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협력 퍼즐: 라 보카 리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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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 오후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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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보카는 아르헨티나의 한 지역 이름으로, 사진처럼

알록달록한 집들이 모여있다.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라이트게이머인 무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시간 협력

퍼즐게임인 ‘라 보카’, 그리고 다음 글에서는 이 게임의

상위호환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라 보카는 두 플레이어가 마주 보고 앉아 서로 협력해

하나의 집을 짓는 실시간 퍼즐게임으로, 각 플레이어는

완성해야 할 집의 한쪽 면만 알고 있기 때문에 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대화해야 합니다.

얼핏 보면 교육용 게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빌리지와 엑시트 시리즈의 브란트 부부가 만든 꽤 재밌는

게임입니다.

구성물과 규칙은 단촐합니다.

1. 구성물

집을 짓는데 사용하는 블록들.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먼저, 집을 짓는데 사용하는 블록들로 색깔이 모두 다릅니다.

게임 박스.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위 사진은 게임 박스에 올려 둔 게임판으로, 게임판에

4x4 모양의 집터가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블록들로 여기에 집을 짓게 됩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게임판. 왼쪽 가운데에는 카드를 꽂는

홈이 보이고, 오른쪽 가운데는 타이머이다.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양면으로 된 카드.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위 사진은 박스의 홈에 꽂는 카드로, 꽂고 나면 카드의

위아래 중 절반만 보이기 때문에 뒤집어 꽂으면 다른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게임 중 카드의

앞뒤 중 한쪽 면만 볼 수 있습니다.

카드를 홈에 꽂고 그에 따라 집을 지은 모습.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2. 게임 진행

두 명의 플레이어가 게임판에 마주 앉아 카드 한 장을 홈에

꽂고 타이머를 작동시킨 뒤, 모든 블록들을 4x4의 집터에

쌓습니다. 이때 각 플레이어가 바라본 집의 모습이 카드와

같으면 성공한 것입니다. 성공하면 타이머를 멈추고,

몇 초만에 문제를 풀었느냐에 따라 점수를 받습니다.

플레이어가 바라본 집의 모습이 카드와 같다.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원래는 3인 이상이 즐기는 게임으로, 그때그때

두 플레이어를 정해 한 문제를 풀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점수를 받는 게임이지만 저는 2인 게임으로 즐겼습니다.

5분 동안 몇 장을 성공시키느냐로 말이죠. 저와 아내는

5분에 아홉 장 정도 성공하더라구요.

3. 게임 감상

(1) 활발한 의사소통

각 플레이어는 한쪽 면에 대한 정보만 갖고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강제되는 게임입니다. 근데 요령이 생기면

한쪽 면의 정보만으로도 몇몇 블록들이 어떻게 놓일지,

어떤 블록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됩니다. 덕분에 날카로운 질문

한두 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때의

쾌감이 좋습니다.

(2) 우봉고 3D?

이 게임의 초중반은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진행되지만,

후반에는 의외의 요소가 가미됩니다. 카드의 조건을

만족하도록 좁은 4x4 게임판에 블록들을 욱여넣다 보면,

우봉고 3D를 협력으로 플레이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거든요. 특히, 마지막 한두 조각을 놓는

끝내기 타이밍에서 말이죠.

(3) 여섯 살 딸과 함께

여섯 살인 제 딸은 집에 있는 모든 보드게임을 다 플레이해

보려고 합니다. “어른들이 하는 게임이라 너는 못 해.”라고

말해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심지어는

“아빠, 빨간 눈이 그려진 저 무서운 게임... 해보고 싶어!!!”

라고도 하더라구요.

(질문! 이 무서운 게임은 무엇일까요? ㅋ)

그러다 보니 라 보카도 일단 해볼 수밖에 없었는데,

의외로 아이와 같이 플레이하기에 좋은 게임이더군요.

(4) 실력 차가 있어도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이가 먼저 블록들을 모두 놓은

다음에, 제가 남은 블록들을 놓고 끝내기까지 하면 되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는 겁니다.

성인들끼리 플레이할 때도, 좀 더 능숙한 플레이어가 좀 더

자주 끝내기를 하게 될 뿐, 둘 다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더라구요. 이런 점 때문인지, 입체도형에 거부감을

가진 분들도 즐겁게 플레이하시구요.

(5) 적절하면서도 아쉬운 난이도

1인용 퍼즐 중에 라 보카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퍼즐들이

있습니다.

큐브 퍼즐러 고. 사진출처: 스마트 게임즈 홈페이지

위의 사진에 보이는 퍼즐은 테트리스 블록들을 쌓아서

3x3x3으로 만드는데, 이때 앞과 뒤에서 본 모습은 알고

있어 라 보카와 매우 흡사하지만, 퍼즐을 푸는 게 여간

까다롭고 피곤한 게 아닙니다. 라 보카와 달리 일반적인

테트리스 블록들을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라 보카의

디자이너들은 블록들의 모양을 단순화함으로서 퍼즐을

쾌적하고 재밌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영리하게

말이죠.

하지만, 몇 번 플레이하다 보면 금방 난이도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난이도가 두 단계로 나뉠

뿐이고, 별 고민 없이 풀리는 문제도 많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어느 날 제 딸이 자기가 먼저 블록들을 놓은

다음에 “아빠, 하지마! 내가 도와줄게!”라며, 제 자리로

와서는 제가 할 역할까지 자기가 다 하는 겁니다. 물론,

그때 한 번 뿐이었지만! 어쨌든 여섯 살도 시도해 볼만큼

난이도는 좀 낮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5분 동안 플레이하는 쪽을 선택했던

겁니다. 열 문제 가까이 풀다 보면 한두 문제에서 걸리게

되는데, 그 문제를 푸는 짧은 순간이 여간 재밌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6) 퍼즐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

근데, 난이도에 대한 아쉬움은 라 보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가 쓴 퍼즐 게임 리뷰들 중

1. 겟 패킹 vs 우봉고 3D 비교 리뷰

2. 에코 링크 vs 터보 택시 비교리뷰

3. ‘투키’ 리뷰: 우봉고에 중력을 더하면?

4. 포션 폭발 리뷰

5. 밀어서 충전완료 리뷰 – 슬라이딩 퍼즐 게임 비교

6. ‘꼬마유령의 비밀통로’ 후기: 여섯 살 딸과 즐긴 리코셰 로봇 아주 순한맛

에서 이미 난이도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거든요.

예를 들어, 우봉고 3D의 디자이너가 만든 또 하나의

역작인 ‘투키’만 하더라도, 정말 좋아하는 퍼즐이지만

좀 더 높은 난이도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결국엔 손이

안 가더라구요.

4. 마무리

라 보카는 ‘실시간 협력 퍼즐 게임’으로 즐기기에 꽤 좋은

게임임에도, 다른 많은 퍼즐 게임들에서처럼 난이도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작년에

라 보카의 완벽한 상위호환 게임이 출판되며 이런 아쉬움을

날려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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