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플레이해본 18시리즈 후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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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6 오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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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이어서 씁니다.

1부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6143&tb=community_post&id=&num=&pg=&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11위 1889

1889 redesign

보드라이프에도 후기가 제법 올라왔었던 1889입니다. 핸드메이드한 분들도 꽤 계시고 그만큼 많은 분들이 해보시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 게임은 18체서피크 후기에서 언급했듯이 1830을 다운사이징한 짧은 30류? 게임입니다. 이런 면에서 18체서피크와 게임의 포지션은

동일하지만 게임성 측면에서는 이 게임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일단 시작자금이 두배정도 차이납니다. 체서피크는 게임 시작부터 1인당 1회사창업이 어렵지 않은 반면

이 게임은 혼자서 회사창업이 꽤나 어렵습니다.결국 다같이 힘을 모아서 회사 한두개를 창업하고 같이 키워나가게 되는데요,

몇라운드 후에 누가 먼저 주식을 털고 새 회사를 창업할 지 필연적으로 눈치싸움이 벌어집니다.
누군가 주식을 먼저 털고 나가면 해당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들은 필연적으로 주가에서 손해를 보게 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빨리 터는 게 좋은 것도 아닌 것이 배당시 뱅크풀에 있는 주식(누군가 판매한 주식)만큼 회사로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주식을 팔고 회사를 창업하면 새 회사의 수익은 안 나고 기존 회사만 더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결과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18체서피크에 비해 회사숫자가 적은데 비해 주식보유제한은 비슷합니다.

이 말인즉슨 주식보유제한을 채우려면 다른 플레이어의 회사 주식들도 어쩔 수 없이 어느정도는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고

자연히 주식장난과 폭탄 떠넘기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사실 30류 게임의 핵심이 이런 주식장난이라고 한다면 이런 인터액션을 플레이어의 악의?에 맡기는 게 아니라

게임시스템적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절묘한 밸런싱이라고 느꼈습니다.

맵 설계면에서도, 주요 도시 3개가 맵 중앙에 북쪽에서 남쪽까지 거의 일렬로 위치해 있어서 빨리 이 3개를 잇고 싶게 만들지만,

맵 중심부가 다 산지라 어쩔 수 없이 초반에는 해안가 중심으로 개발하게 하고, 후반에 내륙을 관통하는 황금알 노선을 만들게 유도한다는

점 등 18체서피크에 비해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짧은 30류 중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하고,

올해 안에 킥스타터에서 펀덩이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드게이머라면 이런 게임 1개쯤은 보유하시는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10위 1854

4 player full game, early moves

1844와 합본으로 룩아웃에서 재판이 나왔던 1854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아쉬운 작품인데요, 이 게임은 독특한 점이 제법 많습니다.

일단 주가차트칸이 육각형입니다. 왜 육각형이냐구요? 주식을 사고 팔 때나 회사가 배당할 때 외에

회사끼리 기차거래를 할 때에도 주가가 움직입니다.
그리고 주가가 특정수치 이상이 되면 해당 회사의 전체 주식 수가 두배로 늘어나면서 보상금을 주는 스플릿 시스템이 있고,

무엇보다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특징으로 별도의 미니맵에서 길을 놓고 열차를 운행하는 미니 철도회사 사기업들이 존재합니다.

이 사기업들은 특정시점이 되면 합병해서 중소 철도회사가 되는데,

얘네들은 주식회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세회사라 기존에 폐기된 열차를 수리해서 재활용하게 됩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시스템이 많죠? 하지만 이 게임에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는데 도시타일의 구성이 너무 단순합니다.

오스트리아가 배경인 게임인데 빈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사실상 다 똑같은 도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길 놓고 고수익 루트개발하는 재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특별한 운행보너스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하다보면 회사들의 수익이 다 비슷비슷하게 나고 차별점이 없습니다.

뭔가 이런저런 특이요소는 꽤 넣어뒀는데 18의 본질적인 재미중 하나인 회사 운영하는 맛이 떨어지는 거죠.

사실 초판에는 독특하게 생긴 특수타일들이 많았는데 44/54 합본을 내면서 그런 타일들을 싹 다 없애버리고 공용타일로 바꿔버렸더군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여튼 여러모로 참 미련이 남는 게임입니다. 작가가 조금만 신경썼어도 훨씬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을텐데 말이죠.

9위 1849

New redraw in portuguese/english.

제가 해본 18들중에 가장 호불호가 갈릴만한 타이틀입니다. 이 게임도 보드라이프에서 나름 회자가 되었었기에 접해본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료실에 pnp자료도 있고 말이죠. 이 게임은 18좀 해본 사람이 룰을 살펴보면 이게 뭐지? 하고 뜨악할만한 요소가 꽤나 많습니다.

89와 비슷하게 섬이 무대인데 (89는 시고쿠 섬, 이 게임은 시칠리아 섬이 배경입니다.)

섬들은 다 지형이 이런 건지 해안가만 평지고 내륙은 죄다 산지입니다.

근데 산에 길 놓는 비용이 89와는 비교도 안되게 비쌉니다. 89는 일괄 80원인데 이 게임은 최대 160원까지 내야 합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처음에 길을 놓을 때만 내는 것이 아니라 길을 업그레이드 할 때도 돈을 계속 내야 합니다!

플레이해보기 전에는 이게 정상적인 게임이 될까 싶습니다.
다행히 길을 싸게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는 철로가 협궤와 일반궤 두가지가 존재하는데

협궤는 놓는 비용이 일반궤의 4분의 1입니다. 160원짜리 길도 40원만 내면 되는 거죠. 문제는 협궤는 수익이 안 납니다.

이 게임의 기차들은 일반적인 aos 스타일 기차 (숫자만큼의 수익지역을 운행할 수 있는)

가 아니라 헥스기차입니다. 즉 기차에 써있는 숫자만큼의 헥스를 운행할 수 있죠.

근데 협궤를 이용하면 해당 숫자의 절반만큼밖에 못 갑니다.

4H열차를 운용한다고 치면 일반궤로는 4헥스까지 운행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데 협궤로는 2헥스까지밖에 못 가는 거죠.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짐작가시겠지만 게임이 참 많이 빡빡합니다. 게다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길 종류가 2가지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타일들의 모양새도 기존 18들과는 꽤나 많이 다르고, 그 외에도 플레이중에 맵에 지진이 나질 않나

회사는 무조건 정해진 순서대로 창업을 해야 하지 않나 아무튼 여러모로 참 특이한 게임입니다.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작품이지만 다른 18에서는 맛보기 힘든 1849만의 고유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매력있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3시간이면 끝나는 짧은 플레이타임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고요.

8위 1846

Final board for a game played in Jycon in June 2015. A reconstruction, so no stock market tokens, just the tiles and tokens.

1830에 실망한 뒤 한동안 18시리즈에 관심을 끊었던 저를 다시 18의 세계로 이끈 기념비적인 게임입니다.

놀랍게도 레이스포더 갤럭시로 유명한 톰 레만씨의 작품입니다. 여담이지만 톰 레만씨는 원래 18시리즈 마니아로 유명한데

긱에서 18시리즈를 둘러보다 보면 이분이 남긴 한줄평이 꽤나 많이 눈에 띕니다.
아무튼 이 46은 여러모로 참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일단 신기하게도 뭔가 유로게임같은 느낌이 묘하게 납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사기업을 나눠갖고 시작하는데, 경매로 사기업을 분배하는 일반적인 18시리즈와 다르게

특이한 방식의 드래프트로 각자 사기업을 골라 가져옵니다.

사기업들의 능력도 꽤나 독특합니다. 다른 18시리즈의 사기업들 능력은 기껏해야 추가 타일놓기 정도가 대부분인데

물론 이 게임에도 그런 사기업들이 존재하지만, 그 외에도 특정 지역에서 높은 보너스수입을 준다거나,

기차 한대를 골라 그 기차가 운행한 수입지역마다 수입을 10원씩 더 준다거나,

다른 18시리즈의 소기업처럼 스스로 길을 놓고 열차를 운행해서 수익을 내는 미니 철도회사 사기업 등 특이한 사기업들이 많고

이런 사기업들이 특정 철도회사와 연계가 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이 고른 사기업과 궁합이 좋은 회사를 창업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마치 테라포밍마스에서 프렐류드카드와 시작손패를 보고 궁합좋은 회사를 골라 시작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게임의 부재가 중서부를 향한 질주인데 제목대로 동부와 중서부지역을 이으면 추가수익을 주기 때문에

길 깔아서 루트 만드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배당액에 따라 회사의 주가가 여러칸 상승하기 때문에 회사를 쑥쑥 키우는 재미도 있고 여러모로 운영의 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운영류 18임에도 주식을 통한 인터액션도 약하지 않습니다. 배당시 아직 안 팔린 주식만큼 회사로 돈이 들어오고,

주식라운드가 끝날 때 뱅크풀에 판매한 주식이 남아있으면 해당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기에

다른 플레이어가 내 회사의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운영의 재미와 주식장난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게임인데 플레이시간도 길지 않습니다.

3인플로 130분에 끝낸 게임도 있었을 정도니 장고만 없다면 4인플 기준으로도 넉넉하게 3시간이면 끝납니다.

GMT에서 재판을 내면서 컴포질도 좋아졌습니다. 그야말로 단점이 없는 훌륭한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순위가 약간 낮은 건 제가 이 게임을 좀 많이 해서 그렇습니다.

소장한 18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플레이횟수가 많다 보니 조금 질렸다고나 할까...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 접근성 떨어지는 18을 이렇게 많이 돌렸다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우월함을 입증하는 것 아닐까요?

누군가 18을 단 하나만 사서 소장하고 싶다면 무조건 이 게임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 좋은 게임입니다.

사세요 두개 사세요. 하나는 소장하다가 되파셔도 됩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머지는 또 다음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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