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도 없는 안 한글화 잡담

쉐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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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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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레거시 시즌 2를 앞두고 시즌 1을 마침내 클리어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했습니다.

역시나 다시 한 번 느끼는 건데, 스토리텔링이 정말 게임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싶네요.

두 박스를 처음 구매해서 이제 한 박스가 남았는데,

시간 여유를 두고 이 한 박스는 리플레이가 가능한 버전으로 개조하려고 합니다.

하나하나 스캔하고 덮고 하다 보면 다 될 거 같네요.

수고스럽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뭐 제가 게임 하나 한글화를 하는 것보다야

수고가 덜 들기는 합니다. ㅋㅋㅋ

팬데믹 레거시가 한 번 플레이를 끝내고 나면 리플레이성이 없다는 것은 동의가 어렵겠더라구요.

한 번 해보고 난 다음에는 처음부터 할 때에 이후 상황이 예측되면서 난이도가 좀 많이 내려갈 순 있지만

새로운 캐릭터와 능력의 조합을 활용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많다고 봅니다.

좀 안타까운 건, 만약 제가 외국 사람이어서 제품에 품절이 걸리지 않는 외국에 살았다면,

그리고 저랑 같이 게임하는 사람들이 한글판이 아니고서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쩌면 리플레이 버전을 만들지 않고 팬데믹 레거시를 대여섯 박스까지 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글판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보니 리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마음 편하게 못하는 거죠.

팬데믹 레거시 시즌 2도 조만간 플레이를 끝내고 나면 이것까지 리플레이 버전을 만들지 싶습니다.

같이 즐기고 싶은 사람이 너무나도 많은 게임이랄까요.

저와 같이 게임한 친구는 자기 요 며칠 최악이었던 기분이 다 날아갈 정도로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하더군요.

아컴 호러 : 카드 게임과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한다면,

저는 아컴 카드에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경우 이후 상황이 어느 정도 예측되다 보니

11월에 엄청나게 대비를 해 둔 탓에 12월이 맥이 빠질 정도로 쉬웠거든요.

이런 난이도 조절은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반대로 아컴 카드 게임은 상황을 다 알아도 게임이 쉬워지지 않는 게임이라... ㅎ

어제 농담삼아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컴 카드는 난이도를 어렵거나 더럽게 만들어놨다.”

사실 저는 일꾼놓기나 경영류 게임들에 대해 점점 더 흥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을 하려면 치밀하게 계산한 상황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제가 잘 못해서 그런 듯합니다.

사실 미국식 RPG 게임이든 아컴 호러 카드 게임이든 팬데믹 레거시이든 간에

이런 게임들은 극적인 한 순간이라는 것들이 존재하는데

제가 그런 것들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근래에 들어서는 아예 그냥 이런 테마 게임이나 스토리텔링 게임만

전문적으로 사고 한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스토리텔링 게임들은 워낙에 글들이 많아서

하나만 사도 한글화해서 즐기려면 한참이 걸리긴 하지만요. ㅎㅎ

킥스타터까지 맛들이고 났더니 이거이거 정말 문제이더군요.

얼마 전엔 결국 디텍티브까지 질렀는데, 니어 앤 파 킥스 버전도 사고 싶은 것을 잔고 부족으로 간신히 참아냈습니다.

사실 사 놓고 하지 못하고 있는 스토리텔링 게임으로 천일야화나 자문탐정 셜록홈즈도 둔 판국에

디스 워 오브 마인 사서 이거 한글화할 거라고 번역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후우...

디텍티브도 텍스트 양은 어마어마할텐데 말이죠!

(7대륙도 샀지요... 소곤소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피규어 게임을 강 건너 불 보듯 한다는 겁니다.

제가 피규어 게임에까지 눈독을 들였으면 아마 조만간 파산났을 겁니다... ㅋ

이제 더 살 게임이 없구나, 하고 있는데 살 게임은 계속 생겨나네요.

도저히 인연을 끊을 수 없는 FFG도 계속 게임을 생산해내고 있고.

분명 스토리텔링 게임은 계속 더 성장할 거라 봅니다.

이번에 구매한 디스 워 오브 마인의 스크립트 북에 보면 저자의 글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내용이 있죠.

[확장되고 진지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 형태의 보드게임이 명확한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마음이 달아오릅니다. 이런 트렌드는 “자문 탐정 셜록 홈즈(1981)”, “천일야화(1985)/(2009)”, “광기의 저택(2011)” 또는 “로빈슨 크루소 : 저주받은 섬에서의 모험(2012)” 같은 좀 오래된 게임들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최근의 게임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드 오브 윈터 : 크로스로드 게임(2014)”, “병사들의 귀환(2015)”, “위와 아래(2015)”, “타임 스토리즈(2015)”, “팬데믹 레거시(2015)/(2017)”, “씨폴(2016)”, “최초의 화성인 : 붉은 행성에서의 모험(2017)”, “7번째 대륙(2017)” 외에 많은 게임들 말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런 트렌드가 힘과 탄력을 얻어가길 소망합니다.

디지털 게임의 세계에서 불어 닥친 내러티브적이고 테마틱한 혁신들(무엇보다도, “디스 워 오브 마인”, “페이퍼 플리즈”, “암이라는 이름의 그 용”, “그녀의 이야기”, “인생은 이상해”, “태양 없는 바다”, “소마”, “오웰” 등등)을 보면서, 우리는 두 가지 산업군들이 뭔가 진정으로 새롭고 특별하며,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와 내용물을 찾는 우리들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고자 손을 잡을 것을 기다렸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다음 번 한글화 자료 제작 목표를 ‘광기의 저택 1판’으로 잡고 있었습니다.

광기의 저택 1판이야말로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TRPG스러운 보드게임이니까요.

일전에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번거로움을 극복했을 때에 게임이 주는 재미 그 자체에 있어서

광기의 저택 1판이 2판을 능가한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저런 TRPG적인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카드하우스에 보니 1판의 시나리오 확장들을 아직 다 팔고 있더군요.

품절나기 전에 사야 할 텐데 이러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차라리 국내 입고라도 될 거 같으면 카드 할부로나 사지 엉엉)

그나마 1판의 박스 확장 두 개와 시나리오 확장을 두 개까지는 가지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 진정한 스토리텔링 게임 콜렉터로 거듭나려면 역시 니어 앤 파까지 질러야 할까요...

아무튼 지금은 디스 워 오브 마인의 한글화 자료 제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데드라인 한글화 자료를 기다리시는 많은 분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사실 데드라인은 시나리오 9번까지는 번역 다 끝내놨고 포토샵 작업만 하면 되는데,

제가 원래 한 번 꽂혀서 작업 들어가면 그거 끝내기 전까지 다른 걸 돌아보질 않아서요;;;;

지금은 디스 워 오브 마인에 꽂히다 못해 틀어박혔습니다, 네 ㅋ

스크립트 북도 지나가면서 읽어봤는데, 와 이건 정말......

읽으면서 감정 이입이 되어서 너무 슬프더군요. 비참하고...

왜 보드게임긱의 코멘트에서 이 게임이 너무 우울하고 슬퍼서 못하겠다는 말이 적혀 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하루하루 기온이 뚝뚝 떨어져가는 가을날에 참

마음을 여러 모로 후벼 파는 텍스트였습니다.

하......

빨리 한글화를 끝내서 제대로 즐겨보고 싶은 게임이네요.

그래서 결론은

스머프2님 죄송합니다;;; 데드라인은 조금 오래 기다려 주세요;;; ㅎㅎ

한글화를 접지는 않을 겁니다. 그저 조금 미룰 뿐...... ㅎㅎ

************

아, 추가로.

디스 워 오브 마인 보드판을 스캔해 주실 수 있으신 분이 있으면

보드판의 영문 부분까지 한글화 작업을 해볼 순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가진 스캐너가 좀 작다 보니;;;; ㅎ

그렇게 해주실 분이 있으실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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