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T (루트) 디자이너 일지 2. 몇몇 유용한 대칭성

PEY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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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7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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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t, 루트는 팍스 파미르와 존 컴퍼니의 디자이너 Cohl Wehrle이 디자인하고 배스트 : 크리스탈 동굴의 제작사 Leder Games에서 제작한 완전 비대칭 전략 게임으로, 현재 킥스타터 펀딩이 진행중입니다.

이 디자이너 일지는 루트의 디자이너 Cohl Wehrle이 직접 보드게임긱에 올린 글들로, 루트라는 게임을 어떻게 디자인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게임의 메커니즘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 쓰고 있는 글입니다. 따라서 펀딩을 할지말지 고민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보드게임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하여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1. 루트의 시작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7141&tb=board_community&id=&delivery=0&pg=1&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

디자이너 일지 2. 몇몇 유용한 대칭성

(원문 : https://boardgamegeek.com/thread/1865826/designer-diary-some-helpful-symmetry )

게임디자인의 경제성을 따져본다면 비대칭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드는 모험일 것입니다. 비대칭성은 더 많은 규칙과 고질적인 예외사항과 일관성 문제 등을 수반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 때문에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밤을 지새워도 결국 이 비대칭성의 비용은 고스란히 플레이어들의 몫이 됩니다. 어찌됐든 플레이어들은 이런 까다로운 디자인의 게임을 하자고 친구들을 불러모아야 하고, 이 친구들은 몇 달쯤 있다 또 이 게임을 플레이할때 충분히 룰을 기억하고 있을지 어쩔지도 불확실합니다. 안타깝게도, 너무 많은 규칙들로 인해 게임을 계속해서 플레이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건 정말 슬픈 일인데, 비대칭 게임들이 열어주는 세계는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저의 첫 번째 게임인 팍스 파미르는 비대칭 게임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반응들로부터 이런 점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팍스 파미르의 결과물은 만족스러웠지만 전 그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이는 플레이어들이 그것을 플레이 하지 않을 아주 좋은 이유였습니다. 게임이 너무 길고 이상했거든요.

그래서 Root를 만들 준비를 하면서 전 좀 더 접근하기 쉬운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무언가 플레이어들의 마음속에 콕 달라붙어서 진열장에서 계속해서 내려오고 내려오고 내려올만한 그런 게임 말이죠.

게임에 직관성과 접근성을 주기 위해 전 견고하고 대칭적인 핵심 시스템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위에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이 얹혀질 수 있도록 말이죠. 여기서 저는 부분적으로는 GMT 사의 COIN 게임들, 특히 저항세력 팩션들이 정부 팩션들의 운용과는 달리 비슷한 규칙들을 따른다는, 그런 방식으로부터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루트에선 모든 팩션들의 이동과 전투 방식을 아주 단순하게 만들고 싶었고, 그 핵심 시스템으로부터 아주 작은 (하지만 결정적인) 예외사항을 주기로 진작에 결정했습니다. 이후의 글에서 이러한 예외사항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지금은 이동, 전투, 지배에 대한 핵심 시스템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우린 지도를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아티스트인 카일은 제가 덧붙인 이 지도가 그저 급히 붙여넣기로 만든 프로토 타입에 불과하고 실제 모습은 훨씬 아름다울거라고 주장하고 싶어합니다. 그 코멘트를 들은 저는 당연히 주춤했습니다)

카일의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그림을 걷어내고 본다면 루트의 지도는 전형적인 점대점(point-to-point) 워게임 지도입니다. 이동할 수 있는 구역(공터라고 불리는)들과 각 공터를 다른 공터로 연결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또한 그와는 반대되는 작은 주머니 같은 공간인 숲이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설명을 할 것입니다.

먼저 저는 이 맵이 좀 폐쇄공포적이라는 것을 알고있습니다-일종의 안티-여명의제국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이 게임에서의 great forest가 좀 밀도있고 빽빽한 공간이기를 바랬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핵심 이동 시스템에서 여러 플레이어가 동시에 한 공터에 있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동시에 너무 심하게 빈틈이 있는 것도 원치 않았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서로를 포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수 없이 많은 서로 다른 시스템들을 확인했고, 이클립스, 쿠바 리브레, 이니스, 심지어는 워싱턴 전쟁같은 고전적인 CDG의 아이디어들을 빌려봤지만,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일단 그 생각은 잠시 제쳐두고 게임의 다른 시스템들을 먼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전투 시스템이었습니다. 저는 전투 시스템에 있어 대부분의 것들이 결정되어있고 아주 적은 위험만이 존재하기를 바랬습니다. 또한 전투는 피비린내가 나야했고, 빨라야 했습니다. 마지막 사항은 상당한 트러블메이커였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정교한, FFG 같은 전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는 실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별로 흥미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단순한 조작체계에서는 전투가 빠르게 진행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마침내 전 먹힐만한 무언가를 찾았습니다. 이건 너무나도 간단해서 여기에 완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과 같은 공터에 있다면 액션을 소모해서 그들과 싸울 수 있습니다. 4면체 주사위 두개를 굴리고 (4는 0으로 칩니다) 공격자는 높은 숫자 만큼의 피해를 입히고 방어자는 낮은 숫자 만큼의 피해를 입힙니다. 그리고 당신은 공터에 있는 전사들 이상의 피해를 입힐 수 없습니다. 때문에 2명만 있는 작은 군대는 2대만 때릴 수 있습니다. 이게 거의 답니다.

전투가 선언됐을 때 방어자는 손에서 매복 카드를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덱은 총 54장의 카드가 있고 매복 카드는 5장 뿐입니다. 게다가 세 장의 매복 카드는 특정 공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플레이어가 군대를 어떻게 조종하는지를 보고 당신은 그 플레이어가 매복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겁니다. 이는 마리아만큼이나 미묘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비슷한 긴장감을 담아냅니다.

또한 방어자에겐 후퇴라는 옵션도 있지만 그들은 그들이 지배하고 있는 공터로만 후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전 잠시 '지배'라는 것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 지 고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단순한 컨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만일 당신이 다른 모든 플레이어보다 더 많은 말(전사 + 건물)을 공터에 위치시켜놨으면 당신은 그 공터를 지배하게 됩니다. 단순합니다.

전투와 지배 방식을 결정하자 다시 이동 규칙을 고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전투와 지배 시스템이 해답을 주었습니다. 만일 당신이 그 공터를 지배한다면 당신은 액션을 소모하여 전사들을 인접한 아무 공터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만일 그 공터를 지배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전사들을 당신이 점령하고 있는 공터로만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는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꼼짝 못 하게 하고 서로의 퇴로와 재보급로를 차단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것들은 이 게임이 마치 워게임인 것 처럼 들리게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그러합니다. 대부분의 제 게임들은 수십년의 단위를 따라 작동하는 게임들이고 그래서 커다란 전략과 커다란 지정학적/경제학적/사회적/정치적 움직임에만 집중해왔던 경향이 있습니다. 루트는, 기본적으로는 기초적인 간단한 군사적 워게임으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완전한 워게임은 아닙니다. 이 게임은 권력과, 그 권력을 각각의 동물들이 살고 있는 여러 종류의 지역에 어떻게 투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게임입니다. 이는 제국과 탈식민지화 (decolonization)에 대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요소들이 있다고 주장하기엔 저의 이동과 전투 시스템은 너무나도 단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게임의 카드 덱 하나에 녹아들어갔습니다. 이는 내일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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