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굴너굴의 2020 Top 100 - #70~61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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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3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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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뷰가 아닙니다. 두 개 올리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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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코로나로 인한 혼란과 공포의 한 해였네요. 모쪼록 세상이 안정될 때까지 코로나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 또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모임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다른 취미를 즐기며 한 해를 보냈습니다.

지난 5년간 이번 처럼 보드게임을 멀리한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올해는 사정상 저 홀로 Top 100을 달리겠지만,

그래도 재미난 사족을 달며 재미난 여정이 되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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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 메이지워즈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N/A
2019년 - 46위

나만 아는 그런 게임... 아무도 나랑 안해주는 그런 게임...

어쨌든 메이지워즈는 정말 특이한 게임입니다. 테마는 꽤 진부해요. 두 마법사가 전투장 안에서 서로를 죽이기 위해 싸우는게 전부죠. 그런데 게임을 풀어내는 방식이 아주 독특합니다.

두 플레이어는 바인더처럼 생긴 자신의 주문책에다가 미리 주문들을 준비합니다. 마법사의 능력에 따라 준비할 수 있는 스펠의 종류와 수량이 달라요. 게임이 시작되면 번갈아가며 마나를 소비하여 주문책에 담아둔 주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버프형, 직접 타격형, 소환형, 지형조작형, 장비형 등 다양한 주문을 쏟아내며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다투기 시작하죠. 매 게임의 향방이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에 긴장감이 쫄깃해요.

나만의 개성이 담긴 주문 북을 짜는 재미도 있고 필요할 때마다 전황을 뒤집는 카드를 딱딱 꺼내며 상대방에게 카운터를 먹이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다른 카드게임이 드로우빨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 고생을 하는데 비해, 메이지워즈는 직접 주문카드를 외치는 방식이기 때문에 드로우 빨이 전혀 문제 되지 않습니다. 운이 개입하는 부분은 결과를 판정하는 주사위 굴림 정도겠네요.

이 글을 읽으시면 아마...

"(주문 책을 보며) 파이어볼로 직접 피해를 입힐게."
"(마찬가지로 주문책을 보며) 그럼 주문 무효화를 사용하겠음."
"(주문 책을 덮으며) 오키. 그럼 난 몬스터를 소환하고 이동한 뒤에 턴을 종료할게."

이런 장면을 떠올리실 텐데...

실제론

"(주문 책을 보며) 파이어볼을 사용할게."
"효과가 뭔데?"
"(주문 카드를 손으로 슥 훑으며) 어... 데미지가 OO만큼 들어갈거야"
"아 ㅇㅋ. 그럼 난 주문 무효화."
"그건 뭔데?"
"(주문 카드를 꺼내서 건네주며) 어... 말로하기 복잡하니까 니가 읽어봐"
"(읽는 중) 아, 이런거군. ㅇㅋㅇㅋ"
"그럼 몬스터 소환할게"
"걘 뭐하는 애야?"
"~~~ 랑 ~~~ 할 수 있대. 궁금하면 가져가서 읽어봐"
"(읽는 중) 아 이해했어 ㅇㅋㅇㅋ"

이런 느낌입니다. 게임의 절반이 카드 설명... 모든 TCG가 다 그렇죠 뭐 ㅠㅠ

순위가 꽤 떨어졌는데... 접근성의 문제가 큰 것 같아요 :(

#69 - 스피리움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70위
2019년 - 69위

이건.. 사실 지난 해랑 순위도 똑같고 하고 싶은 말도 똑같네요 -_-; 그러니 지난 해 소개 글을 Ctrl + C & Ctrl + V 하는 것으로... 헤헤. 지난 해엔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람이 많을 수록 재밌는 게임입니다. 수입의 차이가 굉장히 크거든요.

참고로 전 여전히 재밌게 즐기고 있는 게임 입니다. 하다보니 실력도 꽤 많이 늘었어요.

굉장히 잘 디자인 되었지만 게임이지만 묘하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한 라운드는 "카드 사이에 일꾼을 놓는 일꾼 놓기 단계"와 "배치한 일꾼을 빼며 돈을 벌거나 주변 카드의 능력을 쓰는 액션 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재밌는 것이 이 a. 일꾼놓기 b. 액션하기 단계는 플레이어마다 제각기 타이밍이 다를 수 있어요. 내가 아직도 일꾼을 놓는 동안 상대방은 한템포 빠르게 일꾼을 빼기 시작하며 액션을 취할 수 있지요.

이 게임은 타이밍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일꾼 배치 단계를 건너뛰고 건물의 능력을 쓰는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주변에 있는 일꾼들의 수만큼 추가 금액을 내야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보는게 어려워요. 존버 정신으로 카드의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버티거나, 액션은 포기하고 일꾼을 빼며 주변에 있는 일꾼 수만큼 돈을 받거나 해야 하죠. 타이밍, 돈 계산, 엔진 빌딩 등 수 많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점이 멋집니다. 배우긴 쉽지만 잘하긴 정말 어려운 게임이예요.

테마를 즐기는 게임은 절대 아닙니다.

#68 - 이노베이션

2015년 - N/A
2016년 - 92위
2017년 - N/A
2018년 - 49위
2019년 - 68위

이야... 연속으로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노베이션이네요.

이 게임의 인상은 불호에서 호로 꽤나 드라마틱하게 바뀌었습니다. 점수로 친다면 첫인상은 3. 지금은 8정도?

카드 게임 특유의 운, 매 턴마다 정신없이 벌어지는 난타전, 도그마 액션이란 이름 아래 서로의 건물을 미친듯이 부숴대고 견제하며, 이 와중에 지나치게 강하다고 느껴지는 카드들까지… 모든게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카드에 익숙해지고 승리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갈 수록 게임의 재미가 살아나더군요. 혼란 속에서 질서를 발견한 느낌? 사기 카드가 사기 카드를 누르는 지옥 같은 난장판 속에서 승리로 향하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개판인듯 하면서도 괴상한 형태로 게임 밸런스가 유지되는게 참 신기합니다.

이런 거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함께 즐길 사람이 많지 않은게 아쉽습니다. 진짜 저만 좋아하는 게임인가봐요 :(

구판은 일러스트가 없다보니 테마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신판은 카드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테마가 훨씬 더 잘 느껴집니다. 신판을 추천 드려요.

#67 - 배런파크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N/A
2019년 - 70위

지난 해에 61~70위 게임들이 계속 비슷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네요. 배런파크가 67위 입니다.

테트리스에서 나올법한 블럭(곰 우리)를 이용하여 곰 공원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타일놓기 + 퍼즐게임 입니다. 기본게임은 굉장히 단순하고 지루하나 숙련자 룰인 미션을 활용하면 뚜렷한 목표가 생기며 게임에 긴장감이 생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퍼즐 게임에 비해 특별히 색다른 점은 없어요. 담백한 닭가슴살 느낌? 그런데 적당한 리플레이성, 인터액션, 진행속도, 적당한 난이도 같은 밑간들이 잘 되어 있어서 별 거부감 없이 잘 먹을 수 있는 그런 게임이었어요. 운동 빡세게 하는 사람만 먹는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둥글둥글한 느낌? 게임성, 난이도, 시간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봐도 꽤 밸런스 좋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세팅이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게임이 주는 재미를 생각하면 크게 단점인 것도 아녜요. 전 게임이 이상해도 개성있는 시스템을 시도하는 게임을 선호하는 편인데... 의외로 배런파크의 모나지 않은 성격이 마음에 들었어요.

확장을 넣어서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안되었어요 :(

#66 - 니어앤파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N/A
2019년 - 65위

뭐야, 이 녀석도 순위를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군요?

어보브 앤 빌로우가 애매한 이야기와 애매한 전략게임을 함께 붙여놓은 애매한 작품이라면 니어앤파는 아예 스토리텔링+RPG에 모든걸 쏟아부은 게임입니다. 경쟁적인 요소보단 이야기의 끝자락으로 가는 여정을 즐기는 그런 게임이예요. 살벌한 난이도 / 심오한 복선 / 뚜렷한 기승전결 같은 탄탄한 구성을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제게 있어 애매함의 결정체였던 어보브 앤 빌로우를 완전히 짓밟은 후속작 입니다.책 자체가 하나의 지도가 되는건 꽤 신기하고 재미난 경험이예요. 귀찮게 맵 타일을 깔 필요가 없거든요. 소수의 인원이 모여 앉아 느긋하게 즐기는 게임입니다.

제 리스트에서 순위가 높다고 엄청난걸 기대하시면 안돼요 -_-; 그냥 제가 좋아하는겁니다. 저는 느긋하게 앉아 이야기가 펼쳐지는걸 좋아하니까 Top 100에 넣은거지... 박 터지는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갑자기 훅 들어오는 순한 맛에 깜짝 놀라 퉤퉤퉤 하실걸요?

#65 - 퍼스트 클래스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75위
2019년 - 53위

러시안 레일로드가 너무 무겁거나 긴 분들에게 추천하는 캐쥬얼 게임. 퍼스트 클래스입니다. 저는 러시안 레일로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다보니 퍼스트 클래스가 잘 맞아요. 초급과 중급 사이를 넘나드는 정도의 가벼운 게임성에, 빠른 플레이 타임, 여러가지 모듈로 인한 게임의 변화, 직관적인 아이콘, 쉴새없이 터지는 콤보 등 제 취향을 찌르는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물론 모듈간의 밸런스 문제, 특정 전략의 강세, 불편한 세팅, 난잡해지는 테이블 등 단점이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템포가 워낙 빠르고 돈을 이용하여 연속 된 콤보를 터뜨리는 재미가 좋다보니 자주 즐길 수 있더라고요. 모듈 별로 섞으면 다른 성격의 게임이 나오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모듈 조합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됩니다.

여담이지만, 러시안 레일로드와 퍼스트 클래스 둘 다 좋아하시는 분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러시안 레일로드의 묵직함을 좋아하면 퍼스트 클래스는 너무 가볍고, 반대로 퍼스트 클래스의 경쾌함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러시안 레일로드의 묵직함을 부담스러워 하시더라고요.

#64 - 트레지디 루퍼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43위
2019년 - 58위

마스터 마인드가 무대 위 등장인물을 죽이기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들은 힘을 합쳐 시간을 계속 되돌리며 불행한 결말을 막아내는 마스터마인드 vs 플레이어 구도의 추리게임입니다.

트레지디 루퍼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동봉되어 옵니다.각 시나리오는 1개의 메인플롯과 2개의 서브플롯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스터는 이 시나리오를 미리 숙지한 뒤 각 캐릭터들의 역할을 미리 이해하고 게임이 종료되는 조건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배드 엔딩을 유도해야 하죠.

게임 도중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목격하며 플레이어들은 어떤 플롯이 사용되고 있으며 어떤 역할이 누구에게 주어졌는지 추리해야 합니다. 단 한번이라도 비극을 막아낼 수 있다면 플레이어들의 승리로 끝나지요.

대부분의 마스터 vs 플레이어 게임이 그렇지만 마스터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한 게임입니다. 뛰어난 능력으로 판을 휘저으면 플레이어들이 게임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고통 받으며, 너무 대놓고 퍼주면 게임이 너무 쉬워지죠. 마스터에겐 플레이어들이 어느 타이밍에 어떤 행동을 해올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유연한 대응 능력이 필수입니다.

개인적으론 플레이어들이 라운드 종료시에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규칙이 참 재밌게 느껴집니다. 마스터에게도 숨 돌릴 기회를 주거든요.

네, 맞아요. 전 마스터만 합니다 ㅠㅠ 나도 플레이어 하고 싶어유...

#63 - 런던 2판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26위
2019년 - 61위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지니님께 다양한 게임을 배우고 캐나다로 돌아가곤 합니다. 런던 2판 또한 지니님에게 배운(그와 동시에 쳐발린) 게임이죠.

런던은 대화재로 인해 피폐해진 런던을 재건축하는 꽤 간단한 엔진 빌딩 게임입니다. 꽤 알기 쉬운 직관적인 게임이라 배우기 쉽더군요. 게임에 재미난 시스템이 하나 있습니다. 엔진을 가동시킬 때마다 가난 토큰이 내 앞에 쌓입니다. 내 앞에 놓인 엔진 더미 수 + 내가 들고 있는 카드 수 만큼요.

이 가난토큰은 감점과 직결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생산하다간 나중에 피를 보게 됩니다. 게임 종료 후 가난토큰을 비교하는데 가장 적은 사람의 것만큼 자신의 가난토큰을 제거한 나머지만큼 감점을 받게 되거든요. 서로 눈치보며 승점과 가난토큰 사이를 줄타기 하는 시스템이 재밌어요.

아쉬운 점이라 해야할지... 엔진의 수명이 짧은 편이다보니 꾸준하게 엔진을 새로 만들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게 자원을 뽑아내는 맛은 없습니다.

올해 자주 돌리고 싶었던 게임인데 많이 못 즐긴게 순위 하락의 요인이 되었네요.

아, 참고로 이렇게 처참하게 박살나며 배운 게임이 한 두개가 아닙니다 -_-

#62 - 카멜롯의 그림자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N/A
2019년 - 52위

아더왕의 이야기를 테마로 한 협력게임 입니다. 기사단 중 한명이 배신자일 수 있기 때문에 성을 수비하고 성배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일부러 실수하여 팀을 위험에 빠뜨리는지, 아니면 이간질을 통해 팀워크를 붕괴시키는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지요. 마피아 게임치고 캐릭터의 능력이라던가 카드의 효과 등 다소 읽을것이 있다는게 단점이지만... 그 외의 것들은 꽤 직관적이고 쉬운 편이예요.

꽤 독특한 특징이 하나 있는데, 게임 도중에 플레이어가 참여하거나 빠져도 게임을 진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요. 실제로 룰북에서도 참여하고 싶다면 정체카드를 하나 뽑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고, 만약 중도에 자리를 떠야한다면 캐릭터를 죽은 것으로 처리하라고 언급합니다.

1~2시간 짜리 게임은 한번 참석하면 자리를 중간에 뜨기 어려운데, 애초에 룰적으로 이런 상황을 허용하기 때문에 모임을 시작할 때 꽤 좋습니다. 지각해도 아무렇지 않게 게임에 참여할 수 있으니까요.

코비드 때문에 돌리지 못하는게 너무나 슬픕니다...ㅠㅠㅠㅠ

#61 - 원더풀 월드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2018년 - N/A
2019년 - N/A

올해 소문을 들었던 것과 해본 것의 느낌 차이가 가장 달랐던 작품. 원더풀 월드가 61위 입니다.

이 게임은 예전부터 구입할까 많은 고민을 했어요. 박스 커버에 있는 강렬한 적청 대비가 굉장히 예뻐보였거든요. 그런데 세븐원더스와 비교를 하는 평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기 시작하며, "구태여 두 개의 비슷한 게임을 가질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으로 구매를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기억 속에 잊힌채로 어언 1년... 어쩌다 보니 원더풀 월드를 접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생각보다 굉장히 재밌게 즐겼어요.

특히 세븐 원더스와 비슷하다는 평은 다시금 고려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을 정도로 색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븐 원더스와 근접한 요소를 꼽으라면, 손패에서 카드를 하나 고른 뒤 나머지를 옆 사람에 넘기는 드래프팅 정도인 것 같았어요. 그 외엔 세븐 원더스와의 유사성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저 드래프팅 방식은 수 많은 게임에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세븐원더스 하고만 비교되는건 다소 억울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자원을 수급하는 단계에서 점수를 나눠가지는 부분도 흥미로웠고, 점수 자체를 자원으로 쓰는 것도 신기했고, 드래프팅 한 카드를 자원으로 쓰느냐 vs 건설 목적으로 쓰느냐를 나누는 부분도 재밌었습니다. 특히 자원을 알뜰하게 쓰기 위해 주판을 머리 속으로 튕기는 수 읽기 과정이 굉장히 즐거웠어요.

다만 테마는 좋은 평을 주긴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테마는 아무거나 가져다 붙여도 게임성이 달라지진 않을거예요. 세븐원더스는 그나마 문명에 대한 이야기니까 친숙한 내용이 종종 나오지만, 이 게임은 미래 세계를 다루기 때문에 테마를 느끼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시스템 또한 테마를 탄탄하게 받쳐주지 않기 때문에 게임 내내 테마와 게임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합니다.

순수하게 세븐 원더스에서 느껴보지 못한 "주판을 튕기며 카드를 딱딱 맞춰 사용하는 측면"이 재밌었어요.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는걸 보면 전 확실히 테마게임 파는 아닌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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