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T (루트) 디자이너 일지 1. 루트의 시작 (The Roots of Root)

PEY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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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6 오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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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앞서 : Root, 루트는 팍스 파미르와 존 컴퍼니의 디자이너 Cohl Wehrle이 디자인하고 배스트 : 크리스탈 동굴의 제작사 Leder Games에서 제작한 완전 비대칭 전략 게임으로, 현재 킥스타터 펀딩이 진행중입니다.

일전에 저도 관련 글을 올린 적이 있고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603&tb=board_news&id= ,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626&tb=board_news&id= ) 규칙서 초안의 번역 또한 보드라이프 자료실에 올라와 있습니다만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3944&tb=info_files&id=&num=&pg=&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 그래도 펀딩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 이 글들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이 디자이너 일지는 루트의 디자이너 Cohl Wehrle이 직접 보드게임긱에 올린 글들로, 루트라는 게임을 어떻게 디자인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게임의 메커니즘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 쓰고 있는 글입니다. 따라서 펀딩을 할지말지 고민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보드게임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하여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번역은 구글신에게 맡기고 전 이를 의역으로 점철하는 정도만 하게 될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저의 얄팍한 근성으로도 이 번역을 끝까지 마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디자이너 일지 1. 루트의 시작

(원문 : https://boardgamegeek.com/thread/1864168/designer-diary-roots-root )

안녕하세요. 10월 24일부터 킥스타터에 런칭될 Root를 발표하게 되어 정말로 기쁩니다.

루트는 woodland의 권력과 권리에 대한 게임입니다. 방랑자로서 숲을 돌아다니고, 맹금류 Eyrie로서 숲의 주도권을 장악하거나, 고양이 후작(Marquise De Cat)으로서 자신의 신하들을 지배하거나, Woodland 동맹에 참여하여 새로운 숲의 질서를 만드세요. The great woodland의 운명을 결정할 경쟁의 무대에서, 플레이어들은 모험과 전쟁에 관한 비대칭 게임을 통해 어떤 정권이 궁극적으로 뿌리박게 될 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글에서는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 좀 더 말을 하겠지만, 모두에게 이 프로젝트의 작은 '창세기(genesis)'에 대해서 말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전 접근성과 상호작용이 뛰어난 전략 게임을 만드려고 했습니다. 쉽게 세팅할 수 있고, 쉽게 가르칠 수 있고, 쉽게 무너뜨릴 수(tear down) 있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플레이어들이 비대칭 게임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런 게임 말이죠. 아이 두 명이 집 안을 뛰어다니게 되니 취침시간을 지킬 걱정할 필요 없이 안데스의 심연 같은 묵직한 게임들에 열중할 수 있었던 날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더군요. 어떤 점에선 팍스 파미르나 악명높은 무역 같은 게임이 그런 게임을 만드려는 저의 시도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두 프로젝트의 결과물에 대해선 만족하지만, 전 여전히 좀 더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수 많은 문제들 중 일부는 제가 보통 일반적으로 다뤄지지 않는 주제들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을 1820년대 아프가니스탄 같은 주제로 이끌어 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지만 이는 오직 문제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제가 1820년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 테마를 확실하게 접목하기위해 수 많은 잔룰들을 넣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점점 게임이 복잡해지죠. 제 대학원생 시절을 탓해야 할 것 같네요.

그래서 저는 모험과 전쟁, 국가 운영과 전략 게임에 있어 제가 주로 갖는 의문점과 생각들을 다 때려넣은 커다란 테마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특별한 주제가 없었고 정말 동떨어진 역사적 환경 속으로 게임을 밀어넣고 싶진 않았습니다. 몇 달이 지났고, 이 프로젝트 위엔 먼지가 쌓였죠.

그리고 몇년 전 텍사스에서 인디아나로 운전해서 가던 중 제 아내와 저는 T.H.의 과거와 미래의 왕이라는 놀라운 책의 오디오 북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아서와 멀린이 물고기로 변신해서 해자 주변을 수영하는 장면을 듣고 있었죠. 이는 디즈니에서 만든 '아더왕 이야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친숙한 이야기이죠. 그래서 저희는 반은 흘려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에는 없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디즈니 영화에서 해자의 대왕은 해자 주변을 빠르게 헤엄치며 작은 물고기를 겁주는 멍청한 괴물일 뿐이었죠. 하지만 T.H. 화이트의 원래 버젼은 훨씬 흥미롭고 세련됐습니다.

"다 아무것도 아니야", 군주는 말했다, "네가 찾는 척 하던 그 힘 빼곤 말이지. 갈아버릴 힘, 소화시킬 힘, 찾는 힘과 찾을 힘, 기다릴 힘, 요구할 힘, 목덜미에서 나오는 모든 종류의 힘과 무자비함...

사랑은 진화의 힘이 우리에게 부리는 장난이야. 기쁨도 똑같은 놈이 뿌려놓은 미끼에 불과해. 힘 밖에 없어. 힘은 개개인의 마음이지만, 마음속 힘 만으로는 부족해. 결국엔 몸의 힘이 모든것을 결정하고, 권력만이 정의야. 슬슬 이 대화가 지루하고 지치니 이제 슬슬 떠나는게 좋을 것 같은데 어린 주인님. 진짜 바로 가는게 좋을 것 같아. 혹시라도 환멸을 느껴버린 내 입이 당신들에게 내 위대한 아가미를 소개시켜줄 수도 있으니 말이지. 물론 아가미에도 이빨이 숭숭하다구. 그래, 지금 당장 도망치는게 현명할 거야. 정말, 최선을 다해서 도망쳐야 할걸, 그리고 나의 모든 위대함에 오랜 작별을 하라구.

처음 몇 줄은 부드럽게 읽혔던 그 연설의 속도와 크기가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천천하고 조용히 흐르던 단어들이 마지막 줄에선 거의 외침이 되었죠. 저는 거의 의자에서 뛰쳐나올 뻔 했습니다. 마치 이야기에 나온 아서처럼 저는 다음을 알 수 없었습니다...

...촘촘한 주둥이가 그에게로 점점 가까이 오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로 시선을 끈 사이 그 주둥이는 아무도 모르게 다가왔고, 코앞 1 인치까지 닥쳐왔습니다. 마지막 문장과 함께 그것이 열렸고, 끔찍하고 광대한 그 피부는 뼈에서 뼈로, 이빨에서 이빨로 게걸스럽게 뻗어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이빨 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가시 같은 날카로운 이빨들이 노동자 부츠에 박힌 못처럼 온통 줄지어 있었고, 거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정신을 되찾고 자신을 끌어모아 그의 마지막 지시를 따를 수 있었습니다. 도망치는 것 말입니다. 그 모든 이빨들이 마치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잭나이프를 준 것 처럼 그의 꼬리 끝에서 부닥쳐댔습니다.

장 간의 휴식에서 제 아내와 저는 오디오 북을 끄고 그 연설과 화이트가 폭력과 정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 집에 도착하고 나서 저는 동물 우화의 전통 속에서 움직일 새로운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휘갈겨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게임은 권력과 권리, 정부와 반란에 대한 게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들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좀 더 체계적으로 파고 들 만한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 될 것입니다.

오랫동안 그 게임은 드로잉 보드 위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Leder Games와 일하게 된 직후 제작 부서가 열렸고 저는 이 프로젝트를 패트릭에게 던졌습니다. 패트릭은 이 디자인을 좋아했고 이 게임을 세상에 태어나게 할 딱 맞는 아티스트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Root가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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