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vs 추리: 사건의 재구성 레드뷰 확장 리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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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5 오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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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여섯 명의 고등학생들. 사진출처: 박스 일러를 캡처

라이트게이머인 무이입니다.

최근에 재밌게 플레이했던 수사추리게임들을 리뷰해 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마지막 게임으로, 보라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는 ‘사건의 재구성 확장: 레드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하 레드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 게임의 박스 일러를 보고,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라는 기대를 갖게 되어 세 번째 시나리오까지

플레이해봤는데, 약물에 관한 내용이 많고 성적인 내용도

약간 있어서 적어도 초등학생과 플레이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거 같더군요.

앱에서 노란색 글씨로 약물 관련 내용을 경고하고 있다.

사진출처: 앱화면을 캡처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낮은 난이도를 꼽을 수 있어,

본판의 튜토리얼만 해본 뒤 (본판보다는 오히려) 레드뷰를

먼저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확장은 사건의 재구성 팬들뿐만 아니라 사건의

재구성이 조금 힘들었던 분들에게도 권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닌가 합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은 사건의 재구성 본판과 다름이

없습니다. 플레이어들이 협력해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사건의 재구성 본판의 장소 판(왼쪽), 인물 카드(오른쪽 아래),

단서 카드(오른쪽 위)

장소, 인물, 단서를 의미하는 구성물들엔 모두 QR코드가 있어,

전용 앱

전용 앱으로 QR코드를 찍으며 게임을 진행합니다. 인물 카드를

찍으면 그 인물에게 말을 걸고, 장소 판을 찍으면 그 장소로

가는 거죠.

레듀뷰에서는 느와르 확장과 마찬가지로 본판에 등장하는

네 가지 전문부서가 빠지는 대신에,

본판의 네 가지 전문부서. 해커, 범죄학자 등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언제든 자문을 구할 수 있다

각 플레이어에게 주인공 판을 나눠줍니다.

주인공 판에는 주인공의 이름이 적혀있는데, 레드뷰의 유일한

언어요소이다. 불길하게도, 주인공 판에는 QR코드가 없다.

위 사진처럼, 주인공 판 가운데에는 박스 일러에 등장한

여섯 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의 일러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

아래에는 이 주인공의 체력, 말빨, 지력을 나타내는 아이콘과

능력치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럼, 이걸로 뭘 하냐면요...

사진출처: 앱화면을 캡처

위 사진은 레드뷰의 앱화면인데, 특정 장소로 이동하면

화면 위쪽에 그 장소에서 할 수 있는 행동 버튼이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조심히 들어가기’,

‘관찰하기’가 그 예로, 해당 버튼을 누르면 이름 그대로의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 경우는, 느와르 확장의 추가 행동인

‘침입’, ‘염탐’과 비슷한 거죠).

그런데, 시간만 소비하면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본판이나

느와르 확장과 달리 레드뷰에서 행동 버튼을 누르면,

플레이어들이 그 행동을 해낼 역량이 되는지 주사위(!)로

테스트합니다. ‘조심히 들어가기’ 버튼의 아이콘은 주인공 판에

있는 체력 아이콘과 같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게 뜻하는

바는... 사라 주인공 판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주사위를 던져

나온 눈에 자신의 체력 수치인 +2를 더해, 그 합이 5 이상이면

사라가 ‘조심히 들어가기’에 성공하고, 그 합이 7 이상이면

자신은 물론이고 (주사위 눈이 낮아서) ‘조심히 들어가기’에

실패한 다른 플레이어 한 명도 조심히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각 플레이어가 주사위를 던져,

모든 플레이어가 조심히 들어가기에 성공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그제서야 행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길게 썼지만, ‘6 나와라 6!’을 외치게 된다는 거죠.

위에서 봤던 주인공 판을 다시 보면, 왼쪽 아래 동그라미 속에

스니커즈, 핫브레이크, 자유시간 등과 같은 에너지 바 아이콘

두 개를 볼 수 있는데, 이 캐릭터는 게임을 통틀어 주사위

재굴림을 두 번 할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1) 캐릭터 능력?

다시 말해, 주인공 판을 보면 왠지 특수한 상황에 특정

캐릭터의 능력을 써야 돌파가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게 아니라 주사위를 던져서 높은 눈이 나오기만 하면

되는 거라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주인공 세 명으로 1인플을 해서 이 부분은 확실치

않습니다ㅠ) 암튼, 주인공 판에 QR코드가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수사추리게임에 왠 주사위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아 (청소년들이 일종의 탐정놀이를 하는 만큼

원하는 행동을 하기 힘들다는) 테마에 어느 정도 부합하더군요.

그리고, 간만의 기도메타라 높은 주사위 눈이 나오기라도

하면 환호성을 지르며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2) 친절한 안내

위에서 봤던 ‘조심히 들어가기’, ‘관찰하기’와 같은 버튼은

특별한 조건을 만족해야 나타나는 게 아니라, 어떤 장소로

이동하기만 하면 바로 뜹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 장소에는 숨겨 놓은 단서가 있으니, 위의 버튼을 눌러

단서를 찾으세요.’와 같은 직접적인 안내를 해준다는 얘기입니다.

사건의 재구성 시리즈에서 단서를 얻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에게

특정 질문을 하거나 느와르 확장처럼 리스크를 감수하고

어떤 행동을 시도해 봐야 되는데, 레드뷰에서는 굳이 그럴 거

없이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중요한 단서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높은 주사위 눈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시도하는

(그래서 게임 내 시간도 흐르는) 수고를 들여야 하긴 하지만요.

덕분에, 레드뷰에서는 본판에서 가끔 느끼는 것과 같이 단서를

못 찾아 스토리 진행이 안 되는 답답함을 거의 못 느낍니다.

그야말로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3) 난이도

그럼 당연히 난이도도 내려가겠죠? 제가 글 앞부분에서

튜토리얼을 플레이한 후에 본판 대신 레드뷰를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한 이유가 이겁니다. 수사추리게임이 처음인

분들도레드뷰라면 즐겁게 하실 수 있을 거 같네요.

(눌러보진 않았지만, 힌트 버튼도 있더라구요.)

그러면, 기존의 사건의 재구성의 팬들에게는 너무 쉽느냐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을 거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본판이나 느와르와는 달리) 사건마다 한 번씩만 플레이했는데,

각 사건의 핵심적인 내용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지만,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는 없었거든요. 기존의 사건의 재구성

팬들도 경쾌하게 플레이할지언정 너무 쉽다고 느끼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4) 테마

이 게임은 수사추리게임임에도 스토리에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들어갑니다. 규칙서를 봐도 주인공들을 탐정단이라

부르지 않고 ‘레드뷰 미스터리 조사단’이라고 부를 정도로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사추리게임이 아니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게 수사는 수사대로 충실히 즐길 수 있거든요.

결국, 시스템이 워낙에 직관적이라 다양한 테마에

잘 어울린다는 걸 의미하는 거 같아, 앞으로 나올 다른 확장들도

기대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5) 마무리

레드뷰는 사건의 재구성 본판에 비해 낮은 난이도와 주사위,

미스터리 테마, 넉넉한 게임 내 시간 등 안 그래도 높은

접근성을 가진 게임에 더더욱 높은 접근성을 부여한

게임입니다. 본판이 어렵다는 분들도 많이 봤는데,

레드뷰야말로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사건의 재구성이

아닌가 합니다. 사건의 재구성의 기존 팬들에게도 기분 좋은

선물이 될 거라 확신하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

- 리뷰를 작성하는 현재까지 세 사건을 1인플로 진행했습니다.

- 출처를 밝히지 않은 모든 사진은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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