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레슬링 프리뷰입니다.
지우개 레슬링의 테크편
‘좋은 게임은 선택의 순간에 늘 심도 깊은 갈등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선택의 가짓수가 인간이 고통스러울 만큼 넓어도 안 되고, 또 너무 쉬워서 게임의 구조가 훤히 들여다 보여도 안된다.'
유명 디자이너가 작가노트에 남긴 말인데, 나름 인상깊었던 모양입니다. 지우개 레슬링을 작업할 때 이 점을 잊지 않기 위해 노트 가장 윗쪽에 적어놓고 구상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보통 기술이 들어가게 되면, 그 즉시, 고민을 해야 하는데요. 크게 보면 상대의 체력을 깎을 것인가? 아니면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나의 체력을 회복할 것인가? 로 압축됩니다. 얼핏 보면 간단한 선택 같지만, 승리를 위한 결정은 녹록치 않습니다.
빈약한 기술만 갖춘, 같은 편 선수 2명이 서로 교체를 해가면서 경기를 합니다. 교체할 때는 주사위를 통해 체력이 아주 조금씩 회복되는데요. 한명이라도 체력이 모두 고갈되면 게임에서 지기 때문에, 적당한 때에 서로 번갈아 등장하면서 경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덱스터리티의 속성상, 다양한 변수와 상대방의 견제로 교체가 쉽지 않습니다.
사진설명 (노란색 큐브는 함성마커입니다. 선택하지 않은 타일마다 1개씩 올라갑니다. 만약에 2번째 타일을 얻게 되면 함성마커 3개를 얻게되며 2개당 한칸의 체력을 회복합니다. 그전에 이미 한개가 있었다면 두칸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시작하게 되면 앞면이 서로 다른 10개의 특수 기술 중에 3개가 오픈됩니다. (타일은 뒤집어 표현되는 동종의 업그레이드 기술 10가지와 전혀 다른 유형의 기술 10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상대방이 데미지를 받게 되면, 기술을 장착할 수 있는데. 각각의 기술은 서로 상호 보완되어 더욱 강력해지기도 하고, 서로 충돌되어 효과가 감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손 기술과 상대방 손 기술의 능력과 익숙함. 그리고 상호작용에 따라 기술의 효용이 달라집니다. 아래 사진은 테플 중에 발견한 각 기술의 기능에 대한 상성을 정리해본데,덱스터리티 장르라서 그런지 계속 신기한 점이 발생되는 점이 참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면 상대에게 몸을 날려 발로 가격하는 '드랍 킥' 이라는 기술을 살펴볼께요. 보통은 한발차기와 두발차기로 나눠지는데요.상당히 민첩한 기술입니다. 만약 당장의 데미지를 포기하고, 이 기술을 장착하게 되면 몇가지 전략적 수정이 필요하게 됩니다.
드랍 킥의 앞면, 1단계 기술은 선수 교체시 항상 먼저 턴을 시작하게 해줍니다.(원래 교체 선수는 후턴입니다) 태그 교체 후에는 주사위를 던져, 경기장의 정해진 자리(1-6)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 상대방과 근접 거리에 있다면, 먼저 공격하여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태그교체를 가급적 많이 가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확률을 높이기 위해 ‘체어 샷’까지 개발한다면, 주사위를 다시 던질 수 있어서 훨씬 더 좋은 자리에서 상대에게 선공을 가할 수 있게 됩니다.
드랍 킥의 또 다른 장점은 킥입니다. 타일을 뒤집어 2단계 기술로 발전한다면, 다양한 다리기술을 쓸 수 있게 되는데요.
상대방의 몸에, 다리 한쪽을 올리면 +1 데미지, 양 다리를 모두 올리면 +2 데미지를 추가합니다. (공중으로 점프하여 두발차기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따라서 다리를 닿게 하기 위해, 머리 쪽을 상대선수 방향으로 유지하고, 옆으로 굴러가며 거리 싸움을 해야 하는 전략이 필요해집니다. 물론 상대는 상대의 다리 쪽을 잡으려 하겠지요. 만약에 쉽진 않겠지만, 뒤집기 기술까지 갖춘 상태에서 기본 기술인 하프로 뒤집어 성공하고, 양 다리가 모두 닿았다면 총 6점의 데미지를 주게 됩니다. 상대는 총 12개의 체력 칸에서 절반에 가까운 강력한 충격을 받게 된 셈입니다. 데미지를 받은 선수는 얼른 교체 하기 위해 코너로 도망가야 되겠지요. 그렇지만 상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방해할 겁니다.
위의 사진은 검은색 선수가 교체를 위해 파란색 코너에 가는 중인데, 흰색 선수가 가로 막는 장면입니다. 만약에 검은색 선수가 붉은색 타점을 기준으로 튕긴다면 흰색플레이어에 걸치게 되면서 높이가 생겨 태그를 실패할 가능성이 높게 될겁니다. 많이 길어졌네요. 매번 느끼지만, 덱스터리티 게임의 리뷰를 쓰기가 참 어렵네요. 난필이라 이해하기 어려우셨을텐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죄송스럽구요..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주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