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10] 서울 합정 개인작가 게임 테스트 모임 후기

KIM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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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12 오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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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자작보드게임 테스트플레이 모임에 가면 피드백 역할만 했지만, 이번에는 드디어(?) 자작 게임 테스트플레이 목적도 함께 가지고 참여한 첫 모임이네요.

카페 헤이데어가 상당히 바뀌어 버려서 당황했습니다만, 나름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카페 쓰어다는 그대로 있었네요.

물론 저는 바닐라빈시나몬라떼를 마셨습니다만.

멤버는 오랜만에 홀릭 시리즈의 올린님, 스튜디오 줄라이와 GAME:EMAG의 조종완 작가님, 팀 마노의 이은규 작가님, 숲 속 집들이와 더 시프의 이창주 작가님, 그리고 특별히 올해 초 서울로 상경하여 젬블로에 계신 조각보의 서진우 작가님이 함께 했습니다.

이은규 작가님의 블러핑 + 세트 컬렉션 게임(사진 없음)

6인플 1회

무한도전에는 고유명수가 있듯이, EMAG의 테스트 플레이 모임의 첫 시작은 현재 플라워 가든을 펀딩하고 계신 이은규 작가님입니다.

https://tumblbug.com/flowargardensummer

각자 모아야 하는 색깔 큐브가 다르며, 색깔 큐브를 모으는 방법은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뽑아 그 내용을 나만 확인 후, 카드의 내용을 거짓 또는 진실을 말하여 서로 돌아가며 의심, 패스를 진행하는 전형적인 게임입니다.

유사한 게임으로는 레이디 고디바, 내 탓이 아니야! 등이 있습니다. 또한 현재 생산이 끝나 배송이 곧 시작될 '스윗 홀릭'의 초창기 버전과도 유사합니다.

카드 구성에는 단순히 색깔 카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꽝 카드가 있는 등, 필연적으로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장치가 되어있습니다.

이미 이은규 작가님의 전작인 페이커 블루에서 매우 영리한 장치로 작용했고, 이번 게임에서도 제대로 작용하고는 있지만, 게임이 돌아가고 있다라는 느낌 외에 게임적인 재미가 있다고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색깔 큐브를 남 모르게 모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에 나온 오잉크 게임즈의 '파프니르'하고 공통점이 있을 수 있지만, '파프니르'가 더욱 게임적인 장치가 잘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파프니르는 규칙만 읽고 실제로 해보지 못했지만요.

조종완 작가님의 세트 컬렉션 카드게임

6인플 1회

이 게임의 포지셔닝은 완벽합니다.

실제로 돌려보지 않고 규칙 설명만 들었을 때, 이미 이 게임은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돌려보니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규칙도 어렵지 않고, 게임이 돌아가는 호흡도 빠릅니다.

더미에서 두 장을 뽑아 그중 한 장은 앞면으로 등록하고 나머지 한 장은 뒷면으로 카드 무덤에 버리거나, 또는 두 장 모두 뒷면으로 카드 무덤에 버리거나, 아니면 카드 무덤에 있는 모든 카드들을 가지고 와서 등록하거나.

등록한 카드, 또는 카드 더미는 서로 쌓이는 것이 아닌 각각 개별적인 장소에 따로 모아두게 됩니다.

그리고, 내 앞에 카드를 등록할 수 있는 기회는 단 3번 뿐. 그리고 필연적으로 3번째 카드(또는 카드 더미)를 등록하지 못한 플레이어는 점수 계산에서 탈락합니다. 또한 이번 라운드에서 수집한 카드의 총 장수가 가장 적어도 점수 계산에서 탈락합니다.

확실한 고득점 카드로만 한 장씩 등록할 것인가, 모두가 기피하는 가품이 있을 지도 모를 카드 더미(뒷면)을 가지고 세트 컬렉션을 완성할 것인가.

카드 선택의 딜레마가 충분히 강하게 살아나고, 3번의 카드 등록에 실패하거나, 3번 카드를 등록했어도 모은 장수가 적으면 탈락하는 것이 게임의 긴장감도 유지해 줍니다.

룰성비, 가성비 둘 다 잡은 게임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와일드 웨스트 호텔: 서부의 무법자들

6인플 1회

저는 블러핑 게임을 썩 즐겨하지 않는 편이라, 이 게임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단 두 번의 선택 기회가 있고, 첫 번째 선택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블러핑 및 추리가 가능한 게임으로, 규칙적으로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제가 선호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점수 계산이 좀 직관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현상 수배 전단지가 붙고 그에 따른 추가 규칙이 생긴다는 게, 게임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와일드 웨스트 호텔 : 서부의 무법자들

닉네임(사진 없음)

6인플 1회

일단 자작 게임을 돌리기 전에, 한창 한국어판 작업을 진행 중인 닉네임을 돌려보기로 합니다.

닉네임에 게이머즈 규칙을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 플레이로 게이머즈 규칙 추가 없이 그냥 오리지널 규칙만 수록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이런 생각에는 이은규 작가님의 조언이 결정타가 되었습니다.

내 귀에 도청장치(사진 없음)

4인플 1회

사실 어쨌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는데, 지금이라도 그냥 없던 일로 할까 고민 중인 내 귀에 도청장치입니다.

이 게임은 아마추어 게임답게 완전 날 것의 느낌이라 혹시 오늘 플레이에서 또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특별한 의견도 영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 버스 왜 안 와(가제, 사진 없음)

6인플 1회

바이 바이 레밍의 파생작입니다만, 여러 가지 변주를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현재로써는 바이 바이 레밍의 변형 규칙 게임에 불과하지만, 더욱 변주를 줄 수 있다면 훨씬 오리지널리티가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그 정도로 바뀌게 되면, 양심의 가책(?)도 덜해지니까요.

제가 플레이어들에게 주고자 하는 의도(카드는 보통 1장만 내려놓을 수 있지만, 조건을 맞추면 1장을 더 내려놓을 수 있어 게임 종료 때까지 플레이어들끼리 누구 하나 튀지 않고 고만고만하고 아슬아슬하게 게임을 끌고 가는 것)와 오늘 모인 작가분들의 의견(카드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많이 만들어 카드를 먹어야하는 상황을 만들거나, 스카우트처럼 한 방에 여러 장을 내려놓아 손패 터는 맛을 살린다거나)이 서로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데, 머릿속으로 시뮬레이팅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날의 피드백을 어느 정도 반영한 실제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여 여러 번 테스트를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서진우 작가님의 워프 게이트

4인플 2회

부산의 보드게임 사업으로 이미 제품 생산이 끝났지만, 말도 안 되는 카드 퀄리티로 제작된 서진우 작가님의 워프 게이트입니다.

은하수, 밀키웨이 등으로 이미 전에 해본 게임이지만, 언급한 게임에 큐브 올려놓고 득점화하는 규칙이 추가되었습니다.

처음엔 기존 은하수의 24의 제한된 그리드에서 진행하는 오리지널 규칙으로, 그리고 이어서 그리드 제한 없이 우주 배경답게 무한히 팽창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으로, 그리고 점수 획득을 단순화하는 규칙으로 진행했는데, 어쨌든 모든 경우에서 게임은 잘 돌아갑니다.

게임적으로 그렇게 재미가 있느냐고 한다면 그건 아닙니다.

아무튼, 부산 보드게임 지원사업... 좀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름 기대하고 있었던 세하 작가님의 클론의 퀄리티 문제도 그렇고...(클론의 제품판이 얼마나 엉망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부분은 외부에 딱히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보드게임 제작을 맡는 업체 선정도 그렇고. 공무원들의 보드게임 제작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은데, 이를 획기적으로 바꿔줄 업체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부산에 연고를 가진 보드게임 업체 중 전문성이나 에디팅적인 면에서 영호님의 별빛바다가 가장 적합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별빛바다는 지자체 사업과는 서로 방향이 많이 다르고... 던지고(지웍스)는 라루오타님의 꼼꼼함이 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함과 동시에 에디팅에서 힘쓸 수 있는 한계점이 어느 정도 보이고요... 로터스 프로그 게임즈는 떠오르는 신성으로 저 역시 굉장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곳이지만, 별빛바다와 마찬가지로 지자체 사업과는 서로 방향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다른 업체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크흠.

부산은 좋은 보드게임 창작 인프라를 가지고 있음에도... 전혀 빛을 보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주최 측에서 아예 반짝거리고 싶은 생각도 없는 것 같지만요.

이창주 작가님의 외주 게임

4인플 2회

루미큐브의 배치 규칙을 가져와서 계속해서 가지치기를 해나가는 손 털기 게임입니다.

엄청 쉬운 규칙 같지만, 가로 세로가 서로 맞닿는 곳에 카드를 놓으려면 두 경우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를 내려놓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여기에는 베니스 커넥션과 같은 배치 규칙도 추가되거든요. 심지어 1장만 내려놓을 수도 없습니다. 무조건 2장 이상.

좀처럼 카드를 내려놓을 수 없기도 하고,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것 같지만, 이 게임이 정말 손패를 다 터는 사람이 나올 수는 있는 걸까? 싶을 정도로 게임이 끝나질 않았습니다.

저는 이 게임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이 시스템으로 게임을 만들겠다는 업체가 있다는 건, 이 규칙이 마음에 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으니 업체든 작가든 서로 윈윈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종완 작가님의 사기 경마

4인플 2회

일전에도 한 번 즐긴 적이 있는데, 그때도 나름 재미있게 즐긴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마 게임이 보통 실제로는 운빨 망겜임에도 불과하고, 내가 배팅한 말을 내가 조작하고 우승시킬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본 이상의 재미를 줍니다.

사기 경마는 상당히 파티파티한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을 하면 아무래도 개인에 따라 플레이가 정형화되어버려서 게임의 생명력이 비교적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연달아서 계속 즐기는 게 아니라면 가끔 꺼내서 즐기기 좋다는 느낌입니다.

사기 경마는 곧 제대로 된 모습으로 제품화될텐데, 나름 기대중입니다.

참고로 이주화 작가님의 다크 호스와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서진우 작가님의 덱스터리티 게임

4인플 1회

로스팅 패닉의 고도화 버전입니다.

재미있는 게임이긴 한데, 어떻게 이쁘게 만들지가 문제인 게임이네요.

젬블로에서 알아서 다 해주겠죠, 뭐.(?)

테스트 플레이는 모두 끝났고 시간도 늦었기 때문에 저녁 식사, 그리고 술...을 마시기 전에...

고백혼

규칙 설명만 들음

서진우 작가님이 강력 추천(!)한 그 게임, 고백혼의 실물을 영접했습니다.

(저는 그 대신, 우리들의 여름방학 작가의 문제적 신작 '우케세메'를 보여드렸죠)

아마 이 게임이 그대로 한국어판으로 나오게 된다면, 여러 가지 의미로 국내 보드게임계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강렬하게 긋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정말 전설이 되고, 전설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지요.

본격적으로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잠깐 목성의 독서가님의 오리오리 탐관오리의 규칙에 대해서 소개하고 의견을 들었지만, 특별히 긍정적인 의견은 없었습니다.

이미 클라이밍 게임에는 SCOUT!가 강렬하게 한 자리 꿰차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클라이밍 게임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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