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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타 포르테가 푸드 체인 거물보다 나은 이유(사진 없음)

4,509 조회

2020.05.18 11:16

안녕하세요.

코로나로 게임을 잘 못 하니 글 쓸 일도 별로 없었네요.

그래서 예전 기억을 끄집어내어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작년에 푸드 체인 거물을 해 보고

올해 초에 프레타 포르테를 했을 때 둘 다

'빡빡한 경제(돈 벌기)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느꼈고,

이를 바탕으로 간단하게 비교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해 보니 제목처럼

'프레타 포르테>푸드 체인 거물'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어요.

1. 그림체(프레타 포르테<푸드 체인 거물)

저는 옛날 느낌 나는 그림체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너무 요즘의 세밀한 컴퓨터 그래픽보다 따뜻하거든요.

제가 솔라리어스 미션을 산 이유 중에 하나도

21세기에 절대 그린 것 같지 않은 투박한 박스 커버가

마음에 들어서였거든요.

그래서 푸드 체인 거물의 그림체도 소장하고 싶은 디자인입니다.

그런데 프레타 포르테도 참 색감과 터치가 아름답습니다.

붓을 들고 직접 하얀 종이에 그려서 꾸민 것 같거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인 다홍색 위주의 톤으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요.

1번 부문은 막상막하지만 하나만 고르자면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푸드 체인 거물로 하겠습니다.

2. 테마성(프레타 포르테>푸드 체인 거물)

두 게임 다 맘에 들었던 점은 '영세 기업에 대한 배려 따윈 없다!'라는 점.

이게 현실이죠. 이래야 더 몰입감 있죠.

돈이 많이 있는 사람이 과감하게

(물론 부자 본인은 과감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요)

재투자 및 사업 확장을 해서 돈을 많이 벌 기회를 잡는 거고요,

반대로 돈이 별로 없는 사람은 큰 투자를 하기 쉽지 않기에 큰 돈을 벌기 힘들고요.

그리고 식당도 사람 많은 데 가고 싶지 손님 없는 식당은 왠지 꺼려지잖아요.

프레타 포르테의 경우 저는 게임을 하면서 테마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게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의류 회사를 운영하면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납득이 갔어요.

대출도 하고 계약도 맺고 직원도 뽑고 건물 확장도 하고 옷감도 사고

패션쇼에 출품도 하고 등등 다 아귀가 맞는다고 해야 할까요.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특히 건물을 짓는 부분에서

당연히 건축 재료와 인건비 등이 포함된 공사비가 들 것이고

이후 건물을 사용하다 보면 전기세, 수도세 등 관리비가 매달 나갑니다.

또한 새 공간이 생겼으니 직원도 추가로 뽑을 수가 있게 되고요.

그리고 건물을 리모델링(게임에서는 건물 카드를 뒤집는 것으로 표현)하면

인테리어 비용은 일시적으로 들지만 그만큼 효율적으로 건물을 사용할 수 있지요.

반면에 푸드 체인 거물의 경우는

그 동안 열심히 찾아보았던 리뷰, 후기, 한줄평을 보고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미친 테마성을 느끼기를 바랐거든요.

물론 테마성이 잘 우러나는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족들끼리 집에서 저녁때쯤 뭐 먹을까 생각하다가

피자 광고를 보고 가깝고 가격이 제일 싼 피자가게로 간다는 건

위화감이 없죠. 물론 배달시켜 먹어도 되고요.

그런데 저를 실망시킨 건 다름 아닌 마일스톤이었습니다.

마일스톤은 게임에서 어떤 행동을 가장 먼저 한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특권인데요, 이게 왜 주어지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먼저 피자를 만든 플레이어는 요리사를 한 명 얻는데,

전 이게 전혀 테마적으로 와 닿지 않고 쌩뚱맞기만 했어요.

그 외에도 마일스톤이 많은데 시스템적인 재미를 위해

테마를 희생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웨이트리스 직원이 무조건 3달러의 돈을 벌어 주는 것도 이상했어요.

아니 식당이 하루 종일 음식을 하나도 못 팔았는데

종업원이 어디서 돈을 벌어 준다뇨?!

2번 부문에서는 프레타 포르테의 승리입니다.

3. 가성비(프레타 포르테>푸드 체인 거물)

사실 가격 대 성능비에서 성능이 꼭 실제 내용물만을 말하는 건 아니죠.

어느 분의 글에서 '보드게임은 아이디어를 사는 것'이라는 내용을 보고 공감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보드게임의 만족감 중 하나는 구성품들을 만지고 보고 하는 것도 큽니다.

프레타 포르테는 선주문 당시 54,000원의 비용으로 샀는데요,

가격 대비 내용물이 실합니다. 트레이도 좋고 타일도 두껍고 튼튼합니다. 카드 재질도 좋고요.

푸드 체인 거물은 한글판은 아직 보지 못 했지만

해 보았던 영문판으로 생각해보자면 가성비에서 밀립니다.

피자 레모네이드 버거 등의 나무 컴포는 귀엽고 만지작거리기 좋긴 하더군요.

잠깐의 읽을거리라도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두 게임을 모두 해 보신 분들의 의견도 궁금하네요.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자유롭게 모임을 했으면 정말정말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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