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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파일즈 vs 왓슨 앤 홈즈: 간단 비교 (사진 X)

4,800 조회

2020.07.09 22:28

라이트게이머인 무이입니다.

어제 위치스브루에서 셜록 파일즈의 에피소드 세 개 중

두 개를 플레이해봤는데 왓슨 앤 홈즈와 흡사한 점이

많더군요. 그래서, 두 게임의 비교를 통해 셜록 파일즈를

간단히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한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에피소드를

플레이했는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내용을 쓰지 않을 것이고,

필요에 따라 다소 모호한 표현을 써 보려고 합니다.

한편, 이 글은 점수계산과 같은 여타 규칙은 무시하고

추리에만 초점을 맞춘 글로, 예전에 쓴

추리로서의 ‘왓슨 앤 홈즈’

의 연장선상에 있는데, 아래에서 ‘이전 글’이라고 하면

링크된 윗글을 뜻함을 알려드립니다. 그렇다고 윗글을

꼭 읽어야 한다는 건 아니구요.

(0) 매우 간단한 소개

각 에피소드의 구성물은 한 장의 종이를 접어서 만든

소책자와 약 30장의 카드로 구성됩니다. 소책자의 겉에는

사건의 개요가, 이 소책자를 한 번 펼치면 사건에 관한

사지선다 10문제가, 한 번 더 펼치면 해답이 적혀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5인 이하인 경우) 카드 세 장씩 가지고

시작하며, 나머지 카드는 앞면이 보이지 않게 카드더미를

만들어 둡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협력해서 사건을 해결하고 10문제에

답해야 합니다.

각 플레이어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차례를 가지며,

자신의 차례에는 자신의 카드 중 한 장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거나, 다른 플레이어가 볼 수 없게 버린 뒤

카드더미에서 한 장을 보충합니다.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지만,

자신이 손에 있는 카드나 버린 카드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단, 손에 있는 카드의 경우 예외적으로

몇몇 단어에는 말해도 된다는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모든 카드를 공개하거나 버리면, (단, 버린 카드가 여섯 장

이상이어야만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마지막으로 사건에 대해

추리하는데 이때에는 (기억하고 있다면) 버린 카드의 내용을

이야기해도 됩니다. 그 후 10문제에 답하게 되는데, 맞힌

문제의 수에 따라 득점하고, 공개한 카드 중 사건 해결에

불필요했던 카드의 장수만큼 감점됩니다.

(1) 셜록 파일즈: 왓슨 앤 홈즈의 협력 버전

게임을 하기 전에 규칙설명서만 읽었을 때는 셜록 파일즈가

좀 이상한 게임으로 보였습니다. 카드를 무슨 근거로 버려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근데, 여섯 장만 버리면

되니까 초반에는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카드들을

공개하다가, 중후반에 가서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카드를

버리면 되니 별문제가 안 되더라구요. 와중에, 마지막에는

버린 카드의 내용도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카드를 버리는 행동을 무시하고 보면, 결국 두 게임

모두 사건과 가장 관련이 된다고 생각되는 카드를 한 장씩

보면서 추리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리고 이렇게 보면, 셜록 파일즈를 왓슨 앤 홈즈의

협력버전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거 같구요.

하지만, 두 게임의 유사한 점은 이 정도로 그치지 않습니다.

(2) 셜록 파일즈: 제대로 된 추리게임

이전 글에서 추리의 방법 중에 가추법(가설추리법)이라는 걸

소개하면서 가추법을 사용하는 게임을 ‘제대로 된

추리게임’이라고까지 말했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왓슨 앤 홈즈를 들기도 했습니다. 근데, 셜록 파일즈는

규칙설명서에 가설을 세우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써놓을

정도로 대놓고 가추법을 사용해야 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 추리게임이라는 점과 함께 게임의 난이도,

플레이시간 등에서 두 게임은 흡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요...

(3) 개연성: 셜록 파일즈 vs 왓슨 앤 홈즈

어제 먼저 플레이했던 에피소드의 막바지에 있었던 일입니다.

해답이라고 해도 좋을 결론에 도달했는데, 약간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개연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어, 일단 해답을 보기로 했거든요. 근데,

미심쩍었던 부분이 역시 문제가 되었고, 해답을 자세히

읽어보니 아귀가 딱딱 들어 맞는 겁니다. 그래서 다음

에피소드를 플레이할 때는 정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때까지 추리한 뒤 답을 봤는데, 다행히 정답이더군요.

이런 경험으로 보아, 이 게임의 개연성은 상당히 높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왓슨 앤 홈즈만큼이나요. 단,

두 게임에 차이가 있다면 왓슨 앤 홈즈는 마치 플레이어들이

혹시나 놓칠까 염려한 것처럼 중요한 단서가 여기저기에

반복해서 뿌려진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장소카드를 전부

본다면 충분히 정답을 맞힐 수 있구요. 하지만,

셜록 파일즈에선 중요한 단서가 한 번만 언급되거나 살짝

감춰지기도(!) 합니다.

(4) 난이도: 셜록 파일즈 vs 왓슨 앤 홈즈

이런 점 때문에 셜록 파일즈는 왓슨 앤 홈즈보다 난이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왓슨 앤 홈즈처럼 혼자서 추리하는 게임이

아니다 보니 저는 이 정도 난이도가 좋더라구요.

(5) 감춰진 단서

셜록 파일즈에는 단서가 살짝 감춰지기도 한다고 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써보면... 왓슨 앤 홈즈는 어차피 텍스트만

있는 게임이다 보니 감출 게 없습니다. 단지, 플레이어가

단서를 읽고도 그게 단서인지 모를 뿐이죠. 그에 반해

셜록 파일즈는 텍스트로만 이뤄진 게임이 아니다 보니

방탈출에서 쓸 법한 기법이 살~짝 들어갑니다. 이 부분이

협력게임이라는 점과 함께 왓슨 앤 홈즈와의 큰 차별점이

되구요.

(6) 재미: 셜록 파일즈 vs 왓슨 앤 홈즈

저는 왓슨 앤 홈즈를 플레이할 때 원래의 규칙대로 하지

않고 (즉, 다른 플레이어를 견제하는 요소를 다 빼버리고)

각자 자신의 차례에 원하는 장소에 가서 장소 카드를 읽기만

하는 식으로 진행해서 셜록 파일즈와 재미를 비교하는 것이

좀 애매할 수도 있지만, 굳이 비교를 해 보자면...

셜록 파일즈의 경우 난이도가 왓슨 앤 홈즈보다 높아서

(저의 경우) 혼자서 추리하기엔 버거웠고, 그래서 끊임없이

얘기를 나누며 진행하게 되어서 협력게임의 재미를 맘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한편, 추리를 통해 서서히 진실에

다가가다가 어느 순간 방탈출 기법으로 갑자기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며 모든 플레이어가 흥분하게 되는 때가

있는데, 이때가 너무 재밌더군요. 이렇게 셜록 파일즈는

왓슨 앤 홈즈에서 즐길 수 있는 추리의 재미에 협력의

재미와 예상치 못한 전개라는 추가적인 재미를 즐길 수 있어,

확실히 왓슨 앤 홈즈보다 재밌었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추리에 성공했기에 느낄 수 있었던

거라, 중요한 단서를 놓쳐서 스토리만 즐겼으면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7) 마무리

요약하면, 셜록 파일즈는 왓슨 앤 홈즈를 협력으로 플레이하는

것만 같은 게임으로 개연성이 왓슨 앤 홈즈만큼이나 높고,

난이도 면에서는 왓슨 앤 홈즈보다 약간 높고,

왓슨 앤 홈즈와는 달리 방탈출의 기법이 살짝 들어갑니다.

재미면에서는 왓슨 앤 홈즈에서 즐길 수 있는 추리의 재미에

협력게임의 재미를 추가로 듬뿍 즐길 수 있고, 방탈출의

재미도 약간 가미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왓슨 앤 홈즈의 추가 에피소드를 기다려 온

분이 계시다면 일단 한 번 플레이해보실 것을 추천드리고요,

왓슨 앤 홈즈와 함께 방탈출도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이 게임은 무조건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 저는 방탈출을

안 좋아해서 이 게임과 (출시될지도 모르는) 후속작을

구매하지는 않겠지만, (저는 언락도 정말 즐겁게

플레이했지만 구매하지는 않았거든요) 플레이는 꼭 할

생각입니다. 어제 너무 즐겁게 플레이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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