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CEO의 발자취를 따라

안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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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4 오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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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우면 대머리 하지 말던가-가발공

리처드 아크라이트는 부유하게 태어나진 않았습니다. 형제가 7명이나 있는 가족의 막내이기도 했지요.

이 아저씨는 젊을 때 가발 염색업으로 돈을 좀 만지고 이것을 자본으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게 됩니다.

바로 방적기 제조입니다. 방적기는 쉽게 말해 실 뽑는 기계인데, 이거를 아크라이트가 만들어서 공장을 차리게 됩니다.

원래 제임스 하그브리스라는 사람이 만든 '스피닝 제니' 방직기가 이미 있었는데, 이걸 개량해서 만들게 됩니다. 하그브리스는 문맹이었기 때문에 특허 등록 이전에 기계를 팔았고 이 때문에 특허권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뒷이야기가 있지만..

아크라이트는 손으로 돌려야 했던 이 스피닝 제니에 흐르는 물로 동력을 제공하는 수차를 갖다 붙입니다.

이름하여 '워터 프레임'입니다.

그렇게, 섬유 혁명의 시작입니다.

이전까지 직물 산업은 마땅히 효율 좋은 기계가 없다 보니 하청의 연속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한 곳에서 물량을 많이 뽑아내는게 힘들었거든요.

이건 300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데, 하청을 주다보니 품질이 안 좋습니다. 하청으로 뽑아내니 완성품만 확인할 수 있으니 품질관리가 안 되죠. 게다가 하청업체가 한두곳도 아니고요.

그런데 아크라이트는 효율 좋은 기계를 공장에 몽땅 몰아넣고 돌립니다. 기계를 쓰니 비용도 덜 들고, 물량도 하청에 손댈 필요 없을 만큼 충분히 뽑아냅니다. 게다가 생산 과정이 공장 안에서 모두 일어나니 품질 관리가 수월하고요.

이렇게 아크라이트는 부자가 됩니다. 아주 큰 부자가요. 얼마나 부자가 되냐면, 나중에 아크라이트의 방적기는 사실 표절이라는게 들통나 소송을 당합니다.

특허권이 말소되어 더이상 로열티를 받을 수 없게 되었는데도 죽었을때 50만파운드라는 거금을 남깁니다.

그때 당시 영국 평균 연봉이 12파운드정도였어요. 우리나라 평균 연봉이 18년 기준으로 3600만원이 살짝 넘습니다. 단순 곱하기만 해봐도 말도 안 되는 숫자가 나옵니다.

물론 방적기 사업으로만 돈을 번 건 아니긴 했어요. 아크라이트는 정말 대단한 경영자였습니다.

아크라이트의 공장은 오전 5시에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문을 닫았어요. 그런데 이 공장은 오전 6시, 오후 6시에 폐쇄합니다. 조금이라도 지각하면 닫혀 있는 공장 앞에서 울고 있어야 했습니다. 일을 안 했으니 돈도 안 주죠. 일을 하러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하루 일을 못한다는건 엄청난 손해였습니다.

공장 노동자 계층은 특히나 오늘 일을 안하면 다음날 굶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가족 중 한둘이 아니라 할아버지부터 7살 아이까지 가족 전체가 이 공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장을 이렇게 운영하며 아크라이트는 노동자들에게 공장 근처로 이주할 것을 강력히 유도합니다.

그렇게 공장이 세워졌던 크람포드는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됩니다. 공장 단지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아크라이트는 랭커셔로 향합니다.

랭커셔엔 이미 공장이 몇 개 있었는데, 이걸 아크라이트가 매입해서 공장을 차렸습니다.

여기선 아크라이트가 새로운걸 도입하는데, 바로 증기기관을 이용합니다. 이번엔 수차 대신 증기기관을 붙여 더욱 효율적인 기계를 만들어낸겁니다.

워터프레임 기계는 특허권 소송 패배로 인해 좆망했는데 이로 인해 아크라이트의 회사는 넘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삶을 산 아크라이트처럼 공장을 차려 회사를 경영해내는 게임이 바로 아크라이트입니다.

아크라이트는 이 시대 트랙에 따라 라운드가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1760~1770년은 1시대, 1780~1790년은 2시대, 1800~1810년은 3시대로 나뉘어 사용 가능한 공장이나 액션들이 조금씩 바뀌는데요.

1760~1810년까지 총 5개의 라운드가 진행됩니다. 각 라운드는 4번의 행동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선 플레이어부터, 행동 선택 칸에 원하는 행동 타일을 놓고 비용을 지불한 후, 행동을 수행한 후 다음 플레이어의 차례가 되는겁니다.

기본 행동은 총 6가지.

공장, 일꾼, 산업화, 품질관리, 홍보, 은행 액션입니다.

원하는 행동을 골랐으면 그 행동 타일을 행동 선택 구역 중 원하는 칸에 내려놓습니다. 물론 자신과 같은 색의 칸에!

해당 칸에는 비용이 적혀있어.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갈수록 저렴해지는데, 원하는 칸에 내려놓고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어? 그럼 무조건 싼 칸이 좋은 거 아니냐고요? 아니요.

저 액션 타일에 보면 3/6/13이라고 적혀있지요? 행동 선택 비용으로 얼마를 지불했는지에 따라 행동 개수가 달라지는 액션이 있거든요.

3파운드를 냈으면 한번, 6파운드를 냈으면 두 번.. 13파운드는 특수 효과로만 낼 수 있는데 그렇게 해서 냈다면 세 번 행동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다양한 액션으로 내 공장을 개발해 공장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요.

가장 하단의 공장을 볼까요? 공장 라인에 초록색 공장 타일이 올라가 있지요. 공장 타일의 좌상단엔 공장의 시대, 우측엔 공장 건설비용, 하단엔 생산량이 적혀 있습니다.

1-1-1-/은 1~3번째 생산라인에선 하나씩, 마지막 생산라인은 생산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한 생산라인이 꽉 차있어야 생산할 수 있겠지요?

공장의 생산 라인엔 일꾼 세 명씩이 있어야 생산할 수 있겠네요. 확성기 모양 오른쪽의 #1이 첫 번째 생산 라인이고, 밑의 사람 모양은 공장 가동을 위해 몇 명이 필요한지가 적혀 있어요. 사람/기계 표시가 있는 칸은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칸이고요, 기계를 작동할 일꾼이 한명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계로만 채울 수는 없지요.

자, 이렇게 열심히 공장을 키울때 가장 중요한건 가격 책정입니다. 내가 생산물을 개당 얼마에 판매하는지 결정하는겁니다.

공장 하단의 트랙 보이지요? 그게 가격을 결정해놓은겁니다. 지금은 9파운드네요.

경제 기본 원리 기억하시지요? 수요 곡선말입니다. 가격이 높을 수록 수요는 낮아지고, 가격이 낮아질수록 수요는 높아지기 때문에 초과 공급이나 초과 수요가 일어나지 않는 균형점이 존재하잖아요. 그 균형점을 찾는게 굉장히 중요해요.

각 품목에는 매력이라는 수치가 있습니다. 매력은 기본 품질+품질관리 수치+홍보 수치 -가격으로 결정됩니다.

따봉모양이 품질관리, 확성기가 홍보인데 지금은 설치되어 있지 않네요. 기본 품질은 공장 설치 비용과 같아요. 그럼 현재 매력은 11+0+0-9니까 2겠지요?

각 품목은 매력수치만큼만 팔리기 때문에 가격을 너무 높게 설치하면 물건들이 팔리지 못하고 버려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물건 파는건 쉽지 않기 때문에 이게 다가 아닙니다! 시장의 수요도 감안해야겠지요?

자, 이게 이 게임의 가장 개쩌는 부분이에요.

사진에 나와 있는 부분은 일꾼 공급소입니다. 처음엔 꽉 차있다가, 일꾼을 가져갈수록 칸이 비겠지요? 빈 칸들 중에서 색깔이 있는 칸의 개수가 바로 총수요입니다.

이게 왜 개쩌는거냐면, 처음엔 수요가 생필품 위주이고 굉장히 적지만 일꾼을 고용함으로 일꾼의 소득이 늘어 전반적인 수요 또한 증가하는 개념을 구현한 겁니다.

또한 비어있는 칸 중 가장 밑에 있는 칸 우측의 숫자가 임금인데, 이걸로 일꾼을 많이 사용할수록 노동력의 희소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임금도 올라가는 현상을 구현해냈어요. 이로 인해 전반적인 물가의 상승과 경제 성장까지 구현해낸겁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어쨌든 일꾼 고용 칸의 총수요가 바로 플레이어들과 중립 플레이어가 팔 수 있는 상품의 총 개수와 같아요. 이건 매력이 높은 사람에게 판매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일부러 낮춰 먼저 판매하곤 하지요.

매력은 늘 이 매력 트랙에 최신화해줘야해요. 지금은 램프(청록색)의 매력이 빨강 4, 중립3, 초록2네요.

물건 판매는 숫자가 높은 칸부터 매력 순으로 물건을 하나씩 판매하고, 그 밑 칸에서도 이를 반복하게 되지요.

빨강 플레이어의 매력 큐브는 4에만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4,3,2,1 모두에 있다고 생각하고 판매하면 편합니다.

그럼 이때 총수요가 4라고 하고 물건을 팔아볼까요?

먼저 4칸에서 빨강이 한 개,

3칸에서 빨강, 검정 순으로 하나씩.

2칸에서 빨강이 하나 판매. 이때 검정과 초록은 이미 판매량이 총수요를 충족시켰으므로 남은 물건이 판매하지 못해요.

이렇게 공장을 열심히 돌렸더라도 판매하지 못하는 물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창고를 개발해 물건을 저축했다 수출해버리던가, 가격을 낮춰 매력을 높이던가 등의 생존 전략을 구성해야 해요.

이상으로 경제 이론이 어느 정도 구현된 보드게임 아크라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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