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다리가 불타고 있다 간단 리뷰 및 1인플 후기

하이텔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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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2 오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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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IN(코인)시리즈는 나름대로 이름있는 작품입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한 루트가 정발되기도 했고요.

그 인기 덕분에 꾸준히 시리즈가 나오고 있고 지금 간단히 리뷰하는 "모든 다리가 불타고 있다"(이하 "다리불타")는 현재 가장 최신작으로 10번째 작품입니다.

게임의 테마는 1917-8년의 핀란드 내전입니다.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역사입니다. 하지만 알게 되면 어느 정도 감정이입이 되는 테마에요.

러시아의 자치령이었던 핀란드는 1차대전에서 러시아가 혼란에 빠지면서 1917년 6월 독립선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 우파와 좌파 사이에 큰 이념분쟁이 생겼고, 이 문제는 봉합되지 않고 결국 1818년 1월부터 5월까지 핀란드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독일과 러시아/소련의 개입까지 있던 이 전쟁은 결과는 백군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전쟁기간은 짧았지만 사망자만 전 인구의 1.2%(300만 인구에서 3만8천명)이었었습니다. 전쟁범죄는 엄청나게 벌어졌고요.

아직도 터부시되는 핀란드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부분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디자이너는 핀란드인이었더군요. 과감한 도전에 박수를.

(개인적으로 작품의 제목 "모든 다리가 불타고 있다."는 같은 나라 안의 사람들이 이념으로 완전히 갈라선 상황을 상징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세팅. 처음에는 적군(적색 컴포)이 남쪽을 중심으로 우세하지만 백군도 북쪽에 나름대로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전 이렇게 요약합니다.

COIN 시리즈같이 당대 역사를 잘 옮긴, 그러면서도 다른 COIN 시리즈와는 다른 개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작품은 1단계와 2단계의 두 시기로 구분됩니다.

1단계는 1917년으로 내전이 벌어지기 전입니다.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들은 정치적인 분쟁을 합니다.

서로의 세력(정치"조직")을 키우고 활동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상원과 백군은 테러 활동으로 상대 조직을 약화시키기도 합니다.

온건파도 조직을 키우는 동시에 내부의 정치문제(이슈)를 해결하려 노력합니다.

<열심히(?) 테러가 벌어진 비푸리 시>

하지만 2단계가 되면 게임이 달라집니다.

내전이 벌어져서 상원과 적군은 자신의 조직을 병력으로 해서, 특수병과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아 서로를 공격합니다.

온건파는 이런 비참한 상황을 알려서 자신의 지지를 늘립니다.

<템페레 시에서 예거의 열차의 지원을 받는 공격적인 입장의 상원과, 방어준비를 해놓은 적군>

이런 당시의 세력을 제어하는 입장으로 게임에 지정된 목표(상원은 도시 제어, 적군은 지지 늘리기, 온건파는 이슈 해결 및 네트워크 늘리기)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데 승리를 위한 목표가 이것만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상황으로 대립(Polarization)이 존재합니다. 서로간에 얼마나 대립이 극심한가를 표시하는 값입니다.

이 값이 크면 플레이어들은 지나친 대립에 환멸을 느낀 핀란드 국민들에게 버림받게 됩니다. 차라리 러시아나 독일의 지배를 받는 걸 택할 수도 있습니다.

<대립이 심각한 상황. 독일의 영향력은 낮지만 러시아는 나름 영향력이 있는 상황입니다.>

내전에 왜 러시아와 독일인가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 이들은 내전에 깊게 개입했습니다.

러시아는 원래 종주국으로, 독일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지원으로. 아예 병력을 직접 보내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게임 자체에 러시아와 독일의 병력이 직접 와서 전투를 벌입니다.

이들도 상황을 복합적으로 만듭니다.

이 작품은 이렇게 당대 역사의 느낌을 정말 잘 살리고 있습니다.

백군과 적군의 정치 분쟁이 내전으로 발생하고 여기에 개입한 외세. 이에 의한 혼란과 승리를 위한 노력이 정말 잘 드러납니다.

그렇다면 순수하게 게임 자체는 어떤가?

COIN 시리즈의 장점을 아주 잘 살리고 있습니다...랄까요...

제가 지금까지 해본 COIN 시리즈는 쿠바리브레와 간디였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돌리지는 못했었습니다. 게임의 재미있는 부분이 어디인지 딱 이야기하기 힘들었다고 할까요.

1인플을 여러차례 돌리면서 게임의 구조를 파악하면서 COIN 시리즈의 장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보유한 제한된 자원과 행동 안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이 자체는 모든 게임이 당연히 가지고 있는 건데, COIN은 행동순서표와 행동 선택을 통해 이걸 복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행동순서표>

가운데 행동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있습니다. 첫번째 플레이어가 행동을 선택하면 두번째 플레이어는 그 뒤의 행동밖에 선택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첫번째 플레이어가 명령을 많이 하고 싶다면 가운데 행동을 수행해야 됩니다.

하지만 두번째 플레이어의 이벤트 선택을 막고 싶다면? 첫번째 행동을 해야 됩니다. 첫번째 행동 뒤에는 이벤트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행동할 수 있는 횟수가 절대로 여유있지 않습니다. 즉, 내 이점을 크게 하기 위해 상대의 이점을 주는가, 내 이점을 줄이고 상대의 이점을 없애는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공개된 이벤트. 왼쪽의 이번 이벤트만이 아니라 오른쪽의 다음 이벤트까지 미리 공개됩니다.>

여기에 다음 이벤트까지 미리 공개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이번에 이벤트를 수행하면 다음 이벤트는 수행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이번 행동을 포기해야 됩니다.

물론 다음 이벤트가 좋으면 그거 하면 간단한 거 아닌가라고 할 수 있지만, 다시 말하지만 "행동할 수 있는 횟수는 여유 없습니다."

다음 카드가 이번 턴을 포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가라는 고민이 필요한 겁니다.

실제 지도에 수행되는 부분은 영향력게임에 가깝습니다.

누가 더 많이 자신의 세력(=조직)을 놓는가에 의해서 제어가 결정되고, 제어하는 지역에서 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세력말의 상태(활성/비활성)와 지역의 지지라는 요소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마다 필요한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이 상황을 원하는 대로 바꿔야 됩니다.

이때문에 게임은 전략적인 부분이 강해집니다. 놓는다고 다가 아니거든요.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 조직을 많이 놓아야 합니다만, 놓은 조직을 활성화시켜야 하고, 이것으로 지지 상황도 바꿔야 됩니다.

이걸 하려고 하면 행동 숫자도 충분하지는 않습니다만, 동시에 행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원도 필요합니다.

즉, 자신이 가진 행동/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만 합니다.

이게 게임을 전략적으로 만듭니다.

<게임 극후반에 복잡한 상황. 헬싱키는 예거의 지원을 받은 백군이 점령했고, 투르쿠 시는 독일이 점령했고, 비푸리는(이하생략...)>

여기까지는 다른 COIN 시리즈와의 공통적인 장점을 이야기했고... 다른 부분을 이야기해보죠.

COIN 시리즈의 기본적인 장점은 세력 분쟁을 당대 세력의 특성을 잘 살린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 있는 특징이, 정부군 또는 그에 준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다른 세력은 게릴라로 이것에 대항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이 작품은 여기에서 벗어난 작품입니다. 이 부분도 당시 역사적 상황의 반영입니다.

핀란드는 독립 직후 상원(=백군)과 적군 두 세력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단지 적군은 남쪽, 상원은 북쪽을 중심으로 활동했을 뿐이죠.

즉, 정부군 세력이 딱히 없습니다. 상원과 적군은 서로가 정부군 같은 역할로 대등하게 정치, 군사적 투쟁을 합니다.

그리고 제3세력으로 온건파가 있습니다. 양측의 중간에 서서 전쟁 외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세력입니다.

여기에 의해 있는 또 하나의 차별점은 인원입니다.

다른 COIN이 4인 게임이지만 이 작품은 3인 게임입니다.

이게 단순히 인원이 적다가 아니라 진행순서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로 쿠바리브레의 카드입니다. 카드 윗부분의 기호는 행동순서입니다. 즉, 기존의 코인 시리즈는 이번 카드에서 행동하는 순서가 고정되있습니다.

하지만 다리불타는 이 기호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플레이순서가 결정되는가 하면, 전턴의 진행에 의해서입니다.

<다시 보는 턴 순서표>

각 행동상자의 오른쪽 아래에 영문자 기호가 있습니다. 이게 다음턴 순서의 진행입니다.

그런데 왼쪽행동이 d, 오른쪽행동이 c죠. 즉, 먼저 진행한 플레이어가 다음에는 나중에 하는게 고정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다른 시리즈는 행동을 하면 무조건 다음 턴에는 쉽니다.

여기는 영문자가 있는 행동을 하면 다음 턴에 또 행동을 합니다. 명령+특별활성화를 해야 다음턴에 쉬어요.

가장 왼쪽에 A B C는 패스입니다. 패스하면 다음턴은 무조건 먼저입니다. 전턴에 쉬웠다면 그 다음입니다.

이렇게 되서 플레이인원은 줄어들었지만 행동 선택은 오히려 더 전략적이 됐습니다. 단순히 행동하고 쉬고가 아니니까요.

다른 COIN 시리즈와 확실한 차별적인 작품입니다.

난이도.

COIN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어려운 게임입니다. 절대 쉽다고는 못합니다.

하지만 다리불타는 그중에서 그래도 쉽습니다. 긱 복잡성 숫자가 쿠바리브레와 함께 가장 낮아요.

코인에서는 좀 어려운 편에 속하는 간디와 비교해보면, 훨씬 더 직관적입니다.

간디는 정말 제한사항이 많습니다. 놓을 수 있는 위치도 제한되고, 어떤 행동은 수행하기 위한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 게임을 완전히 파악해야 가능할 정도입니다.

다리불타는 훨씬 더 직관적입니다. 물론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돌리면서 이해할 정도는 됩니다.

상원/적군은 시위 행동으로 조직을 놓고, 활성으로 활성상태로 만들고 이 결과 테러 등 다른 행동을 수행합니다.

수행하는 조건 규칙만 파악하면 그 행동을 하는데 문제 없습니다. 돌려보면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이 작품이 다른 COIN 시리즈가 가지지 못한 한국만의 또다른 장점 하나.

비플레이어 규칙도 완벽 번역입니다.

COIN 시리즈는 원래 플레이어가 제어하지 않은 세력은 비플레이어 규칙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2명이 하면 두 세력을 플레이어가, 두 세력을 비플레이어로 해서 진행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1인플도 가능합니다. 하나 잡고 나머지를 비플레이어가 잡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비플레이어 규칙은 거의 번역이 안됐습니다.

다리불타는 비플레이어 규칙이 완벽하게 번역되었습니다.

돌려보니 이걸로 돌리는 1인플이 재미만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규칙 자체가 COIN에서는 쉬운 편이고 세력 자체도 더 적다보니 정말 재미있게 돌릴만 했습니다.

이시국에 1인플이 좋다는 정말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ㄷ( ㅠ_ㅠ )

다음은 오늘 돌린 1인플의 간단한 후기입니다.

플레이어는 상원으로, 적군과 온건파는 비플레이어입니다.

초반 상황은 헬싱키에서 테러 난무로 상원이 날아갔지만 투르쿠에 테러로 적군을 날렸습니다.

동시에 유리한 상황인 바사를 중심으로 조직을 늘리는데 집중했습니다.

이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적군반란이 발생해 내전이 발발했습니다. (오른쪽 위 카드)

여전히 투르쿠 외의 남부지방은 적군이 안정적으로 장악한 상황.

하지만 그동안 투르쿠와 포흐얀마에 모아놓은 대량의 조직에 예거와 장갑열차를 확보해서 공격에 나섭니다.

도시에 방어준비만 됐고 이외의 준비가 안된 적군은 헤메를 내주고 템페레도 공격받습니다.

온건파는 상원과 적군의 지속적인 테러로 조직이 꾸준히 날아갔습니다.

(이전 플레이에서 적군에만 집중하다가 상원을 막지 못해서 승리했던 기억에 온건파도 적절히 테러해줬습니다.)

템페레는 함락했지만, 적군의 사보타지로 철도가 막혀서 열차는 템페레에 묶였습니다.

그래도 우시마까지 함락하고 헬싱키 점령을 눈앞에 둔 상황. (헬싱키만 점령하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만은)

게임 종료 카드가 공개되었습니다.

상원이 승리하기에는 승점이 1점 부족...

하기 전에 온건파를 약화시키기 위해 너무 테러를 해서 대립단계가 너무 증가해버렸습니다.

결국 분열에 분노한 핀란드 국민들은 영향력이 더 강한 소련의 품 안에 들어갔습니ㄷ(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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