하기 위해 석탄 광산으로의 길을 뚫거나,

누적되는 노동자들의 피로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결투장과 선술집을 건설해 주어야 합니다.

생존에 그치지 않고 희망을 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현실적인 조언 보다 기도할 수 있는 성전을 지어주길 원합니다.

이런 와중에 눈밭을 붉게 물들인 시체가 발견되고 정신 질환자, 매춘부, 도둑이 당신의 눈을 피해 활개 칩니다.

당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사람들은 불만을 품고 의도치 않은 결과들이 되돌아와 당신의 숨통을 조여옵니다.

고장 난 시계의 시간을 맞추는 일처럼 모든 게 무의미해 보이고 당신은 끊임없이 포기하고 싶어질 겁니다.

어쩌면 모두가 만족할 답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력적인 요소

ㅇ- 개성 있는 일꾼

플레이어는 노동자(주황), 기술자(파랑), 아동(초록), 자동기계(검정) 네 가지 종류의 일꾼을 이용합니다.

노동자는 일반 성인들로 전문적이지 않은 모든 일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기술자는 전문 인력으로 치료, 수리 등 특수한 건물에 투입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동은 기본적으로 잉여 일꾼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밥을 먹여야 하고 추위에 떨지 않게 보호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아동 노동 법률을 개정한다면... 자원 수집 등 소 일거리에 투입할 수 있는 일꾼이 됩니다.

자동기계는 기술자가 공장에서 제작할 수 있는 추위에 영향을 받지 않는 특수한 일꾼입니다.

각 일꾼은 활용 방법도 인구도 다릅니다. 인구수에 따라 액션 단계에 사용할 수 있는 일꾼의 개수도 달라지는데,

가장 많은 노동자는 액션 단계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밥도 많이 먹어 애를 먹입니다.

기술자는 고급 인력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노동자들처럼 궂은일에 몰아넣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아동은 노동 법률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만 사용할 수 없는 일꾼.

액션 하나하나가 아쉬운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높이기에 정말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일들을 애매한 경계에 걸쳐두고 건강 관리, 밥 먹이기를 따로 신경 쓰게 하는 참신함이 일꾼 놓기에 전략과 재미를 더 해줍니다.

ㅇ- 건물 건설

프로스트펑크의 전략은 액션 단계의 건물 건설에서 시작됩니다.

당신은 처음부터 발 빨리 사냥꾼 오두막을 지어 식량을 충분하게 모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 급격히 늘어날 환자를 방지하기 위해 천막을 지어 시민들의 거주 환경을 개선해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사람들을 구조하러 가는 정의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열기구를 먼저 지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초라한 공간에 하나둘 건물을 세워가는 재미에 푹 빠질 때 즈음,

당신은 고갈된 목재에 당황하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처음은 목재와 석탄이 바닥에 널려있기에 자원이 풍족하게 느껴지지만, 몇 라운드만 지나도 플레이어는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건물을 이용해서 나무를 목재로 만들고 목재를 석탄으로 변환하는 등 건설에도 엔진 빌딩 요소가 잘 녹아들어 있고

플레이어는 시민들의 굶주림과 추위를 해결하며 전략적으로 이런 엔진들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ㅇ- 열 관리

열 관리를 빼놓고 이 게임을 설명할 순 없습니다. 게임 초기에 쌩쌩한 발전기는 석탄을 하나만 넣어도 잘 가동되지만,

고장이 날 때마다 가동에 필요한 석탄의 수량이 늘고 점점 그 효과도 줄어들어 마지막 라운드에 접어들 때면

모든 곳에 열을 제공하기 위해선 십수 개의 석탄이 필요한 정도에 이릅니다.

초, 중, 후반 언제 얼마만큼 석탄을 투자해 과감한 작업을 수행할 건지,

다음 라운드에 필요한 석탄을 계산하고 축적하는 일에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ㅇ- 법률 제정에 대한 전략의 변화와 재미

법률은 플레이어에게 선택의 재미를 제시합니다.

'연장 근무' 법률을 제정해서 K-야근의 즐거움을 시민들에게 선물하세요. 무야호~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식품 첨가물' 법률을 제정하면 불만이 늘겠지만,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프에 톱밥을 풀어 넣고 "냄새가 좋군" 한 마디 덧붙여주며 북쪽의 수령 코스프레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한 유튜버는 아동 노동 법률을 제정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저는 두 명의 자녀를 둔 아빠입니다. 부디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ㅇ- 다양한 선택지

매 라운드의 아침마다 당신은 기상천외한 이벤트와 마주합니다.

노동자들끼리 아침밥을 더 먹겠다며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거나,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살해 당한 시체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밤 새 작업 중 불의의 사고였다며, 이 사건을 은폐하시겠습니까?

시민들에게 알려 경각심을 일깨우시겠습니까?

아니면 일손이 부족하더라도 수사에 착수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시겠습니까?

당신의 선택에 따라 결과는 파랑새 또는 까마귀가 되어 황혼 단계에 되돌아옵니다.

이런 다양한 이벤트와 선택지는 결정에 무게를 실어주고 테마 몰입도를 극한으로 올려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ㅇ- 희망과 불만

희망과 불만은 이 게임의 패배 조건 중 한 가지입니다. 희망(돌봄, 동기, 정의)이 모두 사라지면 패배하고

불만(탐욕, 무관심, 분노)이 가득 쌓여도 패배하게 됩니다.

이런 희망과 불만은 액션 단계에서 특정 건물의 능력으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이벤트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증가하고 감소하게 됩니다.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바래 결정했던 당신의 선택이 특정 사건에 영향을 주게 되어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이루게 되거나,

생존을 우선하느라 등한시했던 문제들이 사회의 분위기를 무관심과 이기적으로 만들어 고아들을 방치해 죽음으로 내몰게 하는 등

플레이어는 지도자로서 이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함께 형성해 나가게 됩니다.

단순히 게임의 승패를 떠나 내 생각(조금 유난 떨면 신념)이 게임에 반영되고 그것이 결과로 되돌아올 때의 느낌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줍니다.

ㅇ- 시나리오와 SETUP

한 가지 시나리오를 여러 번 플레이 하다 보면 결국 최적의 전략을 찾게 됩니다.

매 판 건설하는 건물의 순서가 같고 제정하는 법률이 정해져 있다면 리플레이성이 아쉬운 게임으로 남을 것이고

실제로 튜토리얼 급 시나리오뿐인 프로토타입에선 그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완성품에선 총 5개의 시나리오와 6개의 SETUP을 제공한다고 하는 만큼 이 게임은 발전 가능성이 큽니다.

SETUP은 맵의 구조를 변화 시켜 생존 전략을 다시 세우게 하고 시나리오는 전략 고착화를 막고 새로운 임무와 스토리를 부여해줍니다.

SETUP과 시나리오 모두 한 가지뿐인 지금의 데모 버전만 보자면 리플레이성이 낮고

몇 판 후엔 실망하게 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성품의 SETUP과 시나리오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ㅇ- 딜레마와 극악의 난이도

플레이어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딜레마에 시달립니다.

부족한 일꾼과 자원으론 시민들에게 거주지, 식량, 의료, 희망 등 완벽히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없고

어느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환자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보며 "그때의 선택이 최선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됩니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단 기분과 매 순간 엎고 싶단 생각이 들 만큼 게임의 난이도는 무자비하고 불합리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게임에 끌려다니지 않고 대비를 하는 요령이 생깁니다.

운에 의해서 승패가 결정되는 테마 게임들과 달리 경험에서 배우며 전략을 강구해 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감상

지금껏 PC게임을 원작으로 한 보드게임은 원작의 테마와는 아예 상관없는 메커니즘을 채용하거나,

원작의 느낌만을 살려내려다 규칙이 번잡해지고 정작 중요한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프로스트펑크 보드게임은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IP를 벗겨내고 메커니즘만으로 보더라도 깔끔한 일꾼 놓기 게임입니다.

주사위나 운 따위에 결과가 정해지는 게임이 아니며 회차를 반복할수록 실력이 느는 게 체감될 만큼 전략이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극명한 단점도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단점은 알파 플레이를 제어하는 장치가 없는 것, 그리고 솔로 플레이를 다인 플레이가 가능하게끔 억지로 늘려 놓은 듯한 규칙에 있습니다.

다인 플레이로 넘어가면 액션 단계 때 순서를 번갈아 가며 일꾼을 놓게 됩니다.

그리고 이벤트 카드가 발생하면 같이 토의하고 현재 라운드의 선 플레이어가 최종 결정을 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친구들과 여행을 가서 장을 볼 때의 느낌과 흡사합니다. 번갈아 가면서 카트를 밀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이건 사야 할까?' '음..이건 나중에 먹겠지?' 등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여러 명이 의논하며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극단적으로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 )

이 문제는 개발사에서 다인플 요소를 강화할 리더 카드(플레이어별 능력)와 시민 카드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있으니

이 단점을 개선해줄 수 있을지 완성품이 나온 후에 판단해도 좋을 듯합니다.

다시 돌아와 이 게임의 만족스러웠던 점을 얘기해보자면 테마 몰입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예시로: 플레이어는 탐험이나 이벤트로 다른 캠프에서 이주해온 난민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인구가 추가될수록 사용할 수 있는 일꾼의 수가 늘어나 더 많은 턴을 가질 수 있게 되지만,

매 라운드마다 먹여야 할 밥도 늘어나 이 역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때때로 탐험에서 발견한 사람들을 모른 척하는데, 시민들은 이를 알아채고 희망을 잃고 불만을 품습니다.

추위로 인한 제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발전기 근방의 자원은 금세 고갈되고 어쩔 수 없이 더 먼 곳으로 노동자들을 보내야 하는데, 열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아동 노동 법률을 제정했다면 자원 수집만 할 수 있는 아동들을 이런 때 먼 곳으로 보내게 되는데

그런 결정이 황혼 단계 때 사고로 이어져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단순히 희망이 감소하고 인구수 트랙에서 아동의 인구를 감소시키는 것뿐이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습니다.

이렇게 플레이어의 선택이 사회의 분위기를 만들게 되고 행동에 의미가 부여됩니다.

계획은 끊임없이 틀어지고 후회는 꼬리를 물며 따라붙습니다. 간단한 일꾼 놓기에 이 정도 몰입도를 구현해냈다는 점은 감탄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다시 채찍을 들 차례입니다. 극명한 단점을 제외하더라도 아쉬운 점은 더 있습니다.

엔딩이 허무하단 점인데요. 12라운드 밤 단계를 지나면 땡 하고 게임이 종료되고 현재 보유한 식량, 석탄, 인구수를 계산해 1~5단계 중에 얼마나 잘했는지 확인합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아이들은 커서 어떻게 되는지 발전기는 결국 터지지 않고 버티는지 차기 지도자가 나오는지... 어떤 설명도 없이 게임이 뚝 끊어져 버립니다.

테마에 몰입하며 아등바등 버티며 생존했는데 결말에 다다라서 아무 말도 없이 현실로 돌아오는 기분이 썩 훈훈하지 않습니다.

각 시나리오가 챕터의 역할을 하고 캠페인의 끝에 엔딩이 있다 하더라도 한 게임의 끝에 다음 챕터를 암시하는 글이라도 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결론에 다다라서, 그래서 어떻냐고 물으신다면 제가 해본 솔로 보드게임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프로토타입인 만큼 아쉬운 점도 보이지만, 완성품의 컨텐츠가 기대될 만큼 기본적인 재미를 잘 갖추고 있고

세팅만 복잡할 뿐 배우기 쉽고 플레이는 간단하고 즐거웠습니다 ! 한 번 플레이에 평균 3~4시간이 걸렸는데

체감은 1시간이 흐른 것같이 느껴졌고 흠뻑 빠져서 게임을 즐겼습니다.

장단점이 명확히 드러나는 게임이니만큼 제 리뷰를 읽고 관심이 생기셨다면 TTS로 프로토타입을 꼭 플레이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솔로 플레이를 위해 살 가치가 있을까?

솔로 플레이를 즐기신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PC 원작이 있는 게임들을 소개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합니다. "PC로 하는 게 낫지 않아?" 보드게이머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동의했을 말입니다.

프로스트 펑크 PC게임은 실제로 그 공간에 있는 듯 생생한 사운드, 화려한 그래픽, 생동감 넘치는 현장감을 매력적으로 구현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에는 만질 수 있는 컴포넌트, 조금의 상상력, 즐거운 번거로움 등 보드게임만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요?

황량한 땅을 직접 세팅하고 그곳에 하나둘 건물을 건설하고 늘어나는 일꾼들을 눈으로 보며, 아동 보호소를 설치해주고

그 아동보호소 공간에 놓여 안전하게 밤을 나는 아동 미플들을 보며 그 모습이 실제로 어떨지 상상할 때.

그 재미와 마음은 보드게이머라면 충분히 공감하실 겁니다.

원작이 훌륭하면서 보드게임으로서도 훌륭하게 이식된 게임을 갖는다는 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 게임을 사는 이유

발전기 큐브 타워 기믹이 새롭다.

일꾼 놓기에 테마를 잘 입혔다.

솔로 게임으로도 훌륭하다.

몰입감이 좋다.

원작 이식률이 좋다.

여러 명이 의논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시나리오, SETUP에 따라 리플레이성이 좋을 것 같다.

팬 메이드 시나리오 등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분들에겐 비추천합니다.

솔로 플레이에 관심 없는 분

협력 게임을 싫어하는 분

계획이 틀어지는 걸 싫어하는 분

게임에서까지 고통받는 것을 싫어하는 분

오래 걸리는 게임을 싫어하는 분

세팅이 오래 걸리는 게임을 싫어하는 분

알파 플레이어가 발생하는 걸 싫어하는 분

허무하게 끝나는 결말을 싫어하는 분

#맺음말

프로트스트펑크 보드게임의 제작사 글래스캐논 언플러그드는 미니어처만 앞세워 홍보했던 타 제작사들과는 달리

킥스타터를 시작할 때부터 규칙서를 공개했고 TTS로 데모 플레이를 제공했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킥스타터 독점 컨텐츠도 없이 1만 9천 명의 모금을 받은 점이 마냥 신기했는데, 프로토타입을 플레이해 보니 납득이 갔습니다.

여전히 다인 플레이에 대한 걱정이 남지만, 좋은 회사가 한국어판 계약을 따낸 점에 더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 봄 로터스 프로그를 통해 선주문을 받을 프로스트 펑크 대박 나길 기원하며,

TTS에서 한국어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번역을 해주신 RoughMelody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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