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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vs 추리: 미크로 마크로 리뷰

4,260 조회

2021.01.03 11:42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지난 글

수사 vs 추리: 미크로 마크로 첫인상 후기

에선 첫 플의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급하게 후기를 써 내려가느라 다소

어설픈 글을 쓴 탓에, 모든 사건을 마무리한 지금 이 시점에 다시 리뷰를

써 보려고 합니다.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가격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지난 글에서처럼, 시작 카드에 적힌 사건의 개요만 읽고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숙련자 규칙을 적용했습니다.

이 게임의 재미는 크게

숨은그림찾기, 추리, 관찰력

이렇게 세 가지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1) 숨은그림찾기의 즐거움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찾았다!” 혹은 “여깄다!”

가 아닐까 합니다. 용의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일이

잦으니까요. 찾을 때마다 신나긴 하지만, 훨씬 재밌는

숨은그림찾기는 따로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추리 게임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을

잠깐 떠올려보겠습니다.

(2) 추리 게임의 즐거움

많은 경우, 수사 추리 게임은 디자이너가 짜놓은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헨젤과

그레텔이 빵 조각을 따라가는 것처럼, 뿌려놓은 단서를 하나하나

쫓아가는 거죠.

그래서, 단서를 하나라도 놓치면 굉장히 답답해질 수 있고 말이죠. 근데,

정해진 수순을 무시하고 수사에서 큰 진전을 볼 수 있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머릿속에서 불꽃이 튀는 순간으로, 수사 추리 게임의 백미라

할 수 있죠.

보통, 이런 큰 진전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데, 미크로 마크로에서는 비교적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건의 전과정이 지도에

그려져 있기 때문인데요...

지도를 보다,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이 사람이 왜 이 사람이랑 같이 있지?!”, 혹은

“이 사람이 왜 이걸 들고 있지?!”

와 같이 중요한 발견을 하는 순간 말이죠.

(3) 관찰의 즐거움

여기다, 발견한 장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어! 여기 있는 이거 혹시 그거 아니야?!”

와 같이 관찰력을 발휘할 수도 있는데, 이것 또한 큰 즐거움입니다.

즉, 지도에서 한 장면을 찾아냄으로써 숨은그림찾기의 재미와 더불어,

수사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는 짜릿함, 거기다 관찰을 통한 발견의

즐거움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숨은그림찾기의 재미가 극대화되는 거죠.

그것도 짧은 플레이 타임 중에 비교적 자주 말입니다. 바로 이점이

이 게임이 갓겜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4) 다시 수사 추리 게임으로

이런 중요한 발견은 지도를 살펴보다 우연히 발견할 때도 있는 만큼,

마음만 먹으면 지도를 샅샅이 뒤져서 사건의 진상을 모두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플레이는 이 게임의 재미를 해치기

마련입니다. 이 게임의 생명은 경쾌함에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때

필요한 것이 추리라고 생각합니다.

‘범행현장이 이러이러한 걸 보아하니, 범인이 저러저러했던 게 아닐까?’

와 같은 가설을 세워보는 거죠. 그리고, 이 가설에 따라 지도의 특정 지역을

살펴보면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하면, 가설이

맞았고, 결과적으로 추리가 정확했던 거죠.

보통, 수사 추리 게임에서 이런 가설을 세우면 잘 안 맞습니다. 잘못된

가설로 유도하는 미끼가 많은 법이니까요. 그런데, 미크로 마크로에서는

웬만하면 다 맞습니다. 미끼가 없다는 건데, 이점 또한 이 게임을 경쾌하게

만들어줍니다.

(5) 확장을 기다리며

덕분에 이 게임은 수사 추리 게임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나고,

매 게임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16개의 사건 중 막판에 가면 (자세히

쓰진 않겠지만) 몇 가지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수사 추리 게임처럼, 사건이 단조롭지만은 않다는 건데요,

이런 점 때문에 확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더라구요. 이번 게임에서는 아직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6) 숙련자 규칙

이 게임을 수사 추리 게임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숙련자 규칙을 적용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그러면서도 수사 추리를 캐주얼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사건의 모든 진상을 파악하려고 하기보다는

범인, 범행 동기, 증거 등

사건의 핵심만 찾는 것을 목표로 플레이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았습니다.

사건 카드의 문제에는 예상치 못한 것들이 있어서, 이걸 다 찾으려다가는

괜히 스트레스만 받을 수 있으니까요.

(7) 반가운 얼굴

이 게임에선 소소한 재미도 즐길 수 있습니다. 하나의 지도로 모든 사건을

진행하다 보니 이전 게임에서 봤던 인물을 마주치면 괜히 반갑고, 다음

사건에 등장할 인물을 보면

‘얜 또 뭐야??’

라는 호기심이 생기니까요.

(8) 시인성

이 게임의 단점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 게임의 시인성을 꼭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큰 지도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이 너무 작게 그려져 있지만,

개개인의 특징을 잘 살려 확실히 구분되도록 그려놨더라구요. 때론

옆모습이나 뒷모습만으로도 구분이 될 정도로 말이죠.

(9) 단점

저는 이 게임이 갓겜이라고 생각하지만, 눈에 띄는 단점도 있습니다.

먼저, 엄청 큰 지도를 볼 때, 자세가 잘 안 나와 허리가 아프고, 그림이

너무 작아서 눈이 아픕니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확장은 (좀 순진한

생각일진 모르겠으나) 데모 버전처럼 디지털로 즐길 수 있길 희망해봅니다.

다른 하나는 결론 부분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0) 결론

결론은 간단합니다. 숨은그림찾기, 추리, 관찰력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캐주얼한 추리 갓겜이라는 겁니다.

이건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낮은 긱웨이트에 (1.15) 이렇게

높은 유저평균평점을 (8.1) 받은 게임은 없거든요.

이처럼 꼭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짧은 플레이 시간 중에)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이자 정체성임에도,

(팝콘에듀 기준) 출시특가가 29,400원이라는 가격은 누구나 즐기기에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시특가 기간이 끝나면 도대체 얼마가 된다는 걸까요?; 저는 이 가격을

이 게임의 두 번째 단점으로 꼽으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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