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방출 목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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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6 오후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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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네이버 원문을 그대로 긁어온지라 사진은 안 나오고, 내용만 나옵니다. 깔끔하게 보기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원문을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충 15개씩 나눠보니 5편짜리 글이 되는 것 같더군요. 작년엔 Top 100, 실망한 게임 정도로만 정리를 했는데...

올해는 2020년 플레이한 게임 정산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정산을 해볼 예정입니다.

게임을 폄훼하거나 깍아내릴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취향에 의해, 아니면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방출한 목록이고, 여기에 적은 것은 모두 순수하게 개인 의견입니다.

1. 하나비

한때는 협력 게임의 혁명이라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근데 확실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새로운 매커니즘의 게임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구시대의 산물처럼 느껴지게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집에 여러버젼을 갖고 있다보니 버젼별로 갖고 있을 필요도 없다 생각하여, 하나의 버젼만 남기고 모두 방출을 했습니다.

남은 하나의 버젼도 결국 돌리질 않다보니 이사를 하면서 지인에게 선물을 하면서 모든 버젼을 다 방출했네요.

기억력 + 협력을 베이스로 한 게임인데, 요즈음은 더 간단하거나 더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아서인지 누가 하자고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이상에야 앞으로 할 일이 아예 없는 게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 빌리저스

쉽고 간단한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 게임입니다. 할 것도 없지만,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카드빨을 너무 심하게 받는 게임이라 전략을 세우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깔깔거릴 게임도 아닙니다. 입문자용 게임 정도의 포지션인지라, 저랑은 맞지 않아서 방출!

3. 7대륙 AS덱

7대륙 본판의 애매한 사이즈는 이미 카드 플텍을 다 해버린 뒤라 하나하나 다시 꽂기 귀찮아서 그냥 통채로 방출했습니다. 누군가는 이걸로 7대륙을 즐기실 수 있으리라!

4. 문명의 시대

실수로 2개를 산 줄 알고 방출했으나, 알고보니 게임을 하나 더 보내준 거였습니다. 어째꺼나 제가 아끼는 게임 중 하나. 한국어화를 할까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홈스테더스>도 예전에 물을 쏟아서 다 벗겨낸 뒤로 한국어화를 하지 않고 있는 입장에서... 아마 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게 된다면 무조건 이 게임부터 하고 싶네요.

문명 게임으로 카드로만 진행을 합니다. 카드의 종류가 많아서 리플레이성도 높고, 게임도 짧고, 그럼에도 쉬운 게임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 전쟁도 있고, 나만의 빌드를 짜고, 상대방과의 적당한 인터액션도 하고, 심지어 이벤트까지 존재합니다.

사실 언어요소도 그리 어려운 것이 있는 것은 아닌데, 이마저도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확실히 한국어화가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를 할 수 있겠죠. 이 게임 1인플 시나리오 모드도 지원을 하는데, 생각난 김에 조만간 한번 정도는 돌려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5. 보드게임 카페 프렌지

트릭테이킹에 상당히 많은 변주를 주려고 시도한 게임입니다. 게임은 크게 2개의 페이즈로 나뉘어 있고, 각 페이즈별 플레이 방식이 상이합니다. 첫번째 페이즈는 트릭케이킹을 하기 위한 덱을 구성하는 단계, 그리고 두번째 페이즈는 그 덱을 갖고 트릭테이킹을 합니다. 얼핏 이야기만 봐선 신박할 것 같지만, 도대체 어디서 재미를 찾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보드게임 카페를 운영하는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그런 맛은 느껴지지 않고, 그렇다고 각각의 페이즈가 재미있느냐 하면 되려 번잡스럽기만 합니다. 게임 자체는 무척 간단한데, 이렇게까지 번거롭고 길게 즐겨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3판이나 돌려본 게 오히려 대단하게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6. 겟 패킹

본격 바캉스를 가기 위해 짐싸는 게임! 몇번 해보니 정말 재미있어서 보드게임콘에서 구매를 했습니다. 그런데 파티 게임이다보니 다른 게임들에 밀리고 밀리다보니 결국 돌려보지 못한채로 밀봉으로 쌓여만 있더군요. 그리고 은근히 사람들 취향을 탄다는 점에서 살짝 아쉽게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특히나 숙련자와 비숙련자간의 갭이 크다보니 하면할수록 실력의 격차가 벌어져서인지 온전히 게임으로 성립되기엔 한계점이 보이더군요.

7. 슬라이드 퀘스트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의 창의성에는 정말 높은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저도 무척 좋아하는 게임이기도 한데, 다회플을 할만한 매력포인트는 없습니다 1~20까지 3회 정도 클리어를 하고 나니 이 게임에 대한 갈망이 완벽하게 해소가 되어버렸습니다.

할 때는 무척 신나게 하기는 했지만, 확실히 4인플로 왁자지껄하게 즐기기도 좋기도 한데... 그 잠깐을 위해 책장에 꽂아두기엔 올 게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8. 더 마인드

실제 시간을 동기화 시키는 게임 <더 마인드>입니다. 이 게임은 대체제가 현재로서는 없을만큼 대단히 독특한 포지션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나 모두가 80 이상의 카드를 갖고 있는 상황에선 그저 웃기 바쁜 게임이기도 하죠. 이미 여러차례 플레이한 사람과 할 때에는 서로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문제입니다. 그렇다보니 되려 처음해보는 사람들과 할 때에 오히려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느껴집니다. 그렇다보니 점점 새로운 사람들과 게임할 일은 줄어들다보니 같이 돌릴 일은 더더욱 소원해지는 것 같아서 방출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더 마인드: 익스트림>이 나와서 좀 더 어렵게 <더 게임>처럼 오름차순, 내림차순이 생기기는 했지만, 이미 충분히 즐겁게 즐겼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9. 리프트 오프

재료를 모으고 연구도 하고, 프로젝트도 하면서 결과적으로 승점을 얻는 게임 <리프트 오프>입니다. 게임의 일러스트부터 플레이까지 은근히 여러모로 테마가 잘 맞아떨어지는 게임입니다. 게임자체도 그리 어려운 편도 아니라서 처음 몇회의 플레이는 꽤 재미있게 했습니다. 다만 이 게임의 리플레이성은 사실상 카드들이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이 게임의 한계가 있습니다. 카드의 "장수"는 많은데, 종류는 적어서인지 플레이하면 할수록 리플레이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집니다.

전략적 깊이감이 있는 게임은 아니다 보니깐, 결과적으로 몇번 플레이를 하고 나서는 손이 안 가게 됩니다. 그렇게 몇개월을 썩히다가 방출을 하게 되었네요.

10. 황하와 장강

추상 전략 게임인데 다양한 기물과 효과로 인해 한치앞도 알기 힘든 게임입니다. 추상전략 특유의 영향력 게임인데, 일부 특수능력도 존재를 해서 꽤 재미난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특히나 실제 영토를 넓혀가면서 특정 세력끼리 붙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꽤 매력포인트로 다가옵니다.

2인플을 하기엔 그렇게 깊이감이 있는 게임은 아니고, 최소 3인플 이상은 해야 기본 이상의 재미를 내어주는 게임인 듯 싶습니다. 그런데 3인 이상이 모여서 추상전략을 할 바에 전략게임을 돌리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편이라 결국 어느 순간 게임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방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11. 우리들의 여름방학

R&W류 중에서 컨셉만큼은 확실히 좋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애매합니다. 처음 몇판은 어릴 적 방학이 떠올라 잠깐의 추억에 빠져들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가 누적이 될수록 주사위를 굴리고 같이 놀건지 아닌지 결정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와닿지 않습니다. 게임의 특성상 차라리 테마에 몰입을 해서 플레이를 하면 좋을 것 같은 게임인데, 그러기엔 게임의 테마가 옅은 편입니다. 파티적인 재미가 큰 편도 아니고, 매번 흥미로운 선택을 하는 것도 아니다보니 결과적으로 3판 이후 바로 방출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12. 정령섬

상당히 잘 만들어진 협력 게임 <정령섬>! 한때는 꽤 좋아해서 자주 돌리기도 했었습니다. 오히려 영문판일 때 더 열심히 한 것 같네요. 한국어판이 나온다고 해서 영문판 방출 이후 기다리다가 한국어판이 나오면서 2판 정도 돌리고 결국 방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게임 자체에 장고가 없을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할 수 있는 것은 무척 한정적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한정적입니다. 그렇다보니 머리를 쥐어짜내야만합니다. 처음에야 다들 떨어져있어서 각자의 맡은 일만 해내면되지만, 어느 순간에는 플레이하는 멤버 모두의 머리를 쥐어짜고 있어야 합니다. 겨우겨우 머리를 쥐어짜내서 위기를 막아봐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처음에는 이 쥐내리는 듯한 쥐어짜냄이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적으로 반복이 되고, 이것을 2~3시간씩 하고 있자니(4인플 장고 포함), 어느 순간 조금씩 꺼려지더군요. 그럼에도 정기적으로 돌렸는데, 이마저도 시간이 흐르니 하고 나서 지치는 게임이 되다보니깐 어느순간 기피하는 게임이 된 것만 같습니다. 이런 연유로 방출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

차라리 1인플을 했으면 좀 더 나았을까 싶기는 한데, 1인플 보드게임을 아예 안 즐기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겠습니다.

13. 타일러 지그먼의 까마귀

까마귀 놓는 게임 <타일러 지그먼의 까마귀>입니다. 추상전략에 한창 관심을 많이 갖던 때에 보드엠에서 수입을 해와서 팔길래 냉큼 구매를 했던 게임입니다. 타일놓기&기물놓기로 구성된 게임인데, 추상전략치고는 흥미롭게 고를만한 요소가 생각보다 적습니다. 무엇보다 게임을 하다보면 까마귀를 놓고 빼고 하는 것이 번거롭게 와닿습니다. 타일에 UV 코팅이 되어 있고, 까마귀의 모양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컴포 자체는 무척 신경을 쓴 게임입니다. 다만 추상전략치고는 타일빨이 꽤 큰 편이라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생각에 방출했습니다.

14. 크루세이더

최근에 한국어판 출시를 한 게임 <크루세이더>입니다. 옛날에는 몰랐으나 작년즈음 제가 알게 된 저의 취향 덕분에 방출까지 이어지게 된 게임입니다. 저는 자고로 전략 게임이라면 게임을 할 때 비슷한 느낌을 받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매번 할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가 있고, 그러면서 적당히 전략적 깊이를 갖추고 있어야 좋아하는 편이죠. 게다가 적절하게 인터액션까지 있다면 더더욱 좋은 게임입니다.

근데 작년에 <젠테스>, 그리고 <크루세이더>를 하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둘 다 처음 몇번은 흥미로운 선택들이 이어집니다만, 플레이가 누적이 될수록 지난번에 한 게임 같은데? 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특히나 젠테스는 카드 풀도 한정적인데다가, A-B-C 순으로 할 것인지, B-A-C 순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C-A-B 순으로 할 것인지와 같은 별 차이 없어보이는 선택을 하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결국 할 것은 너무 명백히 정해져있고, 결국엔 "모두"가 하게 될 일을 서로가 순서만 살짝씩 바꾼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크루세이더>도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결과적으로 할일은 비슷하고, 결국 건물도 비슷하게 뽑게 됩니다. 한두개 정도의 차이만 있고, 거의 비슷한 일을 하는 느낌이죠. 그렇다면 플레이의 감각이 달라야 하는데, 이는 만칼라 시스템을 이용하는 개인판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갈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칼라 시스템에 살짝씩 변주만 있는 수준인지라 생각보다 금방 물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15. 에이언즈 엔드: 레거시 (영문판)

<에이언즈 엔드>(이하 <에엔>)를 무척 재미있게 한데다가, 주변에서 워낙 <에엔: 레거시>의 평가가 좋게 들려서 결국엔 구매하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스토리 기반 게임이다보니 혹시나 막히는 상황이 올까봐 미리미리 챕터 몇개는 따로 번역도 해서 갔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네메시스 카드들이 오픈이 될 때 판타지, 그리고 구어체의 문장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다보니 순간적인 몰입도를 해치는 상황이 오게 되더군요.

스토리, 협력 모두 좋아하는 장르라 잘 할 줄 알았는데, 또 하나 저의 취향을 확실히 알려준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스토리에 몰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스토리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단 사실이지요. 스토리 기반 게임이니 당연한거지만, 대부분 스토리 대충 읽어가면서 하시는 것 같던데, 대충 알고 플레이하는 스토리 게임이 얼마나 지루한 것인지를 알게 해준 첫번째 게임이었습니다. 그 두번째 게임은 바로 <반지의 제왕: 가운데 땅의 여정>(이하 <가운데 땅>)이었습니다. 결국엔 한국어판이 나와서 그럴 일은 없어졌지만, 이 게임도 영문판으로 즐기면서 무척 하품나오게 즐긴 것 같았네요. 게임이 빨리 끝나길 바랬던 것은 <에엔: 레거시>와 <가운데 땅>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머잖아 <에엔: 레거시>가 나오면 다시 사서 플레이할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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