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리뷰

쫌새

4,260

2020-6-10 오전 10:47

IP: 211.114.***.***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10

저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하지 않지만, 테마 이해를 위해 다소 정치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1. 테마

2016년 10월 24일 최순실이란 사람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블릿 PC와 관련한 내용을 JTBC에서 터트리면서 그 전부터 의혹이 있었던 이른바 '비선실세' 의혹이 대대적인 파장을 몰고 오게 됩니다.

사건의 핵심은 대한민국의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에 아무런 자격도 없으며 물론 해서도 안 될 강남의 일개 사모님에 불과했던 최순실이란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한민국 국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분개했으며 여기에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각종 비리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자 소위 말하는 '적폐' 청산이 큰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하게 됩니다. 너도 나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 대통령 퇴진을 외치면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어 영어의 몸으로 수감되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위정자들은 과연 이전에 비해 깨끗해 졌는지, 촛불 혁명 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되는지는 역사가 판단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현재의 정치적 신념이나 성향과는 무관하게 2016년 겨울부터 이듬해까지 일어났었던 일련의 사건들은 헌정 사상 몹시 큰 대사건임에는 좌파든 우파든 이견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당시 상황과 소름끼치도록 유사한 사건이 1972년 미국에서도 일어났었으니 역시 역사는 반복된다는 교훈을 여기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의 '워터게이트'라는 호텔에 두 명의 괴한이 잠입했다가 발각되어 체포 되는데 그 곳은 민주당전국위원회 사무실이 있었던 곳이라 괴한들의 목적이 상당한 의심을 불러오게 됩니다. 특히 괴한이 CIA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까지 더해지고 도청기를 교체 하려다 발각 된 정황까지 드러나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선과 관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게 됩니다.

하지만 닉슨 대통령은 이 사건을 비합법적, 비윤리적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무마시키려하는데...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의식 있는 언론사의 집요한 추적과, 문제 제기로 결국 닉슨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I'm not a crook!(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이라고까지 언급하면서 도청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정하며 권력을 유지시키려 합니다.

결국 여러 증인들의 증언과 녹음 된 증거들로 닉슨 대통령의 거짓말이 탄로 나면서 우리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하게 온 미국 국민들이 반발하게 되고 결국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 닉슨은 사임하게 되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 스캔들은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보드게임 '워터게이트'는 이 사건을 테마로 2인이서 한 명은 닉슨 대통령의 재선위원회(한국으로 치면 박근혜 측)를, 한 명은 워싱턴포스트의 편집장(한국으로 치면 JTBC를 비롯한 언론)을 맡아 카드 드리븐과 영향력 시스템을 사용해 쉽게 즐길 수 있는 본격 정치 싸움 게임입니다. 황혼의 투쟁이 어려웠던 분들에게 훨씬 라이트한 버전으로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보드게임 입문, 고인물 등 테마를 즐길 수 있다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즐기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2. 개봉기

상자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정도네요

일반적인 보드게임 사이즈와 비교한 사진입니다.

2인 전용 게임입니다.

글렌모어, 로코코 등을 디자인했었던 작가 마티아스 크라머에 대한 내용도 깨알 같이 들어가 있습니다.

역사를 다루는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걸 넘어서 사랑한다고 하네요... 캬... 저와 같습니다. 언제 쏘주 한 잔 나누고 싶네요.

펀칭 타일은 2장입니다.

룰북입니다.

게임 보드도 미니미한 사이즈입니다.

뒷면에 프린팅까지 있습니다.

흰색은 주도권 토큰, 빨간색은 동력(파워) 토큰입니다.

증거 토큰들은 이렇게 주머니에 담아서 뽑아 씁니다.

카드는 44장으로

슬리브(프로텍터)는 75105라는 괴랄한 사이즈입니다.

저는 미리 메이데이 제품을 사놔서 바로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좌측은 워싱턴포스트, 우측은 닉슨 측 카드 더미입니다.

파워 토큰을 올려놓는 카드와 요약표, 주도권 카드도 존재합니다.

정리가 너무 간편하고 쉽습니다.

3. 간략한 플레이 방법 소개

※큰 줄기만 말씀드립니다. 상세한 게임 규칙은 룰북을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1. 세팅

아래 사진과 같이 구성물들을 세팅해주시면 됩니다. 아래는 워싱턴 포스트 측이 앉고 위에는 닉슨 측이 앉습니다. 닉슨이 처음 하는 입장에선 조금 더 게임에서 유리하다고 하니 초보나 처음 플레이하시는 분들은 닉슨을 고르시길 추천 드립니다(단, 닉슨은 맵을 거꾸로 봐야 한다는 게 조금 불편합니다ㅋㅋ).

첫 라운드는 워싱턴 포스트가 주도권을 갖고 시작하므로 카드 5장을 뽑고, 닉슨 측은 4장의 카드를 뽑은 후 주머니에서 증거 토큰 3개를 뽑아 닉슨 본인만 확인한 뒤 검은색 뒷면으로 '0' 트랙에 놓습니다. 이 증거 토큰은 플레이 중에 위치를 변경하면 뒷면으로 뒤집어 공개합니다.

3-2. 승리조건

1) 워싱턴 포스트 측에선 증인을 확보하고 증거들을 찾아내서 닉슨이 워터게이트의 핵심 인물이란 것을 입증하면 승리합니다. 증인 2명을 증거토큰들을 활용해 닉슨과의 연결고리로 이어주면 됩니다.

존 딘을 증인으로 확보하여 증거 토큰들을 배치해 닉슨과 연결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2명을 닉슨과 이으면 워싱턴 포스트 측이 승리합니다. 참고로, 증거 토큰에 표시된 빨간색 동그라미 '1'은 라운드 진행 중 증거 토큰을 배치하면 동력 토큰을 1칸 자기 쪽으로 옮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2) 닉슨 측에선 증인들이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저지하고, 증거들을 인멸해야합니다. 닉슨과의 연결고리를 최대한 흑막(검은색으로 뒤집어진 증거 토큰)으로 가리고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 승리합니다.

닉슨 측은 워싱턴 포스트 측의 증거 토큰들이 연결되지 않도록 검은색 토큰들로 훼방을 놓습니다. 그러면서 동력 토큰을 차곡차곡 모아 5개를 모았으면 닉슨이 승리합니다.

3-3. 행동

간단합니다. 자기 차례에 카드를 1장 내고 사용하면 됩니다.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1) 카드의 수치 부분 사용

카드 왼쪽 위에 적인 숫자만큼 증거토큰/주도권(혹은 동력) 토큰을 증거 트랙에서 내 쪽으로 옮깁니다.

증거토큰의 경우 일치하는 색깔(각 색깔 별로 호텔의 도면 증거, 녹음 증거 등을 의미한다고 합니다ㅋㅋ)의 증거만 옮길 수 있습니다. 2가지, 3가지 색깔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중엔 1가지 색깔을 선택해 옮길 수 있습니다.

※증거 토큰에도 여러 색깔이 들어간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검은 색 증거 토큰을 옮겨야할 경우엔 닉슨 측에서만 뒷면 색깔을 알 고 있으므로, 워싱턴 포스트 측에선 닉슨에게 해당 색깔이 있으면 옮겨 달라 요청하고 닉슨이 증거 토큰을 옮겨주면 됩니다.

2) 카드의 행동 부분 사용

카드 아래에 적힌 지시사항 대로 수행하면 됩니다.

보통 극적인 반전이나 강력한 효과들은 대부분 이 카드의 행동부분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1번 사용하면 앞으로 게임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남발해서 사용하면 다음 라운드에 쓸 만한 카드가 없게 되니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4. 라운드 종료

모든 카드를 다 사용했거나, 닉슨 측 카드 중 라운드를 끝내는 능력을 쓴 경우 즉시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증거 트랙의 '0'을 기준으로 주도권 토큰, 동력 토큰, 증거 토큰이 누구 쪽으로 더 이동했는가를 따집니다.

먼저, 주도권 토큰을 확보한 플레이어가 주도권 카드를 자기 쪽으로 조정합니다. 다음 차례에 주도권을 가진 플레이어가 5장을 뽑고 다른 사람은 4장을 뽑습니다.

다음으로, 동력 토큰을 확보한 플레이어가 동력 토큰을 자신의 카드 위에 올려놓습니다.

만약, 0에 머물러있다면 누구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처리합니다.(증거 토큰은 다시 주머니에 넣음)

그 후, 확보한 증거 토큰을 게임판에 배치하는데, 주도권을 가진 사람부터 배치합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색깔이 있는 면으로 증거 토큰을 놓고, 닉슨 측은 검은색 부분으로 배치합니다.

※만약, 게임 도중에 어느 한 토큰이라도 '5'에 도달했다면 즉시 그 토큰은 자기가 가질 수 있습니다. 증거 토큰의 경우 바로 맵에 배치하면 됩니다(이 때, 빨간색 원 안에 '1'이라는 숫자가 있다면, 동력 토큰을 1칸 자기 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3-5. 게임 종료

승리조건을 먼저 달성한 플레이어가 즉시 승리합니다.

4. 플레이 후기

게임의 전체적인 외관이나 디자인이 흡사 GMT 시리즈의 게임들과 비슷해서 상당한 난이도를 지닌 게임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익히기 정말 쉬운 게임이었습니다. 긱 평점도 8.1이나 되어 보드게이머들에게도 검증 받은 작품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웨이트는 2.27로 초등학생 자녀들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한 난이도로 주로 2분이서 게임을 하신다면 적극 추천 드립니다.

단순하면서도 전략적으로 고민할 것들이 꽤 있어 전혀 싱겁지 않게 느껴졌으며, 30분 정도면 끝나는 적당한 플레이타임을 지니고 있어 하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게끔 만들어줍니다. 이 정도라면 뼛속까지 보드게이머인 분들과, 보드게임을 잘 즐겨 보시지 않았던 분들도 모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4-1. 테마성이 살아 있는 게임

게임의 메커니즘적인 면은 상당히 단출한데 반해 모든 게임의 시스템적인 면들이 역사적인 테마와 쏙쏙 들어맞게 디자인되어 재미가 배가됩니다. 이 증인이 어떤 인물이었고 워터게이트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떠올리면 절로 카드 내용이 이해되고 감정이입이 되면서 재미를 증폭시켜줍니다... 또한 비리를 캐기 위한 열혈 신문기자에 빙의하거나 정권 유지를 위해 목숨 걸고 덮으려 하는 닉슨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줍니다. 유홍준 교수님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해서 유명했었는데 이 말이 그대로 게임에도 적용됩니다. '아는 만큼 재밌다.'

이 말인즉슨, 반대로 워터게이트 테마에 흥미가 없거나 잘 공감을 하시지 못할 경우 밋밋한 게임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4-2. 순한 맛의 황혼의 투쟁

황혼의 투쟁은 제가 즐긴 보드게임 가운데 손꼽히는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매 라운드 숨조이는 긴박감, 눈치싸움, 전략적으로 영향력을 배치하고 나쁜 카드는 우주로 날려버린다거나, 쿠데타를 통한 도박적 요소에 명운을 맡기도 하는 등 모든 상황이 재밌고 흥미진진했었는데 아무래도 단점으로 플레이 타임이 길고,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 때문에 자주 돌리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30분이면 게임을 끝낼 수 있고, 규칙도 단순하고 직관적이라 남녀노소 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4-3. 적절한 밸런스

비대칭 게임이기 때문에 까딱 잘 못하면 어느 한 쪽 진영에게 너무 유리하게 진행되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비교적 밸런스가 잘 잡힌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플레이 하다 보면 전략이 고착화 되는 게임이 있는데 이 게임은 다양한 방면에서 상대방의 수를 읽어가며 내 전략을 시시 때때로 변경해가며 플레이해야 하므로 매번 플레이의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물론 카드풀이 적기 때문에 리플레이성이 뛰어나다고는 장담할 순 없지만, 적어도 진영 간의 밸런스 면에서는 이정도면 상당히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총평: 쉬운 규칙으로 테마성, 긴장감, 전략성 모두를 다 잡은 게임. 테마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

-----------------

개인 블로그의 글을 보드라이프에도 올립니다. 게임에 대한 소회는 주관적인 부분이라 '이렇게 느낀 사람도 있구나' 참고 삼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https://blog.naver.com/jjomsae/221987529164

사진출처: JTBC, 뉴스라인, YTN, KBS, 뉴욕타임즈, 보드게임 긱 등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쫌새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