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션 폭발 리뷰
라이트 게이머인 무이입니다.
재료(구슬)들이 들어있는 재료 분배기
사진 출처: https://bit.ly/3a7jFqe
포션 폭발은 앱 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만 같은 게임으로, 묵직한 구슬과 플라스틱
분배기라는 인상적인 기믹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끝없이 콤보를 터뜨리며 캔디를 싹쓸이하는
쾌감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은
혼자 하는 정적인 퍼즐게임으로, 그 퍼즐의 한계도
명확합니다.
캔디 크러쉬 사가. 사진 출처: https://bit.ly/3cfoeR1
‘연수 The One Dice’에서 2, 4인플 각 1회씩, 앱으로
다수 플레이했습니다. ‘다섯 번째 재료’ 확장의 경우
앱으로만 플레이했습니다.
A. 게임 소개
(0) 간단 소개
마법 학교에서 물약 제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교수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말시험을 치릅니다. 물약은 재료들을
정해진 수량 넣기만 하면 완성되기 때문에, 관건은 그때
그때 필요한 재료들을 재료 분배기에서 가져오는 것이
됩니다.
2판의 플라스틱 재료 분배기
재료 분배기는 위아래 둘 다 살짝 경사져서 위에다
재료를 버리면 아래로 굴러나가 차곡차곡 쌓이는 구조라,
위 사진처럼 재료를 하나 가져오면 위에 있던 재료들이
아래에 있는 재료들과 충돌하는데, 같은 색이면
폭발하면서 플레이어가 가져갑니다. 노련한 학생들은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켜 한 번에 많은 재료를
가져가기도 합니다.
재료가 연쇄 폭발하는 장면
한편, 이미 완성한 물약은 일회용 마법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에게 도움을
청하면 평가에서 손해를 보는 대신에 원하는 재료를
하나 받을 수 있습니다.
(1) 구성물
1판의 재료 분배기
우선, 위에서도 살펴봤던 재료 분배기가 보입니다.
윗부분에 재료를 굴려서 버리면, 적당히 분배돼
아래쪽으로 굴러 나옵니다.
위 사진은 제조하기 전의 물약입니다. 구멍 색깔에 맞는
재료를 모두 놓으면 물약이 완성됩니다.
사진 출처: https://bit.ly/2weTDm7
위 사진의 왼쪽 위와 가운데는 물약 두 개를 가져와
개인 판에 놓고, 그 위에 색깔에 맞는 재료를 놓은
모습이고, 오른쪽 아래는 재료를 3개까지 보관할 수
있는 삼각 플라스크입니다.
완성한 물약은 위 사진처럼 앞뒤를 뒤집어 둡니다.
완성한 뒤에는 마개 아래쪽 아이콘이 말해주는 기능을
일회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콘 왼쪽 아래 숫자는
완성할 때 받는 점수입니다.
4점짜리 기술 토큰
물약은 마개의 색깔 혹은 마개 아래에 보이는 아이콘에
따라 8종류가 있고 게임마다 6종류를 선택해 사용하는데,
게임 중 한 종류의 물약을 세 번째로 완성하거나 서로
종류가 다른 물약을 다섯 번째로 완성하면 물약 제작
기술을 인정받아 위 사진에 있는 기술 토큰을 받습니다.
사진 출처: https://bit.ly/2weTDm7
위 사진에선 재료들 사이에 교수님이 그려진 선마커가
보입니다.
아래는 자신의 차례에 교수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
가져오는 도움 토큰입니다.
게임이 끝날 때 2점 감점되는 도움 토큰
(2) 게임 준비
재료 분배기에 재료를 넣고, 각자 개인 판을 받고,
선플레이어를 정해 선플레이어 마커를 준 뒤, 여덟
종류의 물약 중 여섯 종류를 선택해 이들 중 두 개씩
자신의 개인 판에 놓습니다.
나머지 물약들은 섞어서 다섯 개의 더미를 만듭니다.
인원수에 따라 기술 토큰을 테이블 가운데에 깔아 놓고,
도움 토큰을 모아둡니다.
4인일때는 기술 토큰 여섯 개를 깔아둔다. 기술 토큰이
다 떨어지는 것이 종료 조건이다
(3) 게임 진행
자신의 차례에 하는 주 행동은 재료 분배기에서 재료를
하나 가져오는 거밖에 없습니다. 이때 같은 색 재료끼리
충돌하면 이들을 가져오며, 이런 충돌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가져온 재료는 물약 위에 색깔에
맞게 놓거나, 손에 들거나 플라스크에 놓습니다.
주 행동 외에도 자신의 차례에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첫째, 완성한 물약의 기능을 사용하고, 마개를 아래로
놓아 사용했다는 걸 표시합니다.
사용한 물약은 마개를 아래로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둘째, 교수님의 도움으로 차례에 한 번 재료 분배기에서
원하는 재료 한 개와 벌칙으로 도움 토큰을 하나
가져옵니다.
물약이 완성되면 재료를 모두 재료 분배기 위에 버리고,
물약 앞뒤를 뒤집어 자신 앞에 둡니다.
자신의 차례가 끝나면, 남은 물약은 세 개까지 플라스크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재료 분배기에 버립니다. 물약을
완성하느라 개인 판이 비었으면 물약 더미에서 원하는
물약을 가져오고, 기술 토큰을 가져올 수 있는 조건을
만족했으면 기술 토큰을 가져옵니다. 깔아둔 기술 토큰이
바닥났으면 마지막 플레이어까지 차례를 가지고 게임이
끝납니다.
위 사진에선 네모로 묶은 물약들로 기술 토큰 세 개를
받았다
(4) 점수 계산
완성한 물약, 도움 토큰, 기술 토큰의 점수 합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B. 게임 소감
(1) 첫인상
처음 할 때, 압도적인 비주얼의 재료 분배기와 묵직한
재료에서 느껴지는 손맛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기즈모를 떠오르게 하는 콤보 덕분에 강렬한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전 라티스, 기즈모, 퍼스트 클래스처럼
콤보가 터지는 게임은 다 좋더라구요;
포션 폭발 앱. 플라스크에 있는 재료 세 개, 교수님의
도움, 그리고 완성한 물약 하나로 두 개의 물약을 모두
완성하려면? 사진 출처: 앱 플레이 중 캡처
(2) 목표가 뚜렷한 플레이
하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다 보니 엄청난 콤보를
터트리기보다는, 매 차례에 완성된 물약을 두 개까지
사용해 (필요하면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두 개의
물약을 모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플레이하게 되더군요.
완성된 물약을 두 개까지 사용하는 이유는, 매 차례 두
개씩 꼬박꼬박 물약을 완성하면 완성된 물약도 두 개씩
생기기 때문입니다.
1인플 퍼즐은 정답이 있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https://bit.ly/394dQdd
(3) 1인플 퍼즐?
이런 목표를 가지고 플레이하면, 1인플 퍼즐처럼
매차례의 플레이에 정답 혹은 성공/실패가 있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상당히 독특한 것으로, 오부족처럼 퍼즐적
요소가 강한 게임에서도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는 수를
찾는 것이지 정답을 찾는 것은 아니니까요.
정답은커녕 그럴듯한 수도 찾기 힘든 오부족
재밌는 것은 (많은 경우) 정답을 어떻게든 겨우겨우
찾아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4) 물약의 선택
물론 시너지를 이루는 물약들을 사전에 만들어 놓거나,
만들기 쉬운 물약을 선택해서 가져오는 등의 요령이
필요하긴 하지만요.
(5) 장고를 유발하는 게임
각 플레이어가 이런 목표를 염두에 둔다면, 완성한 물약
두 개와 교수님의 도움, 그리고 재료 하나를 가져오는
주 행동 등 총 네 가지를 잘 조합해야 하기 때문에
장고는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재료 분배기를
헤집어 놓게 되기 때문에, 미리 생각해놓기도 힘들고요.
이런 점 때문인지 ‘다섯 번째 재료’ 확장에서는 자신의
차례에 1분 30초가 흐를 때마다 감점을 받는 선택
규칙이 있는데, 본판에서도 활용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다섯 번째 재료’ 확장에 등장하는 교수 타일. 오른쪽
교수님은 재료를 테이블에 떨어뜨리면 감점을 하신다.
(6) 사라지는 상호작용
한편, 이러한 목표를 힘겹게 달성해 나가다 보면, 다른
플레이어를 견제할 여유가 없어 상호작용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혼자 하는 게임이 되는데, 이 게임의
큰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플레이어의
플라스크에 있는 재료를 훔쳐 오는 ‘눈먼 사랑의 묘약’을
웬만하면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한편 혼자 하는 게임이라는 점 때문에 파티성이 적은데,
이점 때문인지 ‘다섯 번째 재료’ 확장에는 재료를
테이블에 떨어뜨리면 감점을 받는 선택 규칙이 있습니다.
아마 최소한의 파티성을 보장하려고 한 게 아닐까 합니다.
못 해봐서 효과는 모르겠지만요.
두 개의 개인 판을 계속 바꿔가며 채운다는 점에서
코티지 가든을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퍼즐의 난이도는
한참 앞까지 내다보고 계획해야 한다는 점에서 코티지
가든 쪽이 훨씬 높다.
(7) 한계가 뚜렷한 퍼즐
상호작용이 적다는 것보다 더 큰 단점은 어느 정도
숙련되면 장고는 할지언정 그리 어렵지 않게 정답을
찾을 수 있어, 퍼즐에 대한 도전의식과 함께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한계가 뚜렷한
퍼즐인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게임의 구매를
고려하지 않았더랬습니다.
(8) 직관적이고 캐주얼한 느낌
이에 반해 포션 폭발은 캔디 크러쉬에서 장고하는 순간만
모아놓은 것 같은 게임으로, 매우 직관적이고
캐주얼하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누구에게나 들이밀 수 있는데, 재료 분배기와
알록달록하고 큼지막한 재료로 시선을 확 잡아끌 수도
있으니 이런 장점이 극대화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다시 구매로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재료’ 확장에 등장하는 (조커로 쓰는)
흰색재료를 사용하면 캐주얼한 느낌은 훨씬 강해집니다.
‘다섯 번째 재료’ 확장에 들어가는 흰색 재료가 보인다.
이 재료는 플레이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재료 분배기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기즈모의 에너지 분배기
(9) 포션 폭발 vs 기즈모
포션 폭발은 재료 분배기와 콤보가 터진다는 점에서
기즈모와 종종 비교됩니다. 하지만 포션 폭발을 한
차례에 물약 두 개를 완성하는 1인플 퍼즐로 보면,
엄청난 콤보가 터질 수 있는 기즈모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됩니다. 게다가 기즈모는 카드를 알아야 해
진입장벽이 조금 있고, 쉽사리 숙련되지 않는 만큼
라이트 게임임에도 두 게임의 타겟층이 살짝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라면, 보드게임 경험이 적은 분과는 포션 폭발을,
게임에 대한 감을 보이는 분과는 기즈모를 할 거 같네요.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면 어마어마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포션 폭발을 선택하지 싶고요.
C. 마무리
포션 폭발은 퍼즐로서의 깊이가 약간 부족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단점은 게임에 숙련됐을 때에야
비로소 드러납니다. 그에 반해, 시선을 잡아끄는 기믹과
직관적이며 캐주얼한 플레이라는 정말 어마어마한 장점에
있어서 포션 폭발에 견줄만한 게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포션 폭발은 보드게임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과 플레이하기에 매우 좋은 선택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불호’이지만 ‘살’인 포션 폭발이었습니다.
따로 출처를 밝히지 않은 사진은 보드게임긱, 게임
설명서, 보드엠의 상품 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