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11] 성취감 후기(?) 무엇이 보드게임인가

1,080 조회

2017.10.27 09:00

성취감을 듣다가 주제가 흥미로워서 친구와 둘이서 카톡으로 이야기를 좀 나눠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화성&금성에서 온 게이머가 생각나서 한 번 올려보고 싶더라구요. 별로 분량도 안되는데 색깔 입히는 것도 쉽지 않네요. 편집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에밀로(E) 성취감 다 들었다^^
MasterJB(M) ㅎㅎㅎ 그래서 니는 보드게임이 뭐라고 생각하냐??
E 이게 모든 보드게임을 다 포함하진 않지만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건, '보드게임긱에 올라와 있는가'
M ㅋㅋㅋㅋㅋ 나도 그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러기엔 영어권이 아닌 곳에서 조용히 나온 게임은 보드게임이 아닌거냐??
E 엉 나도 그 생각도 했어. 그러니까 모든걸 다 포함하진 않는다고
M 긱에 부루마불이 있나???
E 브루마블 긱에 있다 ㅋㅋㅋ
E 어쨌든 이게 애매함 없으면서 가장 포괄적인 것 같아
M 그래?? 아저씨 치고는 너무 안일한 정의인데??
E 다른걸로 정의하면 그 정의에 해당되지만 보드게임이 아닌게 나오거든
M 그 정의에는 해당되는데 보드게임이 아닌 게 어떤 게 있는데??
E 뭐 성취감에서 이것저것 많이 나왔잖아. 패키지화 되어 있는가. 룰이 성문화 되어 있는가. 모여서 할것 등
M ㅎㅎㅎ
E 일단 모여서 할것에서 1인플 게임들이 대거 탈락하지. 룰이 성문화 된 것 중에서 보드게임이 아닌것도 많고
M 난 듣고 하루쯤 생각해보니 대충 나름 정의를 내렸음
E 뭔데?
M 1. 정해진 룰이 있을 것
M 2. 기물이 있을 것 - 대체 가능 여부와 상관 없이
M 3. 해당 룰과 기물만 가지고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을 것
M 여기 해당되면 판매여부, 유료화 등과 상관없이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해
E 그럼 일단 디지털 컨버전은 전부 탈락했군. 나도 디지털 버전은 보드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해
M 그건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게임이지
E 그렇지
E 결국 기물이 꽤 중요한거구나
M 디지털로 컨버전된 게임쪽을 좀 고민을 해 봤는데
M 그건 원래 보드게임인 놈의 룰을 그대로 들고 오고, 기물만 디지털로 컨버전 한 거라 보드게임에 넣을 수 있으려나를 고민했는데
M 그럼 원본 보드게임 없이 보드게임 형태로 만든 디지털 게임은 뭔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제외
E 그렇지, 하스스톤도 거기에 해당하고
M 그리고 기물도 중요하다고 본게, 기물이 없으면 너무 범주가 넓어짐. 성취감서 예로 든 가위바위보 같은거.
E 맞아
E 그럼 룰북만 파는 보드게임은 나올 수가 없겠구나 ㅋㅋㅋ
M 뭐 룰북만 파는 보드게임도 가능은 한데 대신 그 룰 북에 어떤 어떤 기물 (예를 들면 주사위)를 따고 구해서 써라고 하면 내 입장에서는 보드게임이 됨
E 아아...그럼 PnP같은게 거기 해당되겠네
M ㅇㅇ TRPG룰북도 내 입장에선 보드게임이고
E 그럼 룰북에서 몸으로만 하는게임을 만들면 그건 보드게임이 아니겠네
M 그렇지. 가위바위보 룰북을 출판했다고 보드게임이라고 하긴 좀...
E ㅋㅋㅋㅋ
M 기물 여부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마피아랑 타뷸라의 늑댄데
E 엉
M 우리가 MT가서 한 마피아가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하고 한 건 아니잖아??
E 그렇지
M 타뷸라의 늑대는 마피아라는 게임을 기반으로 일부 룰 수정과 기물을 추가해서 만든 일반 게임의 보드게임 컨버전이랄까나?? ㅎㅎㅎ
E 그럼 얼티밋 웨어울프의 핸메 버전은 어떨까? 저번에 모임에 가서 마피아 게임을 하는데 케릭터 카드만 진행자들이 만들어서 진행했거든
M 핸메로 기물을 만들었다면 보드게임이지
E 글쿤
M 그 기물은 대체가능해도 됨
E 원조 만칼라도 보드게임이 되려나?
M 원조 만칼라도 뭔가 기물이 있으니 보드게임인거지
M 근데 이렇게 생각하니 몇 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긴 하더라
E 뭐가?
M 그럼 보드게임과 스포츠이 경계는??? 전통놀이는????
E 흠... 전통놀이는 어떤거?
M 자치기는 보드게임일까??? 땅따먹기는???
E 윷놀이야 당연히 들어갈테고. 애매하네 공기놀이는 보드게임인 것 같은데...
M ㅇㅇ
E 구슬치기는?
M 보드게임이겠지?
E 흠...난 왠지 아닌 것 같아 ㅋㅋ
M 일종의 훌륭한 덱스터리티로 볼 수 있을테니.
M 그래서 이걸 고민하다가 앉아서 하는 게임으로 국한을 지을랬는데, 그러기엔 서서 하는 보드게임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E 트위스트?
M 내가 덱스터리티 게임을 크게 많이 알지는 못해서 이부분은 잠시 보류 중임
E 덱스터리티 게임들이 경계가 좀 애매하네
M ㅇㅇ 좀 더 고민을 해 봐야겠어
E 루핑루이는 어떨까? 사실 난 그건 보드게임 같지가 않거든
M 그렇지??? 장난감이 아닐까 싶은데
E 그렇지
M 이런 부분이 좀 애매하더라고
E 근데 그러고 보니 루핑루이 긱에 있으려나?
M 있지 않을까?? ㅎㅎㅎ
E 있네 그것도 622위야
M 꽤 높네
M 이거 말고 다른 조건 고민해 본건
E 왜 다른 장난감이랑 다를게 없는데 얘는 긱에 있고, 다른 보드게이머들이 보드게임이라고 인지하지?
M 보드게임이라고 팔아서 ㅋㅋㅋ
E 다른 장난감은 룰이 없나?
M 룰 있는 것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냥 장난감은 룰이랄게 없는게 많지
M 룰 얘기하니, 악어 이빨 누르는거나, 해적 통에 칼 찔러서 튀어나오는건 보드게임일까???
E 그게 뭔데 ㅋㅋㅋ
M

E 이것도 그냥 장난감 같은데
M ㅇㅇ 나도 그래서 두 가지 정도 더 생각해봤음
M 실내 활동이 전제일 것. 좀 더 좁히면 테이블 위에서 게임이 가능할 것. 이건 table top 게임이라는 데서 착안한 거긴 하지만 ㅎㅎㅎ
E 아아...
E 근데 성취감에서 나온 까롬? 그것도 보드게임이 되려나?
M 아까 얘기한 "앉아서 하는"이랑 비슷한 개념이지
E 에어하키랑 당구....
M 에어하키도 당구도 테이블 게임이긴 하네

E 엉 보드게임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아

M 역시 "앉아서 하는" 쪽을 더 생각을 해 봐야되나
E 앉아서라... 몸을 쓰는 보드게임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 나오긴 하지
M 꼭 앉아서 할 필요는 없는데 "앉아서 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게임이랄까
M 덱스터리티 게임이 문제야 ㅎㅎㅎ
E 그렇지^^;; 동전치기도 텀블링 다이스랑 비슷하고...
M 사실 처음에는 운이나 신체 능력만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게임은 뺄려고 했는데 덱스터리티 게임 상당수가 신체능력으로 결정이 되는 거라고 볼 수 있어서...
E 그렇지. 그리고 그냥 주사위만 굴리는 보드게임도 있는 것 같아
M 야찌 같은거 있는데
E 야찌는 어떻게 하는건지 잘 몰라
M 그래도 그건 보드게임인게 굴려서 나온 주사위를 가지고 어떻게 조합할 지 어떤건 새로 굴릴지를 정하는 거라
M 약간 이런 쪽으로 가면 도박형 보드게임이 되지 ㅋㅋㅋ
E ㅋㅋㅋ 빙고도 그렇고
M ㅇㅇ 빙고도 훌륭한 보드게임이야
E 엉
M 숫자나 단어를 어떤걸 뽑고 어떻게 배치할 지가 전략이니 ㅎㅎㅎ
E 그렇지
M 덱스터리티 게임만 빼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 한데 그노무 덱스터리티 게임이 ㅎㅎㅎ
E 덱스터리티가 스포츠와의 경계도 애매하고 쉬운건 장난감하고 구분이 안되지
M ㅇㅇ 하필 한국에서 일반인들한테 유명한 보드게임이 젠가 할리갈리 같은 덱스터리티류라
E 그렇지 ㅠㅠ
M 보드게임 - 게임 - 스포츠 간의 경계가 덱스터리티때문에 애매해 진 듯

E 게임은...그냥 상위 레벨 아니야?
M 어떻게 보면 그렇겠네 룰이 있고 목적이 있으면 게임이라고 볼 수 있을테니

M 그러고보니 그럼 과연 "스포츠"란 무엇인가도 궁금해지네 ㅋㅋㅋ
E 예전 보톡스에서 게임과 스포츠의 경계를 운과 실력의 비중 차이라고 이야기 하던데
M 아아~ 그 경계가 어딘지 애매하지만 경계선 밖의 거는 확실히 구분 가능하겠네
E 엉 경계는 애매하지. 그래도 그나마 뚜렷한 차이인 것 같아
M ㅎㅎㅎ 그렇네 역시 경계선에 있는 것들은 지들이 보드게임이라고 우기면 넣어줘야 되나??
E 그렇지 ㅋㅋ
E 뭐 만드는 사람들도 이건 보드게임이다! 라고 정하고 만들기 보다는 일단 만들고 사람들이 판단하게 하겠지. 특히 덱스터리티 게임 같은 경우에...
M 역시 덱스터리티가 문제야. 그것도 진짜 운만 들어간 애들이 ㅎㅎㅎ
E 뭐 경계가 아예 뚜렷하면 토론하는 재미가 없잖아
M 그건 그래~
M 그래도 나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으면 했는데 덱스터리티쪽에서 큰 구멍이 생겨서 ㅎㅎㅎ
E 예전에 어디선가 젠가 가장 아래 블럭을 빼는 영상을 봤는데, 그거만 봐서는 젠가도 실력이 중요해 ㅋㅋㅋ
M ㅎㅎㅎ "운과 신체능력"이라고 해야겠구먼. 솔직히 젠가가 머리쓰는 건 아니니
E ㅋㅋㅋㅋ 루핑루이를 보니 난 그냥 긱을 보는게 편한 것 같아
E 긱에 있으면 보드게임, 없으면 장난감
M 그러기엔 비상용이나 프로토타입들이 웁니다 ㅎㅎㅎ
E 그러게 ㅠㅠ
E 필요조건은 안되도 충분조건으로는 볼 수 있다고
M 오오~ 그거 괜찮네 ㅎㅎㅎ
E 맞나? 정석 공부한지 얼마가 지난거지...
M 애매한 것들을 거르는데는 긱 같은 집단 지성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