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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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31 12:14

모임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사진이 궁금하신분은 페이스북 페이지로 놀러 와주세요.

2020년 8월 29일 모임 후기

이날은 처음 오시는 분 두 분을 포함해서 5명이서 모임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이 보드게임을 거의 접해 보신적이 없어서 간단한 게임 위주로 준비를 했습니다.

1. 도블 (HW, SC, DE)

몇 분이 약간 늦게 오셔서 기다릴겸 간단하게 도블을 하고 있었는데, 카드를 잘 안 섞었더니 똑같은 문양이 계속 나오더라구요. 안 그래도 이런 게임을 아주 잘하진 않았는데 한 번 똑같은 문양 연타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거의 카드를 모으질 못하고 게임이 끝났네요.

2. 스위시(HW, SC, DE, YJ, SY)

다 같이 모여서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역시 이동네가 좁다보니까 처음 오시는 분인데 한 분은 얼굴을 몇 번 봤을 가능성이 높더라구요), 머리풀기(?) 게임으로 간단하게 스위시를 꺼냈습니다. SC씨와 DE씨는 워낙 게임 베테랑들인데, 스위시는 초보자들과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룰이 준비되어 있어서 그 룰을 적용해서 초보자들은 2장 이상이면 가져가고, 잘 하는 사람들은 3장 이상부터 가져가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씨가 워낙 게임을 잘하셔서 3개는 커녕 4개씩 순식간에 찾으면서 게임을 압도하시더라구요. 이상하게 저는 이런 게임을 잘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재밌어서 계속 꺼내게 되는데, 잘하도록 연습이라도 좀 해야겠습니다.

3. 크립티드(HW, SC, DE, YJ, SY)

예전에 SC씨에게 슬루스를 가르쳐 드렸을 때 좋아하셨던 기억이 있어서 비슷한 게임인 크립티드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연역추리 게임인데 크립티드가 색감도 예쁘고 추리가 조금 더 쉬워서 처음하시는 분들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중반까지 SC씨의 힌트가 도저히 뭔지 감이 오질 않아서 혼자 헤매면서 에러플 한거 아니냐고 여러번을 물어봤지만 아니라는 답변만 돌아오는 사이에 다른 분들은 쉽게 힌트들을 확인하면서 치고 나가셨습니다. 저는 괜히 네모 큐브를 제 진짜 힌트 근처에 가져다 놨더니 힌트를 금방 맞춰버리시고는 다들 제건 쳐다보지도 않으시더라구요(...) 처음 오시는 SY씨가 정답 거의 근처까지 갔으나 마지막 YJ씨 힌트에서 틀리고는 SC씨가 바로 정답을 맞춰버리셨네요. 웃긴건 SY씨가 힌트를 잘못 알고 계셔서 큐브를 틀리게 놨는데도 정답을 맞추셨습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정답을 알기 위해서는 5명의 클루를 모두 알고 있어야하는지가 궁금했었는데, 저희가 내린 결론은 꼭 5명의 힌트를 정확하게 알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4. 더 게임(HW, SC, DE, YJ, SY)

추리 게임으로 머리를 쥐어뜯었으니, 그 다음은 진짜 협력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더 게임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SY씨가 룰을 잘못 파악하셔서 카드를 몇 번 잘못 내려놓으셨지만 금방 파악하시고 카드 카운팅도 열심히 하시더라구요. 다들 남들이 간절히 원하는 자리를 가뿐하게 무시하면서 누가누가 더 게임을 잘 망치는지 경쟁을 하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그래도 첫 게임임에도 덱을 모두 다 소진해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YJ씨가 안 좋은 카드를 가지고 계셔서 10번대의 카드를 순식간에 70번대로 올려버리셔서 아쉽게 7장을 남기고 패배를 했네요.

5. 워터딥의 군주들(HW, SC, DE, YJ, SY)

처음 오시는 분들도 게임을 어느 정도 따라오시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난이도를 조금 높혀서 입문 전략 게임인 워터딥의 군주들을 플레이 했습니다. 단순히 자원 가져 와서 퀘스트 완료만 하면 되는 게임이라 다들 금방 이해를 하고 게임을 진행했네요. 요즘 게임들이 대부분 초반에는 점수를 못 벌더라도 엔진을 잘 만들어 놓으면 게임이 쉽게 굴러가서 저는 게임을 하면서 지속적인 이득을 주는 plot quest와 건물 위주로 초반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수도 낮아서 상대적으로 견제도 덜 받더라구요. 문제는 의외로 이 게임의 plot quest나 건물들이 큰 이득을 주질 못해서, 좋은 부동산 알박기하고 광고도 열심히 하면서 꼬박꼬박 이득을 챙겨갔으나, 큐브를 몽땅 점수로 환산한 SY씨를 따라갈 수가 없더라구요.

DE씨는 암거래 시장을 애용하면서 자원 수급을 원활하게 했으나 남들도 같이 암거래를 이용하면서 마이너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한때 점수가 마이너스로 내려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가 후반 라운드에는 갑자기 개과천선을 하셔서 마이너스를 없애주는 퀘스트를 혼자 다 쓸어 가셔서 적자 폭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후반에는 SY씨와 SC씨가 서로 퀘스트 강요를 하면서 1등 견제를 했으나 결국은 워터딥 카드의 능력대로 같은 종류의 퀘스트를 많이 모이신 SC씨가 승리를 하셨네요.

6. 정령섬(HW, SC, DE)

처음 오신 두 분은 가시고 고인물 3명이 남아서 마지막 게임을 골랐습니다. 얼마전에 정령섬 킥스가 도착해서 SC씨가 매우 해보고 싶어하셨기에 마지막 게임은 정령섬으로 골랐네요. 제가 아직 룰을 다 읽지 못했는데 SC씨가 이미 다 읽어놓으셔서 무리 없이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이전 확장인 Branch and Claw까지 넣으면 카드가 너무 방대해져서 킥스 확장인 Jagged Earth만 넣고 거기에 해당하는 정령들만 사용을 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정령들이 이미 꽤 다양한 능력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정령들이 얼마나 더 새로운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디자이너가 정말 창의적이더라구요. 제 정령은 시작은 아무런 특징이 없는데 대신 성장을 다양한 방향으로 할 수가 있어서 유연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문제는 일단 성장을 한 번 고르고 나면 바꿀 수가 없어서 조심해야하더라구요. DE씨의 정령은 presence를 마치 포털처럼 써서 침략자들뿐만 아니라 다한이나 blight등을 거의 보드 전역에 보낼 수 있었습니다. SC씨의 정령은 이번 확장에 처음 등장하는 개념인 bad land를 이용해야하는건데, 아쉽게도 정령의 특징을 아주 잘 활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중반까지는 성장도 수월하게 하면서 간당간당하긴 하지만 섬도 잘 지켜나가서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스테이지3가 금방 와서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공포 카드 하나만 더 열면 공포 레벨3을 만들고 승리를 할 수 있었는데, 때마침 나온 이벤트 카드에서 침략자들이 2 데미지씩을 더 때리는 바람에 잘 막았다고 생각했던 지형들에서 연쇄적으로 오염이 일어나서 순식간에 게임이 끝나버렸네요. 이벤트 카드를 처음 써봤는데 랜덤성이 너무 강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래도 처음 써보는 정령들은 개성이 넘쳐서 다른 정령들도 얼른 한번 해보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