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44

에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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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14 오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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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사진이 궁금하신분은 페이스북 페이지로 놀러 와주세요.

2020년 9월 12일 모임 후기

1. 정령섬 (HW, SC, DE)

이날은 제가 저녁 약속이 있어서 늦게까지 게임을 할 수가 없어서 오전반을 모집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SC씨와 DE씨가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킥스타터로 얼마전에 발송된 정령섬 최신 확장인 Jagged earth에 정령들이 엄청 많이 들어 있는데 대부분 못해봤기 때문에 오전반에서는 정령섬 확장을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본판과 Jagged earth 확장의 카드만 섞은 후에 안해 본 정령 중에 3개를 골랐습니다. 제가 고른 정령은 heart of the wildfire였는데 이건 사실 처음 promo 정령으로 들어 있던거라 새로 나온 정령은 아니였지만 저는 이번에 처음 받아봤기 때문에 한 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SC씨의 정령은 Volcano Looming High였는데 화산 테마가 매우 잘 살아 있더라구요. 기본판에 있던 Oceans 정령이 바다에서 밖에 활동을 못하는 반면에 SC씨의 정령은 산에서만 활동하면서 화산 폭발을 통해서 침략자들을 물리쳤습니다. 저번에 이어서 게임에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DE씨가 어쩌다가 가장 어려워 보이는 정령인 Fractured Days Split the Sky라는 정령을 골랐는데 뭔가 복잡해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뭘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기본판에 있던 promo인만큼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시원시원하게 공격을 할 수 있어서 제 보드에 있는 적은 쉽게 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SC씨의 정령도 공격을 자주 하지는 못했지만 가끔 할 때마다 화산을 크게 터트리면서 근처에 있는 적들을 싹 쓸어버려서 좋더라구요. DE씨는 보조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정령이어서 저와 SC씨에게 도움을 주고, 시간을 되감는듯한 능력이 있어서 이벤트 카드나 invader카드를 돌려놓는 신기한 기술들을 보이더라구요.

저번보다 공격력이 강해져서인지 이벤트에도 크게 피해를 안 보고 무난하게 3단계 공포로 넘어가서 도시를 쓸어버리고 승리를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아무도 안 해본 정령들이 몇 개 남았는데, 얼른 한번씩은 다 해보고 최상의 정령 조합을 찾아서 고난이도 시나리오도 같이 깨보기로 했습니다.

2. 포 세일 (HW, HJ, SC, DE, JH)

본 모임에 JH씨와 제 동생인 HJ이 같이 참여해서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 어색함도 풀겸 간단한 For sale로 5인플을 시작했습니다. 동생이 손대는 게임마다 거의 다 잘하는데, 역시 처음 해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룰만으로 게임을 다 파악해서 경쟁이 과할 때는 빠지고 남들이 돈이 없을 때 치고 나와서 필요한 부동산 카드를 잘 챙기더니 제때에 잘 팔고는 승리를 했네요.

3. 리버탈리아 (HW, HJ, SC, DE, JH)

미국은 배송료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중고로 게임을 구한적이 없는데 제가 유일하게 중고로 구한 게임이 바로 리버탈리아입니다. 5년전쯤 해보고 재밌었던 기억이 있는데 구하려니까 절판이 됐더라구요. 에스노스로 유명한 파울로 모리라는 디자이너의 작품인데 제가 생각하는 숨은 진주같은 게임입니다. 오늘 마침 6명까지 가능한 게임인데 인원수가 많을수록 재밌는 게임이라 기회를 엿보다가 오늘 다섯명이 모여서 한 번 시도를 해봤습니다.

해적테마의 게임인데 30장의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케릭터를 이용해서 낮에는 해적질을 하고 밤에는 전리품을 나눠 갖으면서 서로 케릭터를 찔러 죽이기도 하는 등의 간단한 전략게임입니다. 모두가 동일한 케릭터 카드를 갖고 시작하기 때문에 언제 무슨 카드를 내야할지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옆 사람이 어떤 케릭터로 너무 꿀을 빨고 있으면 전리품 대신 과감하게 칼을 집어서 그 케릭터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게임은 초반에는 제 동생이 매턴 돈을 버는 카드들을 잘 활용해서 앞서 나가다가 중반에는 JH씨가 물귀신 카드를 혼자만 사용하셔서 1등으로 치고 나갔습니다. 남이 꿀빠는걸 가만 둘 수 없어서 제가 물귀신을 처리하긴 했지만(물귀신 잡는 해적?!) 혼자 엄청 앞서가셔서 당연히 JH씨가 1등을 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라운드에 거지들이 출몰해서는 모두 JH씨한테서 돈을 뜯어가서 JH씨는 한 푼도 못 벌고 의외로 꽤 뒤쳐진 줄 알았던 SC씨가 마지막 라운드에 갑자기 치고 올라가서 1등을 하셨습니다. 잘 안 알려진 게임인데 다들 즐겁게 플레이하고 이게 왜 절판인지 이해가 안간다고 하셔서 소개시켜준 제가 엄청 뿌듯했네요.

4. 모던 아트(HW, HJ, SC, DE, JH)

JH씨가 디자인 전공이기도 해서 마지막 게임은 모던 아트로 골랐습니다. 무려 한국에서 공수해 온 디럭스 버전! 르네상스, 모던, 한국화까지 모두 있었는데 무슨 카드를 쓸지 고르기가 귀찮아서 이미 뜯어진 모던 카드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사실 JH씨를 제외하고는 다들 미술에 크게 관심이 없는지라 그림은 잘 쳐다도 안보고 열심히 그림 사고 팔기 바쁘더라구요. 처음에는 작가 이름도 말 안하고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그림! 이렇게 외치다가 파란색하고 초록색이 구분이 잘 안 되서(...) 그제서야 작가 이름으로 그림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동생한테 속아서 휴지조각이 된 클림트 그림을 샀다가 휴지조각이 되기도 하고, 분명히 3등 안에는 들 수 있을 줄 알았던 고흐 그림도 날라가서 극심한 손해를 봤습니다. SC씨는 전략게임은 잘하시는데 경매는 상당히 어려워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파워그리드도 힘들어 하셨던 기억이납니다. DE씨는 그림 수집이 목적이셨는지 고작 1원 밖에 못 버는 그림도 막 사서 동생한테 막대한 수입을 안겨주었고, 제 동생은 전략게임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정치질에도 매우 능해서 자기는 카드를 거의 안 사면서 갖고 있는 그림을 비싸게 팔아서 막대한 수입을 남기고 1등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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