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케누 1인플 장단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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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9 오후 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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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원래 1인플을 매우 즐기긴 하지만

후기를 1인플로 써 보긴 또 처음이네요.

요즘 많이 화제인 게임, 테케누를 늦게나마 샀습니다.

계속 보라에 후기가 올라오는 걸 보고 있자니

궁금해서 못 참겠더라고요.

배송 오자마자 어젯밤에 1인플 돌려봤습니다.

ㅡ장점ㅡ

1. 보드판 멋짐

원래 후기뽐(?)을 받아서 산 거긴 하지만

보드판 비주얼이 맘에 들었던 건 아니고

시스템이 빡빡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구입했거든요.

근데 막상 세팅하고 보니 화면으로 본 것보다

느낌이 사네요. 멋집니다.

비주얼의 정점을 오벨리스크가 팍 찍어주고요.

또한 게임하면서 점차 보드판 위에 올라가는 컴포들

(플레이어 색깔 컴포, 카드들, 주사위들)도

약간 어두운 톤이여서 보드판과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테오티우아칸 보드판을 처음 펼쳤을 때의

웅장한 느낌에는 못 미치네요.

그래도 충분히 괜찮은 보드판 디자인입니다.

게임 컴포 감상하기엔 다인플보다 1인플이 좋죠!

2. 은근 느껴지는 테마

요즘 유로게임은 테마도 놓치기 싫은가 봅니다.

선택할 수 있는 6개의 행동들이 대부분

신을 기리는 것과 관계가 있다 보니

'아 내가 신전 기둥을 하나 올렸으니 그만큼

태양신 라께서 기뻐하며 점수를 주시는구나'

자연스럽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드판 곳곳에도 단체로 모여 신께 절을 하는

이집트인들이 보이고요.

역시 천천히 테마를 즐길 수 있는 1인플이라

더 이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3. 마앗 단계

착한 일(온전한 주사위 선택해서 행동하기)보다

나쁜 일(부패한 주사위 선택해서 행동하기)을

더 많이 하면 염라대왕이 지옥에 보내는 느낌입니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주사위를 가져올 때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집니다.

주사위 눈이 높다고 자꾸 부패한 주사위만 갖다 쓰면

나중에 '감점+턴순서 밀림'의 심판이 두렵거든요.

(특히 이 게임은 눈금이 큰 주사위가 좋기 때문에

만약 온전한 주사위 6이 떡하니 게임판에 있다면

누구나 선을 잡아 그 주사위를 선점하고 싶겠지요)

근데 부패한 주사위 6이 있으면 유혹이 또 거셉니다.

마치 만화 같은 데서 자주 나오는

'왼쪽 어깨 위엔 천사 vs 오른쪽 어깨 위엔 악마'

둘이 자꾸 속삭이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법과 정의의 수호신인 마앗 신의 역할과도

아주 잘 어울리고 게임성도 높아졌네요.

테마와 시스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4. 시작 때 법령 카드 2개 주고 하나 고르기

(이 게임에서 법령 카드는

리스보아의 법령 카드와 같은 의미입니다.

게임 끝날 때 점수나 혜택을 주는 카드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시스템입니다.

오딘을 위하여의 시작 직업 카드나

언더워터 시티즈 확장의 시작 직업(?) 카드처럼요.

플레이어가 첫 행동을 하기 전에

이번 게임의 방향을 제시해 줘서

그쪽 테크를 타도록 유도하지만, 강제하지는 않지요.

게임 중에 계속 법령 카드를 잠재적으로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는 게 재밌습니다.

게임 중에도 법령 카드를 더 얻을 수 있긴 한데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처음 받는 법령 카드 한 장이 정말 소중하네요.

5. 보탕카멘(오토마) 운용 쉬움

제가 해 본 오토마를 사용한 1인플 게임들 중에

오토마 운용 난이도가 낮은 편입니다.

1인플이 재미 없다고 하시는 분들의 이유 중

'오토마 행동 해 주는 게 복잡하고 귀찮다'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게임은 꽤 할 만 합니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도 않고요.

그래도 제가 예상하는 인원 대비 재미는

1인<2인<3인<4인입니다. 4인 유로게임은 진리죠.

ㅡ단점ㅡ

1. 보탕카멘의 건물을 내가 무작위로 짓는다?

보탕카멘이 하토르 행동을 수행해서

신전 단지 주변에 건물을 지을 때

우선 순위에 따라 건물을 지을 위치를 정하는데

지을 수 있는 위치가 여러 곳인 경우

'무작위로 지으라'고 돼 있어서 좀 당황스러웠네요.

아무리 머리를 비우고 아무데나 지으려고 해도

사람인지라 나에게 유리해지는 곳에 짓고 싶어서요.

차라리 '가장 왼쪽 위부터 책 읽는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처음 만나는 빈 곳에 지으라'라던가

하는 방식으로 지정을 해 줬으면 어땠을까요.

2. 1~2인플일 때 석상 보너스 받는 타이밍

1~2인플일 때 호루스 행동으로 석상을

6개 행동 구역 중 한 곳에 지으면, 둘 중 누구든

그 곳의 행동을 할 때 석상주인은 보너스를 받습니다.

근데 다른 플레이어나 보탕카멘이 내 석상 있는 곳의

행동을 할 땐 문제가 없는데,

내가 내 석상 있는 곳 행동을 하게 되면

석상 보너스 받는 게 먼저인지 아니면

행동이 먼저인지가 규칙서에 명시돼 있질 않네요.

뭐가 먼저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거든요.

이거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 제보 좀 부탁드려요.

단점을 더 써 보려고 했는데 제 입장에서는 딱히

더 생각이 안 나네요. 그만큼 마음에 들었습니다.

테오티우아칸을 샀다가 다인플도 다인플인데

1인플이 너무 별로여서

그 충격에 게임을 팔아버린 적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테케누 1인플은 아주 준수하네요.

빡빡하고 가난하다기보다는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은 게임이었습니다.

컴포도 제 기준에는 가격 대비 아주 좋았고요.

6개 행동 중에서 하나를 계속 파고 싶어도

그러다 보면 결국 그 행동 주사위가 다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사위 하나를 골라서

a. 그 곳의 행동을 한다.

b. 주사위 색과 같은 색의 자원을 눈금만큼 받는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은

솔라리우스 미션을 보고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비슷했습니다.

앞으로 해 볼 다인플이 무지 기대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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