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 숨진겜 4회 후기

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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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19 오전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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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겜(세상에 나쁜 겜은 없다) 과 숨진겜(숨겨진 진주) 모임을 번갈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특이한 모임이다 보니, 일반적인 지역 모임을 통해 만난 맘에 맞는 지인들끼리만

대략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모임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한참을 못 만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막바지에 이른 4월 경 다들 용기를 내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는데.

결국 그 날에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힘든 일을 겪었네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에피아님의 명복을 빕니다.

"퀘벡"을 가져와서 알려 주신다고 했던 그 약속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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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락웰 Rockwell - 쿠웨이트박

첫 게임은 쿠웨이트박 님의 락웰 입니다. Sit Down! 이라는 퍼블리셔는 여러 모로 친숙합니다만,

사실 전략 게임 포지션보다는, 매직 메이즈, 그래비티 슈퍼스타 등의 파티형 게임으로 기억에 남네요.

지구처럼 둥그런 모듈형 모드의 구획들을 탐사하여 그 곳의 광물을 캐내는 형태로,

기본적으로 경쟁형 게임이지만 플레이어간 힘을 합쳐서 일정 영향력 이상이 되면 광물을 캐낼 수 있어

어느 정도 협력도 필요로 합니다.

일꾼놓기를 통해 한 라운드의 계획을 짜고, 탐사, 광물 매각 및 업그레이드, 미션 완수 등을 하게 됩니다.

광물을 캐내면 당장 돈이 되지는 않으나 매각 액션을 통해 돈을 벌게 되고,

번 돈으로 업그레이드를 함으로써 탐사 영향력을 늘리거나 이동력 증가 등 여러 혜택을 얻게 됩니다.

게임 자체는 간단하고 빨리 진행되지만,

룰북이 형편 없어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 엑스트라블랏 Extrablatt - 키니

1991년에 발매된 Karl-Heinz Schmiel의 수작인 엑스트라블랏 입니다.

신문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색깔 별로 구분된 총 여섯 가지 분야의 기사들이 있고,

FAX를 받아서 자신의 신문 지면에 기사를 실음으로써 다른 플레이어의 신문과 경쟁을 하게 됩니다.

분야별로 많은 지면을 할당하면 발행 부수(=점수)가 늘어나고,

한편 완전히 똑같은 제목의 기사는 많은 지면을 할당한 사람만 점수를 얻게 되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딴지 걸고 하게 됩니다.

딴지를 거는 방법으로는 상대방의 신문에 엉뚱한 광고 싣기와, 날조 기사 싣기의 두 가지가 있으며

상대의 날조 기사는 점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경쟁 신문의 경쟁 기사에 날조를 사용하게 됩니다.

전략게임이지만 서로 웃고 떠들고 하는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안타깝게도 FAX 제목이 독일어로 되어 있어서 기사의 내용을 이해하긴 힘들었습니다.

테마를 잘 살리려면 한글화가 필요합니다.

3. 블루 라군 Blue Lagoon - Ngel

비교적 최근에 나온 Reiner Knizia 박사님의 추상 전략 게임인 블루 라군을 꺼냈습니다.

전반전/후반전으로 나뉜 상당히 독특한 형태로 진행되는 게임으로,

전반전에도 물론 득점에 신경을 써야겠지만 한편으로는 후반전을 위한 포석을 깔아야 하기도 하며,

후반전에는 타일을 놓을 수 있는 위치가 제한됨으로써 상당히 빡빡한 자리싸움이 연출됩니다.

셋 콜렉션, 섬간 연결 등 여러 가지 점수 요소가 버무려 있어 정말 많은 것을 신경써야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이 게임은 4인으로 하면 너무 난장판이 되어 별로일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 했는데,

4인으로 하면 진국이라는 Ngel님의 말씀이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4인 게임을 해보지 않으신 분들께 4인으로도 해 보시라고 적극 권장 드립니다.

4. 더 킹스 길드 The King's Guild - 물천사

어디서 많이 본 게임 시스템의 조합은 때로는 사람을 질리게 하지만,

어떤 시스템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꽤나 깔끔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스플렌더의 자원 시스템에 워터딥의 군주들 같은 퀘스트 시스템,

브루 크래프터즈 같은 업그레이드 시스템, 그리고 여러 기능을 하는 조력자까지.

간단한 시스템의 조합으로 여러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게임으로, 생각보다 할만한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퀘스트 시스템에는 오묘하게 협력(혹은 분담?) 같은 시스템이 있어서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 보상을 나누어 먹는 방법이 있는 점은 특이했습니다.

테마는 왕이 죽어가는 가운데, 왕이 죽는 이벤트를 기점으로 전반전/후반전이 나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게임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점은 좀 안타까웠습니다.

최근에 나온 Throne of Allegoria라는 게임에는 여왕이 죽으면 이벤트들이 비극적으로 바뀌는 분위기 전환이 있거든요.

5. 코어 커넥션: 아틀란티스의 부활 Core Connection: Rise of Atlantis - 키니

마지막 게임은 일본식 덱빌딩 게임인 코어 커넥션: 아틀란티스의 부활 이었습니다.

원작이 동인 작품인 것 같은데, 최소한 저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게임 방식 자체는 전형적인 덱빌딩으로,

재화를 모아서 좋은 카드를 구매하고 장착해서 배틀을 하는 형태입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배틀에서 맞닥뜨리는 적이 랜덤으로 지정된다는 점,

또 한가지는 첫 메카닉과 첫 파일럿은 '프로토타입' 및 '무명씨' 이지만,

게임 중 약한 적들을 잡으면서 에너지를 모으면 어느 순간에 파일럿 캐릭터를 골라오게 되며,

메카닉도 좋은 기체로 갈아타게 됩니다.

랜덤 배틀이라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배틀 덱을 엿보거나 조정할 수 있는 카드들이 많아서 (심지어 함정도 있음)

꽤나 준수한 덱빌딩 게임으로 할만한 것 같습니다. 영어가 원활히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 하에.

물천사님은 해보시고 바로 구매를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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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된 게임들의 평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자기가 들고 온 게임은 공정성을 위해 제외)

숨진겜 명예의 전당

1회 - Time of Soccer 타임 오브 사커

2회 - Clinic 클리닉

3회 - Carthago: Merchants & Guilds 카르타고: 상인과 길드

4회 - Extrablatt 엑스트라블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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