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매한 민중을 다루는 방법

안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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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13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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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조지 오웰, 1984

디스토피아 세계관은 다양한 매체에서 훌륭한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이퀼리브리엄', '1984' 처럼 말이에요.

많은 디스토피아 작품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무언가에 대한 결핍과, 그 해소 욕구를 끊임없이 억제하는 세력에 대해서 다룹니다. 그리고 그 억제 방법으로 흔하게 등장하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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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입니다. 정확히는 정보에 제한을 두는 방법입니다.

소설 1984에서 지도층은 언어를 바꾸기까지 하면서 프롤들의 인지를 제한합니다. 불합리하고 잘못된 상황을 정상적으로 생각하게끔 하기 위해 민중을 우매하게 만들어 저항의 여지를 없애는거죠.

이 포인트를 메커니즘으로 적절히 구현해놓은 보드게임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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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리아입니다.

기본적으로 유포리아는 주사위를 일꾼으로 사용하는 일꾼놓기 게임인데, 마르코 폴로의 일꾼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사위를 굴리고, 그 주사위를 일꾼놓기처럼 배치하는 메커니즘이지요. 대부분 일꾼의 숫자가 높을 수록 일을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운 요소가 너무 큰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누구는 66666나오고 난 11111나오면 좋아서 몸이 뒤틀리겠지요? 그래서 이 시스템은 이 주사위 값 편차에 대한 보정 방법이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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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로렌초는 주사위 결과를 모두가 공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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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폴로의 경우에는 주사위 결과의 합이 일정 이하면 자원을 받습니다. 이 경우가 크게 유의미ㅎㅏㄴ 보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유포리아의 경우에는?

유포리아는 테마상 주사위 숫자=노동자의 지능입니다.

그럼 숫자가 높을수록 똑똑한거니 일도 잘 하겠지요?

그런데 아까 민중이 똑똑하면 자연스레 저항이 일어난다고 언급한 적 있는데요, 이 부분이 주사위 보정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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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주사위를 몇 개를 굴리던, 합이 16 이상이라면 일꾼 하나를 잃습니다. 계몽한 일부 노동자가 빤스런치는겁니다 ㅋㅋ

게임을 해 보면, 이 시스템 덕에 주사위 차이가 극단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적어져서 운의 요소가 적당히 조절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게다가 이 주사위 값에 +하는 계몽도 트랙도 잘 조절해야 한다는 압박감 덕에 긴장감도 잘 유지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한 일꾼 놓기 게임이라니 흥미롭지 않아요?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 네 개의 집단과 우호도를 쌓아가며 도시를 발전시키는 게임이라니!

일꾼을 놓기, 일꾼 회수하기, 카드 액션 이 세 가지로만 진행되는데 생각할 여지가 참 많은 게임인데요,

카드 액션은 게임 중 플레이어당 한 번이기 때문에 게임은 대부분 일꾼을 놓고, 놓을 일꾼이 없으면 일꾼을 회수해 굴려 계몽도를 체크하고. 이 두 개 액션을 반복하게 됩니다.

유포리아의 흥미로운 점들은 몇 개가 더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일꾼 넣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겁니다.

모든 칸들이 그러한 건 아니지만, 자원 획득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해요.

자원을 얻는 칸들은 일꾼을 놓았을 때 그 칸에 있던 주사위의 값을 모두 합산해서 자원을 받습니다.

주사위 값의 합이 1~4라면 자원 하나와 한 팩션의 우호도를, 5~8이라면 자원 하나와 계몽도 감소, 9+라면 자원 두개와 계몽도 증가 효과를 얻게 되는데요,

우호도는 올리면 큰 이익이 있고, 계몽도도 낮을 수록 좋고, 계몽도가 오른다고 해도 자원을 두개 얻으면 일꾼을 아낄 수 있지요.

일꾼을 행동칸에 넣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다 이말입니다.

이렇게 얻은 자원들은 다양한 곳에 사용하는데, 대표적으로 건물 건설이 있겠네요.

건물 건설을 혼자 할 순 없고, 행동 칸을 여러 번 사용해야 해요.

보면 도안처럼 생긴 타일이 바로 건물 부지입니다.

건물 부지 왼쪽을 보면 자원들이 그려진 네모 칸이 있는데요,

그려진 자원을 내면서 저 칸에 일꾼을 놓는게 건설 액션인데, 건설 칸이 일정 개수만큼 차면 건설이 완료되고 효과가 발생해요.

건설 액션에 참여한 사람은 건물 위에 자신의 별 토큰을 올려놓는데, 건물 위에 토큰을 올리지 못한, 즉 건설에 참여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건물에 기재된 불이익을 받습니다.

게임을 해 보면 재밌게 흘러가는게, 건설이 완료되기 전에 일꾼을 빼면 건물 효과도 못 받고 자원만 낸 셈이기 때문에 처음 건설 액션에 들어가면 불리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늦장부리다 아예 건설 액션을 못 하면 큰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적당히 눈치봐야 한다는 재미가 있어요.

건물 이름 읽는것도 생각보다 재미있고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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